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23일 김택진 사장의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리니지의 18세 이용가 등급판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택진 사장은 PK에 대한 오해와 사회적 편견, 등급분류의 형평성 등을 예를 들면서 이번 리니지 18세 이용가 판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며 또한 많은 문제를 낳고있다’고 밝히며 영등위의 판정에 항의했다.
<게임메카 정우철>
다음은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김택진 사장의 담화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엔씨소프트 김택진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17일(목),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온라인게임물 등급분류소위원회가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18세이용가’ 등급분류를 결정한데 대해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며 또한,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등위는 ‘PK에 의한 아이템 획득 및 손실 가능한 시스템이 여전히 존재하여 청소년에게 맹목적인 폭력성, 사행성 및 정신적인 폐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18세이용가 결정의 사유를 밝혔습니다.
PK에 대한 오해
일반적으로 게임을 모르시는 분은 ‘PK가 뭐야? 어, 사람 죽이는 거’라는 인식을 갖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게임은 사람을 죽이는 나쁜 게임으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스포츠가 선의의 경쟁을 기반으로 하듯이 게임 역시 사용자들의 경쟁에 기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니지 역시 중세를 배경으로 환상의 모험을 하는 게임이며 모험 중에 만나는 괴물이나 게임 내의 악한 무리들과 전투를 벌입니다. 그리고, 전투 결과를 표시하는데 죽음이란 표현방식을 사용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게임이 그렇듯이 전투의 결과라는 것이 자신이 쌓아 놓은 점수가 깎일 뿐이지만 인간과 괴물사이의 전쟁이라는 배경설정 상 죽음이라는 표현방식이 인간의 모험을 그리는데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음으로 아름답고 안타까운 사랑을 그렸듯이 리니지는 중세시대 인간 모험의 장렬함을 죽음이란 표현방식으로 나타냅니다.
그런데, 왜 죽었을 때 아이템을 떨어뜨리느냐는 질문들을 하십니다. 우리는 게임을 만들면서 죽음에 대해 아무 부담이 없는 경우 도리어 아무런 생각 없이 서로 싸우는 경우가 더 많이 발생함을 보아왔습니다. 죽었을 경우에 손실을 발생 시킴으로써 상당한 동기 없이 행해지는 무분별한 폭력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가치관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더 나아가 리니지는 다른 사용자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용자들은 더 많은 손실을 입게 하고 선의의 사용자들은 피해를 최소화 함으로써 선한 삶의 가치를 더 높이고자 했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든 PK를 했을 경우에는 게임 내에서 다양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일방적인 폭력 자체로 인한 결과는 그 동기와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벌을 받게 된다는 가치관을 반영했습니다. 단지 PK에 의한 아이템 획득 및 손실 가능한 시스템이 존재하여 18세이용가 결정이 됐다고 하는 것은 온라인 게임에 관한 철저한 분석과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결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리니지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가치관이 반영되어있는 좋은 게임이라 믿고 있습니다.
게임세상의 다양한 플레이 방식도 존중되어야
그런데, 이번 결정사유에는 사용자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역이용하여 아이템을 획득하려는 목적 하에 PK를 저지르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사용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용자 중에는 정의의 편에서 이러한 이들을 징계하려는 사용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게임이용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게임자체의 청소년 이용을 차단한다는 것만이 옳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사용자들의 그릇된 이용행태로 인하여 게임을 즐기는 다른 사람의 이용권을 박탈하는 것은 다른 형태의 폭력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런 문제는 사회적으로 게임에 관한 수용 역사가 짧아서 생기는 실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리니지가 PK를 조장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은 현실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범죄나 살인을 조장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환경입니다. 그런데 게임 캐릭터간에 PK가 있는지 없는지 만으로 어떤 온라인 게임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인간 세상을 단지 하나의 인간 행동만으로 평가하겠다는 것과 같은 생각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게임 세계에 대한 이해의 결여는 당연히 게임 자체에 관한 제재로 이어지겠지만, 그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방식은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등위의 이번 결정은 너무나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리니지는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리니지는 폭력적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니지의 전투장면을 일반적인 영화나 TV와 비교하면 차라리 귀엽다는 쪽이 더 맞습니다. 더구나, 영화나 TV와는 달리 게임은 실제장면을 에니메이션화 하고 이를 좀더 연극화하여 보여줌으로써 전투장면은 건강한 가치관으로는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리니지에서는 약한 사용자를 강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폭력적이지 않느냐, 약한 사용자는 공격을 당하지 않거나 죽지않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이 세상에 어떤 경우든 공격을 당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힘이 약하다고 이 사람이 약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아마 슈퍼맨보다도 더 강한 사람일 것입니다. 게임에서 이러한 능력이 부여된다면 이는 악용의 소지가 훨씬 많습니다. 길을 막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방해하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한다 해도 이를 정의의 이름으로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즉, 더 부조리한 게임세계를 만들게 됩니다. 현실에서도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경우가 있는데 게임에서도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분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 세상은 부조리 하지요. 온갖 편견과 학력, 지역색으로 차별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억울한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게임에서는 다릅니다. 현실과는 다르게 온라인 게임은 자신이 열심히만 하면 그 능력을 키워 인정 받을 수 있는 세계입니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정직한 세계관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이러한 점 때문에 온라인게임이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등급분류에 형평성 결여
