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드 스네이크(이하 스네이크)라 하면 게임 속에 등장한 군인캐릭터 중 최고로 꼽힐만한 인물 중의 한 명이다. 20년의 세월동안 각 지역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쳐온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사실 스네이크는 그렇게 강한 캐릭터는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그 매력이 더 부각된다.
거의 모든 무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보통 인간을 뛰어넘는 군사적 능력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것은 아니다.(게임큐브로 제작된 ‘트윈 스네이크’에서만큼은 예외. 미사일을 밟고 뛰어넘는 쌈마이함에 박수를) 진삼국무쌍 시리즈처럼 비인간적이고도 불가사의한 힘을 지닌 캐릭터들도 분명 매력이 있긴 하지만 유머와 위트, 인간적 한계와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스네이크에 더욱 끌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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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게임 내 다른 인물들도 매우 인간적이다'
스네이크의 시작과 걸어온 길
스네이크는 1987년 MSX2로 출시된 ‘메탈기어’의 주인공으로 그 여정을 시작하였다. 인류와 국가를 위한 병사로서의 길은 바로 그 때 시작된 것이다. 이족보행 핵탑재 로봇인 메탈기어의 파괴에 성공하여 세계를 구한 스네이크는 ‘메탈기어2 : 솔리드 스네이크’라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온 후속편에서 다시 한번 메탈기어를 파괴하며 군을 떠난다.
이렇게 2D로서의 스네이크의 시절은 끝나고 세월이 흘러 PS1으로 나온 ‘메탈기어솔리드’에서 다시 등장한다. 군을 나갔으나 로이 캠벨 대령으로부터 호출을 받고 다시 임무에 투입되게 되는 스네이크. 이때부터는 3D로 구현되었으나 아쉽게도 얼굴에는 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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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은 어디로?
어쨌거나 다시 임무를 맡은 스네이크는 쉐도우 모세스 섬에서 치떨리게 또 메탈기어를 파괴하라는 임무를 맡는다. 다행히도 그 과정에서 그의 영원한 친구인 오타콘도 만나게 되나 웬걸,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형제라는 리퀴드 스네이크를 만나 치열한 싸움도 벌인다. 원래 형제는 싸우면서 크는 거라지만 다 커서 만난 이 형제는 자라면서 못한 싸움 한꺼번에 풀어내며 그 집구석(비정상적 가족임을 감안해도) 콩가루임을 만천하에 떨쳐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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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샷 ‘형제간 싸움’ 아버지랑도 싸웠는데 형제랑 안 싸우면 더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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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노신 것이 아닐까 의심되는 어머니
이런 비정상적 가정환경에서도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커온 미중년 스네이크는 ‘메탈기어솔리드2 선즈오브리버티’에서 다시 등장하여 멋진 활약!을 펼치시며 건재를 과시하며 혼자 다 휩쓰는 듯도 하였으나 전반부에만 숙달된 조교의 시범을 보이고 후반부의 귀찮은 일들은 상당부분 후임병인 라이덴에게 떠넘기는 병장놀이(?)를 선보이며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과시했다.
