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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승부, 넥슨 VS 넷마블 3차전은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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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넷마블게임즈처럼 업체 간 대결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난 사이도 드물다. 한 때 ‘실리’를 위해 ‘점잖음’까지 벗어 던진 밑바닥이 보이는 싸움을 벌인 사이다. 특히 넷마블게임즈 입장에서 ‘서든어택’ 대란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그러나 두 업체의 충돌은 ‘서든어택’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서든어택’ 재계약 파문 후 4년 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손을 잡으며 넥슨은 경영권 분쟁의 주도권을 놓치고 말았다. 

세트 스코어로 보면 넥슨과 넷마블게임즈는 1:1이다. 2011년에는 넥슨이 2015년에는 넷마블게임즈가 포인트를 올린 상태다. 서로 비긴 두 업체에게 새로운 판이 짜였다. 현재 국내 주요 시장으로 손꼽히는 모바일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다시 말해 ‘2015년 하반기 모바일 시장’은 서든어택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에 이은 3라운드로 통한다.

1라운드, M&A 공룡 넥슨에 먹힌 ‘서든어택’


▲ '서든어택'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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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 대란은 넥슨과 넷마블게임즈의 공식적인 첫 대결이다. 때는 2011년 4월, 재계약을 3개월 앞둔 당시 넷마블게임즈는 자사의 주 수익원인 ‘서든어택’을 놓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여기에 자사의 온라인 FPS 신작 안착에 ‘서든어택’으로 확보한 유저풀을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반면 2010년 게임하이(현 넥슨지티)를 인수한 넥슨은 계약 기간이 끝나는 7월부터 ‘서든어택’을 단독으로 서비스할 생각이었다. 이후 두 업체는 서로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경쟁적으로 공개하며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서든어택’ 재계약 공방은 유저DB에까지 그 영향이 미쳤다. 게임하이가 유저DB 확보 차원에서 마련한 캐릭터 정보 저장 시스템 ‘인식표’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이후 두 업체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인식표’를 차단하고, 다시 복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단독 재계약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넷마블게임즈는 넥슨에 공동 퍼블리싱을 제안했으나 이마저 순탄치 않았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으며 넥슨은 6월 7일 ‘서든어택’을 단독 서비스한다고 발표하며 선전포고에 나섰다. 여기에 게임하이는 넷마블게임즈를 상대로 ‘서든어택’ 운영 서버 접근 제한 해제와 유저DB 전달을 핵심으로 한 가처분 신청을 내기에 이르렀다. 벼랑 끝에 몰린 넷마블게임즈는 결국 ‘2년 서비스’를 조건으로 넥슨과 ‘서든어택’ 공동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한 발 물러났다. 외부에는 ‘극적화해’로 포장되었으나 자사의 대표작 ‘서든어택’을 넥슨에 내준 넷마블게임즈는 온라인게임사업을 이끌어갈 동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2라운드,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우군, 넷마블게임즈


▲ 공동 기자간담회 당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좌)와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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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 대란 후 직접적으로 맞붙지 않던 넥슨과 넷마블게임즈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국면에서 다시 한 번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바로 엔씨소프트가 넥슨과 경영권 분쟁 중 새로운 우군으로 넷마블게임즈를 끌어들인 것이다. 

넥슨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급속도로 사이가 냉랭해지던 엔씨소프트와 넥슨 사이에 넷마블게임즈가 등장한 시점은 2015년 2월 16일이다. 엔씨소프트와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95만 주를 매각하고, 넷마블게임즈 주식 29,214주를 3,802억 원에 사들인 것이다. 여기에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월 17일에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며 연대를 강하게 다졌다.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와의 지분스왑을 통해 자사의 기업가치를 4조 원 규모를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연대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9.98%와 넷마블게임즈가 인수한 엔씨소프트 자사주 8.93%를 합치면 전체의 18.91%로 넥슨의 지분 보유율인 15.08%보다 높다. 다시 말해 엔씨소프트가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하며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넷마블게임즈 주식 취득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3라운드, 모바일을 가운데 둔 정면승부 코앞


▲ 넷마블게임즈 2015년 상반기 히트작 '레이븐' (사진제공: 넷마블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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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공격을 주고 받은 넥슨과 넷마블게임즈의 다음 무대는 모바일게임이다. 먼저 우위를 점한 쪽은 넷마블게임즈다. 

넷마블게임즈는 2015년 상반기 구글과 애플 양대마켓 매출 10위권을 50% 이상 점유하며 독주 체제를 더욱 더 공고히 했다. 특히 2015년 상반기에만 신작 12종을 출시했으며 ‘레이븐’을 필두로 ‘마블 퓨처 파이트’, ‘크로노블레이드’, ‘다함께 차차차 2’ 등 타이틀 다수를 매출 상위권에 올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모바일 강세를 바탕으로 넷마블게임즈는 2015년 1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재 출시되지 않은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신작은 지난 6월 사전 테스트를 진행한 전략 SNG ‘리벤저스’와 21 VS 21 실시간 대전을 앞세운 MMORPG ‘이데아’ 2종이다. 여기에 오는 15일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이 기자들과 회동을 갖고 2015년 하반기 라인업을 직접 소개하며 자사의 모바일게임 사업에 힘을 싣는다. 아직 정확한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대형 신작 깜짝 발표나 엔씨소프트와의 협업 프로젝트의 정체가 공개될 가능성도 있기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도전자인 넥슨은 축적한 총알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6월에 출시된 ‘용사X용사’와 ‘천룡팔부’ 외에도 2015년 하반기에 꾸준히 모바일 신작을 출시한다. 7월을 예정한 ‘광개토태왕’을 필두로 ‘도미네이션즈’, ‘삼국지조조전’, ‘슈퍼판타지워’, ‘레거시 퀘스트’, ‘프레타’, ‘프로젝트 FM’ 등 7종이 2015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반기가 모바일게임 사업을 준비하는 시기였다면 하반기에는 그간 모은 추진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할 때다. 넥슨 입장에서도 강적인 넷마블게임즈를 비집고 들어가 매출 상위권 점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서든어택’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진 4년 간의 대결에서 1:1을 기록한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3라운드 모바일게임 경쟁에서는 과연 누가 최후에 웃는 자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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