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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최고 CPU"의 끝판왕 등장! 인텔 펜티엄 G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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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최용석 기자] 20년 전인 1993년, PC 시장을 386 또는 486이 주도하고 있을 때 인텔이 차세대 CPU로 ‘펜티엄(Pentium)’을 선보였다. 원래 펜티엄은 ‘i586’이라는 이름을 갖게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AMD나 사이릭스, 비아 등 후발업체들이 인텔과 똑같은 네이밍 전략을 택한데다 숫자 상표명의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아 인텔은 숫자 5라는 뜻의 접두어를 담은 ‘펜티엄’이란 상표로 차세대 CPU를 선보인 것이다.

 

이후 ‘펜티엄’은 인텔 CPU의 대명사가 됐다. 저 유명한 ‘딩동딩동’ 테마음과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정책도 펜티엄과 함께 시작됐다. 이후 펜티엄 4까지 이어지다가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가 적용된 ‘코어2 시리즈’가 등장할 때까지 인텔의 주력 개인용 프로세서로 시장을 이끌어왔다.

 

▲ 인텔이 펜티엄 탄생 2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펜티엄 G3258' (이미지=인텔)

 

‘코어 시리즈’의 등장 이후 펜티엄 브랜드는 ‘셀러론’과 더불어 인텔의 보급형 CPU 라인업으로 남아 있었다. 대기업 완제품과 저가형 조립 PC에 꾸준히 채택되어왔지만 주력인 ‘코어 i 시리즈’에 밀려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로 전락했다.

 

그런 펜티엄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펜티엄 20주년 기념판(Anniversary Edition)으로 등장한 ‘펜티엄 G3258’이 놀라운 수준의 가격대비 성능을 자랑하며 보급형 CPU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0주년 기념 로고를 빼면 외관상 차이는 없어

 

펜티엄 G3258은 박스에 20주년 기념 제품임을 알리는 노란색 리본모양이 그려진 것을 제외하고는 제품 포장과 구성에서 기존 제품들과 크게 차이가 없다. 딱히 2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품(?)이 들어있는 것도 아니다. 쿨러도 기존 인텔 CPU에 든 것과 동일한 ‘초코파이’ 쿨러다.

 

▲ 외형과 구성은 기존 인텔 CPU와 동일하다.

 

CPU 자체 모양도 기존과 똑같다. 미디어잇에 제공된 ES(엔지니어링 샘플) 제품에는 없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에는 ‘펜티엄 G3258’이라는 모델명이 각인되어있다.

 

보급형 브랜드가 된 이후 펜티엄 시리즈는 당대 주력 제품의 아키텍처를 사용면서 다른 제원을 낮춰 만들어진다. 펜티엄 G3258도 인텔의 가장 최근 아키텍처인 ‘하스웰 리프레시’를 채택했다. 22nm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기존 ‘하스웰’에서 전원부를 개선하고 작동 속도를 약간 높인 것이 ‘하스웰 리프레시’의 특징이다.

 

▲ 하스웰 리프레시 기반에 내장그래픽이 추가된 것 외에는 크게 다를바 없어 보인다.

 

기본 작동 속도는 3.2GHz이며, 512KB의 L2 캐시와 3MB의 L3 캐시를 탑재했다. 사용하는 소켓도 일반 ‘하스웰’부터 이어진 LGA1150이다. 일반 ‘하스웰’ 버전 펜티엄에 없던 ‘인텔 HD 그래픽스’ 내장 그래픽이 추가된 것을 빼고는 내부적으로도 크게 변한 것은 없다.

 

 

20주년 기념 제품만의 특전 '배수 제한 해제'

 

하지만 인텔은 20주년 기념 모델인 펜티엄 G3258에 특별한 선물(?)을 추가했다. 바로 CPU의 작동 속도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인 ‘배수(ratio)’에 걸린 제한을 풀어준 것이다. CPU의 속도는 이 ‘배수’와 버스클럭(bus clock)의 곱으로 결정된다. 배수가 10이고 버스클럭이 100MHz면 10x100=1000MHz=1GHz가 되는 식이다.

