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많은 팬이 염원해왔던 ‘워크래프트’ 영화 제작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방대한 세계관을 자랑하는 워크래프트 시리즈인데다가, 시나리오 라이터인 크리스 멧젠까지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등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기대를 많이 받는 영화다 보니, 영화 내용에 대한 팬들의 추측과 루머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제작사가 공개한 맛보기 영상 덕분에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될 수 밖에 없었죠. 해당 영상은 인간 전사가 바위를 바라보면서 물을 마시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무장된 해골 병사 및 수많은 오크 전사와 전투를 벌이는 모습으로 끝이 날 뿐 시나리오에 대한 아무런 힌트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화 개봉일이 2015년 12월 18일로 정해진 이상 팬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수 밖에 없지만, 작품을 기다리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도 영화를 보다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워낙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영웅들도 많다 보니 어떤 시나리오가 영화에 사용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네요.
최근 팬들 사이에서 유력한 주인공으로 꼽히는 인물은 카드가와 아서스입니다. 영화를 찍는 장소와 캐스팅된 배우,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놓고 선정된 영웅들이죠.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화 되기에 적합한지 알아보기에 앞서 ‘워크래프트’의 기본 세계관부터 함께 짚어봅시다.
티탄 평의회 판테온과 살게라스의 등장
오래 전, 우주에는 ‘티탄’이라는 아주 강력한 권능을 가진 존재가 있었습니다. 이 중 창조의 힘을 주관하는 티탄의 수장 ‘아만툴’과 그의 형제 ‘살게라스’는 그들과 함께 우주의 질서 유지에 힘을 보탰던 몇몇 티탄들과 평의회 ‘판테온’을 구성했습니다. 아만툴과 살게라스를 포함한 판테온의 구성원들은 티탄에게 대적하는 여러 악마들을 잡아 뒤틀린 황천에 가두었죠.

▲ 티탄 출신 살게라스의 위엄
수천년 간 끝없이 쏟아져나오는 악마들을 상대하던 살게라스는 이 행위가 진정 우주의 순리에 맞는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결국 창조가 아닌 파괴가 진리라고 판단하게 됩니다. 판테온 최고의 전사에서 우주 최강의 파괴자로 타락해버린 살게라스는 가장 먼저 뒤틀린 황천에 가두었던 악마들을 해방시켜, 이른바 ‘불타는 군단’을 결성해 전 우주의 행성들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아제로스와 영원의 샘

▲ 지금은 영원의 샘 폭발 지점을 중심으로 나뉘어진 아제로스
익히 알려져 있듯 ‘워크래프트’의 이야기는 ‘아제로스’라는 한 행성에서 펼쳐집니다. 살게라스가 타락한 즈음 아제로스를 살펴보던 다른 티탄들은, 오래 전부터 행성을 지배하던 사악한 고대 신들을 지하에 가둬버리고 다른 생명체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가꿔나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떠나기 전에 행성 중앙에 영원의 샘이라는 무한한 마력의 근원을 만들고, 다섯 마리의 용에게 자신들의 권능을 나눠준 후 아제로스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깁니다. 이들이 바로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유명한 용들이죠. 그래서 티탄들이 떠나간 후에도 강력한 다섯 용의 수호를 받은 아제로스는 순조롭게 번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 다섯 명의 용 중 하나였던 넬타리온
하지만 동료들을 배신하고 '데스윙'이 되었다
하지만 동료들을 배신하고 '데스윙'이 되었다
아즈샤라 여왕과 1차 고대 전쟁
아제로스의 원주민이였던 ‘트롤’들은, 티탄이 남기고 간 영원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에 이끌려 샘 주변에 주거지를 건설합니다. 샘의 마력에 장기간 노출된 트롤들은 조금 더 높은 지성을 갖게 되면서 ‘나이트 엘프’로 진화하지요. 당시 나이트 엘프의 여왕이였던 ‘아즈샤라’는 샘의 무한한 마력에 취해 비전 마법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연구가 거듭될수록 영원의 샘의 마력도 많이 필요해지고, 비전 마법을 사용하면서 발산되는 자취 역시 점점 커집니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제 1 서버의 이름이자
나이트엘프의 여왕 '아즈샤라'
그로 인해 살게라스는 마력의 자취를 감지, 아제로스를 발견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살게라스와 불타는 군단은 아제로스를 침공하고, 나이트 엘프는 행성의 멸망을 막기 위해 그에 맞서 싸웁니다. 이 과정에서 대륙의 중앙에 있던 영원의 샘이 폭발하면서 아제로스는 네 조각으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고대 전쟁, 그 후…
고대 전쟁이 끝난 후 나이트 엘프들은 불타는 군단을 불러들인 아즈샤라와 그 측근들을 거주지에서 추방합니다. 쫓겨났지만 새로운 종족으로 살아남기를 원했던 나이트 엘프들은 자신들을 ‘하이 엘프’라고 칭하게 되죠. 이 즈음 토착 트롤 제국과 ‘아라소르’라고 불리우는 인간 최초 왕국 간의 전쟁이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하이 엘프들은 분쟁지역 근처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영역권에 뿌리를 내리려는 이방 종족을 트롤들이 가만히 두고 볼 리 없죠. 토착 트롤과의 영토 싸움에 휘말리게 된 하이 엘프들은 도시를 지켜내기 위해 인간과 손을 잡습니다.

