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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 국내에서는 '성인전용 게임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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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공개된 소니의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 4' 


지난 2월 21일(목), 소니의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 4(이하 PS4)’ 가 발표되었다. PS4는 8GB 램, 옥타코어, 2TB GPU등의 하드웨어 스펙 외에도, 소셜과 클라우드 서비스, 휴대기기와의 연동, 게임 플레이 공유 등 네트워크 기능이 한층 강화되어 게임 플레이를 더욱 확장시킨 것이 특징이다. 더 이상 콘솔게임은 거실에서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유저들은 이러한 콘솔 기기의 발전을 마냥 반길 수 없는 입장이다. 온라인을 넘어 네트워크 게임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는 셧다운제로 인해 PS4의 신기능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말부터 국내 PS3 스토어 이용이 전면 중지되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임시 휴업 상태에 들어간 국내 PS3 스토어는 청소년 식별 시스템과 본인인증 등 가입절차 시스템 적용 후 올 봄 경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MS의 Xbox LIVE 청소년 이용금지 정책처럼 초강수를 선택할 확률도 여전히 존재한다.

과연 국내 유저들은 PS4의 신기능들을 원활히 만나볼 수 있을까?

온라인게임 적용 규제, 콘솔에 적용된다면

일단 PS4에 대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청소년 가입 여부다. 물론 SCEK가 한국MS처럼 네트워크 시스템 자체를 성인 전용으로 바꿔버린다면 이에 대해 논할 여지가 남지 않겠지만, 일단은 청소년 가입을 허가한다는 전제 하에 바라보도록 하자.

현재 온라인게임은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시간(0시~6시) 게임 제공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적용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성인인증이 이루어져야 했지만, 얼마 전부터 시행된 온라인에서의 주민등록번호 수집금지법으로 인해 휴대폰인증, 아이핀인증, 공인인증서 인증과 같은 수단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 두 가지 법안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인터넷 상에서 본인인증을 하기는 매우 까다로워졌다. 휴대폰 인증의 경우 몇 년 전보다 보급률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이나 타 명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 이를 사용하기 어렵다. 공인인증서도 본인 명의의 통장이 없는 경우 신청하기 어려우며, 아이핀 역시 온라인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나 휴대폰, 공인인증서 등이 필요하다. 휴대폰이나 신용카드, 공인인증서가 없는 청소년의 경우 직접 대면신청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하며, 이는 아직 해결되고 있지 않다.

셧다운제가 콘솔게임으로도 확산되고 콘솔게임기의 네트워크 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PS4 역시 이러한 온라인게임에 한정되었던 문제점들을 그대로 안고 가야 한다. 현세대 콘솔기기의 경우 유료 네트워크 서비스만 이용하지 않는다면 본인인증 없이도 얼마든지 혼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으나, PS4는 네트워크 기능이 거의 모든 범위에 걸쳐 사용되는 까닭에 위에 언급한 사항들을 모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맨 위에 언급했던 ‘더 이상 콘솔게임은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게 된 것’ 의 부작용이기도 하다.


▲ 주민등록번호의 대체 수단 중 하나인 '아이핀', 가입 절차가 다소 까다롭다

PS4에서 네트워크 사용 못 하면…

PS4에서 청소년의 네트워크 사용이 금지되거나 혹은 다양한 규제가 적용되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게 될 경우, PS4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클라우드-소셜 서비스, 그리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게임 등록 등의 기능들이 직접적인 사용 제약을 받게 된다.

PS4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소니가 작년 7월 인수한 가이카이(Gaikai)의 기술을 활용해 3,000종이 넘는 PS3 타이틀을 클라우드를 통해 즐기거나, PS스토어에 올라온 게임 타이틀 일부를 체험하게 해 준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PS4의 신규 타이틀에도 적용될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유스트림을 통해 자신의 플레이를 친구와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이러한 클라우드-소셜 서비스의 국내 도입 자체는 비교적 큰 문제 없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셧다운제 적용 대상인 청소년 이용자들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해상 서비스의 원활한 사용이 다소 어려워 질 수도 있다. 현재 SCEK가 구상 중이라는 청소년 식별 시스템과 본인인증 절차가 어떤 형태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콘솔 게임에서도 온라인게임 수준(혹은 더 복잡한)의 인증 절차가 필요해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만약 향후 PSN 서비스가 Xbox LIVE처럼 성인 전용 서비스로 바뀐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만약 미성년자의 PSN 이용이 금지된다면, PS4에서는 클라우드-소셜 등 네트워크 기능은 물론 아예 게임 자체를 즐기지 못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바로 중고게임에 대한 추가 과금을 위한 게임 등록제도 때문이다.


▲ 2012년 6월부터 8개월째 휴업 상태인 PS3 스토어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특허청 발표(관련기사) 등으로 볼 때 소니가 중고 게임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음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소니의 중고 게임 방지책은 게임을 처음 실행할 때 기기와 게임 타이틀의 고유번호를 매치시켜 서버에 저장하고, 이후 다른 기기에서 동일한 타이틀을 실행할 경우 추가 과금을 매기는 식이다. 즉, 게임을 실행하기 전 네트워크를 통한 등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소니가 위와 같은 중고게임 방지 시스템을 실제로 도입함과 동시에 PSN의 미성년자 이용을 차단할 경우, PS4에서의 네트워크 사용이 불가능한 셧다운제 적용 연령 게이머는 아예 게임 등록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 설령 PS4 본체와 전체이용가 등급 타이틀이 있더라도 말이다. 이는 ‘차세대 콘솔은 성인 전용 게임기가 된다’ 는 말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물론 위에 언급한 내용은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향후 공개될 PS4전용 PSN에서 온라인 구매와 소액결제 시스템이 더욱 활성화되어 있다면, 매출을 기준으로 삼는 셧다운제와의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미성년자의 PSN 이용이 전면 차단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PSN 등 네트워크 연동 중요성이 높아진 PS4의 기능 대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미 MS의 전례가 있는 이상 소니 역시 이 같은 결정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현재 PS4의 출시 시기는 2013년 연말 시즌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본체 디자인과 저장 매체, 기기 가격, 국내 발매일정, 신규 서비스 도입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다. PS4 역시 과거 PS비타의 ‘니어’ 기능 누락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기능이 삭제되거나, 혹은 대부분의 기능이 유지된 해외와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도 있다.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국내 PS3 스토어 사태처럼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 유저들도 PS4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과연 한국은 차세대 콘솔에 있어 불모지가 될 것인가. 혹은 차세대 콘솔을 발판삼아 콘솔게임 시장을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을까. 지켜봐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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