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일게임이 개발하고 엔트리브가 퍼블리싱하는 실시간 전략 웹게임 ‘문명전쟁 아르케(이하 아르케)’ 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Pre-OBT를 실시했다. ‘아르케’ 는 고대에 융성했던 4가지 문명 중 하나를 선택/발전시키면서 주변 국가들을 정복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PvE, 무역, 정복전쟁 등 일반적인 전략 웹게임의 요소는 물론 단점으로 지적됐던 긴 대기시간에 따른 지루함을 타파할 단시간 콘텐츠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 외에도 ‘하이엔드 웹게임’ 이라는 표어가 말해주듯 깔끔한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 또한 ‘아르케’ 의 자랑이다. 때문에 게임이 공개되었을 당시 많은 유저들이 시뮬레이션 PC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세틀러’, 대항해시대’ 등을 혼합한 느낌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Pre-OBT는 앞서 언급한 장점들과 함께 PvP 미니게임인 경기장의 레벨업 효율이 과도하게 높고, 건물의 숫자가 늘어나면 단순 클릭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등 문제점도 동시에 나타났다.
피부에 와 닿는 거대 문명
‘아르케’ 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고대 문명을 소재로 한 웹게임이라는 점이다. 이는 게임에 친숙하지 않은 유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흥미요소다. 먼저 게임에 접속하면 로마, 페르시아, 이집트, 중국 이 4가지 문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로마의 검투사, 중국의 연노병, 이집트의 이륜전차, 페르시아의 전투 코끼리 등 역사를 풍미한 병종을 직접 조종하고 전쟁을 진두지휘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아르케’ 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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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인기 문명은 로마
게임의 소재를 살리기 위해 리얼리티를 추구한 것도 ‘아르케’ 의 장점이다. 각 문명의 역사적 특징을 살려 타워실드와 테스투도 대형으로 잘 알려진 로마는 철옹성 같은 방어력을, 연사로 유명한 중국의 연노병은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등 사실성을 살리는 설정이 돋보인다. 여기에 민족적 색채를 띤 웅장한 배경음악까지 더해져 ‘아르케’ 는 서사적인 역사물의 풍모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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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발전하면 일단 건물의 모양새부터 화려하개 변화한다
(좌측부터 암흑시대,
개척시대, 봉건시대, 왕정시대, 제정시대)
실제 전쟁에서 도끼나 창으로만 이길 수 없는 것처럼, ‘아르케’ 의 전쟁도 명성과 문명을 발전시켜 적보다 우월한 문화적 성취를 이룩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적 성취는 다시 진보된 시대로 이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강한 유닛 생산으로 연결된다. 고급 유닛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도 문명 발전의 동기는 또 있다. 시대가 발전하면 기존 건물들의 외양이 점점 화려하게 변화해 큰 숫자가 아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취감을 선사한다. 특히 월드 맵에서도 발전 정도에 따라 도시의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은 큰 재미로 다가온다. 언제 적군이 될지, 아군이 될지 모르는 주변 도시의 발전 상태를 확인하면서 묘한 긴장감까지 맛볼 수 있다. 문명전쟁이라는 ‘아르케’ 의 접두사가 빈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풍부한 콘텐츠
‘아르케’ 의 또다른 특징은 대기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에 있다. 기존의 웹게임들은 명령 하나를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매우 길다. 때문에 유저는 이 시간 동안 접속을 종료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곤 했지만, ‘아르케’ 에는 대기시간 동안 틈틈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산적해 있어 접속을 종료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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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을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도 쏠쏠하다
‘아르케’ 의 영웅은 역할이 확실하게 나눠져 있어 역할별로 관련 콘텐츠도 구분된다. 일반적인 전략 웹게임에서 영웅은 전투, 내정, 경제 등 모든 영역에 관여했지만, ‘아르케’ 의 영웅은 전투, 종교, 경제 3분야에 따라 영웅, 주교, 상인으로 세분화 된다. 영웅은 사냥과 던전을 통한 레벨업을 기반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주교와 상인은 각각 종교를 전파해 플레이어의 영토를 확장하고 특산품을 거래해 자원을 풍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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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을 연상시키는 영웅 정보창
3 종류의 유닛은 동시에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웅이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아이템을 획득하고 있는 동안 주교는 사원을 건립하고 있으며 상인은 타지에서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다수의 유닛을 실시간으로 조종하다 보면 장시간 수행하는 명령이 부수적인 것으로 느껴지고, 오히려 3종의 캐릭터를 통해서 즐기는 단기적인 콘텐츠가 주된 것처럼 느껴진다. 3~4분 밖에 걸리지 않는 사냥이나 던전 클리어는 아이템 획득과 레벨업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성취감을 제공하고, 주교를 통한 사원 건립과 종교 전파는 영토 확장으로 이어져 던전과 자원 채집장소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채집을 통해 얻은 특산품은 무역을 통해 금화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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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S게임 화면이 아니다, 아르케의 전투화면이다
그러나 다수의 유닛을 손쉽게 컨트롤하기는 불편했다. 영웅들이 명령을 수행하는 장소는 크게 내성, 외성, 월드 3가지로 나뉘는데, 명령이 완료돼도 자동으로 귀환하지 않기 때문에 일일이 신경쓰지 않으면 영웅들은 3종의 맵 곳곳에서 다음 명령을 기다리며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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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그녀! 쿠라이시는 내성 밖으로 나가면 돌아올 생각을 않는다
이는 보유한 캐릭터 숫자가 적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조종할 수 있는 유닛의 숫자가 늘어나면 어떤 캐릭터가 어디에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다음 명령을 내리는 것은 매우 성가신 일이다. 명령이 완료되면 곧바로 내성으로 귀환할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대기할지 선택할 수 있는 등 추가명령기능이 있다면 훨씬 편리할 거 같다.
