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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앙의 블소스토리] 5장. 묵화의 상처를 다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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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충우돌 린족 꼬맹이, 크앙과 함께 '블소' 세계로 떠나 봅시다

‘블레이드앤소울’ 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을 넘겼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보니 만렙 캐릭터들이 판을 치고 돌아다니고, 포화란을 잡는다 어쩐다 하며 각자의 모험을 즐기고 있더군요. 그런데, 의외로 많은 이들이 ‘블소’ 의 메인 스트림을 잊어버린 채 단순 노가다에 심취해있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의 한 친구에게 ‘블소’ 의 스토리를 묻자 ‘주인공이 홍문파에서 나와서 모험을 하는데 진서연이 나쁘다’ 라는 두루뭉실한 내용만을 이해하고 있더군요.

사실 ‘블소’ 는 온라인게임 중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상당히 잘 구현된 게임입니다. 굳이 홈페이지에서 배경 스토리를 읽어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홍문파의 복수’ 라는 사명을 깨닫게 되며, 몇몇 영상들만 보더라도 어느 정도의 스토리 이해가 가능하죠. 그러나, 주인공을 향해 퍼부어지는 수많은 퀘스트들을 일일히 읽어가며 진행하면 메인 스토리를 놓치기 쉽고, 그렇다고 모든 걸 안 읽다 보면 그게 습관이 되어립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타파하고자, 게임메카에서는 ‘블소’ 의 메인 스토리를 총정리 해 보는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유저 모두의 분신을 아우르는 오리지널 ‘블소’ 의 주인공이 아니라, 때로는 경박하고 유치한 상꼬맹이 ‘크앙’ 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원활한 스토리 진행을 위해 대부분의 서브 스토리를 포함한 일부 씬은 과감히 삭제/변형했으며, 새롭게 재해석한 장면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블소’ 의 중심축이 되는 스토리는 모두 담고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출발해 볼까요?




화중 사형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나니, 일상 자체가 무의미해 진 느낌이었다. 녹명촌에서 나를 유혹하는 수많은 채집/제작단도, 좋은 보패와 무기도, 예쁜 옷도, 심지어는 지글지글 구워지며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들에도 눈길이 가지 않았다. 그나마 녹명촌이 화중 사형의 고향이었다는 것과, 무일봉을 탈출해서 나를 만나 탁기에 휩싸여 죽기까지의 일을 상세히 담은 화중 사형의 편지를 발견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술이라도 마시면 기분이 나아질까?

퍽.

“아얏!”

으앗? 갑자기 머리가 무진장 아프다. 뭐가 날아와서 머리를 친 것 같은데… 바닥을 보니 지름이 족히 3센티는 되어 보이는 돌멩이가 굴러가고 있다. 바닥에 떨어져서도 팽이처럼 뱅글뱅글 돌고 있는 것으로 봐서 엄청난 스핀이 걸려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군지 몰라도 사람 죽이려고 작정했나? 하이고 머리야…

“어이, 거기 쪼그만한 꼬맹아. 어린 놈이 귀가 먹었냐?”
“뭐, 뭐에요?”
“새파랗게 젊은 놈이 세상 근심 다 짊어진 표정 짓지 마라, 주변 사람 기분 나빠져”

뭐야 저 노인네는? 키도 나보다 작은 것 같은데, 길 가는 사람한테 돌멩이 집어던지고 하는 말이 고작! 예전 같았으면 내가 아작을 내 버리는건데, 오늘은 기운도 없고 관둬야겠다. 운 좋은 줄 알아!


▲ 팔부기재를 소개(?)해 준 녹명촌의 기인, 독초거사

딱.

“으갹!”

이 미친 노친네가 왜 자꾸 엄한 사람한테 돌 던지고 지랄병이야! 내가 만만해 보여? 이래봬도 왕년에 달리는 칠각우에서 뛰어내리고 초원발발이를 염화대성처럼 씹어먹던… 뭐 그런 사람인데.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한 마디 해 주려고 다가갔다. 그래도 동방예의지국인데다 게임메카 지면에 실리는 글에서 노인네를 때릴 순 없고… 그러다간 ‘길 가다 돌 맞았다고 노인 폭행한 린족 꼬맹이 검거’ 같은 기사 뜨기 딱 좋지. 암.

“어린 놈이 발끈하기는? 그나저나, 요즘 힘이 쭉 빠지고 기력이 없지 않냐?”
“헐, 어떻게 그걸…”
“홀홀홀, 아침에 일어날 때 일례행사도 시원찮지? 소변도 졸졸졸 흐르고 말이야. 게다가, 기껏 배워놓은 경공도 고작 12초를 못 넘기지?”

