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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에서 분양하는 강아지 키워보실래요?(닌텐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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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게임기로 강아지를 키울 수 있다는 컨셉 때문에 정보가 공개됐을 당시부터 이목을 모았던 닌텐독스. 예상 외로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게임업계 불경기 때문에 소위 잘나가는 시리즈의 후속작을 공산품 찍어내듯이 개발하고 있던 일본 비디오게임업계에 있어 신선한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닌텐독스는 다마고치와 같은 2차원적인 육성게임이 아닌 터치스크린으로 직접 만지고 마이크를 통해 육성을 들려줄 수 있는 3차원적인 육성게임이기 때문에 출시이후 닌텐도DS(이하 NDS) 유저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닌텐독스에 왜 열광하는가?

서두에서 설명했듯이 닌텐독스는 그동안 다양한 플랫폼으로 선보였던 여러 육성게임과 달리 직접 만지고 말을 건넬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닌텐독스는 이런 새로운 기능도입 외에 미니어처 슈나우저, 요크셔테리어, 미니어처 닥스훈트를 비롯해 총 15종의 견종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견종을 선택할 수 있게 해 같은 종류의 게임을 플레이어 취향에 맞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농장에서 원하는 강아지를 한마리 분양받는 것에서 게임은 시작된다

하지만 이런 애완동물을 소재로 한 육성게임에 있어 완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는 조작대상이 되는 애완동물이 얼마나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재현됐는가 하는 점이다. 닌텐독스에 등장하는 견종의 재현도는 거의 실제와 흡사하다. 물론 하이폴리곤을 사용해 최대한 실제모습과 비슷하게 제작했다고는 하지만 관절부분의 연결상태나 움직임이 실제와 비교하면 부자연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만 제외한다면 거의 실제와 흡사하다. 닌텐독스에 유저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가지 견종에 대한 실사작업을 모두 거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필자가 길러봤던(닥스훈트, 셰퍼드) 또는 기르고 있는(슈나우저) 견종이 포함된 닥스와 친구들 버전에 등장하는 견종들은 그러했다.

뛰어다닐 때의 네 발의 움직임, 짖는 소리,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의 습성, 다양한 커밍시그널 등 강아지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이 실제 견종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기반으로 해서 제작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 애견기르기에 대한 기본기를 마련하고 있는 닌텐독스의 최대 백미는 바로 훈련이다. 닌텐독스는 NDS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과 내장마이크를 통해 애견을 직접 만지면서 거의 실제와 같이 훈련시킬 수 있다. 게다가 특정 언어를 인식하는 것이 아닌 음의 고저와 장단을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어로도 충분히 강아지의 이름은 물론 ‘앉아’, ‘누워’, ‘손’ 등 다양한 동작을 가르칠 수 있는 매력도 가지고 있다.

▲자 외쳐보자! '손~' 이라고. 국어로 말해도 다 알아듣는 것이 매리트다

특정 자세를 먼저 취하게 해야 하는 점, 입력음성이 일정해야 하는 점, 상당히 많은 양의 반복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이 게임을 지속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된다는 것만 제외하면 크게 불편함은 없다.

다양한 견종을 키울 때 반드시 필요한 서열가리기와 정해져 있는 행동패턴의 다양화만 개선된다면 애견육성게임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와 같은 다양한 모드제공

애견육성게임에 있어 애견의 사실적인 재현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과 관련된 것이다. 즉 플레이어가 견주로서 얼마나 NDS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살고 있는 강아지와 현실과 흡사할 정도의 생활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닌텐독스의 게임구성은 크게 사육 및 훈련이 중심이 되는 소비적인 활동과 대회출전이 중심이 되는 생산적인 활동으로 구분된다. 다시 말해 애견을 기르는 활동 외에 플레이어가 별도로 돈을 벌 수 없다. 따라서 게임 내에서는 기르는 강아지를 대회에 출전시켜 얻을 수 있는 상금으로 사육과 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확보해야만 하는 것이다.

