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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실 개발자야! `블소` 홍석근 프로그래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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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CBT는 지금 공개된 최저 사양보다 더 낮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블레이드앤소울 개발팀의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의 말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늘(19일) 자사의 R&D 센터에서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갖고, 2차 CBT의 문제점과 개발팀의 뒷이야기, 그리고 3차 CBT와 관련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블레이드앤소울을 위해 큰 노력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10만명의 사부로 더 잘 알려진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 그와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 팀 블러드러스트의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가 주인공이다


우선 자기 소개와 함께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해달라
팀 블러드러스트의 리드프로그래머 홍석근이다. 리드프로그래머로서 주로 하는 일은 기획팀과의 회의를 통해 최적의 구현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 또한 그래픽, 서버, 클라이언트로 나뉜 3개의 파트가 서로 소통하고 게임 구현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조율하고 있다.

주인공의 사부 홍석근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은? 혹시라도 다시 등장할 계획은 없는가?
우선 주인공의 사부로 등장하게 된 계기는 PD의 압박이었다. 홍석근 외에도 게임 내에 팀원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내부에서는 일종의 스탭롤이라 생각하고 있다. 홍석근이 초기에 죽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대사막 지역에서 영혼으로 등장하는 것 외에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


▲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를 대상으로 모델링 된 게임 속의 홍석근

무협 게임만의 특징을 개발하는 데 어려웠던 점이 있는가?
무협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가장 큰 도전은 액션성이었다. 기존의 전투나 다른 게임의 액션을 그대로 구현하면 대규모 MMORPG의 서버는 견디질 못한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액션과 서버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 어려웠다.

또한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모든 요구사항의 수량이 정해져 있는 것을 좋아한다. 100개를 구현하는 것과 1,000개를 구현하는 것은 초기 설계부터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은 다양한 도전을 시도한데다 어떤 방향으로 완성될 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부분 때문에 프로그래머는 개발에 있어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액션을 강조한 만큼 판정이 중요시 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했는가?
논타겟팅 게임은 ‘모든 스킬이 범위 스킬’이라는 점 때문에 판정과 동기화에 있어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블레이드앤소울은 전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많은 유저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은 논타겟팅 게임이 아니고, 타겟팅 게임의 법칙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개발 팀에서는 판정이나 동기화 문제보다 ‘어떻게 하면 액션을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에 집중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기존 게임과 다른 판정이 도입되었다. 설명해달라
소위 ‘후판정’이라 부르는 시스템으로 매우 간단한 콘셉트에서 시작되었다. 기존 게임들과 달리 원거리 스킬을 발사할 때 판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날아간 이후에 판정을 하는 것이다. 근거리 스킬에도 이와 동일한 시스템이 들어가있으며, 이를 통해 유저들은 MMORPG가 아닌 액션 게임의 판정을 체감할 수 있다.

모션이 크다 보니 전투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느꼈다. 레벨이 높아지면 이런 부분이 해소되는가?
통계적으로 보면 블레이드앤소울의 전투 속도는 타 게임에 비해 빠른 편에 속한다. 단, 블레이드앤소울은 대전 액션처럼 지속적으로 보고 반응하도록 구현하였기 때문에 체감상 느리다고 느껴질 뿐이다. 지금 전투 속도는 유저 평균치를 계산한 속도이며, 사견을 말하자면 여기서 더 빨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한된 조작키로 많은 스킬을 연동시켰다. 개발에 어려움은 없었나?
조건에 따라 활성화되는 스킬 인터페이스는 액션이나 오토 타겟팅 등을 더욱 쉽게 만들려고 노력한 결과다. 콘셉트 자체는 ‘조건에 맞으면 활성화된다’로 매우 간단한 반면, 구현은 매우 어려웠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점은 아니지만 기획 팀의 스킬 배치, 개발 팀의 구현 능력, 그리고 전투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어우러져야만 완성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현을 휴리스틱(이상적인 목표보다 현실적인 답을 선택하는 기법)하게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을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다.


