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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대원의 와우 카운슬러 - 전사, 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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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WOW) > 메카리포트 > 특집기사]

와우를 하다 보면, 불합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기도 한다. `왜 늑대인간은 발톱을 안쓰고 무기를 사용하지?` 라거나 `전사는 어떻게 공중에서 돌진을 사용할까?` 등 궁금증을 유발하는 설정들. 이러한 것들은 게임에 박진감과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어떠한 이들에겐 심각하고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토록, 부조리한 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더는 외면할 수 없게 된 나. 이제부터 와우의 카운슬러가 되어 그들의 고민과 와우의 모순점들을 속시원히 해결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오늘의 첫 방문자는 바로 전사! 그는 대체 어떠한 애로사항이 있기에 기자를 찾아온 것일까?

 

나 지금 몹시 화가 나 있어. 참을 만큼 참은 한 남자

"쾅 쾅 쾅!!"

화창한 금요일 오후 2시,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를 깨운 건, 노크라 하기엔 너무 큰 굉음이었다.


▲ 이 사진은 연출된 것이며, 결코 평소의 모습이 아님을 밝힙니다 (팀장님 믿어주세요, 레알)

순찰대원: 으악, 깜짝이야! (얼굴의 침을 닦아내며), 네! 들어오세요~

당황한 내 목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 문을 부술 듯 밀어젖히고 들어오는 것은 바로 거대한 한 마리의 오크! 근육질의 다부진 몸매와 거대한 어께뽕이 눈부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 순박한 눈망울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 것이 아닌가?

순찰대원: 반...반갑습니다. 전 와우메카 순찰대원이라 합니다. 어쩐 일로.....읍!
정체불명의 오크: (갑자기 기자에게 안기며) "어흑흑ㅠㅠ 내가 진짜 이대론 못살아!! ㅠㅠ

우악 숨 막혀! 이대론 질식사한다!. 우선 이 거대한 짐승을 진정시켜야 하겠다.

순찰대원: 으..으라차차!! (가까스로 오크를 떼어내며)저.. 진정하세요. 어쩐 일로 저희 와우메카 사무실을 찾으셨는지 그 이유를 들어봐도 될까요?
오크: ..................전사 Cfoot.
순찰대원: 네?
오크: .........우어엉 전사 더는 못해먹겠다고 ㅠㅠ 오늘만 몇 명한테 차단당한 지 몰라!!
순찰대원: 저기요..-_-a
오크: 길치인게 죄야? 너희는 처음부터 인던 다 외우고 태어났느냐고ㅠㅠ


▲ "아옳옭옳옳옭옳ㅜㅜ", " 어허어어허어어엉 ㅠㅠ"

아무래도 이 녀석, 탱킹을 잘못해서 인던에서 차단당하고 하소연하러 온 것이 틀림없다.

순찰대원: 헐 -_-;; 그건 탱커라면 모두 그러는 거니까 흥분하지 마시고...
오크: 나도 참을 만큼 참았어! 할 만큼 했다고 ㅠㅠ. 블리자드한테 말해서 전사한테 직업 변경권을 싹 돌리라고 해줘!!
순찰대원: 그...그건 제 권한이 아니거든요. 일단 화내지 마시고, 무슨 일인지 여기 앉아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보세요.
오크: 푸웨에에에엥~ (코 푸는 소리)

이 거대한 오크 한 마리... 아니, 한 사람이 어떤 기구한 사연을 지녔기에 아제로스에서 이 먼곳까지 왔을까? 일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순찰대원: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요?
쌈디: (좀 진정된 듯) 흑흑......내 이름은 쌈디에요
순찰대원: ... 예쁜 이름이네요.

    여자의 눈물은 아름답다. 그러나 남자의 징징은 추하다

쌈디: 전 처음에 전사가 파이터인 줄 알았다니까요?

전사. 이 녀석에 얽힌 이야기를 하자면 길다. 와우가 지금의 상태가 아니라 오픈 베타나 오리지널 시절에, `당신은 왜 전사를 했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이들은 거의 모두가 리x지나 디아블로의 워리어를 생각하고 만들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기본유닛이고 하기 편할 거라는 생각을 한채로...

