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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래그마타'의 다이애나가 이쪽 업계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출시 전에도 게임 발매 연기 소식조차 흔쾌히 용서받더니, 이제는 SNS 상에서 각종 장난을 다 치고 다녀도 밉지가 않을 정도다. 오늘은 다이애나 뺨치는 매력으로 전국의 '랜선 아빠'들을 양산한, 보기만 해도 아빠미소 짓게 만드는 게임 속 딸내미들을 모아봤다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5일은 어린이날이었다. 옛날 같으면 조카나 자식들의 열화와 같은(?) 등쌀에 시달리는 날이었겠지만, 최근에는 게임 속 '수양딸'들을 바라보며 대리 육아 체험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실 육아는 기저귀 전쟁과 층간소음의 아수라장이지만, 게임 속 육아는 아주 깔끔하게 단물만 쏙 빼먹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무거운 애들을 안아주느라 허리가 휘지도 않으며,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딱히 육아비가 들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지치고 힘든 마음속을 정화시켜주는 귀여운 행동은 다 하니, 게이머들 얼굴에 '아빠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프래그마타'의 다이애나가 이쪽 업계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출시 전에도 게임 발매 연기 소식조차 흔쾌히 용서받더니, 이제는 SNS 상에서 각종 장난을 다 치고 다녀도 밉지가 않을 정도다. 오늘은 다이애나 뺨치는 매력으로 전국의 '랜선 아빠'들을 양산한, 보기만 해도 아빠미소 짓게 만드는 게임 속 딸내미들을 모아봤다.
TOP 5. 화산의 딸 - 로즈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의 시조격 게임은 단연 프린세스 메이커지만, 최근 이쪽 장르에서 가장 '딸바보'를 많이 배출한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화산의 딸'을 꼽을 수 있겠다. 플레이어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딸 '로즈'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게 되는데, 얘가 아주 요물이다. 로즈는 아버지가 피곤해 보이면 먼저 다가와 "아빠, 요즘 고민이 있나요?"라고 묻거나 병원에 가야 한다며 걱정해 준다. 자식이 "내가 아빠를 지켜줄게요"라고 말하는 순간, 현실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눈 녹듯 사라지고 그저 광대 승천만이 남을 뿐이다.
특히 로즈가 새롭게 배운 안마 기술을 시연하겠다며 아빠를 앉혀두고 "쿵! 쿵! 쿵!" 소리를 내며 열심히 자랑하는 모습은 부모로서의 대견함을 시뮬레이션하기에 충분하다. 딸의 기분 상태가 나의 양육 방식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고,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할 때마다 화면 밖 게이머들은 "이 맛에 육아하지"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화면 속 딸이 행복하다면야 이 한 몸 불사르는 건 일도 아니다.
▲ "아빠, 제가 지켜줄게요!"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TOP 4. 페르소나 4 - 도지마 나나코
페르소나 4의 도지마 나나코는 주인공의 사촌 여동생이지만, 작중에서 묘사되는 관계는 거의 수양딸이나 다름없는 정서적 동반자다. 어릴 적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고, 초등학교 1학년임에도 바쁜 아버지 때문에 늘 혼자 집을 지키며 가사 활동을 전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다소 걱정되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돌아올 때마다 "어서 와, 오빠"라며 반겨주는 그 모습은 살벌한 연쇄 살인 사건이 판치는 이 게임에서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특히 자칭 특별수사대 일원 모두에게 착하고 기특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싫어하는 사람도 없다.
나나코가 거실 TV 앞에서 쥬네스 마트 CM송을 흥얼거리는 장면은 이미 이 바닥에선 전설의 힐링짤로 통한다. 숙제를 도와주거나 함께 장을 보러 가는 소소한 일상들은 나나코를 단순한 NPC가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가족'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나나코의 존재 자체가 게임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조명과도 같기에, 그녀가 없어지는 순간 게임 자체가 순식간에 무거워지고 게이머들의 눈에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게 된다.