너무 빠르면 탈날라
‘아르케’ 는 유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이런 재미를 유저에게 고스란히 전달하지 못하는 듯해 아쉬웠다. 특히 건물을 짓거나 영웅을 육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너무 빠르게 설정한 점 등이다.
사실 짧은 건설시간은 게임을 빠른 템포로 진행시켜 유저가 지루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건물의 숫자와 업그레이드 횟수가 많은 ‘아르케’ 의 특성 상 일일이 클릭하는 일은 마치 귀찮은 방학숙제처럼 느껴진다. 만약 건설시간이 길다면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다른 콘텐츠를 즐기거나 접속을 종료할 텐데,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그럴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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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의 바다 아르케에서 가장 한적한 외성의 모습
외성에 건설하는 자원생산건물은 총 4종류로 각각 5개씩 건설이 가능하며, 개별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또한 내성에는 기본 건물 외에도 성벽, 성문, 망루 등 도시의 외관을 꾸미는 건물이 있고, 도시를 꾸미고 나면 적어도 성벽의 개수는 50개가 넘는다. 달리 말하자면 시대를 발전시켜 모든 건물의 추가 업그레이드 횟수가 4회 증가하면, 내성에서만 200번 이상의 단순 클릭 중노동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건물의 건설시간이 길어지는 게임 후반에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지만 신규 유저들에겐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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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건설해서 영역을 넓히면 던전과 채집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권을 두고 다른
유저와 충돌할 수 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영웅 육성을 위한 던전과 사냥 등 콘텐츠가 구현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레벨업 속도를 자랑하는 경기장 때문에 빛이 바랜 점이다. 경기장은 병력 손실에 대한 부담감 없이 PvP를 즐길 수 있는 게임 내 미니 게임으로 승패에 상관 없이 막대한 양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 유저들 사이에서 노다지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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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코끼리 부대의 모습 ㄷㄷㄷㄷ
때문에 던전을 클리어해서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얻는 등 정상적인 방법으로 영웅을 육성하기 보다는 경기장의 레벨업 속도가 월등히 빠르기 때문에 패배할 요량으로 혈혈단신 경기장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장의 경험치는 순진한 유저들이 박탈감을 느끼기 전에 수정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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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불길에 휩싸인 게임메카
그러나 게임메카는 관대해서 반격하지 않습니다
어렵지 않아요, 퀘스트만 따라오세요
‘아르케’ 는 상세하고 친절한 퀘스트로 복잡하고 어렵다는 전략 웹게임의 이미지를 쇄신하려 노력하고 있다. 유저는 ‘아르케’ 를 시작하면 왕이 의뢰하는 튜토리얼 퀘스트부터 수행하는데 마치 RPG게임처럼 화면을 구성해 유저들의 적응을 돕는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게임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어 구색 맞추기식의 성의 없는 퀘스트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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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는 마치 MMORPG처럼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신규 유저에 대한 배려는 튜토리얼에서 그치지 않는다. 또한 게임의 기본 메뉴처럼 항시 준비되어 있는 일일 퀘스트와 일반 퀘스트를 차근차근 완료하다 보니 어렵거나 복잡한 느낌 없이 게임에 손쉽게 적응할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아이템과 자원, 소수이기 하지만 최정예 전투 유닛 등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어 게임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실질적인 이득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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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어려운 무역도 퀘스트만 따라하면
어떤 방식인지 쉽게 알수 있다
실제로 게임 내 채팅창에서 도움을 청하거나 질문하는 유저를 찾기 어려워 짜임새 있는 퀘스트를 준비한 ‘아르케’ 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었고, 기본적인 정보를 묻는 유저에게는 ‘퀘스트하세요’ 라는 유저들의 기계적인(?) 대답이 유행어처럼 이어졌다.
한입에 먹기엔 크다
‘아르케’ 는 한 마디로 말해서 유저가 할 일이 많은 게임이다. 틈틈이 즐길 생각으로 시작했다가는 게임에 압도당할 정도로 콘텐츠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또한 몇 가지 문제만 제외하면 이번 Pre-OBT에서 보여준 완성도는 지금 당장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는 격언을 상기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단번에 느끼려 하기 보다는 그 깊이와 넓이를 조금씩 맛봐야 배탈이 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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