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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요 소식 한눈에! - 2010 게임계 10대 핫이슈

바야흐로 연말입니다.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로운 연도를 맞아들이며 마음이 들뜨는 이 시점, 게임메카 독자 분들은 어떻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을 지 궁금하네요. 각 게임업체와 관련 언론들도 올해 한 해를 돌아보며 2011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해를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2010년 게임계에서는 국내 게임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온라인게임부터, 콘솔, 스마트폰에 이르는 수많은 플랫폼 관련 이슈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여기에 그 어느 때보다 e스포츠에 관련한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해 관계자 및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게임메카는 이번 2010년 게임계에서 발생한 이슈 중, 잊어서는 안 될 핵심 뉴스 10가지를 뽑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언급할 사건 중 대부분은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2011년, 올해 게임계를 뒤흔든 이 이슈들이 어떠한 양상으로 발전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문화부와 여성부의 이중 규제 논란! - 16세 이하 청소년 강제 셧다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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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셧다운제로 게임 과몰입을 막겠다고 밝힌 문화부

2010년도 게임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가장 큰 사건은 16세 미만 청소년 강제 셧다운제 실시를 골자로 한 게임 과몰입 규제 방안이 확정된 것입니다. 양 부처는 여성부가 주장한 18세와 문화부가 주청한 14세의 중간 연령인 16세로 기준을 정해버려 실효성을 고려하지 못한 나누기식 졸속행정을 펼쳤다는 질타를 받았습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16세 미만 강제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보호법’으로,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선택적 셧다운제’는 게임산업진흥법 관할에 들어갑니다. 만약 양 부처가 새로운 합의안을 내지 못한 채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게임업계는 이중으로 규제를 받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양 부처가 제출한 청소년보호법 조정안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을 셧다운제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어 그 여파가 온라인게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게임, 온라인 서비스 PSP, Xbox 라이브 등을 지원하는 콘솔 게임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이 ‘셧다운제’ 실시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게임에 셧다운제가 적용된다면, 오픈마켓 게임물의 국내 유통은 어렵게 되리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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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로드 횟수 1조를 기념하는 애플 앱스토어의 홍보 이미지

폭발적은 성장세로 신흥 시장이라 주목받는 오픈마켓, 그 중 게임 카테고리는 현재에도 국내에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애플과 구글이 국내의 사전심의제를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부는 지난 2009년부터 ‘오픈마켓 자율심의’ 법안이 포함된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으나 상반기에는 셧다운제에 맞물려 처리가 연기되고, 하반기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사건, 2011년 예산안 강행 처리 등 주요 이슈에 밀려 통과가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공룡 기업이 되어버린 넥슨 - 국내외 게임 업계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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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도어즈와 게임하이를 손에 넣은 넥슨

2010년 게임 업계에는 파격적인 M&A 돌풍이 몰아쳤습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주인공은 넥슨입니다. 넥슨은 지난 4월 ‘군주’의 개발사 엔도어즈를 인수한 데 이어, 약 한 달 뒤인 5월에는 올해 M&A의 대어 게임하이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게임업계는 넥슨의 게임하이 인수 시너지를 받아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말 그대로 거대 자본을 확보한 공룡 기업의 탄생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사업에 뛰어든 업체는 넥슨 뿐만이 아닙니다. 엔씨소프트는 출중한 캐주얼 게임 개발력을 갖춘 ‘펀치몬스터’의 넥스트플레이를 인수했으며, 네오위즈는 ‘세븐소울즈’의 개발사 씨알스페이스를,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조이맥스를 손에 넣었습니다. CJ 인터넷도 현재 ‘마계촌 온라인’을 제작하고 있는 씨드나인 게임즈와 게임하이의 자회사 호프아일랜드를 사들였습니다.

해외 업계의 인수도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7월 디즈니는 자사의 캐릭터 IP를 소셜 게임 분야로 확장하려는 목적으로 유명 소셜 게임 개발사 ‘플레이돔’을 인수했습니다. 관계자들이 무엇보다 주목한 사실인 인수 금액 규모입니다. 디즈니는 무려 1조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플레이돔과 인수 절차를 밟았습니다. 중국 업체가 국내 게임 개발사를 인수해가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MORPG ‘드래곤 네스트’의 아이덴티티 게임즈가 샨다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은 국내 게임업계를 뒤흔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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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샨다에 인수된 아이덴티티 게임즈의 대표작 '드래곤 네스트'

업계는 대형 업체의 공격적인 M&A을 두 가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능력 있는 개발사를 사들여 회사의 딱딱한 체질을 개선하려는 대형 업체의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다만 무분별한 M&A가 자칫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쟁력 높은 중소기업이 시라지며 기발한 창의성보다는 매출을 우선시한 신작이 대거 등장하며 시장 자체가 경직되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상 최고 방문자 수 28만 명 기록! - 지스타 2010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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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지스타 2010 방문자들

