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꼭 김밥 한 줄을 사서 컴퓨터 앞에 앉는 기자에게 최근 눈에 띄는 한 스타트업이 있었다. 회사 대표가 직접 직원들 아침 식사를 사서 페이스북 인증 사진을 업로드하는 곳이었다.
그 대표는 가끔은 엄마처럼 “아침에 공복이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는 말을 덧붙이거나, “매일 아침 동료들 식사를 사오는 데서부터 나의 행복은 시작된다”는 조금은 느끼한 말을 하기도 하고, “여러분이 아침부터 고기를 드실 수 있도록 제가 새우버거를 먼저 먹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개그를 던지기도 한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먹방’에 참지 못한 기자는 결국 회사를 직접 찾아가고 말았다.
메마른 사막, 그곳에서 무지개를 본 적이 있나요?
▲ 레인보우야드 하창현 대표와 개발실 멤버
모바일게임 개발사 레인보우야드의 시작은 라스베가스 척박한 사막지대에서부터다. 레인보우야드에서 ‘정원사’ 역을 맡고 있는 하창현 대표는 과거 라스베가스 사막을 방문했을 때 본 무지개를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겉을 보았을 때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는 것.
그래서 하창현 대표는 2012년 8월, 사막에 핀 무지개를 보고 느낀 평온함과 행복을 찾기 위해 스타트업 회사 레인보우야드를 설립했다.
레인보우(rainbow)+야드(yard), 무지개와 사막이 어우러진 사명은 단군 신화처럼 들릴지 몰라도 하창현 대표에게는 무엇보다 진중한 의미를 가진다. 하 대표는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기쁨을 주는 게임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IT 선진국이자 온라인게임 강국인 한국은 게임을 이용해 많은 수출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하 대표는 여전히 ‘게임쟁이’들이 영세하다고 말한다. 게임은 분명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데도, 정작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은 대부분 평화롭지 않다. 요즘 같은 세상에도 게임이 흥행에 성공 못했다며 급여를 주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대기업은 연일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이에 하창현 대표는 창의적인 지식 노동자가 모여서 창의적인 걸 만들고 있는데, 환경은 '창조'나 '창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필요한 것은 먼저 돈, 그리고…
상식적으로 처음 기반을 닦는 스타트업에서 직원의 평온함과 행복을 주기는 쉽지 않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솔직히 아니다. 첫째로 돈이 있어야 하는데, 레인보우야드는 벤처투자를 받지도 않았고 하창현 대표가 억대재벌도 아니다. 다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쫓아 다닐 뿐이었다.
현재 레인보우야드는 건국대학교 벤처창업 센터에 입주해 쾌적한 개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당연히 출발 지점부터 이렇게 구색을 갖춘 회사는 아니었다. 하창현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 '바벨러쉬' 플레이 영상 (자료제공: 레인보우야드)
무엇보다 정부 지원이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 현재 정부에서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많이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개발만 해온 천연 개발자 하창현 대표가 창업에 대한 정보를 알리가 만무했다. 그저 떨어지면 다시 면접을 보고, 또 떨어지고, 또 테스트를 거치고 면접을 보다가 결국에는 떼를 쓰기도 했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없던 지원도 만들어 달라고 조를 정도였다고.
▲ 건국대학교 벤처창업센터 311호에 입주한 레인보우야드
“우리는 운이 좋았죠. 건물세를 적게 쓰면서 돈을 아끼니까. 스타트업처럼 돈을 못 버는 상황에는 어디에 돈을 쓸 것인지 포커스를 맞추어야 합니다. 레인보우야드의 경우 직원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기본 복지는 제공하는 것을 택한 것이고요.”
그렇게 5개월 만에 만든 레인보우야드의 처녀작 '바벨러쉬'(가제)를 가지고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 및 각종 창업 리그 수상, 글로벌 게임 스타즈 서울 등에 소개되며, 각종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하 대표와 멤버들이 발품을 팔며 얻은 것들이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없다. 게임을 만들기 전에, 먼저 개발자들이 행복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하창현 대표는 이 모든 것이 결국 같은 연장선에 있다고 믿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걸 구태의연하다고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초창기 창업자들의 창업 정신을 이해하는 것이 스타트업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게임 개발자들을 보면 어렵고 침울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많아요. 희망 없이 일하는 월급쟁이들이 있고, 꿈과 희망이 있어도 여건이 안 되는 사람도 많지요. 그런 사람들이 건전한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가 즐겁고 재미있고 안정적인 곳이어야 합니다. 레인보우야드의 사람들의 매일이 즐거운 나날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회사로서 사회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이지 않을까요.”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1- 아침?