맨 마지막 건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족집게가 따로 없다. 심술궂은 노인네인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숨겨진 도인? 혹시 나 엄청난 기연을 만난 거? 오만 상상에 넋이 빠져 있는 순간, 눈앞으로 뭔가가 또 날아왔다. 똑 같은 걸 세 번씩이나 당할 순 없지! 휘릭~

“홀홀홀, 그래도 반사신경은 꽤 있구나. 그럼, 저기 가서 장작이나 좀 패 와보거라. 오는 김에 물도 한 동이 길어다 놓고.”
“아니, 그걸 제가 왜…”
“시끄럽다. 어서 가서 시키는 거나 해 와! 아 참, 물건을 나를 때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상체를 땅과 직각으로 유지한 채 움직여야 한다. 자, 빨리 갔다 와!”

정말이지 자기 페이스에 충실한 노친네가 아닐 수 없다. 안 그래도 최근 무공도 별로 늘지 않고, 대나무 마을을 둘러싼 스파이 캐기 활동도 변변치 않던 참인데. 할 일도 없으니 잘 됐지 뭐. 근데 장작이 내 몸보다 크고, 물동이는 내 키의 두 배네…?


▲ 저 앞에도 물동이를 들고 가는 사람이 보인다. 독초거사 이거 점점 의심되는걸

“벌써 다 나르다니, 제법이구나. 그래, 네 출신이 어디인고?”
“휴~ 저는 홍문파의 여섯째 제자로, 홍석근 사부님에게 사사받았습니다.”
“그랬구만, 그렇다면 그 묵화의 상처는 진서연에게 입은 것이냐?”
“네, 얼마 전에 홍문파에 쳐들어 온… 뭐라구요?”
“흠… 감마등이 말하던 그릇이 바로 너였구나.”
“진서연, 진서연이라고 하셨죠? 그 자를 아세요?”

생각지도 못 한 곳에서 나온 단서. 드디어 진서연을 아는 자를 찾았다. 알고 보니 이 영감은 녹명촌의 유명인사로 잘 알려진 독초거사였다. 무공을 알려주고 용맥을 타는 법을 알려준다는 말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찾아오지만, 원하는 걸 배워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소문을 들은 당시에는 ‘뭐 그런 노인네가 다 있어? 사이비 아냐?’ 라며 무시했는데, 얘길 듣자 하니 사이비 영감은 아닌 듯 싶다.

“뭐, 대충은 알고 있지. 그나저나 그런 묵화의 상처를 입고도 이 정도까지 움직이다니, 혈맥이 아직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구나. 그렇지만 이대로 혈맥이 막혀버리면 언젠가는 죽어. 죽는다고.”
“그럼 어떻게…”
“저 수련계곡 위로 올라가 수련의 동굴로 한번 가 보거라. 묵화의 상처는 의원이 아니라 상승무공을 지닌 고수만이 치유할 수 있어. 마침 널 도와줄 사람들이 저 위에 있구나.”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할배, 네비게이션 같어

이 영감, 마케팅이 뭔지 알고 있다. 흔히들 마케팅의 최고 흥행 요소는 ‘불안감 조성’ 이라고 한다. 보험 광고 시에는 언제 어디서 암이나 교통사고가 튀어나올 지 모른다고, 학원 광고 시에는 이 학원을 다니지 않을 시 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고, 보일러 광고 시에는 고향의 부모님이 추위에 떨고 있을 거라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안 그래도 난 얼마 전 화중 사형이 내 눈 앞에서 탁기에 물들어 죽어가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는가. 묵화의 상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불안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 듣자하니 영감님이 용맥 타는 법도 가르쳐 주신다고…”
“이 멍청한 놈아, 그 몸으로 용맥을 타다간 온 몸의 혈도가 뒤틀려 죽게 된다. 죽는다고!”

또 죽음 드립이다! 이건 어쩔 수 없지, 속아넘어가 줄 수밖에. 나는 독초거사가 시키는 대로 수련계곡을 올라갔다. 말이 쉽지, 계곡 앞에는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는 산이 존재한다. 37도의 무더위를 헤치고 산을 넘어가니 화사한 풍경의 수련계곡이 눈앞에 펼쳐졌다. 저 아래 보이는 것이 아마도 수련의 동굴인 듯 싶다. 망설임은 필요없다. 의지로 입장!

“이곳이 수련의 동굴이라는 말이지? 그런데 저 약초 캐는 할아버지는 왜 나무인형들과 싸우고 앉아있는 거야?”
“소협, 살려주시오~”

뭔가 상당히 의도적인 상황이다. 약초 하나 없는 동굴에서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를 나무인형과(우연인지 아닌지 화중 사형이 만들던 나무인형과 상당히 닮았다), 그와 싸우고 있는 심상치 않게 생긴 심마니 할아버지. 더군다나 무심결에 펼치는 무술은 숙련된 권사들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요즘엔 심마니도 무공을 쓰나?


