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WOW)>메카리포트>특집기사] 워크래프트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악역이었던 `아서스`가 몰락한 후 생긴 공허감은 대격변을 기다리는 지금 더욱 커진다. 아서스가 본격적으로 워크래프트 3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많은 유저는 마치 자신이 로데론의 백성이 된 것처럼 그가 아버지 테레나스 왕의 뒤를 이어 훌륭한 군주가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책임과 역할이 클수록 사악한 무리의 표적이 되기 쉬운 법! 정의를 수호하며 자란 아서스가 타락하여 아버지와 백성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결국 티리온의 손에 종말을 맞이하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또한, 그의 죽음으로 옛 연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가 느꼈을 슬픔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여행기 1부에서는 아서스의 행복했던 추억과 슬픔이 공존하는 티리스팔 숲부터 타락이 시작된 지역이라 볼 수 있는 스트라솔름까지 제이나의 입장이 되어 살펴봄으로써,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주요 지역을 여행해보자.
오늘도 꿈에서 아서스를 보았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미소 짓고 있을 뿐이다. 아직도 그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기만 한데, 이제 그를 볼 수 없다니 슬픔은 날로 커져간다. 포세이큰의 위협이 있음에도 내 마음을 슬픔으로 채우는 그리움에서 벗어나고자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티리스팔 숲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폐허뿐인 로데론 왕궁
티리스팔 숲은 포세이큰의 여왕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통치하는 위험한 지역으로, 이곳에는 장난기 가득하고 귀여운 소년이었던 아서스가 자란 로데론 왕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찬란했던 예전 모습을 잃고 쓸쓸한 폐허만 남아 나를 반겼다. 그를 처음 만난 곳은 로데론 왕궁의 예배당에서였다. 말을 타고 티리스팔 숲을 달렸는지 그에게서 말 냄새가 물씬 풍겼고, 예배가 끝난 후 대사로 온 무라딘에게 검술 훈련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들은 아서스가 기뻐하던 모습은 아직 잊히지 않는다.
첫
만남의 기억 때문인지 문득 아서스에게 듣게 된 슬픈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린 시절 그에게 `천하무적`이라는 애마가 있었는데, 말의 탄생부터 죽음을
함께한 그가 가진 남다른 애착은 지극히 당연하였다. 그러나 눈발이 거센 어느
날 `천하무적`은 아서스와
함께 티리스팔 숲을 달리던 도중 다리를 심하게 다쳤고, 서서히 죽어가며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고 한다. 아서스는
슬픔을 억누르며 `천하무적`을 고통에서 구원하고자 자신의 손으로
애마를
죽이고 말았다. 그런데 이 회상에서 죽어가는 천하무적의 모습과
스트라솔름에서 역병에 걸려 도움을 갈구하던
백성의 모습이 함께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천하무적`은 발니르 농장 뒤편에 묻혔지만, 현재 말의 무덤은 빈 구덩이만 남아 초라한 내 모습을 반겨줄 뿐이었다. 아서스가 죽음의 기사가 된 후 `천하무적`을 저주받은 육체로 부활시키면서, 묘비만이 무덤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속삭이고 있었다. 무덤을 살펴본 후 아서스와 내가 오크 족 포로들을 보려고 모험을 떠났던 힐스브래드 구릉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힐스브래드 구릉지와 즐거웠던 모험들
언젠가 아서스는 내가 달라란에 돌아가게 되었을 때, 직접 호위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물론 그 제안 뒤에는 작은 비밀이 숨겨져 있었지만, 아서스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달라란에 더욱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핑계로 여정을 서두르며 앰버밀 마을에서 밤을 보내는 대신 힐스브래드 구릉지에서 야영했다. 야영지 근처 언덕에서는 2차 전쟁이 끝나고 그동안 잡힌 오크 포로들을 수용하는 포로수용소가 살짝 보였다.
여장을 풀고 불에 구운 토끼를 먹은 후 일찍 잠에 들었는데, 그날 밤 아서스는 내게 몰래 다가와 포로수용소를 구경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물론 이제껏 오크를 직접 본 일이 없었지만, 바리안 린의 아버지와 오빠 데렉 프라우드무어를 죽인 그들을 보러 간다는 사실이 썩 내키진 않았다. 그러나 한숨을 쉬며 아쉬워하는 아서스를 보고 있자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결국 아서스의 안내를 받으며 오크들을 직접 보고자 가까운 수용소로 떠났다.
오크들은 흉포할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수용소에서 본 그들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아서스는 스톰윈드와 인간을 무자비하게 공격한 오크 포로를 경멸차게 바라보았지만, 나는 어쩐지 무기력한 그들에게서 분노보다는 슬픔을 느꼈다. 포로수용소에서 야영지로 무사히 돌아온 후, 다음날 달라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얼마 동안 마법 공부 때문에 그를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서스의 소식은 달라란에서 접할 수 있었는데, 그가 던홀드 요새에서 블랙무어의 검투사 노예인 `스랄`을 보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때까지 보잘 것 없었던 오크족 스랄이 훗날 대족장이 되어 호드 연합을 훌륭히 통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후 아서스는 오크에게 파괴당한 스톰윈드가 재건된 후, 그곳의 왕궁에서 성기사로서 새롭게 태어났는데 빛은 어째서 그를 악의 유혹에서 보호해주지 않은 걸까? 어째서 나는 아서스가 힘들어 할 때 곁에서 힘이 되어주지 못한 것인지...