▲ 다양한 스킬을 조작키 단 4개에 모두 집어넣었다

존 방식의 문제점은 로딩인데, 블레이드앤소울은 매우 짧게 구현해냈다. 이 비결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멈추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게임 내에 삽입한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로딩을 미리 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 결과 로딩 시간이 매우 줄었으며 지금도 그 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어도 예측 알고리즘이 작동하나?
그런 것은 아니다. 유저들의 행동에 따라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새로운 시도가 많았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황당하거나 반대했던 기획은 없는가?
개발자에게 있어 안 좋은 기획은 경우의 수를 나열하거나 추상적인 기획들이다. 황당했다고 한 기획들은 지금 다 잘 만들어져서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실제로 가장 반대했던 기획이 ‘오토 타겟팅’이었는데 지금은 매우 잘 구현되어 있다.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했는데 장점이나 불편했던 점을 말해달라
보통 게임 엔진을 선택할 때 ‘기능’과 ‘툴 셋’을 본다. 언리얼 엔진은 이 기본기가 매우 좋은 편이고, 가져다 수정해서 만들기에 매우 좋은 엔진이다. 다만 FPS를 위한 엔진이다 보니 MMORPG의 UI 부분이 많이 부실했고, 이를 새로 개발하는 데 많이 고생했다.

블레이드앤소울에서 물리 엔진이 얼마나 적용되었나?
온라인 게임에 물리 엔진을 사용하려면 서버에서 돌려야 한다. 하지만 2012년 현재, 서버에서 돌릴 수 있는 물리 엔진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서버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또한 하드웨어 가속이 브랜드별로 다르기 때문에 게임 내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내부(의복이나 그래픽 등 유저에게 보여주는 부분)에는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최적화 목표는 어디까지인가?
최적화 문제는 아트팀과 자주 싸우면서 초반부터 매우 신경을 써서 작업한 부분이다. 높은 사양을 기준으로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유저들의 사양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내부적으로 5년 전 컴퓨터부터 초 고사양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옵션을 테스트 하고 있으며, 3차 CBT는 지금 공개된 최저 사양보다 낮은 사양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서버의 가용 인원은 얼마나 되는가?
정확한 수치는 말할 수 없지만 기존의 엔씨소프트 게임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2차 CBT에서 유저간 동기화로 인해 PVP 밸런스에 문제가 많았다. 이런 문제는 해결되었나?
CBT를 하는 이유가 내부 테스트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었고, CBT 내내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실제로 유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의 피드백을 받았으며, 동기화 문제 등 알려진 부분은 거의 해결이 된 상태다.


▲ 3차 CBT에서는 권사 유저들을 분노케 했던 위치 동기화 문제도 해결된다

게임을 오랜 시간 즐기는 데 대한 피로도 방책은 준비되어 있는가?
2차 CBT를 통계 내본 결과, 일단은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문제는 개발적 접근이 아닌 콘텐츠적 접근(강약 조절, 전투 외의 할 일)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작 게임은 모바일 연동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블레이드앤소울도 준비 중인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다른 게임들보다 더 많은 기능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금 프로그램 팀에서 중점을 두고 신경 쓰는 부분은?
콘텐츠를 준비하고 구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이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서비스 할 수 있는가?’ 라는 부분이 가장 큰 주안점이다. 그 외에 게임을 서비스 하기에 앞서 준비해야 할 부분이 예상 외로 많았다. 심지어 팀 내에서 ‘우리 게임만 만들면 안될까요?’라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리드프로그래머로서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있는가?
우선 배재현 PD에게 새로운 거 그만 만들고 뻔한 시스템을 만들자고 말하고 싶고, 팀원들에게는 집에 좀 가달라고 말하고 싶다. 밤낮없이 일하는 것이 게임 업계에 만행처럼 퍼져있는데, 장기적인 프로젝트에서 독이나 마찬가지다. 몇 년씩 걸리는 프로젝트에서 하루 일찍 업무를 마친다고 팀에 이득은 없고, 되려 컨디션 난조로 일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써주셨으면 한다.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개발자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한다
게임을 많이 하고 좋아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선은 학교 수업을 잘 듣기를 바란다. 게임을 많이 한다고 코드가 보이거나 전산학을 더 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면접도 보고 프로그래머도 뽑는데 학업 성적이 높은 사람을 뽑고 있다.


▲ 자신을 모델로 만들어진 캐릭터와 같이 방긋 웃어주는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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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이온'에 이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로, 동양의 멋과 세계관을 녹여낸 무협 게임이다. 질주와 경공, 활강, 강화 등으로 극대화된 액션과 아트 디렉터 김형태가 창조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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