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리오 신작이 없어 더 빛난 닌텐도의 'E3 2014'

올해 닌텐도의 'E3 2014' 발표에는 마리오가 없었다. 아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에 기대던 지난 날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자사의 다양한 IP를 다방면으로 적극 활용해 차세대 콘솔 메이커와 경쟁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닌텐도는 10일(현지시각), 전세계로 중계된 디지털 이벤트를 통해 자사의 향후 라인업을 소개했다. 이날 이벤트는 다소 코믹하게 진행되었는데, 시작되자마자 닌텐도 아메리카의 레지 필즈 아이메 대표를 본뜬 3D 캐릭터가 나와 다짜고짜 '오늘 이벤트에서는 슈퍼 마리오 신작이 발표되지 않습니다' 라고 못을 박았다. 이에 항의하던 관객은 레지 대표의 불꽃에 맞아 까맣게 타들어갔고, 이를 TV로 지켜보던 마리오는 분통을 터뜨렸다.

이 말대로, 이번 이벤트에서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신작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마리오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비롯해 닌텐도의 유력 IP가 총출동해 그 빈자리를 훌륭히 메꿨다. 이는 매년 행사 때마다 발표되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신작에 대한 식상함을 타파하고, 보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승부하겠다는 닌텐도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 날 40여분의 발표 시간 동안 소개된 게임은 총 11종에 이른다. 닌텐도 본사의 이와타 사토루 사장과 미국 지사의 레지 필즈 아이메 대표의 코믹한 실사 대결이 돋보인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Wii U'를 비롯,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3DS', , '포켓몬스터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 '커비와 레인보우 커스', '베요네타 2', '젤다무쌍',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즈' 및 오픈 월드로 제작되는 '젤다의 전설' 신작 등 기존 인기작의 뒤를 잇는 작품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캡틴 토드의 트레져 트래커'를 비롯해 '마리오 메이커', '스플래툰', '요시의 털실 월드' 등 기존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신작 게임이 대거 공개되면서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Wii U의 부흥기를 예고했다. 스테이지 에디터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마리오 메이커'나 벽과 바닥을 이동하며 즐기는 페인트 슈팅 TPS '스플래툰',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조연으로 머물렀던 버섯돌이 '토드'나 공룡 '요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 등은 신선한 소재와 흥미로워 보이는 게임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NFC기능이 탑재되어 게임과 연동되는 피규어 '애미보(Amiibo)'도 공개되어 팬들의 기대를 집중시켰다. '애미보'는 Wii U나 3DS용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나 아이템, 강화 요소 등 여러 데이터가 담겨 있는 피규어로, 이와타 사장의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시연에서도 사용되었다. Wii U의 경우 패드에 NFC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바로 사용이 가능하며, 3DS의 경우 NFC 연동 주변기기를 따로 장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