▲ 파란색 피부를 가진 나이트 엘프와 달리, 흰 살갗과 작은 체구를 가진 하이 엘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절에는 블러드 엘프가 됩니다
교류를 지속하던 중, 인간이 마력에 쉽게 친숙해진다는 것을 알아차린 하이 엘프들은 그들에게 비전 마법을 전수합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하던가요? 과거 나이트 엘프가 그랬듯 인간들도 무분별하게 비전 마법을 사용하고, 이로 인해 도시에 악마가 출몰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보다 못한 하이 엘프들은 가장 강력한 고위 인간 마법사 의회인 ‘키린 토’와 합심해, 어린 아이를 한 명 골라 훈련을 거듭하고 마법을 전수해 왕국을 지키도록 만드는 제도를 정립합니다. 이것이 바로 ‘티리스팔의 수호자’입니다.
워크래프트 영화가 될 법한 이야기들?
티탄부터 티리스팔의 수호자까지 등장하는 내용은 ‘워크래프트’의 가장 기본적인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 내용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영화를 제작 중인 던칸 존스 감독에 따르면, 시리즈 1편에서 3편까지의 이야기 중 하나가 영화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많은 팬들은 나름대로의 근거를 찾아 여러가지 가설을 세웠는데요, 그 중 두 가지가 가장 유력합니다. 바로 ‘메디브’와 ‘카드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카라잔의 이야기와 리치왕으로 유명한 ‘아서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카라잔의 비극, 메디브와 제자 카드가 이야기
‘메디브’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가장 큰 사건 중에 하나인 오크의 아제로스 침공을 촉발시킨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이용해 자신의 영혼에 침투한 살게라스 때문에 평생동안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못한 비극적인 인물이기도 하죠.

▲ 카라잔에 나타나는 메디브의 환영
안녕하세요 마봅사님
메디브의 어머니는 티리스팔의 수호자 출신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불타는 군단이 비전 마법의 자취를 찾아 행성을 침공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마법사 의회 키린 토와 하이 엘프들이 아제로스를 수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 티리스팔의 수호자입니다. 에이그윈은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던 수호자로, 인간들의 무분별한 비전 마법 사용으로 인해 나타난 살게라스를 손쉽게 처치합니다.
거대한 악을 물리쳤다는 성취감에 도취된 에이그윈은 긴장감을 놓습니다. 하지만 살게라스는 ‘죽은척’ 한 것일 뿐 정말 사망한 건 아니었죠. 그는 에이그윈이 방심한 틈을 타 교묘하게 그녀의 영혼 속으로 스며듭니다.
시간이 흘러 에이그윈은 키린 토에 불만을 갖게 됩니다. 아제로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결성됐던 키린 토가 부정 부패를 저지르고, 살게라스를 무찌른 자신을 견제하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죠. 그래서 그녀는 키린 토가 지정한 후임자를 거부하고, 수호자의 힘을 자신의 후손에게 물려주기로 결정합니다.