이번 결정에는 또한 형평성의 결여라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해 본 분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이야기 중에 어느 사용자가 올린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잔인성으로 따지면야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무수히도 많은 패키지 게임에서 리얼하고도 디테일한 잔인 장면들을 보아왔다. 오히려 리니지 라는 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 잔인성 부분은 약하다고도 볼 수 있다.’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리니지는 일반적인 게임에 비하여 우려할 만한 폭력장면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리니지는 이미 미국 ESRBi에서 13세 이용가를 받은 바 있고 일본이나 대만 등지에서도 청소년에게 적합한 게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17세 이용가를 받은 폭력장면이 지나친 게임들이 영등위에서는 청소년 이용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등급분류에 신뢰할 수 있는 형평성 유지가 되고 있지 않다고 밖에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리니지는 사용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하여 이번 조치는 타당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출을 하는 입장에서 이번 판정을 외국에 나가 어떻게 설명할지 무척 난감합니다. 자국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정을 받은 게임을 들고 해외 시장에서 나갔을 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요? 한국에서는 비록 18세 이용가이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청소년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등급으로 인정된 게임이라고 말할까요?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청소년 이용 가능하다고 인정 받는 게임을 왜 정작 그 게임이 나온 한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없는지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요?
두 심의기관의 상반된 판정으로 기업활동에 혼란 초래
또한, 다른 산업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어느 법을 따라야 할까요? 주지하다시피 전기통신망을 이용하여 서비스되고 있는 모든 온라인게임은 그 동안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서비스의 적합성 여부를 심의 받아 왔으며 리니지는 이 법에 의하여 청소년 이용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에 의한 이번 심의에서는 같은 사안에 관하여 18세이용가를 받았습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두 기관이 내린 전혀 다른 결정은 사업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예측 가능해야 할 기업활동환경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5년동안 서비스를 공개적으로 해오면서 이미 다른 법에 의하여 검증을 거쳤는데 또 다른 법에 의하여 제재를 받는 이러한 현실은 심각한 우려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에 문광부가 온라인 게임에 관한 사전등급제를 추진할 때 이미 간담회에서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때, 문광부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기 때문에 기존에 심사를 받은 온라인 게임에 관하여는 추가되는 부분에 대하여만 심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문광부는 정통부의 사후심의방식보다는 사전심의 방식을 선택하여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결과는 이와는 정반대 됩니다. 심의 사유를 보면 이전에 심의한 내용을 다시 한번 심의했으며 또한, 게임자체보다는 사용방식을 문제 삼음으로써 사전심의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넘어서는 결정을 한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사업자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의문에 정부가 답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사회적 편견
4전 5기의 홍수환을 기억하십니까? 그때 그날의 감동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옛날 어릴 적 권투를 보고 있으면 커서 싸움꾼이 된다고 어른들이 보지 못하게 하셨던 적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권투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포츠지요. 지금의 청소년은 알지 못 할 지도 모르겠지만 한때 당구를 나쁘게 보고 청소년들이 못하게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구는 즐거운 레저 스포츠지요. 그동안 있어왔던 편견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만화입니다. 훌륭한 작품성을 갖는 만화들이 사회적 편견으로 인하여 오랜 기간 암흑기를 맞았었구요, 그 당시 일본은 훌륭한 만화들이 에니메이션으로 게임으로 연속적인 발전을 이뤄가며 커다란 문화산업을 이루어냈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청소년에게 우리 철학적 바탕이 깔린 게임을 서비스하고 나아가 우리의 문화적 코드가 담긴 게임을 전세계의 청소년들에게 전파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
특히 요즘 이라 할 것 없이 사회적으로 청소년들의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일부 청소년의 잘못된 행동에는 청소년들이 돈이 필요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핸드폰이 상당한 이유를 차지합니다. 한달 통신비만해도 큰 부담이 많구요 또 친구들과 같이 핸드폰을 바꾸는 데는 가정에서 돈을 타는데 무리가 따르지요. 이러한 과소비가 잘못된 행동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핸드폰이 어른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들의 문화였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 날까요? 아마 핸드폰의 사회적 부작용문제로 인한 청소년 핸드폰 사용금지라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지요. 그건 어른들이 핸드폰이 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슬기로운 다른 방법을 찾아 나가지요. 대게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이러한 두려움이 잘못된 판단을 부릅니다.
