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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10인의 공식화, 25인 공격대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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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라그나로스 하드 모드를 10명이 성공시켰다?

 

 `전율하는 불의 땅`이 라이브 서버에 적용된지 34일 만인 지난 8월 3일, 국내 최초이며 세계에서 일곱 번째 라그나로스 하드 모드 성공 소식이 `노르간논` 서버의 `AFK(Away From Keyboard)팀`으로부터 들려 왔다. 이어서 8월 8일 `카르가스` 서버의 `즐거운 공격대`로부터 국내 최초 25인 라그나로스 하드 모드 성공 소식이 들려왔다.


▲ 국내 최초 라그나로스 하드 모드 공략에 성공한 노르간논 서버의 `AFK 팀`


▲ 국내 최초 `25인` 라그나로스 하드 모드 공략에 성공한 카르가스 서버의 `즐거운 공격대` 

여기서 AFK 팀이 10인 팀이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은 주목했다. 이전에 라그나로스 하드 모드에 성공한 다른 지역의 공격대들은 모두 25인 레이드 팀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연이거나 해외의 10인 공격대들이 무능하기 때문이 아니며, 한국만이 유독 다른 지역에 비해 10인 공격대가 25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활성화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WOWPROGRESS 사이트의 `불의 땅` 하드모드 공략 순위
10인으로 공략한 팀은 15위 내에 단 2팀, 모두 한국의 공격대이다


▲ 단일 진영 인구 최대 규모인 `아즈샤라`서버 호드 진영의 파티창 모습
접속률이 높을 시간인 토요일 오후였지만, 25인 정공도 막공도 광고는 단 하나 뿐이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레이드의 취향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이유와 시사점은 무엇일까?


 

 길드 시스템의 변화, 레이드와 길드는 하나?

 

대격변 확장팩과 함께 블리자드는 길드 단위로 콘텐츠를 소비할 경우 혜택이 주어지는 `길드 레벨`과 `길드 업적` 시스템을 추가했다. 그러나 한국의 길드들은 애초에 친목 단위로 출발했을 뿐, 레이드나 전장같은 특정 콘텐츠를 목표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 위의 글이 와우메카에 올라온 날짜는 오리지널 시절인 2006년 7월 5일이다
그 때부터 이미 북미의 유저들은 길드 단위의 콘텐츠 소모에 익숙했다

이러한 가운데 갑자기 대격변이 일어나며 길드 시스템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한국에서도 길드 레벨을 높여 혜택을 얻기 위해 길드원을 모집하거나 소규모의 길드들이 통합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결과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려면 길드에 가입하게끔 강요하는 것과 같았다. 한국 유저들은 길드 레벨을 통한 혜택 이상으로 친목을 위한 커뮤니티적 기능도 중시하여, 두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었다. 여기서 친목을 택하면 길드의 혜택은 물론, 콘텐츠를 접할 기회도 감소되어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이다.


▲ 대격변 초기인 작년 12월에 공식 홈페이지 포럼에 올라온 유저의 글
소규모 길드의 입장에서 길드 레벨과 업적은, 대형 길드 중심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대격변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인 지난 3월, 와우메카 유저 리포트에 게제된 글의 일부
새로운 길드 시스템이 한국의 와우저들에게 미친 영향을 잘 설명하고 있다

한국 유저들 가운데에는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친목이 없는 거대 길드에 가입하기 원치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로 인해 북미와 유럽과 같은 대형 길드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고, 남겨진 중소규모의 길드들에 의해 보다 소규모의 10인 레이드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 후반, 같은 레이드 던전의 10인과 25인 공격대 인스턴스 정보가 함께 귀속되도록 변경되면서, 10인의 활성화는 곧 25인의 외면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 이러한 변화는 대격변 출시 이전인 2010년 10월에 적용되었다
블리자드는 과연 새로운 시스템이 10인 공격대의 편향화를 야기할 것을 예상했을까?

이러한 현상은 블리자드 역시 인지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저들이 느끼는 궁금증을 문의하는 `개발팀에 물어보세요` 코너에 관련된 질문들이 나타난 것이다.


▲ `개발팀에 물어보세요` - 길드 시스템편에 이와 같은 질문이 실렸다
길드 시스템이 한국 문화에 맞지 않음을 블리자드도 알지만 뚜렷한 조치를 취할 계획은 아직 없다

길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유저들, 그리고 블리자드 답변

10인 레이드를 선호하는 현상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길드 시스템 역시 대형 길드만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의 길드 문화에 블리자드가 만든 새로운 시스템이 맞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그럼 25인 레이드를 하고 싶은 사람은?

 

10인 레이드의 활성화와 인스턴스 귀속 시스템의 통합은, 곧 25인의 비활성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25인 레이드를 원하는 유저들은 선택권을 잃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 한국 공식 홈페이지는 이를 반영하듯 25인 레이드의 활성화를 원하는 유저들의 의견이 끊이지 않는다.


▲ 사람들로 북적이는 활기 넘치는 레이드를 기대하는 유저들도 분명히 있다


▲ 블리자드도 10인이든 25인이든, 균형을 맞추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상 한국의 많은 공격대들은 10인 레이드에만 주력하고 있음을 블리자드도 알고 있다

10인 레이드가 활성화 될수록, 25인 레이드를 선호하는 유저들의 설 곳은 줄어들어 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 레이드를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은 10인 레이드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고, 같은 과정이 순환되며 25인 레이드 공격대의 축소를 가속화시켰다. 유저들은 누구도 의도치 않은 형태로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할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다.
 

 

 선택의 자유를 잃은 유저들, 어디로 가야할까?

 

10인과 25인 레이드는 한 쪽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순 없다. 10인 레이드는 적은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25인 레이드는 인원 수에 걸맞는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진다. 중요한 것은 유저들에게 원하는 길드와 레이드를 선택할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격변 이후의 길드 시스템 변화는 한국 유저들에게 맞지 않았고, 10인 레이드에만 집중되는 현상을 이끌었다.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25인 레이드 공격대와 그를 원하는 유저들은 설 곳을 잃고 말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부에선 중간 규모 레이드, `15인 공격대`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 극단적으로 갈려버린 10인과 25인의 편향화, 유저들은 15인 공격대라도 원한다


▲ 해외의 유명 와우 커뮤니티, `WOWHEAD`를 통해 소개된 북미 블루포스트의 글
25인 공격대에 익숙한 북미에서도 15인 공격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물론 15인 레이드도 완벽한 해답이 되리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시스템에 불만을 가진 유저들이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길드 시스템의 기본적인 틀은 빠른 시간 내에 바꿔서도, 바뀔 수도 없다. 블리자드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다양한 유저들에게 맞는 길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 게임메카 김상진 기자(wzcs0044@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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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04년 11월 23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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