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스케치] 15살 된 바람의나라, 한글화 된 슈스파4 AE

장마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 시즌인 7월이 다가왔습니다. 방학시즌이 온라인게임만의 성수기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왠지 신작 게임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기분이네요.

그러나 대학생들의 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주, 전국 초/중/고등학생들의 방학은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이번 주는 사실 새로운 게임이나 테스트를 발표하기에는 어정쩡하죠. 20대 이상을 타겟으로 삼은 게임들은 이미 지난 주에 테스트를 개시했고, 그보다 어린 연령대를 겨냥한 게임들은 아직 본격적인 행보를 보일 때가 아닐 테니까 말이죠.

그래서인지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은 물론, 콘솔 게임들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조용할 줄은 몰랐는데, 신작 게임과 신규 테스트를 고대하던 게이머들의 한숨 소리가 제 자리까지 들리는 듯 합니다. 그나마 EA코리아와 캡콤코리아가 PC 기대작 타이틀을 국내에 정식 발매하고, 국내 온라인게임 열풍의 밑거름이 된 MMORPG계의 할아버지 ‘바람의나라’ 의 15주년 기념 행사도 열립니다.

올해로 15살, 청소년 된 바람의나라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의 한 주 쉬어가기 담합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라는건 농담이고요, 희한하게도 이번 주는 특별한 테스트나 행사 일정이 거의 없습니다. 주간스케치 연재 후 이런 적은 처음이네요.

이번 주에는 국내 최초의 MMORPG ‘바람의나라’ 가 출시 15주년 맞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합니다. ‘바람의나라’ 는 ‘리니지’, ‘영웅문’ 등과 함께 90년대 중, 후반의 온라인 게임 중흥기를 이끈 대표적인 게임입니다. 특히 현재까지도 게임메카 온라인 게임 인기순위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죠. 넥슨은 7월 7일, ‘바람의나라 15주년 기자간담회’ 를 통해 ‘바람의나라’ 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 새롭게 선보일 대규모 업데이트의 상세 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만화가 김진 님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바람의나라’ 는 국내 최초의 MUG(Multi User Graphic,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 게임이자, 현재의 넥슨을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당시 필자도 집에서 모뎀으로 ‘바람의나라’ 를 즐기다가 20만원에 가까운 전화비가 청구되어 부모님께 엄청나게 혼났던 기억이 있네요. 다람쥐를 잡고 다니며 시시때때로 Ctrl+r을 눌러주어야 했던 그 때가 생각납니다. 사람 나이 15살이면 한창 새로운 일탈을 꿈꾸는 시기인데요, 15살이 된 ‘바람의나라’ 가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해봅시다.

▲ 강산이 1번 하고도 절반 정도 바뀔 세월동안 서비스를 지속해 온 `바람의나라`

 ▲ 99년 후반, 필자가 즐겨 이용하던 버전의 `바람의나라` 메인 화면
당시 같이 게임을 하던 친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PC 유저들을 위하여! ‘슈스파4 AE’ 와 ‘심즈: 미디어블’

이번 주에는 별다른 콘솔 게임 정발 소식이 없는 대신에 찾아보기 힘든(?) PC게임 패키지가 두 개나, 그것도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들이 국내에 출시됩니다. 바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아케이드 에디션(이하 슈스파4 AE)’ 과 ‘심즈: 미디어블’ 이 주인공이죠. 서로 통하였는지 두 게임 모두 7월 8일에 정식 발매되니 기억하기도 쉬울 것 같습니다.

