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테마 > 이구동성

[이구동성] 공유가 이토록 아름다운 적은 없었습니다?

/ 1

-이구동성은 게임메카내 댓글을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메카만평

21C형 활빈당, 서민경제(?)를 구하라!

관련기사

우리시대 부끄러운 자화상! 대한민국 복돌이의 역사 2부

한비광의 웃음 뒤엔 작가의 고뇌가 있더라!

게임을 하는 사람치고 ‘복사’의 유혹에 초연한 사람은 없다. (당신이 이재용이 아니라면 말이죠). 게임메카는 3부에 걸쳐 ‘우리시대의 부끄러운 자화상. 대한민국 복돌이의 역사.’ 란 기사를 연재하고 있는데, ‘우리시대’, ‘자화상’ 같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게 남 이야기가 아닌지라 기사가 올라오면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 분들이 많다.

ID duldulnet은 “솔직히 말하면 저도 복돌이지만 정품 사용자가 비정품 사용자들의 비용까지 지불해준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라고 양심선언을 했고 ID 생아빠는 “나도 무심코 사용한 복사 CD가 치명적인 피해를 줄진 몰랐습니다. 솔직히 예전에 드림캐스트 사용할 때는 부팅CD 당연히 넣고 쓰는 줄 알았거든요.”라며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 봤다.

복사의 문제는 만화계에서도 튀어 나왔다. 만화의 경우는 스캔(Scan)을 한 사람이, 스캔본이 자신의 저작물임(?)을 내세우는 웃지는 풍경도 벌어진다. ‘열혈강호 온라인’의 원작 ‘열혈강호’의 작가 양재현은 게임메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P2P사이트를 보면 만화책을 일일이 스캔 해 업로드하는 스캔족들을 볼 수 있다. 스캔을 한 사람이 ‘scan by XX’라며 스캔한 이미지는 자신의 소유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스캔족에 대한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 사회에서 복사는 이미 죄가 아니다.” 라고 말하면 여기에 동의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ID 서퍼스는 “다운족들 사이에서도 한국영화는 다운로드 하지 말자. 업로드족에서도 한국영화는 업로드 안 한다. 라는 내용들이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라고 한국 복사판의 현실을 짚었다. 쉽게 말하자면 도둑이 “이쪽 동네는 가난하니까 웬만하면 털지 말자.”고 하는 셈이다. 이쯤 되면 한국 복사족들은 가히 ‘홍길동’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복사족이라고 지칭 했지만 어떤 특정한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웹을 이용하는 거의 모든 이들은 복사족이거나 잠재적인 복사족에 해당한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가 ‘도둑질’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도둑질은 이미 도둑질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이 이미 상실된 상태에서 서로가 도둑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그냥 자기위안일 뿐이다. “저도 MP3는 다운 받지만 게임은 사서 합니다. 만화 같은 경우에도 가끔 스캔본을 보기는 하지만 웬만하면 사려고 하구요.” “저는 금붙이 같은 경우에는 훔치지만 돈은 훔치지 않습니다. 가끔 좋은 가방이나 지갑을 보면 훔치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사려고 하고 있고요.”

적어도 웹의 세계에서는 복사족을 성토하는 동시에 창 전환으로 영화나 게임의 다운이 완료되었는지 확인하는 한 인격체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왕 이렇게 된 것, 괜한 복사집 주인 욕먹이지 말고 용어정리나 확실히 하자. 복사족? 활빈당이라고 하자. ‘공유’로서 빈곤한 주머니를 가진 서민들의 유흥(영화, 게임)거리를 챙겨주니 말이다. 어떤 광고가 말한 것처럼 삼천리 금수강산 한반도 역사 이래에 이토록 공유가 아름다웠던 적은 아마도 없었으리라.

명품 필기구로 쓰면 좋은 글이 나올 수도 있다  

관련기사

전문가가 말하는 유명 게임엔진의 `허와실`

캐주얼 액션게임의 다음 주자는 마경기담!’지에프존 마경기담 PM 황성원

언리얼엔진3로 ‘아바’를 만든 정연택 팀장은 이렇게 말한다. “좋은 엔진이라고 무턱대고 구입하지 마라.” 비싸고 고기능을 갖춘 엔진은 그만큼 다루기도 어렵고 개발과정에서 자체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일이 발생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편 현재 개발중인 ‘마경기담’의 황성원 PM이 지난 주 게임메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2차 창작물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며 “도깨비 같은 귀신을 표현할 때도 고증자료 그대로 그리는 것도 아쉽다. ‘슈퍼마리오’하면 떠오르는 게임이 있는 것처럼, 캐릭터가 발달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마경기담’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ID sinsin529은 “부담스럽지 않고 따듯한 느낌이 좋다.”고 말했으며 ID sephinelix는 “그래픽으로만 봤을 때는 매우 매력 있다.”고 첫인상에 대한 평을 내렸다. ‘마경기담’은 중저가 범용 게임엔진 게임브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비싸지 않은 게임엔진에 창작물을 덧입힌 것이다.

게임엔진이 필기구라면, 게임은 (소설 같은) 글라고 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필기구가 좋다고 좋은 글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글 쓰는 도구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가 김훈은 아직도 원고지에 글을 쓴다. 이유는 ‘원고지에 글을 써야 잘 써지기 때문.”이다. 김훈이 기자 시절 원고지에 기사를 써 데스크에 송고했던 일은 유명하다.

이야기가 좀 돌아왔는데 정리하자면, 글쟁이가 자기에게 맞는 필기구가 필요하듯이 게임 개발자에게도 상황에 맞고 목표에 맞는 게임엔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게임엔진이 비싸건 싸건 기능을 많이 갖췄던 그렇지 않던 목표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개발툴은 필수적이다. 또 그 목표가 고퀄리티 게임이라면 많은 기능을 갖춘 비싼 엔진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고퀄리티가 항상 재미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따로 챙겨야 한다. 헌데 ‘재미’라는 게임 본연의 즐거움이 게임엔진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ID Dancer는 “영화배우도 무명에 저예산 영화라도 뛰어난 연출력과 좋은 내용이 있다면, 재미있게 볼수 있다.” 고 말했다.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원하는 게임엔진을 주면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가? 고퀄리티의 게임 말고 재미있는 게임 말이다.

명품 필기구로 쓰면 훌륭한 글이 나올 수 도 있다. 거꾸로 명품 필기구로 쓰더라도 훌륭한 글이 안 나올 수도 있다. 결국 필기구는 핵심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4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