청소년의 문화향유권
저는 리니지가 훌륭한 게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5년을 넘게 개발해 오면서 게임 내용들을 선정할 때 했던 하나하나의 선택에 묻어있는 철학적, 사회적 고찰의 생각들이 얼마나 진지했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 내놓았을 때 의도와는 다르게 이용되어져 당황했던 기억도 많습니다. 기획의도와 다른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새로운 방식들을 고안해 왔으며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현상에 관하여 사용자들의 자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그 기능을 제거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응답은 리니지를 적극적으로 발전하게 만들었으며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 간 리니지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수상(문화관광부), 대만의 최우수 온라인 게임상, 미국 ‘맥월드(Mac World)의 `최고의 제품상`, 타임誌의 ‘베스트 테크놀로지’상등을 통하여 좋은 게임으로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아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좋은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문화향유권 역시 청소년보호와 함께 고려 해야 할 중요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이번 리니지 논쟁을 낳은 구조적인 문제점에 관한 문제 제기를 통하여 게임에 관한 균형 잡힌 바른 산업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태를 발생시킨 원인에 관하여도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은 온라인 게임이 갖는 사회적인 부작용에 관한 우려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는 사용자들이 게임을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연구개발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다른 사용자들에 관한 부당한 폭력의 방지와 사기 등으로 인한 선량한 사용자들을 보호하는 각종 기능과 게임 중독에 관한 연구 및 방지 방법에 관한 연구 개발과 쾌적한 게임 이용을 위한 사용자간의 에티켓에 관한 문화 캠페인을 통하여 국내 온라인 게임이 사회의 안심과 신뢰를 얻고 더욱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또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컨설팅 그룹을 구성하여 엔씨소프트의 제품들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검증을 받음으로써 사회에서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신뢰구축을 해 나가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하여 꿈을 갖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자긍심을 갖고 이 사회에 좋은 작품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여러분의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김택진 드림
김택진 사장은 PK에 대한 오해와 사회적 편견, 등급분류의 형평성 등을 예를 들면서 이번 리니지 18세 이용가 판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며 또한 많은 문제를 낳고있다’고 밝히며 영등위의 판정에 항의했다.
<게임메카 정우철>
다음은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김택진 사장의 담화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엔씨소프트 김택진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17일(목),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온라인게임물 등급분류소위원회가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18세이용가’ 등급분류를 결정한데 대해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며 또한,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등위는 ‘PK에 의한 아이템 획득 및 손실 가능한 시스템이 여전히 존재하여 청소년에게 맹목적인 폭력성, 사행성 및 정신적인 폐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18세이용가 결정의 사유를 밝혔습니다.
PK에 대한 오해
일반적으로 게임을 모르시는 분은 ‘PK가 뭐야? 어, 사람 죽이는 거’라는 인식을 갖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게임은 사람을 죽이는 나쁜 게임으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스포츠가 선의의 경쟁을 기반으로 하듯이 게임 역시 사용자들의 경쟁에 기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니지 역시 중세를 배경으로 환상의 모험을 하는 게임이며 모험 중에 만나는 괴물이나 게임 내의 악한 무리들과 전투를 벌입니다. 그리고, 전투 결과를 표시하는데 죽음이란 표현방식을 사용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게임이 그렇듯이 전투의 결과라는 것이 자신이 쌓아 놓은 점수가 깎일 뿐이지만 인간과 괴물사이의 전쟁이라는 배경설정 상 죽음이라는 표현방식이 인간의 모험을 그리는데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음으로 아름답고 안타까운 사랑을 그렸듯이 리니지는 중세시대 인간 모험의 장렬함을 죽음이란 표현방식으로 나타냅니다.
