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 테라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놀라운 내용이 게재되었다. 바로 테라의 전반적인 개혁 내용이 담긴 `블루의 비밀편지`가 공개된 것이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에는 검투사에 대한 놀라운 변경점이 밝혀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로써 탱커와 딜러를 겸하는 `하이브리드` 직업이었던 검투사는 앞으로 퓨어 딜러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고, 공격력도 상향되어 파티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투사를 하려면 우선 사과 깎기를 마스터해야 한다!" - by 무명씨 이 말은 검투사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유저들에게 교본과도 같은 유명한 명언(?)이다. `사과 깎기`란 중형몬스터를 사냥할 때 마치 사과를 깎듯 적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베는 사냥법을 말한다. 한마디로 검투사를 하려면 먼저 컨트롤에 능해야 하고 중형몬스터 솔로잉을 연습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검투사는 파티사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직업이었다. 검투사는 탱커에 특화된 창기사와 딜러에 특화된 광전사의 틈바구니에 끼어, 그동안 홀로 외로이 사냥만을 해야 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하여 검투사들은 계속해서 현 상황에 대한 개선을 주장했고, 드디어 이번 업데이트로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검투사1: "그전까지는 대화도 없이 솔로잉만 해왔는데, 드디어 쿠마스 온라인을 벗어나게 되어 기쁘다." 검투사2: "상향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파티라니, 드디어 검투사에게도 봄이 오는구나! ㅠㅠ" 제작사가 아직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검투사들, 그들은 지금 8월에 발표될 상향방안을 기대에 찬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검투사들은 상향은 어림도 없다며 업데이트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 검투사를 홀대해왔던 개발사가 이제와서 검투사에게 이익이 되는 패치를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번 패치가 오히려 검투사들을 파티에서 제외시키려는 조치라고 냉정하게 일축하고 있다. 애초에 탱커로 설정해 놓고, 또다시 딜러로 만든다는 것은 개발사의 근본적인 설계 미스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게임메카 아이디 `정의의휘장`은 "그동안 던전은 탱커로 갔었는데 이제는 무사, 궁수 등과 경쟁해야 한다."라며 이제는 아예 던전에 갈수 없을거라 한탄했고, 테라 공식 홈페이지의 `떡만난토끼`는 "추가되는 새로운 스킬과 연계 스킬은 분명히 솔로잉을 위한 것이다."라며 본격 쿠마스온라인 2탄의 개막을 개탄했다. 또한, 그동안 탱킹용 무기를 만들어 두었던 걸 후회하며, 앞으로는 뭘 하고 사냐는 골수 검투사 탱커들의 한탄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앞으로 창기사의 탱커 독주시대가 올 것이며, 이제 던전에 가기 위해선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거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일부 검투사들이 패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 개발사의 문제가 크다. 이전 검투사에 대한 상향을 약속했던 개발사는 정식서비스 후 반년 가까이 지나기까지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했고, 그로 인해 검투사 유저들은 이미 뿔이 날 대로 나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검투사 외에도 이번 업데이트로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직업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창기사와 무사들이다. 검투사가 딜러가 된 탓에 창기사는 이제 유일무이한 탱커로 거듭날 전망이며, 반면에 무사는 또 하나의 경쟁자를 얻게 되어 껄끄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외 다른 직업들 역시 검투사의 상향이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전망하며, 각 커뮤니티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각 커뮤니티 무사 게시판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검투사의 딜러화로 말미암아 그전까지 검투사와 크게 관련이 없던 무사에게도 큰 영향이 미치게 된 것이다. 무사와 검투사는 서로 솔로잉의 애환을 함께 해온, 말하자면 동반자나 다름없었다. 그랬던 둘이 이제는 서로의 살길을 위해 싸워야 하는 경쟁자가 된 것이다. 무사들은 검투사의 상향 방향과, 앞으로의 변화에 대하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사A: "이제 무사는 중형솔플만 하라는 소리냐. 이전까지도 힘들었는데, 검투사마저 상향되면 무사는 정말 설 자리가 없다." 무사B: "오늘 부캐인 광전사를 들어갔다. 검투사가 상향되는 걸 봐서 본캐를 옮기던가 하겠다." 이런 반응들이 무사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문제는 이러한 걱정이 기우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미 광전사와의 공격력 우위 논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 검투사마저 상향되면 무사가 설 자리는 좁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검투사가 상향된다지만 무사에게는 각종 스턴기와 유틸기, 그리고 현란한 컨트롤이 있어 아직 살길은 있다고 이야기하는 유저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앞으로 다가올 현실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라고 토로하고있다.
이처럼 침울한 무사 게시판의 반응에 비해 창기사들은 이번 패치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많은 이들은 `이제는 묵혀놨던 창기사를 꺼내야 할 때`라며 창기사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이제 유일한 탱커가 된 만큼, 창기사는 많은 이들이 찾게 되는 귀족 직업이 될 것이라는게 여럿의 이야기다. 테라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의 `신빠따의모험`은 "나도 창기사나 키울걸... 괜히 궁수를 키웠네"라며...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고, 테라메카의 `쿠로이선생`은 "이제 창기사는 `탱느님`에서 `탱신`으로 승격하셨다"며 앞으로 벌어질 탱커 대부족 현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창기사 독주체재는 없을 것이라며 또 다른 탱커의 대두를 내세우기도 했다. 무기막기가 있는 광전사나 무사가 새로운 탱커로 부각될 것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었고, 업데이트에서 새로운 직업의 등장을 점치는 이들도 존재한다. 확실한 것은 이번 검투사의 상향은 다른 직업들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제 검투사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여러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고착된 상황보다 변화하는 테라를 원한다며 이번 검투사의 업데이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7월 7일의 패치를 시작으로 한 이번의 업데이트는, 유저와 소통하며 새롭게 변화하고자 하는 개발사의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테라가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서버 통합 후에도 부각되는 저인구 서버 문제 그리고 콘텐츠 부재에 따른 유저 이탈 현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사는 드디어 칼을 빼 들었고, 그 시작은 바로 이번 검투사의 변화라 할 수 있겠다.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 결국, 개발사로서는 이번 검투사의 상향이, 직업의 기본 설정마저 바꿔가며 단행하는 일종의 도박인 셈이다.
이번 검투사 업데이트가 과거 테라의 영광을 되찾는 첫 번째 시작이 될지, 혹은 자충수가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검투사 그리고 테라의 모든 유저들에게 고한다. 아직 테라를 사랑한다면, 한 번만 더 그의 약속을 믿고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 글_게임메카 윤용 기자 (순찰대원, lycnis@gamemec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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