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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녀석은 서열 3위에 불과하지!" 게임 속 眞보스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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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흔히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실세’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들 하죠. 소속 집단에서 실질적인 권한이 가장 강한 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는 겁니다. 헌데 어떤 실세는 그만한 권위 없이 배후에 숨어서 실력행사를 하는지라 찾아내기도 마땅치 않습니다. 게임으로 치면 일종의 히든 콘텐츠인 셈이죠. 실제로 게이머에게 충격을 주고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표면적인 보스 뒤에 진(眞)보스를 따로 두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최근 한 게임은 악명 높은 최종보스가 실상 서열 3위에 불과했다는 일대 반전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이것 참 산 넘어 산이네요. 오늘날처럼 미디어가 발달하고 정보공유가 활발한 시대에도 어떻게든 히든 콘텐츠를 꼭꼭 숨기는데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간 뭇 누리꾼을 당황시킨 진보스를 한번 모아봤습니다. 과연 어떤 게임이 있는지,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5위 알테미시아(파이널 판타지 8), 미래에서 온 최강최악의 마녀


▲ 현세의 마녀 '이데아'(좌)와 미래의 마녀 '알테미시아'(우)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가장 먼저 소개할 캐릭터는 ‘파이널 판타지 8’의 강대한 마녀 ‘알테미시아’입니다. 작중 세계에선 마녀 퇴치를 위해 특별히 조직된 정예용병 ‘시드’가 존재하며, 게임 전반부는 신입 ‘시드’인 주인공 ‘스퀄’이 동료들과 함께 마녀 암살에 나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표적은 강국 ‘갈바디아’의 군사고문으로 전횡을 일삼는 마녀 ‘이데아’입니다. 그녀는 마녀를 향한 사람들의 모진 박해에 복수하고자 대혼란을 불러오려 하는데, 그야말로 최종보스에 걸맞은 전개가 아닐 수 없네요.

그러나 악전고투 끝에 쓰러트린 ‘이데아’는 꼭두각시에 불과했습니다. 진정한 흑막은 미래에서 온 마녀 ‘알테미시아’였죠. 자신이 살던 시대를 평정한 ‘알테미시아’는 ‘시간 압축’이라는 대마법으로 모든 시간축을 하나로 엮고, 옛 마녀들의 힘까지 빼앗아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 다만 아직은 과거에 쉽사리 관여할 수 없어 ‘이데아’를 앞세운 것이죠. 속박에서 풀려난 ‘이데아’의 정체는 놀랍게도 ‘스퀄’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고아원 선생님이었습니다. 상당히 아침 드라마스러운 반전이죠.

4위 고우키(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 베가를 쓰러트린 권의 극에 달한 자


▲ 독재자 '베가'(좌)와 권의 극에 달한 자 '고우키'(우)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음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에서 처음 등장한 권의 극에 달한 자 ‘고우키’입니다. 주인공 ‘류’와 ‘켄’의 스승 ‘고우켄’과는 친형제 사이로, 오직 힘만을 추구하다 ‘살의의 파동’에 눈을 뜬 무술가죠. 이 때문에 ‘풍림화산’류 캐릭터 가운데 단연 높은 성능과 난폭한 연출을 자랑합니다. 워낙 존재감이 독보적이라 ‘스트리트 파이터’는 잘 모르더라도 그가 거대한 ‘하늘 천(天)’을 그리며 뒤도는 필살기 ‘순옥살’은 알 정도죠. 높은 인기로 최근에는 경쟁작 ‘철권’에 게스트로 깜짝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워낙 유명한 ‘고우키’지만 첫 출연은 다분히 충격적이었어요.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걸린 시간이 1500초가 넘지 않거나 플레이 점수가 120만 점이 넘었을 경우, 불시에 난입하여 보스 ‘베가’ 장군을 일격에 패배시킵니다. ‘끝판왕’하면 곧 ‘베가’로 통하던 시절에 상상조차 못할 일이 벌어진 거죠. 이어지는 대전 또한 이전까지와 격이 다른 난이도로 숱한 게이머의 좌절케 했답니다. 반면 여기서 위신이 실추된 ‘베가’는 3편에서 잘리는 수모를 겪기도…