그런데, 왜 죽었을 때 아이템을 떨어뜨리느냐는 질문들을 하십니다. 우리는 게임을 만들면서 죽음에 대해 아무 부담이 없는 경우 도리어 아무런 생각 없이 서로 싸우는 경우가 더 많이 발생함을 보아왔습니다. 죽었을 경우에 손실을 발생 시킴으로써 상당한 동기 없이 행해지는 무분별한 폭력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가치관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더 나아가 리니지는 다른 사용자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용자들은 더 많은 손실을 입게 하고 선의의 사용자들은 피해를 최소화 함으로써 선한 삶의 가치를 더 높이고자 했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든 PK를 했을 경우에는 게임 내에서 다양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일방적인 폭력 자체로 인한 결과는 그 동기와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벌을 받게 된다는 가치관을 반영했습니다. 단지 PK에 의한 아이템 획득 및 손실 가능한 시스템이 존재하여 18세이용가 결정이 됐다고 하는 것은 온라인 게임에 관한 철저한 분석과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결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리니지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가치관이 반영되어있는 좋은 게임이라 믿고 있습니다.
게임세상의 다양한 플레이 방식도 존중되어야
그런데, 이번 결정사유에는 사용자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역이용하여 아이템을 획득하려는 목적 하에 PK를 저지르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사용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용자 중에는 정의의 편에서 이러한 이들을 징계하려는 사용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사용자들의 게임이용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게임자체의 청소년 이용을 차단한다는 것만이 옳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사용자들의 그릇된 이용행태로 인하여 게임을 즐기는 다른 사람의 이용권을 박탈하는 것은 다른 형태의 폭력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런 문제는 사회적으로 게임에 관한 수용 역사가 짧아서 생기는 실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리니지가 PK를 조장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은 현실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범죄나 살인을 조장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환경입니다. 그런데 게임 캐릭터간에 PK가 있는지 없는지 만으로 어떤 온라인 게임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인간 세상을 단지 하나의 인간 행동만으로 평가하겠다는 것과 같은 생각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게임 세계에 대한 이해의 결여는 당연히 게임 자체에 관한 제재로 이어지겠지만, 그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방식은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등위의 이번 결정은 너무나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리니지는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리니지는 폭력적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니지의 전투장면을 일반적인 영화나 TV와 비교하면 차라리 귀엽다는 쪽이 더 맞습니다. 더구나, 영화나 TV와는 달리 게임은 실제장면을 에니메이션화 하고 이를 좀더 연극화하여 보여줌으로써 전투장면은 건강한 가치관으로는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리니지에서는 약한 사용자를 강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폭력적이지 않느냐, 약한 사용자는 공격을 당하지 않거나 죽지않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이 세상에 어떤 경우든 공격을 당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힘이 약하다고 이 사람이 약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아마 슈퍼맨보다도 더 강한 사람일 것입니다. 게임에서 이러한 능력이 부여된다면 이는 악용의 소지가 훨씬 많습니다. 길을 막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방해하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한다 해도 이를 정의의 이름으로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즉, 더 부조리한 게임세계를 만들게 됩니다. 현실에서도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경우가 있는데 게임에서도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분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 세상은 부조리 하지요. 온갖 편견과 학력, 지역색으로 차별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억울한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게임에서는 다릅니다. 현실과는 다르게 온라인 게임은 자신이 열심히만 하면 그 능력을 키워 인정 받을 수 있는 세계입니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정직한 세계관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이러한 점 때문에 온라인게임이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등급분류에 형평성 결여
이번 결정에는 또한 형평성의 결여라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해 본 분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이야기 중에 어느 사용자가 올린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잔인성으로 따지면야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무수히도 많은 패키지 게임에서 리얼하고도 디테일한 잔인 장면들을 보아왔다. 오히려 리니지 라는 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 잔인성 부분은 약하다고도 볼 수 있다.’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리니지는 일반적인 게임에 비하여 우려할 만한 폭력장면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리니지는 이미 미국 ESRBi에서 13세 이용가를 받은 바 있고 일본이나 대만 등지에서도 청소년에게 적합한 게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17세 이용가를 받은 폭력장면이 지나친 게임들이 영등위에서는 청소년 이용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등급분류에 신뢰할 수 있는 형평성 유지가 되고 있지 않다고 밖에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리니지는 사용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하여 이번 조치는 타당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출을 하는 입장에서 이번 판정을 외국에 나가 어떻게 설명할지 무척 난감합니다. 자국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정을 받은 게임을 들고 해외 시장에서 나갔을 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요? 한국에서는 비록 18세 이용가이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청소년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등급으로 인정된 게임이라고 말할까요?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청소년 이용 가능하다고 인정 받는 게임을 왜 정작 그 게임이 나온 한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없는지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요?