 

일반 CPU는 배수가 고정되어 있으며, 오버클럭을 위해서는 버스클럭을 높여야 한다. 버스클럭은 CPU 뿐만 아니라 CPU와 직접 연결된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등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버스클럭을 조절하는 오버클럭은 쉽지 않다. 배수제한이 풀려있으면 버스클럭은 그대로 두고 배수만 높이면 되므로 오버클럭이 훨씬 용이하다.

 

▲ 배수와 CPU 코어전압만 약간 높여도 쉽게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인텔은 CPU를 출시할 때 일반 버전과 오버클락에 특화된 제품을 따로 내놓고 있다. 제품명 뒤에 ‘K’가 들어가는 제품이 바로 배수 제한이 해제된 오버클럭 특화 제품으로, 일반 버전에 비해 좀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그런데 펜티엄 G3258은 보급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배수 제한이 해제되어 출시된 것이다.

 

덕분에 펜티엄 G3258이 정식 출시된 이후 하드웨어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얼마만큼 오버클럭이 되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보급형인 만큼 기본적인 스펙과 성능은 상위 모델인 ‘코어 i 시리즈’에 비해 처지지만, 오버클럭 정도에 따라 어느 정도 격차를 메꿀 수 있기 때문이다.

 

▲ 동일시스템에서 4GHz로 오버클럭시 3DMARK 성능 비교

 

펜티엄 G3258은 기본 전압과 자체 번들 쿨러만으로도 4GHz 이상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4GHz 까지만 오버해도 기본 작동 속도가 3.2GHz인 것을 고려하면 800MHz 이상 빠른 것이다. 작동속도가 빨라진 만큼 실제 성능 또한 그만큼 향상된다.

 

여기에 작동 전압도 조금 높이고 쿨러를 번들이 아닌 좋은 제품을 사용하면 더욱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현재 하드웨어 관련 커뮤니티의 자체 테스트 결과에 의하면 번들 쿨러만 사용했을 때 약 4.3~4.5GHz까지 오버클럭이 되며, 좋은 쿨러를 사용하면 그 이상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메인보드 제조사의 경우 액화질소 등을 사용해 기본 속도의 2배가 넘는 6.5GHz까지 오버클럭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티엄 G3258, ‘가성비’ 최고 프로세서로 기억되나

 

사람들이 펜티엄 G3258에 열광하는 이유는 고작 8만원대의 보급형 CPU가 간단한 오버클럭만으로 10만원대 초중반의 상위 모델인 코어 i3 제품을 가볍게 웃돌고, 20만원대의 i5까지 육박하는 엄청난(?)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9시리즈 보드 출시 이후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8시리즈 보드와 조합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약 10만~15만원 이상 비싼 PC만큼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펜티엄 G3258의 등장으로 인해 상위모델인 코어 i3 시리즈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있을 정도다.

 

 

▲ 10만원도 안하는 가격에 상위 제품의 성능을 넘보는 펜티엄 G3258 (이미지=다나와캡쳐)

 

물론 오버클럭을 지양하고 기본 속도로만 쓰는 사용자나, 하드웨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큰 상관없는 얘기다. 또 상위 모델만이 가지고 있는 기능, 즉 HT(하이퍼스레딩)이나 쿼드코어 이상을 요구하는 전문 프로그램에서는 여전히 i3이나 i5 제품이 우위에 있다.

 

하지만 대다수 PC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게임이나 동영상 재생 등의 애플리케이션들은 최대 듀얼코어 까지 지원하고 ‘작동 속도’에 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즉 듀얼 코어에 배수 조절 오버클럭으로 작동속도를 쉽게 올릴 수 있는 펜티엄 G3258이 꽤나 유리한 입장에 있는 셈이다.

 

▲ 펜티엄 G3258은 저렴한 가격에 오버클럭의 재미를 제공한다.

 

지금껏 ‘오버클럭’은 최상급 CPU를 사용해 전용 쿨링세트를 갖춘 극소수 마니아들만의 유흥거리로 여겨졌다. 특히 ‘배수조절’ ‘버스클럭’ ‘메모리 타이밍’ 등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오버클럭 기술은 PC 초보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에 속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펜티엄 G3258 저렴한 가격에 기본 쿨러와 간단한 배수 조절만으로 오버클럭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품이다.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도 보다 싼 가격에 상위 제품만한 성능을 낼 수 있는 펜티엄 G3258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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