3위 조조(삼국지 영결전), 죽음에서 돌아온 유비의 진정한 호적수


▲ 무능한 황제 '조비'(좌)와 죽음에서 돌아온 '조조'(우)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이어서 ‘삼국지 영걸전’ 속 난세의 간웅 ‘조조’입니다.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삼국지 연의’에서 주인공 ‘유비’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인물이죠. 후한 말기 ‘황건적의 난’ 토벌에 일익을 담당한 것을 시작으로 각지를 전전하며 난세를 주름잡았고, 사후 아들 ‘조비’에 의해 태조 무황제로 추대된 일세의 영웅입니다. 그에 대해선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지만, 아무래도 ‘유비’ 시점에서 전개되는 ‘삼국지 연의’에선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으로 묘사되기 마련이죠. 이는 ‘연의’에 기반한 SRPG ‘삼국지 영결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조조’는 말도 안 되게 높은 레벨로 매번 플레이어의 진땀을 뺍니다. 무슨 맹장도 아니고 군주가 이리 강한지 모르겠네요. 다행스러운 점은 후반부에 실제 역사처럼 열병으로 사망한다는 거죠. 후사를 이은 장남 ‘조비’는 정세에 어두워 ‘유비’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끝내 최종 전투에서 항복하려다 심복 ‘사마의’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새로운 보스 ‘사마의’를 처치하자 이번에는 진작에 죽어버린 ‘조조’가 뜬금없이 부활하여 진보스로 등극합니다. 그 동안 쭉 죽은 척하고 있었다는데… 대체 왜 굳이…

2위 조마(드래곤 퀘스트 3), 마왕을 수족으로 부리는 이계의 대마왕


▲ 마왕 '바라모스'(좌)와 이계의 대마왕 '조마'(우)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진보스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하나 더 있죠. 바로 ‘드래곤 퀘스트 3’의 대마왕 ‘조마’입니다. 당초 ‘드래곤 퀘스트 3’는 전작과는 무관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알려졌어요.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 소년이 우여곡절 끝에 사악한 마왕 ‘바리모스’를 왕도형 RPG였죠. 공개된 자료에도 ‘바라모스’가 최종보스로 소개됐고, 잡지 공략조차도 이 부분까지만 수록돼 있었습니다. 마왕 격퇴 시 평화가 찾아온 왕국과 행복한 시민들의 모습 등 전형적인 ‘드래곤퀘스트’식 해피엔딩도 이어지고요.

허나 행복한 축제도 잠시뿐, 진정한 악의 화신 ‘조마’가 주인공 앞에 강림합니다. 마왕 ‘바라모스’는 이세계의 대마왕 ‘조마’가 보낸 선발대에 불과했던 것이죠. 이에 주인공은 악을 완전히 뿌리뽑기 위해 이계로 향하는데… 그 앞에 펼쳐진 세계는 다름아닌 전작의 무대 ‘아프레갈드’! 사실 새로운 이야기인줄 알았던 3편은 1, 2편의 먼 과거로, 주인공은 훗날 전설로 전해지는 용사 ‘로토’였던 겁니다. 전작을 즐기며 ‘로토’의 이야기를 숱하게 접한 플레이어들은 이 장면에서 온 몸의 소름이 돋았답니다. 진보스의 존재를 출시 때까지 숨기다니, 88년도이기에 가능했던 ‘역대급’ 반전이죠.

1위 아몬(스타크래프트 2), 종족전쟁의 불을 댕긴 타락한 창조주


▲ 저그의 지배자 '초월체'(좌)와 타락한 창조주 '아몬'(우)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끝으로 [순정남]이 선정한 최고의 진보스는 ‘스타크래프트 2’의 타락한 젤나가 ‘아몬’입니다. 본디 ‘젤나가’는 외계 종족 ‘프로토스’와 ‘저그’의 창조주로, 스스로 만들어낸 ‘초월체’에게 흡수당해 최후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탐욕스러운 ‘초월체’는 ‘젤가나’의 지식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창조물 ‘프로토스’를 노리고 수많은 ‘저그’ 무리와 함께 대대적인 침공에 나섭니다. 이 와중에 지구 이민선단의 후예 ‘테란’이 끼어들며 이윽고 장대한 우주 전쟁이 발발하게 되죠. 이때까지만 해도 세 종족의 선악 구도가 아주 명료했어요.

‘테란’과 ‘프로토스’ 연합의 영웅들이 무수한 희생을 치른 뒤에야 절대악 ‘초월체’를 우주에서 완전히 뿌리뽑을 수 있었습니다. 헌데 확장팩 ‘종족전쟁’부터 진보스가 따로 있는 듯한 단서를 슬슬 흘리더니, 12년 만에 출시된 ‘스타크래프트 2에서 갑작스레 ‘초월체’를 타락한 젤나가 ‘아몬’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로 변모시켰습니다. 심지어 희대의 악녀 ‘캐리건’은 알고 보니 우주의 구원자이고… 이것이 블리자드가 오랫동안 그려온 큰 그림인지 아니면 급조된 설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아몬’이 모두의 뇌리에 깊게 새겨진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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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RTS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스타크래프트 2' 3부작 중 세 번째 타이틀인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은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이후의 시나리오를 다룬다.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심장'은 제라툴과 프로토스의 이야기에 초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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