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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분들이 셧다운제 관련, PC게임을 꺼려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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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게임 개발자의 꿈을 꾸는 것도 죄가 될까?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에서 게임 관련 단체가 부스 선정 과정에서 누락되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예상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는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는 취지 아래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다. 해당 행사는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하 진흥원)과 대전광역시가 주관하며 오는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대전에서 열린다.

지난 09년부터 꾸준히 박람회에 참여해온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은 올해에 4개의 부스를 신청하고 이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작품도 전시할뿐더러 게임개발에 관련된 정보들을 청소년들에게 공유해 왔었고, 이벤트 중 하나인 ‘리얼 테트리스’는 현장에서 인기 높은 행사로 자리 잡아 올해에도 큰 문제 없이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진흥원 측으로부터 부스 선정에서 누락됐다는 소식을 지난 3일 접했다. 이유는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와 관련해 PC 게임 쪽을 꺼려한다는 것.

서강대 게임교육원 최삼하 교수는 “심사에서 떨어지고 황당해서 담당자에게 심사위원은 누구이고 심사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알라 달라고 하니, 여성가족부 분들이 셧다운제와 관련하여 PC 게임 쪽을 꺼려한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게임을 제작해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의 이름을 걸고 청소년들에게 게임 개발자의 꿈을 심어주려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답변에 억울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진흥원 한 관계자는 “게임 쪽을 꺼려한다는 내용은 당시 담당자의 실수로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해당 박람회는 지난해 부산에 이어 올해 대전에서 개최되는데 규모가 30% 줄어들어 일부 단체를 부득이하게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셧다운제와 상관없이 청소년들에게 의미가 있는 단체인지를 중점적으로 두고 심사 기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진흥원 측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전 설명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신청한 단체들에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박람회에 신청한 단체는 총 142개이며 선정된 단체는 112개로 정확히 30개의 단체가 심사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진흥원 측은 스스로 정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서 해명에 신뢰를 잃게 됐다. 해당 박람회에 참가하려는 단체는 4월 15일까지 신청 접수를 마감해야 한다고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지만, 16일 이후로 신청한 4개의 단체가 심사를 통과하고 부스를 확보했다. 서강대 게임교육원의 경우 규정대로 4월 12일에 신청 접수를 완료했으나, 규정을 지키지 않은 단체에 밀려 통과되지 못한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또한 이번 박람회는 여가부가 ‘인터넷 중독 예방 캠페인’을 강하게 강조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참가 확정 단체 중에는 대전광역시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은 단지 `게임` 관련 단체이기 때문에 심사에서 떨어지게 됐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최 교수는 “우리는 대학에서 공부하며 땀 흘리는 학생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현상에 일조하는, 사회에서 지탄받아야 하는 집단이 된 거 아니냐?”고 한탄하면서 “셧다운제는 게임업체뿐 아니라 게임을 가르치는 학교에도 적용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 서강대의 `리얼테트리스` 이벤트는 박람회에서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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