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된 찌개에 재료만 바꿔 끓여봐야 어차피 찌개일 뿐입니다. 새로운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냄비를 엎어야 합니다.” 게임계의 ‘판갈이’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슈가 되어 왔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와우’가 전세계 천만 유료가입자를 돌파할 때부터였다. ‘와우’를 넘기 위해서는 와우식의 콘텐츠에 길들여진 유저들의 통념을 깨고 ‘판’을 갈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차례 시도는 있었다. 새로운 시도로 초반에 ‘와우’ 턱밑까지 쫓아가는 게임들도 있었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때론 버그문제였고, 때론 콘텐츠 부족이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재미가 없었다. 새로운 시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중요한 교훈인 셈이다. 게임메카는 이 모든 시행착오를 넘어 재미를 추구하고 게임계의 판을 뒤엎을 3종의 게임, 이른바 빅3를 소개한다. 다소 맹랑한 전망이지만 결코 허황되거나 억지스러운 예상은 아닐 것이다. 1. 테라(TERA): The Exiled Realm of Arborea 2010년 게임대상 후보 0순위를 일찌감치 침 발라놓은 `테라`는 이미 지난해 1, 2차 CBT를 무난하게 마치고 올 상반기에 3차 CBT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무난하게 정식런칭 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밍 역시 매우 시기 적절하게도 경쟁작을 애써 피하지도 않았는데 모두 비켜간 천운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테라의 성공확신에 무게를 이유가 뚜렷이 성공할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딱히 성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BIG3 중 논타겟팅 MMORPG라는 절대적 프리미엄을 안고 가면서 아트, 사운드, 프로그램까지 어느 것 하나 얕볼 수 없는 경력자들이 모여 현존하는 최고의 퀄리티를 뽐내고 있는 까닭에 `와우`와 `아이온`으로 양분된 국내 MMORPG 시장의 판도를 뒤엎고 나아가 NHN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뼛속까지 담겨져 있다. 무엇보다 `테라`는 이런 기름진 수사를 걷어내더라도 2010년 게임계 판도 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전제이며 이슈의 초점 역시 과연 얼만큼 MMORPG 시장의 유저풀을 늘리고 어느 정도 파이를 가져갈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블루홀 스튜디오의 `테라` 핵심 개발자 3인방 소개
애초 ‘와우’의 대항마로 거론되었던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이온’의 예상외의 흥행 덕분에 엔씨소프트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무거운 짐을 조금은 벗어 버린 듯 보인다. BIG3 기대작 중 단연 최고의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남자의 콩팥을 뛰게 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잘 아는 `김형태`씨가 아트부터 3D모델링까지 디렉팅 했다는 점에서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하는 배재현 PD 역시 이 바닥에서는 이미 잔뼈, 통뼈 가리지 않고 굵은 몸으로 ‘블레이드앤소울’이 어떤 식으로 등장하든 결코 만만하게 나올 물건이 아닐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재작년 혜성처럼 등장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블레이드앤소울` 영상은 동영상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만드는 엔씨표 떡밥임은 분명하지만, 낚여도 분하지 않은 최상급 밑밥이기에 기대감은 언제나 고조되어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이 무엇보다 무서운 이유는 국내 게임계를 선도하는 리딩컴퍼니인 `엔씨소프트`에서 자체 개발한 게임이라는 점이며, ‘아이온’의 성공 이후 크게 성장한 엔씨소프트가 다시 한번 성장 모멘텀의 불길을 당겨줄 게임으로 `블레이드앤소울`을 전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핵심 개발자 2人 프로필
3. 아키에이지(ArcheAge) 국내 온라인 게임계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송재경 대표가 만드는 `아키에이지`는 크라이엔진2로 제작되었고 국내 판타지 소설계의 여류작가 중 최고봉에 꼽히는 전민희 작가가 세계관과 스토리를 담당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지만, 좀더 파고들면 이것은 단지 거대한 서막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단 태생부터 경쟁작들과 궤를 달리한다. `아키에이지`는 초기 기획부터 천만제국(유료가입자) 신화를 일구어낸 `와우`라는 거대한 판을 뒤엎기 위한 모토로 진행되어 왔다. 단순히 `와우`를 이겨보겠다라는 의지가 아니라 또 하나의 `흐름`을 제시하겠다는 말이다. 이 같은 사실은 송재경 대표가 지난해 10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역설한 내용을 고스란히 되돌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게임(MMORPG)이란 건 소설이나 영화와는 다르게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트렌드는 모든 것 개발자들이 만들어주고 사용자는 월드를 변화시키지 못하는, 그런 고정적인 세계가 되었어요. 인스턴트 던전을 돌아도 정해진 구성으로 돌고 똑같은 아이템을 얻는 것이 요즘 게임이지요. 사실 이런 재미를 추구한다면 굳이 MMORPG를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패키지 게임에서도 할 수 있으니까요."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송대표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의 핵심은 `유저가 변화시킬 수 있는 월드가 되는 게임이야 말로 진짜 MMORPG` 라는 것이었다. 개발자가 만든 무언가를 유저들이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직접 나무를 베고 땅을 파고 집을 짓고 성을 세우는 등 천편일률적인 콘텐츠 생산/소모 방식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유저가 원하는 그대로 만들어지는 `가상세계`를 만들어 보겠다는 말이었다. 때문에 XL게임즈가 만들고 있는 `아키에이지`를 단순히 `와우식`이냐 `울티마식`이냐 라는 편향적인 사고로 구분 짓기 보다는 MMORPG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기대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키에이지’를 둘러싼 이슈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단지 `송재경`이라는 네임밸류 하나 때문이 아니라 기획, 프로그램, 아트, 사운드 등 실무를 담당하는 개발진 하나 하나가 모두 송재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핵심 개발자라는 점이다. 실제로 실무자들의 경력 분포도를 보면 ‘BIG3’는 물론 역대 개발 게임을 비교해보더라도 전무후무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요컨대 XL게임즈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 송재경 대표의 발언의 전제는 개발하고 싶은 이상향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를 말하는 것이고 그것을 뒷받침 해줄 실력파 개발진들이 XL게임즈에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샷 3장 외에 아무것도 공개된 것이 없는 `아키에이지`이지만 게임판을 뿌리 체 뒤엎고 새로운 줄기를 심어놓을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아키에이지`다.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핵심 개발자 3인방의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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