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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OPEN] GSL의 포청천, 원정훈 레프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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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메카>메카리포트]

 

현재 10대인 유저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이상 연령배라면 누구나 드라마 판관 포청천을 알고 있을 것이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당당한 표정으로 좌중을 휘어잡는 모습은 실로 위엄이 넘쳐 흘렀으며 그의 말 한마디는 모든 사건에 종지부를 찍을 정도로 정확했다. 이제는 추억 속에만 살아있는 포청천. 하지만, GSL의 현장에 그가 다시 등장했다. 중계 방송에서는 볼 수 없지만 GSL 현장 한 가운데 당당히 자리 잡고 있는 레프리(심판)는 그야말로 포청천의 헌신이 아닐까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관중들이 환호하며 경기를 바라보는 순간에도 긴장을 놓지않고 경기장 전체를 바라보는 그. 오늘 스타2메카 GSL 특별 취재팀은 현장을 책임지는 레프리, 원정훈씨를 만나보았다.

 

원정훈/GSL 레프리(심판) 인터뷰

 

항상 경기장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예. 그레텍 e스포츠 사업본부 운영팀에 속해 있는 원정훈이며 GSL 레프리를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니 상당히 긴장되네요.

 

인터뷰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면 됩니다. (웃음) 혹시 이전에 레프리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처음입니다. 처음 그레텍에 입사할 당시 앞으로 진행될 대회에서 레프리를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GSL이 열리게 되었죠. 경험이 많지 않아 걱정이 앞섰지만,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많은 유저분들이 레프리의 업무가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해 합니다. 주요 업무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기 전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 업무입니다. 그리고 경기 도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지요. 아직까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현장의 소란이나 팬들의 난입을 막는 것도 임무 중 하나입니다.

 


▲ 모두가 즐기는 순간에도 현장 곳곳을 바라보는 원정훈 레프리

 

주의사항은 어떤 것인가요?

첫 번째는 경기 중 채팅을 금지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한 경기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 동안 이전 경기의 리플레이를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전 경기의 리플레이를 보는 것은 상대방의 플레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경기 중 업적이 뜨지 않도록 알림창 체크를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중계방송인 만큼 시청자분들에게 누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경기 부스안에 통신 수단(핸드폰, 삐삐)을 가져가는 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나 궁금한 점이 있는데 선수들은 본인의 계정으로 경기에 임하는 건가요? 그럼 수많은 친구들이 접속 할 때마다 알림창이 울릴텐데 말이죠.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는 블리자드에서 제공하는 계정으로 플레이합니다. 제공 계정은 당연히 친구가 등록되어 있지 않지요. 아, 옵저버들은 친구로 추가되어 있네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이 여기서 풀리는군요. 그럼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는 어떻게 처리하나요?

일단 현장으로 신속히 이동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현장 확인 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신속히 판단하고 그레텍 운영팀과 의논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지난 8강전도 그렇고 재경기에 대한 기준이 궁금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재경기에 대한 기준은 경기 내용과 경기중인 선수가 pp(경기 중지 요청)을 했는지, 그리고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기인합니다. 8강전 김태환 선수와 곽한얼 선수의 경기에서 발생한 재경기 문제에서 결국 김태환 선수의 승리를 선언한 것도 이 기준에 맞춰 결론을 낸 것입니다.

 

8강전 문제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네. 김태환 선수의 승리를 선언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 곽한얼 선수가 pp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둘째는 본인이 GG를 치고 게임에서 나갔다는 점, 셋째로 불곰 버그가 일어나지 않았더라 해도 게임 자체가 너무 기울어져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김태환 선수의 토르와 건설로봇으로 이루어진 후속 병력을 고려했을 때 승패가 뒤바뀌지는 않는다고 결정한 것이지요.

 

그렇군요. 불곰 버그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건물로 인해 일어난 버그입니다. 당시 불곰 근처에는 기술실 애드온만 존재했는데 불곰은 군수공장이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해 패트롤 버그가 일어난 것입니다.

 

지난 TLO 선수의 경기에서는 재경기가 시행되었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그 당시 TLO 선수의 키보드에 문제가 발생했었습니다. 키가 먹지 않는 상황이 일어나 도저히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였지요. 경기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상대방도 재경기에 동의했기 때문에 경기를 다시 치루게 되었습니다.

 

재경기에는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한 건가요?

그렇습니다. 이것이 상당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게임이 초반이며 아직 승패를 판단하기 이를 경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게임 중반 직접적인 교전이 벌어진 이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상당히 복잡해 집니다. 만약, 상대방이 재경기를 불허할 경우는 운영진 전체가 모여 장시간의 회의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상당히 골치아프겠군요. 주제를 잠시 돌려볼까요? 혹시 레프리를 보며 힘든 점이 있나요?

경기를 지켜볼때마다 문제가 발생할까봐 불안불안 하다는 점? 그거 하나겠군요. (웃음) 8강전을 제외하고는 아직 별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0월 2일에 열릴 결승전은 벌써부터 긴장이 됩니다. 그런 큰 무대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정말 엄청난 사건이 될테니까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와 GSL 운영진 전체가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 웃으며 이야기 했지만 그의 결심은 확고했다

 

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시 스타2는 평소에 즐겨하나요?

네. 당연히 즐겨합니다. 퇴근한 후 집에 도착하면 게임을 하지요.

 

종족과 리그는 어떻게 되나요?

주종족은 프로토스입니다. 리그는... 다이아입니다. 점수는 1200점대로 기억합니다.

 

이거 거의 준프로급이군요! 다음 OPEN 리그에서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런 수준은 아닙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저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게임은 그저 취미로만 즐기고 있는 수준입니다. 대회라니 꿈도 못 꿀 이야기지요. (웃음)

 

좋아하는 선수가 있나요?

음... 김원기 선수를 좋아합니다. 오늘 결승전에 올라간 모습을 보고 상당히 기뻤습니다.

 

이상하군요. 프로토스가 주종족인데 저그인 김원기 선수를 좋아하시다니?

... (말 없이 웃음만)

 

선수는 아니지만 GSL 결승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당연히 아무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리그 결승전 뿐만아니라 앞으로 진행되는 모든 리그가 별 탈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꼭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스타2 리그가 번창했으면 좋겠습니다. 첫 리그인만큼 아직 많은 점이 부족하지만 앞으로는 규모가 커져 현장을 찾는 팬들도 많아지고 레프리도 저 혼자가 아닌 많은 이가 배속될 정도로 번영하는 것이 목표이자 꿈입니다. 그리고...

 

네? 주저하지 말고 이야기하세요.

제가 아직 여자친구가 없습니다. 현장에 오시는 여성분들 중 외로우시거나 듬직한 남자가 필요하신 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주십시오! 항상 듬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현장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웃음)

 


▲ 여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는 다소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여자친구를 모집한다는 다소 엉뚱한 말로 인터뷰를 마치게 되었지만, 원정훈 레프리가 현장에 임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위엄넘치는 재판관과 같았다. 스타2 리그의 번영을 목표로 하며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정훈 레프리.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스타2리그의 번영과 안정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가 있기에 앞으로도 스타2리그는 문제 없이 평안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게임메카 정성길, 허진석 기자(GSL 특별 취재팀, sc2@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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