▲ "에브리데이 영 라이프 쥬네스~" (사진출처: 유튜브 채널 Websters 영상 갈무리)
TOP 3.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 엘리
꿈도 희망도 없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부성애를 가장 진득하게 묘사한 작품은 누가 뭐래도 '더 라스트 오브 어스(파트 1 한정)'다. 친딸을 잃고 냉소적이게 된 남성 조엘이 인류의 희망을 품은 소녀 엘리와 함께 하며 겪는 여정은, 단순한 임무를 넘어 부성애를 되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다. 처음엔 엘리를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대하거나 '물건' 취급하던 조엘은, 점차 엘리에게 마음을 열고 잃어버린 딸의 모습을 투영하며 감정이 변화한다. 이러한 전개는 플레이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세상이 워낙 살벌하다 보니, 엘리 역시 그리 귀여운 딸내미의 모습은 아니다. 어른들에게 비속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걸 보고 있으면 한숨부터 나오기 일쑤다. 그러나 야경을 보며 감탄하거나, 만화책을 좋아하고, 기린과 원숭이 등을 보며 어린아이다운 미소를 되찾는 장면을 통해 엘리의 내면에 숨겨진 천진난만한 모습들이 차츰 드러나게 된다. 참혹한 현실 속에서 찰나의 평화를 공유하며, 조엘 뿐 아니라 플레이어는 엘리를 '자신의 삶 자체'로 받아들이게 된다. 물론 후속작에서 제작진이 조엘을 그렇게 처리한 건 지금 생각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 일이지만, 적어도 1편에서의 그 애틋한 아빠미소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명장면이다.
▲ 그 시절 조엘과 엘리의 모습이 그립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TOP 2. 용과 같이 - 사와무라 하루카
'전설의 용' 키류 카즈마의 인생에서 유일한 역린이자 살아가야 할 이유는 바로 친딸 같은 존재, 하루카다. 1편에서 주변 사람이 몰살당한 술집 테이블 밑에서 총을 들고 벌벌 떨던 그 꼬마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도 함께 나이를 먹었다. 야쿠자들의 피 튀기는 전쟁 속에서도 하루카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키류의 모습은 이 시대 진정한 '참아버지'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물론 게임 시스템상 "아저씨, 이것 좀 사주세요"라며 끊임없이 조르는 하루카 때문에 지갑이 거덜 날 때면 가끔 정나미가 떨어질 때도 있다. 특히 도박장까지 따라와서 판돈을 따오라는 어처구니없는 부탁을 할 때는 "이 꼬맹이가 도대체 뭘 보고 배운 거야?" 싶지만, 그래도 삐진 표정 한 번이면 결국 굴복하고 마는 게 아빠의 운명이다. 수많은 납치와 위기를 겪으며 파란만장하게 성장한 하루카를 보며, 우리는 키류의 무뚝뚝한 얼굴 뒤에 숨겨진 그 따뜻한 아빠미소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 "아저씨, 저거 사줘!" (사진출처: 용과 같이 공식 홈페이지)
TOP 1. 파랜드 사가 - 카린
대망의 1위는 90년대 게이머들이 '함께 키운 딸', 카린이다. 카린은 파랜드 사가(국내명 파랜드 택틱스) 1편에서 부모를 잃고 사울과 팬텀 등에게 거둬들여져 파티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8살 꼬마 마법사다. 전장의 한복판에서도 구김살 없이 성장하면서 "무서워요"라고 울먹이던 카린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게임 속 주제를 활기차게 바꿔놓는 존재임과 동시에 파티원 모두의 딸과 같은 존재였다.
이후 카린은 '파랜드 사가 2'에서 16세로 성숙해진 모습으로 재등장한다. 철없지만 속이 깊었던 꼬맹이가 순식간에 소녀로 성장한 모습을 만나보는 감동은 실제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과 유사한 체험을 선사한다. 1편의 영웅들이 대부분 물러난 자리에서, 이제는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아이가 아니라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이자 '폭염의 마법사'로 활약하는 카린의 모습은 가슴 벅찬 뿌듯함을 준다. 우리가 애지중지 보호하며 키웠던 그 꼬마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었을 때, 게이머들은 비로소 "우리 애가 벌써 이렇게 컸어"라며 아빠미소를 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