캡콤코리아에서 완벽 한글화를 거쳐 발매되는 ‘슈스파4 AE’ 는 ‘스파4’, ‘슈스파4’ 에 이은 3번째 ‘스파4’ 타이틀입니다. 사골의 냄새가 풍길락 말락 하는 게, 한 번만 더 나오면 한뚝배기 하고 싶을 정도네요. 이번 ‘슈스파4 AE’ 는 강력한 성능을 가진 ‘윤’, ‘양’ 형제와 눈이 빨개진 ‘이블 류’ 와 더욱 사람같지 않아진 ‘진 고우키’ 가 추가되고, 엔드리스 배틀과 배틀 스테이터스 등 다양한 메뉴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스파4’ 는 어마어마한 양의 불법복제와 누드 패치 유포 등 PC 타이틀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죠. 이로 인해 ‘스파4’ 의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는 작년, ‘슈스파4’ 의 PC버전의 출시 계획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슈스파4 AE’ PC버전을 한글화까지 해서 친절하게 출시해주는 걸 보면 대인배가 분명합니다. 이런 호의에 불법복제로 화답하는 것은 성숙한 게이머의 자세가 아니겠죠?

▲ (아마도) 스파4의 마지막을 장식할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아케이드 에디션`
콘솔 기기가 없는 게이머들에게는 둘도 없는 희소식입니다

EA의 스테디셀러 ‘심즈’ 시리즈를 유럽 중세 시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심즈 미디어블’ 또한 정식 발매됩니다. 지난 3월 북미에서 출시된 바 있는 ‘심즈 미디어블’ 은 ‘심즈 3’ 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게임 특유의 정신없고 유쾌한 삶을 중세와 판타지 배경에서 묘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성 한쪽에서는 사랑 싸움과 결투가 벌어지고, 다른 쪽에서는 마법과 음악 연주가 시끌벅적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늙은 노마법사는 난데없이 왕에게 전격 마법을 발사하고, 여왕은 술을 단번에 들이킨 후 성 안의 평민과 뜨거운 입맞춤을 나눕니다. 레이디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기사는 그를 거부하는 여인의 칼에 맞아 한 줌의 경험치로 화하기까지 합니다. 단순히 중세 시대의 삶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심즈’ 만의 세계로 끌어들였다는 데에서 상당한 화제를 모았습니다.

다만, 이번에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심즈 미디어블’ 은 한글화가 되지 않은 영문 버전입니다. 기존 시리즈와는 달리 ‘심즈 미디어블’ 은 다양한 퀘스트와 스토리라인이 존재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큽니다. ‘심즈’ 시리즈 전작들이 완벽한 한글화를 거쳐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쉽네요. 그래도 게임 하나는 잘 나왔으니 기대해 볼 만 하겠습니다.

▲ 중세 시대 심들의 삶, 심즈 미디어블이 정식 발매됩니다

이번 주의 국내 콘솔 게임계는 조용합니다. 심지어 해외에서도 신작 발매 소식이 거의 들려 오질 않네요. 그나마 관심을 가질 만한 게임이라면 닌텐도 3DS로 출시되는 ‘검과 마법의 학원물 3D’, PS3와 Xbox360으로 출시되는 ‘어스 디펜스 포스: 인섹트 아마게돈’ 정도를 뽑을 수 있습니다.

모험가가 되기 위한 초보들의 여정을 담은 ‘검과 마법의 학원물’ 시리즈의 3DS 이식작인 ‘검과 마법의 학원물 3D’ 는 75,000종 이상의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고, 다양한 학과와 퀘스트, 필드 맵 등이 준비되어 있는 RPG입니다. 7월 7일 일본에서 발매되지만 아쉽게도 3DS가 출시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플레이가 어렵겠군요. 하루라도 빨리 3DS 본체의 국내 정식발매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 나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검과 마법의 학원물` 3DS 버전
국내에도 어서 3DS가 출시되어야 할 텐데...

‘어스 디펜스 포스: 인섹트 아마게돈’ 은 지구를 침략해 온 곤충형 에어리언들에 맞서 싸우는 SF 배경의 TPS 게임입니다. 지구방위군이 되어 인간을 파멸시키려는 외계 거대곤충 종족과 대결하는 ‘어스 디펜스 포스: 인섹트 아마게돈’ 은 7월 7일 PS3와 Xbox360으로 일본에서 발매됩니다만, 이 또한 아쉽게도 국내 정식발매 소식은 없습니다.

▲ 외계 곤충 문명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어스 디펜스 포스: 인섹트 아마게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