▲ 강제로 결혼당한(?) 메디브의 아버지 아란
에이그윈은 달라란의 마법사 ‘니엘라스 아란’을 자신의 배우자로 점 찍고, 마법으로 그를 유혹해 아이를 가지게 됩니다. 그때까지 에이그윈의 영혼 속에 숨어 있던 살게라스는 노쇠한 그녀를 떠나 뱃 속 아이의 마음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수호자의 자손이자 파괴자 살게라스의 영혼을 가진 이 아이가 바로 아제로스의 마지막 수호자 ‘메디브’ 입니다.
메디브는 어머니와 같이 강대한 마력을 지니게 되었지만, 살게라스에게 서서히 잠식 당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는 키린 토는 메디브가 자신의 탑에 은둔해 두문불출하자, 그 당시 젊은 나이지만 뛰어난 성과를 보인 마법사 ‘카드가’를 감시역으로 보내게 되지요.

▲ 메디브가 은둔하던 탑 내부의 모습입니다. 넓네요

▲ 을씨년스러운 책장 코너

▲ 체스 이벤트가 벌어지는 장소입니다
메디브는 카드가가 키린 토의 첩자인 것을 한눈에 알아채지만 그를 제자로 받아 들입니다. 메디브의 거처인 카라잔에 머물게 된 카드가는, 주변 지역에서 일어난 마력 폭풍 때문에 발생한 시간의 뒤틀림 속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살게라스에게 잠식당한 메디브가 아제로스로 오크를 소환하고, 늙은 자신이 오크를 상대하는 환영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후 카드가는 메디브의 오랜 친구이자 최강의 전사로 칭송 받던 ‘안두인 로서’와 하프 오크 ‘가로나’와 함께 미쳐버린 메디브를 제거하게 되지요. 이처럼 메디브의 이야기 속에는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오크와 인간의 대립구도가 등장하고, 아제로스에 혼돈을 몰고 온 살게라스에게 잠식된 수호자의 광기를 밝혀내는 과정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세계관은 물론 메디브와 카드가라는 매력적인 인물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워크래프트’ 영화 시리즈의 1막을 여는 소재로 더 없이 좋습니다.
왜 최후의 수호자인가?
영화는 플레이어가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게임과는 다르게 기본적으로 상영 시간에 대한 제약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더불어 상영 시간 안에 ‘기-승-전-결’을 모두 보여주는 것을 골자로 영화를 제작할 경우 최적의 상영 시간은 최소 90분에서 최대 150분 가량입니다. 그런 이유로 메디브와 카드가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화되기에 아주 적합한 구조죠.
즉, 메디브 본인이 아닌 제자 카드가의 시점으로 온갖 비밀과 마법이 도사린 카라잔을 탐험하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추리 형식으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가장 큰 이슈인 오크의 아제로스 침공 원인도 대부분 다룰 수 있어, 후속작에서 더욱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밑거름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 많은 비밀을 담고 있는 곳, 카라잔