실제 영화 `300`이나 소설 등에서 등장하는 전사는 전투에 특화된 강력한 존재다. 소설 `로도스도 전기`의 주인공 `판`의 직업은 전사. 그는 나중에 나라를 구하고 대륙을 구하는 영웅으로 떠오른다. 어릴 적 판타지에 심취한 소년, 소녀들이면 누구나 그러한 전사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판`도 역시 전사의 한계를 느끼고 `자유기사`로 전직한다. 짜식, 기사 좋은 건 알아가지고..

하지만, 와우에서 전사는 싸움꾼보단 사실 방패에 가깝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전사는 정말 골수유저 아니면 손대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탱커라고는 전사밖에 없던 시절, 수많은 뉴비들이 전사에 대한 환상을 품고 시작했다가 좌절하고 접는 것을 많이 목격해 왔다. 

쌈디: 렙업이요? 무기는 보통 양손무기를 들어야 뽀대난다고 생각해서 번쩍이는 녹템 무기를 들었죠. 하지만,

`어? 3초에 한대 때리는데 빗나가네?`
`나는 왜 도망도 못 치지? 헐? 생존기가 없잖아?`

 이러면서 수없이 죽어야 했어요.


▲ 몹이 조금만 몰려도 전사는 죽은 목숨이다
(이미지갤러리 쌍또끼 님의 作, `와우는 이벤트 중`, 클릭하면 원본으로 이동합니다)

하긴, 뭐 전사가 생존기가 없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긴 하지...

쌈디: 아 제일 열받는건 태세임. 적응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태세를 바꾸면 분노가 0이 되잖아요. 이게 진짜 어이없는 게, 아니 그럼 진짜 열받았다가 방패를 들면 마음이 갑자기 차분해지는 건가? 왜 화가 다 풀리는 거죠??
순찰대원: 나도 그건 쫌 아니라고 생각해요, 분노가 아니라 뭔가 다른 게 아닐까요? 음 머 열정이라거나... 정력?
쌈디: 야한 이야기는 자제 좀...
순찰대원: 죄송...-_-

렙업하다가 인던을 가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만약 당신이 와우 초보자라면, 내가 왜 길을 다 알고 있어야 하고, 왜 파티원들보다 평균레벨이 높고 장비가 좋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고? 그건 당신이 전사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탱커 클래스가 다 겪는 비애이며, 지금 게임을 좀 해본 사람이라면 딜전사로 인던도 잘 간다. 하지만, 예전에는 전사가 있다면 탱커를 따로 안 받았다. 가끔 드루이드가 곰으로 탱킹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당시 드루는 알다시피 저 하늘의 별과 같은 존재였다.

    야성드루, 보호기사. 너희가 있어서 다행이야!

좀 다른 이야기지만, 드루이야기를 하니 갑자기 과거의 일화가 생각난다. 예전 오리때부터  내 친구는 야성 드루이드를 했었고 이름도 `저하늘의별`이었다. 그 당시 나와 같은 공대에 소속되어 있었고 라그나로스와 네파리안도 함께 잡았었는데, 문제는 공대장이 계속 드루한테 힐을 시키는 거였다.

공대장: 1파 3파 5파 전사분들은 돌댕이 한 마리씩 잡고 탱해주시고, 1 2 3파 흑마분들은 나머지 돌 정령 추방 유지해주세여. 법사랑 흑마 분들은 사냥꾼님이 징표 넣은 것부터 차례로  공격해주시고, 1파 흑마님 맨탱 영석, 2파 흑마님 1파사제, 3파 흑마님 부탱 영석 걸어주세요.

드루: 저.. 전 무슨 일을 하면 되죠?

공대장: 아. 드루님은 음 ... 발바닥 잘 돌려주시고, 아 전투부활 필요할땐 해주세요. 아마 힐되죠? 대강 힐해주시고...
드루: (저.. 전 야성드루인데..)넵...