로데론의 왕궁에서 시작된 만남과 이별 3차 전쟁에서 아키몬드에게 파괴된 달라란은 현재 재건되어 노스렌드에 있지만, 알터랙 산맥의 달라란 폐허는 그 당시 아서스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아서스는 항상 달라란에 찾아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그와 함께한 행복한 순간을 이제 그만 잊어야 했지만, 한 가닥 아쉬움이 내 마음 한 편에서 그 추억을 놓아주지 않았다. 로데론 왕궁에서 열린 할로윈 축제 날 아서스의 방에서 우린 함께 밤을 보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아서스는 앞으로도 절대 자신을 저버리지 말라고 부탁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인제야 알 것 같았다.
아서스와 만남은 겨울맞이 축제 전야에 결국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그는 이 행복을 자신이 망쳐버릴지도 모른 다는 불안감과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 때문에 고뇌하며 나에게 준비의 시간을 주길 바랐고, 우리는 각자 임무에 충실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그 기약이 왜 하필 아서스가 가장 힘든 순간에 찾아온 것인지 그 운명이 원망스럽다.
잔혹한 스컬지 역병이 발견되었을 때 아서스를 다시 볼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무엇이 그를 그토록 분노하게한 것일까? 그가 겪은 슬픔과 고통을 어루만져주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서부역병 지대로 여정을 이어갔다.
서부역병 지대 그곳에서 시작된 아서스의 분노와 슬픔
서부역병 지대의 안돌할은 로데론 백성이 먹을 식량을 경작하는 곡창지대였는데, 이곳에 뻗친 리치 왕의 암수를 조금만 빨리 눈치 챘더라면 아서스가 예전 모습 그대로 내 곁에 있지 않았을까... 그 당시 안돌할에는 사악한 마법사 켈투자드가 아서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곡물 창고에 있던 역병 걸린 곡물은 이미 다른 곳으로 보내진 상태였고, 백성은 역병의 위험에 노출될 것이 자명했다. 아서스는 비열한 켈투자드를 처단하고자 자신의 앞길을 막는 언데드를 처치했지만, 그동안 켈투자드는 이미 북쪽으로 도주해버렸다.
결국 아서스는, 켈투자드를 따라잡아 처치했지만 이 모든 것이 리치 왕의 계획 일부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하스글렌으로 가서 이 사실을 경고하고자 말에 박차를 가했다. 지금은 티리온 폴드링 경이 수호하는 하스글렌은 그 당시 수많은 언데드 병력들에게 둘러싸여 위험한 상황에 몰렸고, 나는 안토니다스 스승님께 도움을 청하고자 그곳을 아서스에게 맡기고 순간이동을 했다. 지원 병력과 하스글렌으로 도착했을 때, 아서스는 수많은 언데드 병력을 물리친 상태였다. 그러나 역병의 참혹함을 직접 목격한 그가 느꼈을 비통함을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현재 서부역병 지대는 아서스의 슬픔 따위는 잊은 듯 역병을 정화하며 초록빛을 되찾고 있지만, 그 모습 때문인지 내 마음은 점점 아려왔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솔름을 찾아가면 이 공허감과 슬픔을 치유할 수 있을까? 아직도 스컬지 병력이 점령 중인 동부 역병지대에서 아서스가 남겨놓은 기억의 부스러기를 찾기로 했다.
어둠에 묻혀버린 빛, 그리고 참혹한 스트라솔름...
불타버린 스트라솔름에는 아직도 백성을 지키지 못한 아서스의 슬픔에 찬 절규가 귀에 울리는 듯하다. 우서 경과 내가 반대했음에도 역병 때문에 스컬지의 노예가 될 백성을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아서스, 그리고 그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장 힘들어한 순간 그를 저버리고 말았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날 아서스는 우서 경과 내가 스트라솔름을 떠난 후 홀로 자신의 병사들과 이름뿐인 빛을 위하여, 역병에 걸리지 않은 백성의 생명마저 앗아버렸다. 아무 이유도 듣지 못한 채 자신이 섬기는 왕자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 백성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조용히 손을 모아 기도했다. `부디 이제 편안한 안식을 얻기를...`
그 후 아서스는 역병을 퍼뜨린 말가니스를 쫓아 노스렌드로 갔다. 마지막으로 그가 사지로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으며 함께 노스렌드로 떠나자는 그의 손길을 뿌리치고 말았다. 노스렌드로 떠난 아서스는 어떤 일을 겪었기에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한 것일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세상을 탐험하면 주요 인물이 거쳐 간 지역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 스토리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볼 수 있고, 워크래프트 속 인물 중 한 명으로써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티리스팔 숲에서 얼음왕관까지 여러 지역을 거쳐간 아서스 왕자의 발자취를 직접 따라가 봄으로써, 그가 타락하게 된 이유를 알아보는 재미와 유저가 아서스의 입장이었다면 어떠한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리치 왕의 분노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와우저들과 함께한 기존 맵들은 이번 대격변과 함께 대대적으로 바뀌며, 예전 모습을 볼 수 있는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레이드와 PvP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아제로스 대륙을 탐험하는 즐거움을 한껏 만끽해보자.
(2부에 계속...) 글: 게임메카 양용진 기자(올모스, rily@gamemec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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