▲ 내부에서 발견한 커플…입니다만
게다가 카라잔 밖에서 인간과 오크의 대규모 전쟁이 벌어져 CG영화의 백미인 화려한 액션도 자연스럽게 선보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코믹콘에서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도 인간 전사와 오크가 전투를 벌이는 모습이 비춰졌죠. 또한, 최근 캐스팅을 모의중인 '콜린 파렐'과 '폴라 패튼'이 각각 메디브와 하프 오크 가로나와 비슷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해당 루머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 왼쪽이 콜린 파렐, 오른쪽이 폴라 패튼
메디브와 카드가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카라잔은, 이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불타는 성전’에서 레이드 인스턴스 던전으로 공개됐습니다. 당시에도 매력적인 설정과 외관으로 많은 플레이어의 사랑을 받았던 던전이니, 해당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면 스크린으로 옮겨진 카라잔과 게임 속 카라잔을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 오크와 인간의 체스 이벤트는 대규모 전투로 바뀔까요?
또 다른 주연 후보, 패륜 왕자 아서스
영화의 유력한 주인공으로 지목되는 다른 인물은 바로 로데론의 왕자 ‘아서스’ 입니다. 그는 살게라스의 하수인인 킬제덴이 보낸 언데드 군단 ‘스컬지’에게 파괴되어가는 자신의 왕국을 구원하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힘을 갈망하던 아서스는 자신의 스승인 ‘우서’와 연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 오랜 친구 ‘무라딘 브론즈비어드’까지 잃어가면서 마검 ‘서리한’을 손에 넣습니다.

▲ 게이머라면 한번은 들어 봤을 그 이름, 바로 리치킹
그러나 서리한은 아서스를 타락시키기 위한 ‘리치킹’의 함정에 불과했고, 계략에 휘말린 그는 결국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로데론을 멸망의 길로 인도하게 됩니다.
아서스는 또 누구?
‘최후의 수호자’ 메디브가 살해당하면서, 그의 영혼 속에 숨어 있던 살게라스는 오크를 이용한 아제로스 침공에 실패하고 뒤틀린 황천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살게라스의 부관 ‘킬제덴’은 오크 주술사 ‘넬쥴’을 영원한 얼음 속에 가두어 아제로스의 노스랜드 지역에 유배시킵니다. 그리고 넬쥴에게 언데드를 부리는 힘을 부여해 아제로스를 다시 한 번 전쟁의 불길 속으로 몰아넣으려 준비합니다.

▲ 아서스는 왕국을 구하려 했을 뿐인데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아서스는 남아있는 오크의 잔당이 로데론을 위협하자,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 직접 전쟁터에 뛰어듭니다. 그는 스승인 우서와 함께 출정을 준비하던 중, ‘말가니스’라는 악마가 스트라솔름이라는 도시에 언데드 역병에 걸린 곡식을 유통시킨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서스가 스트라솔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민들 대다수가 언데드 역병에 걸린 상태였고, 그는 도시를 정화한다는 명분으로 주민들을 모두 살해하고 도시 자체를 불태워버립니다.

▲ 스트라솔름에 도착한 아서스('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옛 스트라솔름 인스턴스 던전)

▲ 결국 모두 불태워버립니다
방법이 잔혹했을 뿐 틀린 판단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서스는 이를 반대했던 우서와 충돌을 일으키고, 왕자라는 직위를 내세워 모든 성기사들의 아버지라 불리던 우서의 직위를 해제해버립니다.
홀로 말가니스를 쫓아 노스랜드까지 온 아서스는 자신의 친구인 드워프 ‘무라딘 브론즈비어드’를 만나게 됩니다. 그 때 무라딘은 강력한 유물로 알려진 서리한을 찾기 위해 노스랜드로 파견을 나온 중, 넬쥴의 스컬지들로 인해 고립당한 상태였습니다. 때마침 등장한 아서스가 무라딘을 구출하고, 무라딘은 서리한에 대한 이야기를 아서스에게 털어놓습니다. 그 내용을 들은 아서스는 서리한이 말가니스를 무찌르기에 적합한 무기라는 판단을 내리죠.