▲ 드루를 보고 싶으면 하늘을 올려다 보아요... (이미지 출처: 디씨인사이드 와우 갤러리)

이처럼 과거 드루의 위상은  낮았고 그 역할마저 모르는 사람이 많았기에, 탱커는 오로지 전사 뿐이었다. 물론 얼라이언스는 `성기사`가 있었지만 보호기사가 거의 없던 시절이므로 상황은 똑같았을 거라 여겨진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유일한 탱커인 전사의 수는 많을 수밖에 없었다.

A: ㅈㅅ 전도냥풀요.
B: 죄송여, 좀 이따 썬더퓨리 든 전사분 오시기로 해서요.
순찰대원: ㅠㅠ

그래서 나는 최고의 탱커가 되고자 노력했었다. 레이드 공격대에도 들고 쿠엘세라도 만들었던 그 시절...  그래, 그땐 정말 탱커 아니면 대우를 받지 못했었지.

쌈디: 저... 순대님?
:  (회상에서 깨어나며) 앗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옛 생각을...
쌈디: 에이, 또 야한 생각했구나?
: 싸울래요? -_-


▲ 생각해 보니, 영화 `300`에서도 전사는 방특전사다 ㅠㅠ

    쌈디 너는 어느 공장에서 양산되었니?

쌈디: 아무튼, 인던에서 욕좀 그만 먹었으면 좋겠어요. 어렵게 장비 맞추고 컨트롤 익혀도 인던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화살표는 저에게 돌아오더라고요ㅠㅠ.

확실히 인던에서 전사(탱커)에 대한 요구치가 너무 큰 것이 문제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기에, 법사가 양변을 늦게 하거나 사제가 과도한 오버힐로 마나를 다쓰는 일 등은 벌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사가 실수하면 어김없이 이런 말들이 나온다. 직접 말하지 않더라도 길드창이 엄청나게 분주해진다.

[길드] 엄청잘하는딜러: 저 전사 발컨이네..
[길드] 레알멋진냥꾼: 맵도 아직 못 외웠나바.
[길드] 힐받으면내남자: 몹들 새는 것 좀 봐. 분명 계정 샀을거야. 친추해 놨다가 다시는 쟤랑 가지 말아야지
[길드] 딜링은내운명: 난 이미 차단했는데? (숙덕숙덕...)

바로 이런 상황 말이다.


▲ 맵이 복잡하기로 악명이 자자했던 검은바위 나락의 지도. 탱커라면 필수코스다

순찰대원: 에고... 힘드셨겠어요.
쌈디: ㅠㅠ

양산형 탱커라도 너무 욕하진 말자. 옛날에는 차단목록 한 줄 채워야 진정한 전사가 완성된다는 말이 있었다. 대격변에서 탱킹은 더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탱커에게만너무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있는건 아닐까?

    왜 죽음의 일격은 죽음의 일격이지?

그의 분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쌈디: 제가 던전에서 너무 욕을 먹어서 PVP나 해볼까 하고 전장을 갔어요. 네, 맞아요. 노래방이나 아라시 같은 곳이요. 전장하면 전사잖아요? 적들이야 몇 방 때리면 죽을 줄 알았다구요. 도끼로 내리찍으면 한두 방이면 끝나야 하잖아요. 그런데...

(다시 회상 中...)

여기는 전쟁노래협곡.

쌈디: 이야압!! 사제여, 내 죽음의 일격을 받아라!!
사제: 으아아악 죽음의 일격을 맞다니.. 이름도 무시무시하여라. 난 죽을 거야.흑흑......

잠시 정적이 흐르고...

사제: 어? 그런데 왜 안 아프지? 멀쩡하네?
(보호막이 전사의 공격을 대부분 흡수했습니다.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쌈디: ......-_-a 죄송.. 허거거걱, 거긴 안돼!! 그리고 때린 곳 또 때리지마! 으아아악!

이렇게 된다니까요! 아놔 진짜.