▲소비를 하려면 대회에 나가서 돈을 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도 플레이어를 위한 컨텐츠. 잘 키우면 돈 벌어온다

특별한 돈벌이가 없기 때문에 사육을 위해 플레이어에게 대회출전을 강요하는 점이 관점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닌텐독스는 이러한 사육, 훈련, 대회출전에 대한 밸런스를 최대한 조율하기 위한 환경설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레이어가 닌텐독스에 등장하는 애견들과 할 수 있는 것은 산책, 목욕, 브러싱, 밥과 물주기, 놀아주기, 변치우기, 쇼핑, 훈련 등 실제 애견을 키울 때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요소들이다. 농장에서 원하는 강아지를 분양받게 되면 플레이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름을 지어주는 일. 이름을 알아듣게 되면 플레이어는 소지금으로 사료, 물, 물 수 있는 장난감 등 강아지 기르기에 대한 기본적인 용품을 구입해야 한다.

이후 강아지의 건강상태에 따라 산책코스와 거리를 정하고 집 이외의 다양한 장소와 자신 이외의 다른 강아지와의 만남을 제공해 사회성을 길러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산책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배설물 처리, 산책 후 강아지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브러싱과 목욕 등도 꼼꼼히 시켜줘야 한다. 같이 놀아준다거나 대회출전을 위해 실시해야만 하는 훈련은 말할 것도 없다.

▲같이 놀아주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진행은 스무스하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을 강아지를 처음 키워보는 플레이어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과 터치스크린과 내장마이크를 통한 조작이 키버튼을 사용하는 조작만큼 빠른 피드백과 유연함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강아지 목욕은 1주일에 1번만 시켜야 된다’. ‘사료는 성장과정과 견종에 따라 다르게 제공해야 한다’, ‘최상급 모질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제 공급과 효과적인 브러싱’ 등 실제 애견을 기를 때 꼭 지켜야만 하는 여러 조건을 간편화시켜 누구나 쉽고 즐겁게 그리고 실제에 가깝게 애견을 기를 수 있도록 닌텐독스는 배려하고 있다.

▲애견에 대한 애착감은 거의 비슷

유독 필자만 그렇게 느끼는 것 일수도 있지만 닌텐독스를 통해 느끼는 애견에 대한 애착감은 현재 필자가 실제로 키우고 있는 미니어처 슈나우저와 비슷했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찾아간 디스카운트 샵, 액세서리를 고를 때의 마음, 목욕과 브러싱을 하기위해 꼼꼼하게 터치스크린을 문질렀던 기억, 산책하다 만난 다양한 견주와의 대화, ‘어, 이거 정말 실제 애견하고 똑같은 포즈네’하고 신기해하며 모니터를 쳐다본 기억, 실제 프리스비나 어질리티에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대회출전을 위해 열심히 원반을 던져줬던 기억, 우울해하고 있는 강아지를 위해 어지러울 정도로 비누방울을 불어줬던 기억 등 필자가 닌텐독스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은 실제 강아지를 기를 때의 느낌과 별반 다르지가 않았다.

▲쉽게 느낄 수 없는 애착이지만 느끼기만 한다면 실제 강아지 못지 않다

그만큼 닌텐독스는 견주(플레이어)입장을 최대한 배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육성게임이라기 보다는 애견과의 교감을 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닌텐독스 플레이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쳐가기 모드’나 게임 중 함께할 수 있는 ‘픽토챗’ 모드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견종을 가진 플레이어와 와이어리스 통신기능을 통해 교환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 형성에 대한 충분한 모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볼륨이 작은 듯한 대회모드, 애견과 함께 쇼핑할 수 없다는 점 등이 개선되고 예방접종 및 미용 등 강아지 기르기에 좀 더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는 컨텐츠가 부가적으로 마련된다면 거의 완벽한 육성게임이 될 것이다.

▲필자가 기르고 있는 미니어처 슈나우저 퐁퐁이. 퇴근후 필자는 이렇게 강아지에게 PS2 듀얼쇼크 조작법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먹고 있다 -_-

NDS를 펼치고 전원을 넣었을 때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강아지들의 모습 그리고 휘파람이나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하는 강아지들의 모습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타이틀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게임을 위해 NDS를 구입했다해도 절대 후회가 없을 만큼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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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독스 2005. 05. 03
플랫폼
비디오
장르
육성시뮬
제작사
닌텐도
게임소개
'닌텐독스'는 게임 속에서 살고 있는 강아지를 키우는 게임으로, NDS의 터치 스크린과 마이크 등의 기능을 살린 게임이다. 마이크를 통해 강아지를 부르거나 간단한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실제 살아있는 강아지와 같...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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