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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 해우소, '저도 예쁜 옷을 입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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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의 세상은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무협입니다. 각양각색의 NPC들이 툭 하면 플레이어들을 속이고, 이용해 먹는 무서운 세상이지요. 이런 험난한 세상에서 기댈 곳 없이 외로움을 느끼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고민을 털어놓을 작은 공간을 마련해봤습니다. 바로 '블레이드앤소울 해우소'입니다. 게임을 즐기다가 느끼는 답답함과 고민을 해당 코너를 통해 속 시원하게 배출시켜 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저도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어요

커플들이 초콜릿을 건네주며 사랑을 꽃피우던 발렌타인데이 당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필자가 캐릭터에게 ‘화이트 엔젤’을 입혀놓고 침을 흘리는 가운데, 정체 불명의 남성이 사무실을 찾아왔지요. 

정체 불명의 남성: 여기가 블레이드앤소울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그 곳 맞습니까?

노의원: 네. 맞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는지요?

정체 불명의 남성: (무릎을 꿇으며) 선생님. 저도 예쁜 옷을 입고 싶어요. 


▲ 선생님, 저도 예쁜 옷을 입고 싶어요

대뜸 무릎을 꿇은 그는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시작했습니다. 속사포처럼 이어진 그의 하소연은 길었지만, 한 마디로 줄이면 그저 자신의 캐릭터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정체 불명의 남성: 지난 구정 연휴를 맞이해 새로운 옷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안 나왔더군요. 그래서 발렌타인데이를 기대했건만 이번엔 여성 전용 의상이라니요! 밸런타인데이가 뭡니까?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초콜릿을 주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날 아닙니까? 근데 왜 여자 캐릭터에게만 옷을 주는 건가요? 솔로인 것도 서러운데 내 캐릭터에게 예쁜 옷 한 번 못 입혀주는 게 얼마나 한이 맺히는지 아시나요?

노의원: 아, 그 마음은 저도 이해합니다. 

정체 불명의 남성: 당신은 이해 못 해! 방금 전에도 화이트 엔젤을 입혀놓고 침 흘리는 모습을 봤다고! 거짓말을 하려면 입에 침이나 바르던가!

노의원: 아뇨. 캐릭터에게 예쁜 옷을 못 입히는 마음 말고, 솔로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이었습니다.


▲ 솔로인 필자도 울고 정체 불명의 남성도 울고

정체 불명의 남성: 커플 이야기는 더 하면 우울할 것 같으니 여기서 멈추도록 하죠. 아무튼간에 블레이드앤소울의 재미가 뭡니까? 그나마 나와있는 영웅급 던전 다 돌고 나면 예쁜 옷 입히면서 노는 것이 최종 콘텐츠 아닌가요? 심지어 어떤 현명한 유저는 블레이드앤소울을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으로 콘트롤을 늘리는 것과 ‘덕’을 중요시 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의원: 그 외에 세력전이나 비무 같은 PvP 관련 콘텐츠도 있습니다만……

정체 불명의 남성: 제 콘트롤로 즐길 수 없는 콘텐츠는 빼도록 하죠. 예쁜 옷 입혀보는 것이 주요 콘텐츠인데, 어째서 남자 캐릭터는 그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 하는 거죠? 던전에서 드롭 되는 의상은 물론, 캐시 의상까지 여성 전용만 나오니… 오죽하면 유저들이 이번 ‘화이트 엔젤’과 ‘다크 엔젤’을 남성 캐릭터에게 입힌 팬아트를 그렸겠습니까?

실제로도 타 게임에서 남성 캐릭터가 우대받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옷 갈아 입히기 게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마비노기’도 남성 캐릭터의 의상보다, 여성 캐릭터 의상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후속작인 ‘마비노기 영웅전’도 크게 다를 바 없으며, 아바타로 인기를 유지하는 ‘던전앤파이터’도 마찬가지죠. 


▲ '마비노기 영웅전'와 전작 '마비노기'도 의상 부분에서는 남성 캐릭터를 차별하는 편이다

이는 유저들의 성별이 대부분 남성인 탓에 벌어진 현상입니다. 칙칙한 남성 캐릭터를 선택하기 보다 여성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최근 들어 여성 유저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남성 유저들이 더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작자는 자연스레 소비가 더 많은 유저층을 위해 콘텐츠를 제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블레이드앤소울에서도 남성캐릭터 차별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웅급 던전 네임드가 드롭하는 의상 중 퀄리티가 높은 것은 여성 전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포화란이 드롭하는 ‘악의 꽃’이 그렇고, 청실홍실이 드롭하는 ‘청실’도 여성 전용 의상이지요. 여기에 캐시 의상 중, 남성 전용만 판매된 사례가 없기에 이런 유저들의 불만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 남성 캐릭터는 입을 수 없는 ‘악의 꽃’과 ‘청실’


▲ 비록 다소 이상하다는 평가를 받은 옷도 있었지만 여성 의상은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은 편이다


▲ 스크린샷, 또는 그림 통해서 밸런타인데이 의상을 남성 캐릭터에게 입히고 있다
[출처: '배기다늬'님 샌드박스]

정체 불명의 남성: 그리고 ‘화양연화’랑 ‘악의 꽃’은 언제쯤 전 종족 공용으로 만들어준답니까? 벌써 떡밥을 풀어놓은 지 2달이 다 지나가는데 어째서 아무런 내용도 없는 거죠? 

노의원: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린족 남성 전용 ‘악의 꽃’은 이번 주에 나왔습니다. 또한 김형태 AD의 발언에 따르면 곤족과 진족은 다음 주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체 불명의 남성: 그러면 ‘화양연화’는? 이미 여성 캐릭터들은 한 벌씩 챙겨놓은 옷 정도로 가슴 깊숙이 맺힌 앙금이 풀릴 것 같나요?!

노의원: 아래 이미지를 보면 앙금이 풀리지 않을까요?


▲ 유출된 린족 남성 ‘악의 꽃’ 디자인이


▲ 이렇게 게임에 구현되었다

정체 불명의 남성: 뭐 이런걸(주섬주섬). 그럼 할 말은 다 끝냈으니 이만 가보도록 하죠. 결론은 이겁니다. 남성 캐릭터에게 힘 팍 줘서 의상을 좀 만들어주세요. 더 이상 헬리콥터라고 불리고 싶지 않으니까요.

자신의 할 말이 끝나자 정체 불명의 남성은 들어왔을 때처럼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현재 이 남성분처럼 남성 캐릭터로 블레이드앤소울을 즐기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한 두 분이 아닙니다. 하루 빨리 남성 캐릭터들에게도 멋진 옷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남기며 금일 상담은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블레이드앤소울을 즐기면서 힘들었거나 어려웠던 부분,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이야기해주세요. 언제라도 여러분들의 고민을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글: 게임메카 노지웅 기자(올로레, abyss22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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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이온'에 이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로, 동양의 멋과 세계관을 녹여낸 무협 게임이다. 질주와 경공, 활강, 강화 등으로 극대화된 액션과 아트 디렉터 김형태가 창조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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