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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월 아들 살해, 경찰 '복합적 원인에 의한 우발적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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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서 한 20대 아버지가 두 살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복합적인 원인에 따른 우발적 범죄로 밝혀졌지만, 언론이 '게임중독'이 마치 원인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사건은 지난 15일 살인을 저지른 정모씨(22)가 경찰에 범죄사실을 자백하면서 불거졌다. 진술결과(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정모씨는 두 살 아들을 때린 이후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후 정모씨는 시신을 집안에 내버려둔 채 PC방과 찜질방을 오가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고, 며칠 뒤 귀가해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 근처 담벼락에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정모씨가 아내와의 별거와 무직에 따른 생활고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해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모씨는 사건 당일 PC방을 가기 위해 아이를 재우려 했지만, 잠이 들지 않자 홧김에 아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관련 사건은 어제(15일)부터 각 언론을 통해 보도됐는데, 20대 가장이라는 부연 설명만 있을 뿐 대부분 '게임중독'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생활고 등 복합적인 요인은 빼놓은 채 "PC방을 가기 위해"라는 부분만을 가지고 '게임중독자가 저지른 살인'으로 몰고 간 것이다. 

그러나 경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게임중독'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 경찰 측 역시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우발적인 범죄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정리하자면, 정확한 근거 없이 어떤 부분만을 가지고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게임중독'으로 풀어낸 셈이다. 

대구 동부경찰서 측은 "정씨가 PC방을 자주 갔지만 게임 하나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연관 짓기는 어렵다"면서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범행"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과 같이 올해 들어 갖가지 사회적 문제를 '게임중독'으로 몰고 가는 편파적 보도가 늘고 있다. 지난 3월 14일에도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피미르' 천민기의 자살기도를 두고, MBC는 담당형사의 말을 편집인용해 마치 '게임중독'이 그 원인이 된 것처럼 편파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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