‘메탈기어솔리드3 스네이크 이터’는 솔리드 스네이크의 아버지 빅보스의 이야기이므로 여기서는 해당사항이 없다. ‘메탈기어솔리드4 건즈오브패트리어트’에서는 이미 다 늙어버린 노병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한참 뛰다보면 헉헉 댄다거나 허리를 구부린채 시간을 보내면 허리를 두드리거나 심적인 충격을 받으면 기력이 줄어드는 모습은 약한 인간의 내면을 잘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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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있는 후임이라면 고참이 하기 전에 스스로 하자
병법가로서의 스네이크
스네이크에겐 인간적인 병사로서의 모습만 있는 것이냐. 그것은 아니다. 만일 그랬다간 그저 그런 캐릭터로 머물고 말았을터. 병사로서의 스네이크가 대단한 이유는 전투기술이 능숙하거나 뛰어나다는 이유보다는 그가 병법의 기초를 깊이 체득했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동양의 명병법서로 손꼽히는 육도(六韜), 삼략(三略), 손자병법(孫子兵法) 등을 모두 살펴보아도 싸우라는 말은 없다. 어떻게든 싸움을 피하다 더 이상의 방법이 없을 때 불가피하게 선택하는 것이 싸움이며 일단 싸우면 반드시 이겨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피하다 피하다 마지막으로 택하는 수단이 싸움이며 그 전까지는 싸우지 않고 싸움을 피하는 것이 최고의 병법이라는 것은 스네이크의 행동에 잘 드러난다. 스네이크의 행동을 살펴보면 최우선 행동철칙은 회피다. 적의 시선을 피해서 적진에 잠입하는 것이 목표고 전투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행한다. 고수들의 플레이를 살펴보면 보스전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실시하고 이외에는 기만술책 등으로 회피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게임클리어후 칭호부여에서도 적에게 발각된 횟수(얼럿 페이즈)가 적을 수록 좋은 칭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실제 효용이 많은 기술 중 하나인 ‘노크하기’는 일부러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방법이다. 적의 주의를 한쪽으로 끌고 허술한 쪽을 공략하는 방식은 36계중 제 6계인 성동격서(聲東擊西)를 그대로 옮겨왔다 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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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피’ 적의 시선을 피해서 전투를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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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킬과 노얼럿은 고급칭호의 필수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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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크 한 이후 적을 따돌린다
구도자의 길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로 인해 스네이크는 마치 병사로서만 뛰어난 것처럼 묘사되었다. 그러나 스네이크는 구도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것 뿐이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자.
일단 그의 말년복장부터가 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마치 수도를 하는 행자의 모습. 아직 정식으로 승려가 되지 못해 가사와 장삼을 받지는 못했지만 얼추 수도자의 모습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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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자 스네이크’, 삭발은 아직이다
스네이크는 불살(不殺)을 최우선 철칙으로 한다. 무분별하고도 무자비한 살생은 불가에서 엄금하는 일이기 때문일까. 전장에서도 함부로 적을 죽이지 아니하며 잠재우거나 기절시키는 것을 우선시 한다. 동식물도 잡지 않는다. 스네이크는 보스전 같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살생을 한다. 이는 실로 대자대비(大慈大悲)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인 빅보스가 마구잡이로 동식물을 살생하여 섭취한 것과는 비교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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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어도 잡아먹는 아버지 빅보스
앞서 스네이크는 보스전 같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살생을 한다고 하였다. 이는 원광법사가 제창한 세속오계(世俗五戒) 중 살생유택(殺生有擇)에 해당한다. 이를 통하여 볼라치면 스네이크가 왜 자꾸 힘들고 어려운 임무를 계속해서 맡는지도 납득이 된다.
스네이크가 군에 있었을 때 국가와 인류를 위하여 메탈기어를 파괴한 것은 명령이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치더라도 군을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거부하지 않고 임무를 맡은 이유도 설명이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스네이크가 호국불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또 스네이크의 임무의 내역을 보면 스스로의 안위를 위하는 내용은 하나도 없고 모두 국가나 인류를 위한 공익적인 일 뿐이다. 이는 이타행(利他行), 보살행(菩薩行)과 일맥상통한다. 그 과정에서도 사부대중의 시주를 받지 않고 모든 것을 스스로 조달하는 모습은 엄격한 수련의 과정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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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장에서도 틈틈이 오체투지를 거르지 않는 진정한 불제자 스네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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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물품은 현지에서 마련한다
그러나 이렇게 불심으로 대동단결한 스네이크라 하더라도 수행정진에 방해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색욕(色慾)이다. 스네이크는 언제나 여성들의 사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때론 임무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어느 고승이 말씀하신 대로 “만약 남근이 2개라면 어느 누구도 부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듯이 ‘메탈기어솔리드4’에서는 동상의 남근을 부러뜨리면서 스스로의 의지를 다잡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도 헛수고인 듯 여성보스들의 섹시한 사진을 찍는 스네이크인 것이다. 아아 스네이크옹! 색즉시공 공즉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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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상태에서 노크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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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뇌에 빠진 스네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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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수행 도로아미타불
지금까지 솔리드 스네이크에 대해 색다른 시각으로 고찰해보았다. 다시는 새로운 모험을 함께 할 수 없는 스네이크인지라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새로운 관점에서의 관찰을 시도해보았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매의 눈’과 상상력을 가지고 캐릭터에 대해 혹은 게임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관찰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한다. 혹 새로운 진실 불편한 진실도 그 속에 숨어있는지 누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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