하창현 대표는 매일 아침 장을 본다. 햄버거, 샌드위치, 어떤 때는 사과와 바나나가 될 때도 있다. 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제공하는 레인보우야드의 복지 중 하나다. 대부분 다 총각이고, 혹은 맞벌이고 식사를 챙길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하창현 대표가 메뉴를 고른다. 대표가 직접 장을 보는는 이유는 누구를 시키기도 껄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일 어떻게 하면 아침 메뉴를 창의적으로 바꿀지 고민하는 것도 조금은 재미있는 일이다.
▲ 돈만 많이 벌면 무언들 못하겠냐만은, 그래도 듣기 좋은 소리 아닐까 (출처: 하창현 대표 페이스북)
▲ 다양한 종류로 채워진 레인보우야드의 아침 식사 메뉴 (출처: 하창현 대표 페이스북)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2- 관료주의 철폐?
레인보우야드는 고정직급이 없다. 대신 이상한 ‘별명’은 있는데, 하창현 대표의 경우 정원사(Gardener), 개발 총괄 도관희 PD는 수리공(Fixer)으로 불리는 식이다. 스스로의 업무 능력과 함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각자가 정한 것이다. 형, 동생은 몰라도 적어도 선, 후배 관계도 없고, 회사 대표 스스로도 “직원들 서로가 서로를 섬기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어차피 멤버들 모두가 셀프 매니지먼트가 가능한 업계 베테랑들로 꾸려진 회사다 보니, 프로젝트에 따라 직책은 유동적으로 바뀌고 원칙적으로는 무 직책주의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3- No 야근?
레인보우야드는 기본적으로 야근 없는 회사를 지향한다. 다만 하창현 대표는 곧 다가올 게임스컴 빌드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에는 야근을 조금 했다고 고백했지만, 기본적으로 10시에 출근해서 7시까지의 근무시간을 지킨다. 다만 근무시간에는 오로지 업무에만 집중한다. 시쳇말로 회사에서는 웹 브라우저를 띄울 시간도 없다. 하창현 대표는 "어차피 작업 자체가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다섯 시간 이상 업무효율을 올리기 어렵다"며, "개발자는 개인적인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여기서 잠깐, 레인보우야드의 첫 작품 ‘바벨러쉬’은 어떤 게임? ‘바벨러쉬’는 타워를 정복해 나가고, 직접 타워를 건설해 보스 몬스터로 군림할 수도 있는 독특한 방식의 액션 게임입니다. 게임메카는 ‘바벨러쉬’를 개발 중인 레인보우야드의 수리공(Fixer) 도관희 PD를 만나 게임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바벨러쉬’란? 도관희 PD: 바벨탑을 모티브로 해서 탑을 정복해 나가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다양한 탑이 나오기도 하는데,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원형의 탑이 나오다가 피라미드 모양, 혹은 사각 탑 등 가지각색의 타워가 등장합니다. 이 모든 탑들을 정복해 나간다는 모티브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기획하게 된 동기 도 PD: 성경 기반의 시대적 배경을 사용했습니다. 삼손과 델릴라 같은 각각의 특징을 가진 인물이 등장했고, 메인이 되는 타워 역시 바벨탑과 접목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탑을 올라간다는 모티브는 개발 초기부터 염두에 두던 부분이었는데요. 종교라는 영역은 전세계 다양한 유저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성경의 이야기를 접목했습니다. -게임 플레이 방법 도 PD: 탑을 올라가면서 몬스터를 처치하고, 타워 끝에 보스와 대결을 하는 방식입니다. 보스를 처치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핵앤슬래쉬 방식으로 호쾌한 액션과 빠른 진행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바벨러쉬' 게임 플레이 이미지 (사진제공: 레인보우야드) 콘셉트가 독특한 게임입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개념도 많고, 불필요한 것들은 단순화시켰다는 게 장점이에요. 캐릭터가 아닌 아이템 기반으로 플레이어가 성장을 하게 되는데, 다양한 무기를 수집하고 또 조합해서 무기를 강화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 개발된 상황인가요? 도 PD: 지금은 프로토타입이 나온 상태입니다. 지난달 차이나조이에서 알파버전을 선보였고, 공정으로 봐서는 60% 정도 완료가 됐습니다. 120% 정도 완성하면 출시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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