▲ 아니야! 나의 죽격은 이렇지 않아!
(
이미지 갤러리 `Penett`님의 `전사의 양면` 클릭하시면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죽음의 일격이라니! 정말 이름만 멋있다. 왜! 어째서 이렇게 약한 기술인 걸까? 사실, 죽음의 기사에게도 `죽음의 일격`이란 스킬이 있지만 이것은 좋은 기술이다. 룬을 죽음의 룬으로 만들어 주는데다가, 재사용 대기시간도 없고 생명력도 회복한다.

물론, 죽음의 일격의 치유량 감소는 엄청나게 좋은 옵션이다. 하지만 힐이 없는 클래스와 싸울 때는 솔직히 거의 필요 없는 옵션이며, 다른 직업들이 치유량 감소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사냥꾼의 `조준 사격`, 도적의 `상처감염 독` 등 여러 클래스 들은 이 치유량 감소 능력을 가지고 있고, 대격변에서는 거의 모든 클래스가 가지게 된다.

순찰대원: 그래도 전장에서는 제일 무서운 게 전사래요. 갑자기 전사가 돌진해오면 힐 클래스들은 당황해서 벌벌 떤다니까요. 머 하지도 못하고 힐하려다 자루치기 맞고 금새 죽어버리기도 하고. 게다가 힐 받는 전사는 탱크지요 탱크.
쌈디: 그렇기야 하죠... 하지만 그것도 템이 좋은 전사한테 해당하는 말이잖아요.
순찰대원: 그럼 컨을 키우고, 템을 맞추세요.
쌈디: 넹.


▲ 참 쉽죠잉?

이러한 일을 방지하려면, 전사에게 주어진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전사의 스킬이 아주 많은 것이 아닌 만큼, 있는 기술을 극한으로 연마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겨진다.


    때리면 때릴수록 화가 치민다?

쌈디: 근데 좀 이상하더라고요? 난 분명 얘를 때렸는데, 왜 화가 풀리지 않고 화가 더 나는 거죠?
순찰대원: 에, 그건 말이죠.. (어? 이건 나도 궁금한데-_-)

당신이 일단 싸움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당신: 어이쿠! 저놈이 치네? 가까스로 피했다. 이제 나의 반격!! 오우. 진짜 제대로 들어갔군. 정말 아프겠는데? 어? 그런데 저 녀석이 맞는걸 보니 더 화가 난다. 으으으 더 세게 때려야지
: 야! 니가 때려놓고 너무한 거 아냐? -_-;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다. 물론, 이 방식은 맞는 것이 일인 탱커들에게 있어서 획기적인 시스템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중 한가지는 전사가 장비를 맞출수록 적에게 대미지를 덜 입기에, 기술을 사용할 분노가 남아나질 않는 것이었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와우 오리지널때는 전사가 입히는 대미지 자체도 미미하여 때리는 것으로 어그로를 획득하는 것조차 힘들었기에, 전사는 따로 어그로 세팅을 준비해야만 했었다.

이러한 이유로 장비가 좋지 못한 초보 전사들은 딜과 탱을 할 때 문제점이 생긴다. 딜전사를 하더라도 장비가 좋지 않으니 입히는 대미지도 적고 공격이 빗나가기 때문에 획득하는 분노도 적다. 그러니 스킬을 사용할 수 없어 더욱 더 딜이 안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 전사의 애환을 그린 이미지갤러리 Dotae님의 코믹 카툰.
`전사의..` (클릭하면 원본으로 이동합니다.)

순찰대원: 그러니까 장비를 맞추라고~! 장비 안 맞추면 전사 하기 힘들어요. 어둠한 든 전사 봤어요? 딜 1등을 예사로 한다니깐.
쌈디: 아따. 장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나요? 장비 맞추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DPS가 떨어져서 분배제외 받는다고요~~어헝헝ㅠㅠ
순찰대원: 으.. 돈 벌려면 방법이 있긴 한데, 차마 여기서 말할 순 없고... 잠깐 이리 와봐요. (속닥속닥)
쌈디: 허걱! 이러한 방법이!! (흐믓). 순대 기자님은 천재에요!!
순찰대원: 후후.. 내 비밀을 눈치채다니, 예리하신데요?

음. 아무리 내가 ›㎲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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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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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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