▲ 강한 힘을 가졌지만 사용자를 잠식하는 마검, '서리한'
결국 무라딘과 아서스는 얼음 동굴을 깊숙한 곳에서 서리한을 찾아냅니다. 그 순간 서리한이 저주받은 마검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무라딘은 검을 손에 쥐려는 아서스를 필사적으로 제지합니다. 하지만 말가니스에 대한 증오로 판단력이 흐려진 아서스는 서리한을 손에 넣고, 무라딘은 그 당시 발생한 반발력 때문에 목숨을 잃고 맙니다. 마지막 친구까지 잃은 아서스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말가니스를 처단합니다.
말가니스를 제거한 후 서리한에게 완전히 지배당한 아서스는 로데론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멸망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후 서리한을 통해 넬쥴의 지시를 받으면서 자신의 왕국을 짓밟던 아서스는 킬제덴이 넬쥴을 제거하려 하자, 노스랜드로 돌아가 영원한 얼음 속에서 넬쥴의 육체를 해방시키고 그와 하나가 됨으로써 스컬지의 완전한 지배자 ‘리치왕’이 됩니다.

▲ '워크래프트'의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영웅들이 하나 둘 씩 타락하죠
메디브와 카드가가 아니라고?
아서스는 지금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있게 한 원동력이나 마찬가지인 인물입니다. 모든 와우저(와우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를 부르는 통칭)가 바라보았던 목표이자 애증의 대상이죠. 더불어 ‘복수심에 불탄 영웅의 타락’이라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플롯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점으로 보아 영화화되기에 충분한 소재입니다.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펼쳐지는 카라잔과는 달리 동부왕국에서부터 노스랜드에 이르는 넓은 배경을 활용해 풍족한 볼거리를 연출 가능하고, 언데드 군단과 대적하는 멋진 액션도 연출할 수 있습니다.

▲ 곧 불탈 장소이지만 스트라솔름도 아름답습니다

▲ 말가니스와의 치열한 결투도 CG로 재현된다면 볼 만 하겠죠
다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상영 시간이 부족해 아서스가 서리한을 손에 넣고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는 ‘타락’에 대한 이야기만 영화화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왕국을 몰락시킨 아서스가 데스 나이트가 되어 얼어붙은 왕좌의 리치왕과 하나가 되는 이야기까지 진행할 경우 150분을 훨씬 넘어가는 긴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서스의 타락부터 리치왕과 하나가 되는 전체 이야기를 추리고 추려 150분 안에 담아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 역시 너무 빠른 전개와 인물에 대한 묘사가 생략되어, 아서스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는 관객이 아니라면 그저 정신없이 지나가는 액션들만 기억에 남게 될 수 있습니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굴욕 당하고

▲ '워크래프트 3'에서도 직위를 박탈당한 성기사 우서를 애도합니다
아서스의 이야기는, 두 가지 인스턴스 던전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아서스가 타락하게 되는 시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옛 스트라솔름’ 과 리치왕이 된 아서스를 처단하는 레이드 인스턴스 던전 ‘얼어붙은 성채’ 입니다. 특히, 옛 스트라솔름의 경우 ‘워크래프트 3’ 캠페인에서 우서를 직위 해제하는 장면까지 구현되어 해당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면 세 가지 버전으로 연출된 우서 능욕 장면을 볼 수 있겠군요.
마치며…
‘워크래프트’ 시리즈에는 위에서 알아본 두 가지 이외에도 수 많은 이야기과 영웅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오크들의 구원자이자 영원한 대족장 ‘쓰랄’, 형의 연인을 사랑한 배신자 ‘일리단 스톰레이지’ 등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습니다. 이 모든 영웅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만나보고 싶은 욕심도 들지만, 첫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야 후속작도 부지런히 제작되겠지요.
‘워크래프트’ 영화에 대한 소식은 2006년부터 있었지만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준비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실제로 초기 감독인 샘 레이미는 지난 2009년 시나리오 부분에서 블리자드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하차하기도 했죠. 최근 던칸 존스가 감독으로 낙점된 후로는 다행히 그런 잡음 없이 순조롭게 영화 제작이 진행되는 듯 합니다.
‘워크래프트’ 영화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창조하거나 스토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팬들에게 외면 받았던 타 게임 영화들과는 달리 작품성에서도, 흥행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국내 게임 중에서도 영화화를 진행할 만큼 멋진 시나리오가 나올 것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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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 플랫폼
- 온라인
- 장르
- MMORPG
- 제작사
- 블리자드
- 게임소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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