▲ 도와달라 할땐 언제고 이제와서 혼자가라고 하네

“덕분에 살았소이다. 사실 난 천하쌍세 중 하나인 무림맹의 길잡이 홍삼이라 합니다.”
“뭔가 먹으면 몸에 좋을 것 같은 이름이네요. 그나저나, 정체를 너무 빨리 밝히시는 거 아니에요?”
“아뇨, 심마니로 분장해 있던 것도 결국 대협을 기다리기 위함이었으니, 더 이상 정체를 숨길 필요가 없지요. 자, 이쪽으로 오시지요. 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수련의 동굴은 저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뭔가 간결하다. 정체를 숨기고 막 뭔가 할 줄 알았는데… 그나저나 무림맹이라니. 천하쌍세의 한 축으로 혼천교와 피터지게 싸우는 무림맹에서 나를 알고 있단 말인가? 나를 무림맹으로 끌어들이려는 거라면… 홍문파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아, 무림맹 안에서도 수많은 문파가 존재하던가? 그렇다면 무림맹이나 혼천교 둘 중 하나의 힘, 혹은 두 세력의 힘을 모두 빌려 진서연을 공격할 수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동굴의 끝자락에 도달했다. 생각보다 동굴이 짧았는데, 설마 이게 끝인가? 상승무공의 고수는? 진서연의 행방은? 홍삼은?

우르르릉

그리고 그 독초거사도 그래. 그 사람들이 여기서 기다리는지 아닌지 확인도 안 하고 날 여기로 보내? 산 올라오면서 사슴이 뿔로 들이박지, 개구리가 전기 뿜어대지, 심지어 이상한 버섯까지 독을 뿜으면서 나한테 다가오더라니까? 아니, 세상에. 버섯은 바닥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균류인데 왜 움직이는 거야? 그것도 팔(?)까지 팔락거리면서. 이거 생태계 질서에 위배되는거 아냐?

쿠르르르릉…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울리는 이 소리는 뭐지? 아침에 먹은 만두가 상했나? 아닌데, 배 안고픈데? 그렇다면… 설마……

쿠콰콰콰콰콰콰콰콰

“크캬컄 캬아캬컄컄”

타이밍도 참 얄궂지. 내가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멀쩡했던 동굴 바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살아야곘다는 의지 하에 최대한 벗어나려 애를 썼으나, 발디딜 공간이 없었다. 기둥 뒤에도 공간 없었다. 인간이 최고로 공포를 느낀다는 11미터에서 뛰어내리는 기분으로, 자유중력 하에 몸을 내맡기며 떨어져내렸다. 호랑이 굴에 끌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던데, 떨어지던 와중에 커다란 돌멩이가 이마를 강타하니 정신줄이 자동적으로 손을 벗어나 저 하늘 멀리로 사라져 소실점을 만들었다. 오늘은 참 돌멩이랑 연이 없구나…….

잠시 후…

“…… 정신이 드나?”
“이 아이가 역왕의 그릇?”
“흥, 시원찮게 생겼는데?”
“맞습니다. 이자가 확실해요.”
“감마등이 간만에 해냈군.”
“좋아, 그럼 시간 낭비할 필요 없지.”

뭔가 대화가 들리는 것으로 봐서 여러 명의 사람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듯 했다. 여기가 어디야..? 일단 일어나야……. 어?


▲ 누... 누구?

눈을 뜨고 그들의 얼굴을 확인할 새도 없이, 내 몸이 갑자기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와! 무중력이다! 이윽고, 가슴에서 시작되어 전신의 혈도를 막고 있던 묵화의 기운이 조금씩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아니, 빠져나온다기 보다는 그들이 주입한 내공에 의해 강제로 밀려나오는 것이 맞겠다. 보통 ‘강제’ 라는 단어에는 고통이 따르듯, 묵화의 기운을 끄집어내는 과정은 엄청난 통증을 유발했다. 그러니까, 11m에서 안전줄 없이 뛰어내렸는데 가랑이 사이에 철봉이 똭! 하고 있었다면 이 정도 아픔이 느껴질까? 아파서 소리도 못 지르고 있는데 옆에서 뭔가 말하고 있다.

“실패인가?”
…헉? 설마… 이런 고통을 겪게 해놓고 실패? 시일패애?
“아닙니다, 더 이상 하면 몸이 견디지 못해요.”
“묵화의 상처가 너무 깊다. 일단은, 기연절벽으로 보낸다.”
“사자새끼는 절벽에 떨어뜨려 가르친다 이건가? 재미있군.”

