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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영웅전의 핵심 컨셉은 난투극` 데브캣 이은석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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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를 개발한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지스타를 통해 내놓은 신작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영웅전)’과 ‘허스키 익스프레스(이하 허스키)’는 모두 ‘마비노기’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게임이다. ‘영웅전’이 ‘마비노기’의 세계관과 던전을 이어간다면 ‘허스키’는 ‘마비노기’의 캐릭터와 특유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가져온 게임이다.

‘보다 차갑게, 보다 따뜻하게’ 게임메카는 서로 다른 온도 차를 가진 두 게임을 개발 중인 데브캣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도대체 그 ‘마비노기’가 거칠고 어두운 전장 한가운데로 밀려난 까닭은 무엇일까? 그 ‘마비노기’가 개썰매와 함께 설원으로 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먼저 지난해 지스타2007에서 ‘영웅전’을 처음 선보이고, 꼭 일년 만에 이은석 실장을 다시 만났다.

영웅전의 도전은 데브캣의 도전, 새로운 유저를 찾는다

전작 ‘마비노기’의 아트 디렉터를 맡았던 이은석 실장은 현재 영웅전의 아트 디렉터 역할과 개발팀장(디렉터)까지 겸하고 있다.

그는 게임이 서비스를 하기 전에 너무 많은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했지만 ‘영웅전’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 이야기는 게임의 기획부터 다시 돌아갔다.

“영웅전의 개발은 마비노기의 던전 플레이만 따로 빼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기존의 마비노기 팬층은 애니메이션 팬층이 많습니다. 이 이용자층을 좀 더 확장해보고 싶었습니다. 데브캣은 카툰렌더링에 귀여운 분위기의 게임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확장된 다양한 게임 색깔을 가져보자는 생각이었죠.”

▲ 데브캣 스튜디오 개발2실 이은석 실장

기존 6등신의 캐릭터는 8등신의 실사풍 캐릭터로 변신했고, 던전액션은 이제껏 보기 못한 거칠고 차가운 분위기의 공간으로 자리를 굳혔다. ‘영웅전’은 기존 ‘마비노기’와 세계관은 공유하지만 다른 시공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게임의 분위기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이은석 실장은 영웅전은 정통 북구신화나 영웅전설을 구현한 게임은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 켈트신화를 배경으로 하면 금속갑옷도 없고 사슴 통껍질이나 짐승 가죽 같은 것을 입은, 거의 벗은듯한 사람들이 나와 싸우겠죠(웃음). 기존의 한국식 RPG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뻔해 보이는 느낌은 덜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갑옷 느낌이나 중세 후반의 분위기도 다 차용하고 있어요.”

이은석 실장은 ‘영웅전’에서 금속의 광택을 제대로 살려보는 것을 특징으로 삼았다. 소스 엔진의 경우 하이엔드급의 비주얼을 낼 수 있는데 반해 하드웨어 요구사양이 낮고 최적화가 잘 되어있다는 게 장점이다. 덕분에 영웅전은 금속의 반사가 일어나는 부분에도 좀 더 과장된 명암을 주는 식으로 반질반질한 금속 재질 특유의 느낌을 살려낼 수 있었다.

 ▲ `영웅전`은 차갑고 반사가 심한 금속 재질 특유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서 개발 중이다.

현재 궁사, 마법사, 자이언트 캐릭터 추가 개발 중

“이번에 공개된 지스타2008 이야기로 돌아가죠. 프롤로그 모드와 퀘스트 모드 두 가지가 공개되었습니다. 일 년 전과 비교하여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요?”

“게임의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프롤로그 모드가 선보인 것이 가장 큰 변화이고, 퀘스트 플레이가 파티 플레이를 지원해서 시연대에서 즉석으로 게임을 함께 진행한 것도 처음이죠. 영웅전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 같은 실제 개발팀의 절반은 사무실에서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를 하고, 나머지 절반은 현장에서 유저들의 플레이를 관찰했어요.

작년에 공개된 버전보다 지금은 굉장히 조작이 쉬워진 편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유저들이 카메라를 활용하는 시점 조작은 익숙하지 않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유저들을 만나면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받는 것보다 좋을 때가 많아요. 정말로 사람들이 재미있으면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지루하면 지루한 표정을 짓거든요. 솔직한 표정을 볼 수 있죠.”

‘영웅전’은 최대 4인 파티플레이에 맞춰져 있다. 전투 시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내 캐릭터나 주변상황을 알아보기 힘들고, 또 지나치게 네트워크를 쓰는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개한 두 개의 캐릭터 이외에도 실제로 활을 쏘는 듯한 느낌을 살린 궁사와 ‘마비노기’에도 등장했던 크고 묵직한 액션을 구사할 자이언트, 마법사 등 추가로 총 3개의 캐릭터를 개발 중이다.

자동카메라 고친다, 그러나 ‘점프’는 영웅전 스타일 지킨다

“액션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어요. 비교적 쉬운 조작에 경쾌한 쾌감, 화려한 스킬을 강조하는 액션이 있는가 하면, 강력하고 다소 무거운 느낌의 액션도 있죠. 영웅전은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세요?”

