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병기,시공 다음은? 폭풍의 루드라 공략 변천사

[아이온 메카>메카 리포트]

아이온 현존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인스턴스 던전 파슈만디르 사원! 그 어두운 용족 던전에 봉인되어 있는 최종보스 봉인된 폭풍의 루드라(이하 루드라)는 강력한 광역 스킬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공략 방법이 매우 까다롭다. 그렇기에 험난한 길 난이도의 루드라는 등장 후 한동안 공략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꼼수를 이용한 공략이 유저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영혼 치유비가 좀 많이 들어가는 평범한 보스가 되어 버렸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굳건히 유저들의 공격을 버티며 최강의 보스 자리를 지키고 있던 루드라를 한 순간에 국민 보스로 만들어 버린 첫 주자는 바로 ‘공성 병기’였다.

 ▲공성병기는 요새전에서 쓰이는 소환수다
(이미지 출처: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 파워북)

공성병기는 요새전이 일어났을 때 성문이나 그 외 요새 건축물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이름 그대로의 공성용 소환수이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루드라가 지키고 있는 ‘빙한의 유폐소’ 내부에서 공성병기를 사용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한 공략이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이 공략은 공성병기를 탱커로 사용해서 무한 부활을 이용한 좀비 러쉬를 하는 방법이었고, 시간은 걸리지만 확실하게 험난한 길 난이도의 루드라를 공략할 수 있었다.

공성병기 사용이 극에 이르던 8월 중순. 소환 장소 제한 업데이트로 인해 더 이상 공성병기 공략을 사용할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저들은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성병기님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의 게시물들을 올리며 뒤늦은 대응을 비꼬았다.

▲공성병기님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업데이트 이후 늦은감이 없진 않지만 루드라가 다시 예전의 강력함과 위엄을 되찾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 유저들은 또 다른 ‘공성병기’를 찾았고 마도성이 소환하는 ‘시공의 회랑’이 바로 그것이었다.

 ▲시공의 회랑이 도발같은걸 끼얹나?

마도성이 소환하는 대도시 순간이동 포탈 ‘시공의 회랑’은 하나의 오브젝트로서 존재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개체다. 그렇기에 모든 파티원이 전멸 하더라도 시공의 회랑이 근처에 있으면 루드라는 시공의 회랑과 눈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때 여유롭게 파티 전체부활로 벌떡 일어나서 ‘좀비 러쉬’를 하면 되는 공략이었다.

공성병기 때와는 다르게 시공의 회랑을 이용한 공략의 대처는 빠른 편이었다. 공성 병기 공략을 해결한지 딱 일주일이 되는 8월 18일에 루드라가 시공의 회랑을 인식하지 않게 업데이트를 단행 하였다.

 ▲시공의 회랑은 빠르게 수정되었다

공성병기와 시공의 회랑이 해결된 후로 지금까지는 별다른 꼼수가 성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저들은 정석적인 공략으로는 도저히 잡을 수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고, 이에 따라 9월 1일 루드라의 전체적인 난이도를 하향시키는 업데이트를 적용함으로써 루드라 공략의 논란은 일단락 되었다.

※관련기사 - 루드라 공략

 ▲결국 이럴거였으면 처음부터 쉽게 만들지...
 

요새전에서 사용하라고 만든 공성병기가 수호성을 대신하고, 이동하라고 만든 시공의 회랑이 루드라와 눈싸움 하는 것은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이다.

하지만 유저들의 이런 방법을 ‘편법’으로 단정 짓기 이전에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유저들이 경험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 ‘지루함’은 아닌지, 최종 보스와 대면해서 전투를 벌이고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막막함’은 아닌지 최대한 파악한 후에 하나의 던전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물론 많은 시간을 들여서 테스트를 마쳤더라도 분명히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이미 생겨버린 문제에 대한 빠른 대처다. 공성병기만 해도 너무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조치되었다. 그 때문에 문제해결 전에 공략했던 유저들과 문제해결 후에 공략하는 유저들의 상대적 박탈감 차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비단 루드라 뿐만이 아니라 ‘꼼수’로 구분되는 유저들의 공략방법은 아이온의 초기시절부터 내려오던 고질병이다. 지금 유저들의 입장을 살펴보면 공성병기와 시공의 회랑을 이용했던 공략 방법은 “정상적인 방법이며, 문제가 없는 공략이다”라는 반응이다. 이렇게 잘못된 공략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높은 보스의 난이도와 일어난 문제에 대한 늦장 대처 때문이다.

루드라 공략 문제가 더욱 화두가 된 것은 기존의 문제보다 심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임시방편이라는 둑을 터뜨리고 흘러나온 문제점이 전보다 조금 많았을 뿐이다. 그것은 이번 사태를 통해 충분히 배웠을거라 예상하며 앞으로 등장할 던전은 정확한 해결책이란 댐으로 무장하여 홍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게임메카 고영웅 기자(aion@gamem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