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 메카>메카 리포트]
유저들이 인스턴스 던전을 가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아이템들을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극악의 드랍율을 자랑하는 아이온의 특성상 노란색 이상의 유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는 개개인의 운에 따라서 차이가 크다. 게다가 아이템이 드랍되어도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이 없거나 이미 해당 아이템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최고급 아이템이 그저 추출용으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일도 간혹 일어난다. 그래서 유저들은 던전에서 드랍된 아이템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그것이 바로 `던전 아이템 거래`였다.
던전에서 보스 몬스터들이 드랍하는 장비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획득 시 귀속이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파티원 모두가 주사위를 포기하고 루팅 권한을 이전 시키면 네임드를 처치하는데 함께하지 않았던 유저도 아이템 획득 권한을 가지게 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누구든지 아이템을 획득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 사람이 없는 아이템이 드랍되면 던전 외부에 있는 유저에게 키나를 받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스턴스 던전 아이템 거래는 성실하게 던전을 돌아도 아이템을 얻지 못하는 운 나쁜 유저들에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방법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 방식의 취약점을 악용하여 다른 유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루팅 권한을 이전시켜 아이템을 획득하는 던전 아이템 거래방식은 판매하는 입장이든 아이템을 구매하는 입장이든 판매하는 입장이든 누군가 먼저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안전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한다. 때문에 아이템만을 획득하고 키나를 지불하지 않는 일명, ‘먹튀’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신용으로만 아이템을 주고받는 던전 아이템 거래방식을 이용하다 ‘먹튀’ 당한 유저들의 한숨 섞인 한마디를 게시판에서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기 높은 아이템이 드랍 되었을 때 그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면 그냥 “축하축하” 라는 말로 기뻐해주고 끝이지만, 그 직업이 없다면? 비싼 가격에 아이템을 판매해서 키나를 파티원끼리 나누어 가질 수 있다. 때문에 아이템이 꼭 필요한 직업을 일부러 파티에 포함시키지 않고 던전을 공략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이런 특정 직업이 소외되는 가장 큰 예로 ‘창팔이 팟’이 있다. 창팔이 팟이란 ‘드라웁니르 동굴’의 최종보스인 ‘군단장 바카르마’가 드랍하는 ‘제 47군단장의 창’을 오로지 판매할 목적으로만 노리고 가는 파티를 말한다. 그래서 미늘창 계열을 사용하는 ‘검성’은 당연히 파티에 껴주지 않고, 간혹 초대를 해준다고 해도 이미 ‘제 47군단장의 창’을 소지하고 있는 검성만 파티에 포함시킬 뿐이다.
거래 불가 아이템을 키나로 살 수 있다는 것은 아이온의 낮은 드랍율을 극복하는 유저들의 또 다른 획득 방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모든 유저들의 시선이 고운 것은 아니다. 독립된 공간으로 만들어진 인스턴스에서 드랍된 아이템은 고생 끝에 보스를 물리친 파티원들이 얻을 수 있는 포상의 개념으로 지급되야 하는게 올바르다. 하지만 키나만 있으면 던전을 가지 않고도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지금의 현실은 빈곤한 유저들과 부유한 유저들과의 상대적 박탈감을 증대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말은 아이템을 구하기 위한 수단이 던전을 꾸준히 공략하는 것에서 재미는 없고 키나를 많이 벌 수 있는 노가다성 컨텐츠를 소모하는 것으로 바뀐다는 말과 같다. 이렇게 던전 아이템 거래가 앞으로도 계속 된다면 특정 컨텐츠가 버려지는 것을 넘어 유저들이 ‘현금 거래’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던전 아이템 거래`는 앞으로 공개될 많은 던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확히는 던전 아이템 거래가 너무나 당연시 되어 앞으로 "그 어떤 던전이 나와도 돈으로 아이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던전을 가지 않아도 된다"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다수의 유저가 즐기는 컨텐츠가 아닌 고정된 소수의 인원만이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등장 할 컨텐츠에 대한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새롭게 선보인 컨텐츠를 즐겨야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키나를 이용해 쉽게 구함으로써 개발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컨텐츠가 소모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컨텐츠 소모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선 처음 적용된
드랍율 수치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해야 하고, 이로 인해 근성과 노력만으로 아이템을
획득하려는 유저만 피해를 입게 될 뿐이다.
아이온은 MMORPG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의 최종목적은 결국 `아이템`이다. 이 때문에 생긴 `던전 아이템 거래`는 현재 아이온에 구현되어 있는 던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현 시스템에서 이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던전 아이템 거래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말 그대로 입에는 들어갔지만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와 같다. 이와 같은 상태를 방관한다면 피해을 입는 쪽은 유저와 개발사 모두일 터.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유저들의 쓴소리를 피할 수 없다면, `던전 아이템 거래`에 대한 개발사의 입장과 이를 대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만이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
- 공주는 어려운 게 싫어! ‘실크송’ 이지 모드 다수 출현
- 실크송, 헬 난이도 열리는 ‘코나미 커맨드’ 있다
- 엔씨 명운 달린 아이온 2, 그 뒤에 펼쳐진 우려의 그림자
- 개발자 번아웃, 발라트로 1.1 업데이트 무기한 연기
- [겜ㅊㅊ] 스팀 정치 시뮬 축제, 구매할 가치 있는 신작 4선
- 닌텐도 '서브 캐릭터 소환해 전투하는 방식' 특허 취득
- [이구동성] 게임시장 1위 미국의 '게임 죽이기'
- 넷플릭스 시리즈 급, 실사 인터렉티브 게임 '성세천하'
- '근본'이 온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올든 에라
- [오늘의 스팀] 극사실적 소방관 시뮬레이터, 판매 상위권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