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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두드러진 사회 문제 중 하나는 흔히 ‘가출 청소년’으로 불리는 ‘가정 밖 청소년’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족과 함께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학대나 방임을 견디지 못해 집을 떠나는 아이들이 크게 증가했다. 일부 국가는 정책적 지원을 통해 문제를 완화했으나, 제도적 보완이 미흡한 국가에서는 이 현상이 집단화·고착화되기도 했다. 일본의 ‘토요코 키즈’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한국에서도 최소 30만 명에 이르는 가정 밖 청소년이 존재한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사회 일각에서는 이들을 ‘문제아’로 단정 짓는 데 급급할 뿐, 왜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본질적 원인은 외면한다. 대부분의 가정 밖 청소년들은 가정 불화, 폭력, 학대, 방임, 가정 해체 등 보호자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도망친 경우가 많다. 문제의 근원은 아이들이 아니라, 보호자의 책임 방기와 그 틈을 노려 청소년을 착취하는 사회 구조에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인식과 지원 체계는 여전히 더디게 변화하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가정 밖 청소년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게임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내고자 하는 스튜디오 누누슴과 그들의 작품 ‘빈 칸’을 만나보았다.
기억 속 흔적을 찾아 ‘빈 칸’을 채워라
‘빈 칸’은 주인 모를 일기장을 매개로 소녀가 기억의 파편을 따라가는 여정을 그린 쯔꾸르 어드벤처 게임이다. 동시에 ‘가정 밖 청소년’의 현실을 다루는 임팩트 게임이기도 하다. 분홍빛으로 물든 낯선 공간에서 눈을 뜬 소녀가 일기장을 줍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플레이어는 흩어진 기억들을 추적하며 진실을 조금씩 밝혀가게 된다.
게임의 무대는 집, 도심, 학교 등 실제 가정 밖 청소년의 삶과 맞닿은 공간들이다. 각 스테이지는 실제 사례와 당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플레이어는 일기장의 단서를 활용해 맵 곳곳을 탐색하고, 파편화된 기억을 모아 빈 칸을 채운다. 이 과정에서 가정폭력, 방임, 학교 폭력, 범죄 노출 등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현실을 직접 체감하게 된다. 스튜디오 누누슴은 이를 통해 단순히 ‘가출’이 아니라,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조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팀은 철저한 고증과 리서치를 거쳤다. 사례 조사, 논문 검토, 전문가와의 대화, 심포지엄 및 컨퍼런스 참여를 통해 다각적인 시각을 확보했으며, 무엇보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는 데 주력했다. 실제 경험이 있는 청년들과의 집단 및 1:1 인터뷰, 쉼터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스튜디오 누누슴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어려움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다가가려 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현재 스튜디오 누누슴은 ‘빈 칸’을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으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게임 전체를 마친 뒤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데 그치지 않도록, 기억의 파편을 모으고 일기장의 빈 칸을 채워가는 과정에 퍼즐적 재미를 더했다. 스튜디오 누누슴은 “스테이지마다 단서를 따라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자체가 퍼즐처럼 구성되어 있다”며, “스토리를 따라가는 과정이 곧 플레이의 재미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게임 너머 당신에게로, 게임을 넘어 세상으로 '스튜디오 누누슴'
스튜디오 누누슴은 성균관대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게임 제작팀으로,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목표로 하는 임팩트 게임을 개발 중이다. 스튜디오명인 ‘누누슴’ 또한 이러한 철학을 담고자 ‘눈웃음’에서 착안하여 지은 이름으로, 공동체 속에서 함께 짓는 행복한 미소를 뜻한다. 현재 박재원 프로젝트 매니저 겸 총괄 디렉터를 시작으로, 임현정 개발자, 신정안 기획자, 김주연 마케팅 담당자 그리고 김하도 외부 영업 담당까지 총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창기 스튜디오 누누슴은 가정 밖 청소년의 이야기를 접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경제적 지원 한계나 복지 사각지대 같은 문제보다, 청소년들에 대한 낮은 관심과 부정적인 시선이 가장 큰 원인으로 느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알릴 방법을 고민한 끝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됐다.



이후 2024년 HTML 기반 스토리 게임 ‘눈길’을 시작으로, 프로젝트 시뮬레이션 게임 ‘너라는 미래’를 선보였다. ‘빈 칸’은 이들의 세 번째 임팩트 게임인 셈이다. 이들이 임팩트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믿기 때문이다.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당신들의 이야기를 함께 고민하고,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각자의 삶 속에서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담았다.
물론, 재학생들로 구성된 개발사이기에 학업 및 기타 활동과 개발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빈 칸’의 규모가 커지며 요구되는 리소스도 늘어나, 교내에서 즉석 회의를 열거나 밤을 새우는 건 일상이 됐다. 얼마 전 열렸던 BIC 2025 참가 준비 당시에는 제출 직전까지 게임 파일 오류가 해결되지 않아, 전원이 자취방에 모여 밤을 새우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스튜디오 누누슴은 “게임은 누군가의 삶을 플레이를 통해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 매체”라며, “관심이 닿지 않던 문제에도 시선을 돌리게 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앞으로도 보이지 않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아동청소년에게는 ‘의미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
스튜디오 누누슴은 사회복지학에서 제시되는 ‘의미 있는 타자’ 개념을 강조한다. ‘의미 있는 타자’란 사회화와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아동복지학에서는 부모가 아니더라도, 단 한 명의 의미 있는 타자가 곁에 있다면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스튜디오 누누슴은 “빈 칸이 여러분에게 그런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기를 바란다. 단순히 하나의 게임을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이야기를 통해 잘 알지 못했던 삶을 들여다보고, 그 과정을 통해 여러분 또한 가정 밖 청소년에게 ‘의미 있는 타자’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저희와 ‘빈 칸’을 소개할 수 있어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저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를 드린다. 8월 BIC를 시작으로 DDP에서 열릴 GES 2025 및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크라우드 펀딩까지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께 의미 있는 경험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여러분의 소중한 일상 속에서 저희 게임이 작은 울림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게이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스튜디오 누누슴은 앞으로도 임팩트 게임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빈 칸’에서 내러티브와 퍼즐 구조를 통해 메시지와 재미를 함께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향후 개발할 차기작에서는 개발 인력을 보강하고 시스템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임팩트 게임처럼 보이지 않는 임팩트 게임’을 만들고,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게임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과연 이들의 행보가 앞으로 어떤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낼 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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