휴… 다행히 실패는 아닌가 보다. 시술이 끝난 후, 눈매가 사나워 보이는 기공사 아줌마(라고 하면 한 대 맞을 것 같지만)의 말에 따라 기연절벽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자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듣자하니 절벽에 있던 나무인형들이 내 혈도를 활성화시켜 줬다던데… 아무튼 덕분에 먼 곳을 이동할 때 이용되는 하늘의 기운인 용맥도 탈 수 있게 되었고, 탁 막혀 있던 무공의 벽도 뚫려서 새로운 공격 기술들도 구사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연은 기연인가보다.

이후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내 묵화의 상처를 제거해준 아저씨 아줌마들(그리고 꼬맹이 한 명)은 팔부기재라 불리는 인물들이란다. 무림맹과 혼천교에서 뽑힌 최고의 인재들로, 마황의 발호를 막기 위해 세력 간의 다툼을 잠시 잊고 손을 잡았다는데, 그래서인지 서로 썩 친해보이진 않는다. 특히 저 점괘 어쩌고 하는 꼬맹이는 왠지 왕따를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이돌도 아니면서 왕따라니!


▲ 내 혈도를 막고 있는 묵화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있는 팔부기재 멤버들
이들 사이에도 왕따가 존재하더군...

그런데 갑자기 왠 마황? 나 같은 일반인은 처음 듣는 소리다. 듣자 하니, 오랜 세월 동안 마황은 세계를 탁기로 물들이고 마족의 세상으로 만들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 마황과 싸운 네 명의 고수들 덕분에 세상은 계속해서 평화로웠단다. 그리고, 마황을 막은 고수들을 일컬어 ‘천하사절’ 이라 불렀는데, 현대의 천하사절은 검선 비월, 무신 천진권, 환귀 익산운, 그리고 내 사부이자 홍문파의 장문인인 역왕 홍석근이다. 역시! 우리 사부님이 보통 인물은 아니라니까?

그런데, 최근 들어 세계 곳곳에서 탁기가 창궐하고 마물들이 날뜀에도 불구하고 천하사절이 나타나지 않았단다. 실제로 내가 돌아다녀 보니 무인들은 무림맹과 혼천교로 편을 갈라 서로 다툼을 벌이고 있고, 충각단이니 경천패니 뭐니 암튼 각종 무력단체들이 앞다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마황이니 뭐니를 막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개개인의 무력은 탁월하지만, 정작 힘을 합치고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래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윗사람들 덕분에 무림맹과 혼천교에서 파견된 무림고수 집단, 바로 여기 이 사람들인 ‘팔부기재’ 가 결성되긴 했다. 처음엔 팔부기재도 천하사절을 대신해 마황을 막으려 해 봤지만, 그 수하인 진서연조차 상대할 수 없었다고 한다. 헹, 홍석근 사부님도 당하지 못 한 진서연을 저 아저씨 아줌마(그리고 꼬맹이)들이 이길 리 없지.

결국 팔부기재들은 마황을 상대할 수 있는 건 천하사절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댄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역왕 홍석근 사부가 제룡림 남쪽의 무일봉에 위치한 홍문파에 있다는 소식을 입수해 이 곳까지 왔는데… 너무 늦게 왔다. 홍문파는 진서연의 손에 의해 멸문한 뒤였으니까. 조금만 빨리 도착했다면 힘을 합해 진서연 일당을 쳐부술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아무튼 모두가 낙담하고 떠나려는 와중, 팔부기재에서 점술과 도술을 담당하는 감마등의 예언이 두둥! 바로 살아남은 홍석근 사부의 제자가 묵화의 상처를 입고 이 곳에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마황에 대항할 그릇이라는 것도. 잠깐, 그거, 나 아냐?

“진서연 일당의 행적은 우리도 찾고 있다. 정보를 입수하면 너에게도 알려주도록 하지.”
“꼭이에요?”
“그러니 그때까지 실력을 키우도록. 묵화의 상처를 이겨낼 수 있도록 말이다.”
“네, 네!”

그렇게 팔부기재와의 짧은 만남이 끝났다. 훗날 추억해 보면, 이것이 팔부기재 전원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훗날 그들은 모종의 이유로 인해 해체되고, 결국 혼천교와 무림맹으로 다시 나뉘게 된다. 어쨌든 그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용맥을 자유롭게 탈 수 있고, 각종 상승 무공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역시 충분한 기연이 아닐 수 없다.
수련계곡을 나온 나는 팔부기재의 말대로 실력을 키우며 진서연의 행적을 기다렸다. 아니, 기다리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나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이런 존슨 같은 세상!
: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크앙, 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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