두 심의기관의 상반된 판정으로 기업활동에 혼란 초래
또한, 다른 산업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어느 법을 따라야 할까요? 주지하다시피 전기통신망을 이용하여 서비스되고 있는 모든 온라인게임은 그 동안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서비스의 적합성 여부를 심의 받아 왔으며 리니지는 이 법에 의하여 청소년 이용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에 의한 이번 심의에서는 같은 사안에 관하여 18세이용가를 받았습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두 기관이 내린 전혀 다른 결정은 사업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예측 가능해야 할 기업활동환경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5년동안 서비스를 공개적으로 해오면서 이미 다른 법에 의하여 검증을 거쳤는데 또 다른 법에 의하여 제재를 받는 이러한 현실은 심각한 우려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에 문광부가 온라인 게임에 관한 사전등급제를 추진할 때 이미 간담회에서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때, 문광부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기 때문에 기존에 심사를 받은 온라인 게임에 관하여는 추가되는 부분에 대하여만 심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문광부는 정통부의 사후심의방식보다는 사전심의 방식을 선택하여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결과는 이와는 정반대 됩니다. 심의 사유를 보면 이전에 심의한 내용을 다시 한번 심의했으며 또한, 게임자체보다는 사용방식을 문제 삼음으로써 사전심의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넘어서는 결정을 한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사업자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의문에 정부가 답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사회적 편견
4전 5기의 홍수환을 기억하십니까? 그때 그날의 감동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옛날 어릴 적 권투를 보고 있으면 커서 싸움꾼이 된다고 어른들이 보지 못하게 하셨던 적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권투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포츠지요. 지금의 청소년은 알지 못 할 지도 모르겠지만 한때 당구를 나쁘게 보고 청소년들이 못하게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구는 즐거운 레저 스포츠지요. 그동안 있어왔던 편견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만화입니다. 훌륭한 작품성을 갖는 만화들이 사회적 편견으로 인하여 오랜 기간 암흑기를 맞았었구요, 그 당시 일본은 훌륭한 만화들이 에니메이션으로 게임으로 연속적인 발전을 이뤄가며 커다란 문화산업을 이루어냈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청소년에게 우리 철학적 바탕이 깔린 게임을 서비스하고 나아가 우리의 문화적 코드가 담긴 게임을 전세계의 청소년들에게 전파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
특히 요즘 이라 할 것 없이 사회적으로 청소년들의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일부 청소년의 잘못된 행동에는 청소년들이 돈이 필요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핸드폰이 상당한 이유를 차지합니다. 한달 통신비만해도 큰 부담이 많구요 또 친구들과 같이 핸드폰을 바꾸는 데는 가정에서 돈을 타는데 무리가 따르지요. 이러한 과소비가 잘못된 행동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핸드폰이 어른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들의 문화였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 날까요? 아마 핸드폰의 사회적 부작용문제로 인한 청소년 핸드폰 사용금지라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지요. 그건 어른들이 핸드폰이 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슬기로운 다른 방법을 찾아 나가지요. 대게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이러한 두려움이 잘못된 판단을 부릅니다.
청소년의 문화향유권
저는 리니지가 훌륭한 게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5년을 넘게 개발해 오면서 게임 내용들을 선정할 때 했던 하나하나의 선택에 묻어있는 철학적, 사회적 고찰의 생각들이 얼마나 진지했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 내놓았을 때 의도와는 다르게 이용되어져 당황했던 기억도 많습니다. 기획의도와 다른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새로운 방식들을 고안해 왔으며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현상에 관하여 사용자들의 자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그 기능을 제거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응답은 리니지를 적극적으로 발전하게 만들었으며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 간 리니지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수상(문화관광부), 대만의 최우수 온라인 게임상, 미국 ‘맥월드(Mac World)의 `최고의 제품상`, 타임誌의 ‘베스트 테크놀로지’상등을 통하여 좋은 게임으로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아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좋은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문화향유권 역시 청소년보호와 함께 고려 해야 할 중요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이번 리니지 논쟁을 낳은 구조적인 문제점에 관한 문제 제기를 통하여 게임에 관한 균형 잡힌 바른 산업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태를 발생시킨 원인에 관하여도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은 온라인 게임이 갖는 사회적인 부작용에 관한 우려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는 사용자들이 게임을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연구개발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다른 사용자들에 관한 부당한 폭력의 방지와 사기 등으로 인한 선량한 사용자들을 보호하는 각종 기능과 게임 중독에 관한 연구 및 방지 방법에 관한 연구 개발과 쾌적한 게임 이용을 위한 사용자간의 에티켓에 관한 문화 캠페인을 통하여 국내 온라인 게임이 사회의 안심과 신뢰를 얻고 더욱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또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컨설팅 그룹을 구성하여 엔씨소프트의 제품들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검증을 받음으로써 사회에서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신뢰구축을 해 나가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하여 꿈을 갖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자긍심을 갖고 이 사회에 좋은 작품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여러분의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김택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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