“단순하면서 스타일리쉬한 부분보다는 진중하면서 무게감 있는 액션을 추구하는 게 영웅전의 색깔이죠. 시장에는 이미 스타일리쉬한 계열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게 우리의 차별점이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지스타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 중에 하나가 액션게임에 점프가 없다는 건데, 이게 의문이나 불만처럼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기본적으로 영웅전은 점프해서 공중 콤보를 넣는 식의 스타일리쉬한 게임은 아니에요. 장애물을 넘을 때도 가볍게 점프하는 것보다 장애물을 타고 오르는 식이 가깝죠. 실제로 모든 오브젝트에 물리가 적용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냥 점프를 적용하면 올라선 오브젝트가 깨지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발생해요. 앞으로 점프가 적용되면 무사히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넘어지는 경우도 있고 이런 식으로 조절할 계획입니다.”

이은석 실장은 일부에서 기대하는 ‘공중콤보’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며, 지금도 전투에서 적에게 공격받고 넘어지거나 피하는 순간의 ‘덤블링’같은 것은 적용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 특정한 상황에서 발동시키는 스킬이고, 키보드로 이루어지는 고급조작이기 때문에 쉽게 어렵다는 것. 스킬을 배운 상황에서 추가로 조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덤블링 기능을 발견하지 못한 유저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은석 실장이 특별히 공개한 영웅전 `프롤로그` 이벤트 영상 기획회의 모습

"기획회의에서 이루어진 이같은 모습을 바탕으로 애니메이터들이 실제 캐릭터들의 동작을 만들었죠."

영웅전의 핵심 컨셉은 물리 효과를 최대로 구현한 ‘난투극’

“그렇다면 마비노기와 영웅전의 가장 큰 차이이자, 영웅전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물리를 활용한다는 게 가장 큰 차별성이죠. 패키지 게임에서 일반적이지만 친구와 함께 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물리를 활용한다는 게 새로운 시도이고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게임 내 모든 오브젝트를 파괴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 영웅전의 처음 컨셉은 실제로 ‘난장판’이었고, 전투가 일어난 후에 오브젝트가 깨지고 엉망이 된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영웅전’이 추구하는 액션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생생한 묘사의 ‘하드코어’와는 거리가 멀다. 이은석 실장은 신체가 절단되는 식의 지나친 묘사는 지양할 생각이며, 가장 잔인한 표현수위도 창이 몸을 꿰뚫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세 버전도 따로 준비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영웅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플레이어가 맵에 등장하는 어떠한 오브젝트라도 파괴할 수 있고, 그 파편으로 다시 싸울 수 있는 새로운 액션의 창조였다.  

“영웅전의 경우 캐릭터의 얼굴이나 체형, 게임의 분위기가 매우 독특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존의 MMORPG와도 다르고, 마비노기가 원래 가진 이미지와도 다릅니다.”

“캐릭터의 독특한 얼굴이나 분위기는 모두 김범이라는 아트 담당의 작품이에요. 그 친구가 영웅전의 전체 원화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맡고 있죠. 87년생이니까 2006년인가요, 스무 살 때부터 개발팀에 합류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그 친구에게 동서양에서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어요. 대체로 게임에서 북미 캐릭터는 우락부락하고, 일본은 미소녀 미소년 일색이잖아요. 영웅전의 남자캐릭터는 유럽의 축구선수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죠.”

이은석 실장은 인터뷰 이후에 실제 원화가를 소개시켜주며, ‘영웅전’만의 독특한 캐릭터와 함께 젊고 재능 많은 원화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 `영웅전` 원화 담당 김범군의 싸인 모습

데브캣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에게 자부심 주고 싶어

“지스타에서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 친구들이나 개발자 지망생들을 만났을 때 가장 가고 싶은 게임개발사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넥슨의 데브캣 스튜디오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최근에 데브캣에서 지향하는 목표나 슬로건 같은 게 있나요?”

“늘 하는 이야기는 창의적이고 유니크한 게임을 만들자는 거죠. 최근에 김동건 본부장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데브캣에서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주자, 독특한 유머가 있고 스타일이 있는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자부심을 유저들에게 주자, 라고요. 영웅전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 마음입니다.”

최근 온라인 게임 시장에는 ‘영웅전’을 비롯하여, ‘드래고네스트’, ‘C9’ 등 MMORPG 못지않게 다양한 액션을 강조한 MORPG가 등장하고 있다. 자동반사적으로 이루어졌던 과거의 액션에서 나아가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다양한 리액션이 가능한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 게임 개발사들의 네트워크 기술도 달라지는 유저들의 취향이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만큼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 김범군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위)와 원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웅전의 남자 캐릭터

개발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데브캣은 변화하는 유저들의 요구와 스스로 쌓아온 내공에 대한 해답으로 ‘영웅전’과 또 하나의 신작 ‘허스키’를 준비하고 있다. 데브캣의 이미지는 ‘영리한 게임’을 만든다는 것. 이것은 콘텐츠의 양적 과시나 기술적인 진보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용자층이 바라는 재미를 적절히 생산한다는 느낌이다. 내년 상반기, 피 튀기는 전투를 앞둔 소년병의 마음으로 돌아간 데브캣, 그리고 ‘영웅전’의 도전을 기대해본다. 영웅은 에린에 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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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ORPG
제작사
데브캣스튜디오
게임소개
'마비노기'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삼은 '마비노기 영웅전'은 소스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MORPG다. 베고, 찌르고, 차는 액션 외에 기둥, 항아리 등 주변 사물을 이용하거나 갈고리 사슬과 창 등 다양한 보조 무...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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