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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한 달에 한 번 보드게임 개발사 포푸리의 우치 대표와 함께 좋은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새로운 코너 [보드게임]을 연재합니다.

'망자'라는 두터운 팬층을 지닌 프롬소프트웨어, 그중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블러드본이 보드게임으로 나왔습니다. 관련 소식을 들었을 때 프롬소프트웨어 게임이 어떻게 보드게임으로 구현될지 궁금했습니다. 특히 최근 엘든 링으로 소울에 입문한 필자로서 기대감과 호기심이 꽤 높았습니다.
세트 기준으로 6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많은 사람이 펀딩에 참여한 이유도 저와 비슷한 기대감 때문일 것입니다. 다만 블러드본이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이라, 원작을 실제로 플레이해보지 못하고 보드게임을 먼저 접하게 된 부분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야남의 분위기를 그대로, 압도적인 구성
블러드본 보드게임의 첫인상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대형 보드게임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박스 크기부터 시작해, 다양한 확장, 잘 만들어진 피규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교하게 제작된 헌터와 야수들의 피규어입니다. 게임에 등장했던 괴기스러운 야수들이 손에 잡히는 실물로 구현되어 원작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특히 보스 피규어들의 세부적인 부분은 단순한 게임 말을 넘어 하나의 수집품으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야남의 음산하고 고딕스러운 분위기를 담은 보드판과 카드 아트워크도 인상적입니다. 원작에서 보던 독특한 건축물과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불빛들이 보드 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어 게임을 펼치는 순간부터 야남의 거리에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구성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카드와 지역을 보여주는 보드판, 피규어, 여러 상태를 표현하는 토큰으로 구성되어 있어 정리가 부담스럽지 않죠. 구성품마다 원작 스토리가 녹아있어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원작의 스태미너처럼, 한정된 ‘라운드’ 관리가 핵심
블러드본 보드게임에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원작 핵심 요소를 보드게임으로 어떻게 바꿨느냐는 점이었습니다.
우선 전투 시스템은 행동카드 3장을 펼쳐 놓고 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행동 카드를 개인 보드판에 내려놓으면서 전투가 전개되는데, 개인 보드판 위에 표시된 공격 속도를 통해 우선순위를 체크한 후 공격과 방어를 실행합니다.


때로는 몬스터와 가위바위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이게 뭔가 싶긴 합니다. 하지만 공격 슬롯이 가득 차 있으면 행동을 할 수 없고, 회피나 방해 등 몬스터 공격을 방어하는 카드도 있기 때문에 실제 진행해보면 어떤 것을 선택할 지 꽤 고민하게 됩니다.
원작에서 독특한 요소인 '사냥꾼의 꿈'도 흥미롭게 구현됐습니다. 행동 카드 1장을 소비하면 언제든지 사냥꾼의 꿈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고, 지금까지 모은 꿈의 유지를 사용해 행동 카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사망했을 때도 물론 사냥꾼의 꿈으로 이동합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라운드를 관리였습니다. 게임에는 제한된 라운드가 있으며, 끝에 다다르기 전에 사냥을 완수해야만 합니다. 사냥꾼의 꿈에 다녀오면 바로 한 라운드가 소모되기 때문에 내심 조급해집니다. 그래서 레벨업을 위해 맵에 있는 몬스터를 전부 잡는 방향으로 전개하면 자칫 라운드가 모자라 게임에서 패배할 수 있습니다. 원작처럼 효율적인 진행이 필수입니다.
실제로 2인으로 플레이한 첫날에는 목표 완수를 위해 필요한 장소를 찾는데 너무 많은 라운드를 소비했습니다. 보스를 만나 잡을 수 있을 줄 알았으나, 라운드가 모자라 패배하고 말았죠. 이에 다음날 플레이에서는 몬스터를 모두 물리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빠르게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붉은 달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는 붉은 라운드 칸에 진입하면 보스와 몇몇 몬스터를 제외하고는 사라진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많은 적을 상대하지 않으면서도 맵을 더 수월하게 탐색할 수 있죠.

보드게임에서도 보스전은 만만치 않았다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협력 게임입니다. 행동 카드를 공개한 상태로 진행해도 괜찮은 룰이며, 전체 라운드에 제한이 있고 모든 맵이 한 번에 열리지 않는 구조라서 플레이어끼리 부지런히 탐색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함께 미션을 돌파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미션을 해결하고 얻은 아이템을 서로 나누면서 향후 진행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하죠. 플레이 중 나오는 선택지에 따라 게임이 변화할 때도 있기에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1인 게임에 가까운 원작과는 다른, 여럿이 모여 하는 보드게임다운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스전은 이 게임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각 보스는 1페이즈와 2페이즈로 나뉘며, 독특한 공격 패턴을 보입니다. 이를 파훼하는 것은 한 번의 플레이로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울라이크에서 보던 사망을 통한 학습과 도전 정신을 생각나게 합니다.




협동 보드게임으로서 준수한 완성도를 갖췄다
원작을 경험하지 못한 입장에서도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보드게이머에게 익숙한 메커니즘으로 구성되어 접근하기 어렵지 않았고, 협력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도 높아 팀워크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죠.




여기에 원작 분위기와 스토리를 훌륭하게 재현했고, 챕터마다 다른 스토리와 보스로 긴 플레이 시간을 보장합니다. 구성품의 높은 완성도는 소장 가치를 높여줍니다. 원작을 직접 플레이했다면, 더 깊이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카드에 실린 스토리나 캐릭터 배경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드게임을 먼저 플레이했기 때문에, 게임이 전달하려는 서사적 깊이를 완전히 체감하지는 못해 아쉬웠습니다.


보드게임 입문자에게는 다소 복잡할 수 있는 룰이지만, 협력 게임의 특성상 경험자가 함께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챕터당 2-3시간이라는 다소 긴 플레이 타임과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한다는 점은 미리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웨이브 1, 웨이브 2로 구성된 패키지 구성 역시 가격이나 패키지 자체 크기로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번역 오류는 국내 플레이어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습니다.

야남을 함께 탐험하는 협력의 재미를 발견하다
블러드본 보드게임은 원작 팬, 테마가 강한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플레이어, 도전적인 협력게임을 찾는 게이머에게 추천합니다. 블러드본 특유의 매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야남의 비밀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원작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협력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속 야남을 테이블 위에서 다른 망자와 함께 탐험하고 싶다면, 이보다 좋은 선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치평범한 보드게임 개발자.보드게임 회사 '포푸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보드게임 플레이로그로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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