올해 11월, 부산 벡스코는 이례 없는 게임 열풍에 휩싸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지스타 2010이 약 28만 명의 참가자를 매료시킨 것입니다. 지스타 2010의 방문자 수는 지난 해와 비교해 약 17% 증가하며 역대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올해 도쿄게임쇼 2010의 방문자 수가 약 20만 7천여 명에 그친 점을 보면 올해 지스타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게임쇼로 도약할 떡잎을 봤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올해를 끝으로 부산과 지스타의 계약이 만료되었다는 것입니다. 흥행 대어로 떠오른 지스타에 부산은 물론 인천, 일산, 대구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과연 지스타 2011이 어느 도시에서 열릴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관계자들은 이번 지스타 2010이 온라인과 콘솔 기종을 막론하고 역대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블레이드 앤 소울’, ‘디아블로 3’, ‘테라’, ‘킹덤 언더 파이어 2’, ‘아키에이지’ 등 유저들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대작이 경쟁하듯 쏟아져 나왔습니다. 체험 위주로 구성된 각 부스는 게임을 직접 즐기며 축제를 즐기고 싶은 참가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켰습니다.

콘솔 기종에서도 ‘기어즈 오브 워 3’, ‘킬존 3’, ‘마벨 VS 캡콤 3’ 등 출시 예정 타이틀은 물론 PS 무브, 키넥트 등 신규 컨트롤러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덕분에 지스타 참가자들은 입장 후 무엇부터 즐겨야 할 지 갈등되는 행복한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2013년,  295억 달러 규모로 성장 예상! - 스마트폰 게임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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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S 4가 지원하는 신규 서비스 '게임 센터' 소개 이미지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강세가 2010년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우선 애플이 iOS 4를 통해 도입한 ‘게임 센터’는 실시간 온라인 멀티플레이 지원은 물론, 친구 초대, 매치메이칭, 전용 리더보드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게임을 즐기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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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발표한 '윈도우폰 7' 옴니아 7 제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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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가젯이 공개한 PS폰 구상도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도 지난 10월 윈도우폰 7을 출시하며 강하게 스마트폰 시장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소니도 플레이 스테이션 폰을 공개해 스마트폰 게임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각종 외신을 통해 유출된 기기의 외형 디자인은 지난 2009년에 출시된 PSPgo와 흡사합니다. 그 파급력이 얼마나 굉장했는지 지난 11월 중국의 Unmei 사는 아직 정식 발매도 되지 않은 PS폰을 그대로 베꼈다고 지탄받은 신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미리 점령하려는 의도를 드러내 네티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습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0년 전세계에 약 3억 대의 스마트폰이 보급될 것이며, 2014년에는 그 수가 8억 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세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시장은 2010년 68억 달러에서 2013년에는 295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예견했죠.

외국 개발사의 성공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휴지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간단한 게임 ‘페이퍼 토스’는 광고 수입만으로 약 50만 달러의 매출을 창출했습니다. 지난 10월 기준 8백 만 회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한 칠링고의 ‘앵그리 버드’는 출시 11개월 만에 3천만 달러 이상의 돈을 벌어들였죠. 바코드를 찍어 여성 캐릭터를 생성하는 독특한 게임성으로 승부한 ‘바코드 그녀’는 출시 후, 약 7조 개의 미소녀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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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수입만 5억! 페이퍼 토스 플레이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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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콘솔 기종으로도 출시되는 '앵그리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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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코드를 찍으면 여성 캐릭터가 태어난다!
독창적인 게임성으로 주목받은 '바코드 그녀'

국내 업체도 열심히 오픈마켓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은 성과를 거둔 곳이 게임빌이죠. 게임빌은 앱스토어 등 해외 오픈마켓에 올해 17종의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그 중 야구 게임, ‘베이스볼 슈퍼스타즈 2010’은 앱스토어에 출시된 지 이틀 만에 유료 게임 스포츠와 RPG, 2개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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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스토어에서 2개 부문 1위를 석권한 '베이스볼 슈퍼스타즈 2010'

에픽게임즈가 지난 12월 9일,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된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iOS 게임 최초로 ‘언리얼 엔진 3’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용사가 되어 최종 보스를 물리치자는 간단한 스토리와 수려한 그래픽으로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출시 4일만에 18억 원을 벌어들이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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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의 그래픽 혁신! 언리얼 엔진 3 기반으로 제작된 '인피니티 블레이드'

3DS와 PS 무브, 키넥트 본격 등장! - 신기술에 승부 건 주요 콘솔 3사

올해 소니와 MS, 닌텐도는 신규 제품을 공개하며 관계자 및 유저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3사 중 가장 큰 이슈를 만든 것은 닌텐도입니다. 닌텐도는 올해 3월 안경이 필요 없는 3D를 지원하는 NDS의 정식 후속 기기, 3DS 개발 소식을 알려 국내외 게임계를 깜짝 놀래켰습니다. 이후, 3DS는 E3, 게임스컴을 비롯한 각 게임쇼에서 놓치면 안 될 화제거리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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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 필요 없는 3D를 지원하는 NDS의 차기 기종, 3DS

하지만 그 열풍은 도쿄게임쇼 2010 이후, 일본 현지에서 열린 닌텐도 컨퍼런스에서 최종 가격이 발표되며 수그러들었습니다. 닌텐도가 발표한 3DS의 가격은 2만 5천엔, 한화로 약 34만원입니다. 현재 NDS의 국내 가격이 15만원 상당인 것을 생각하면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한 것이죠. 당시 관계자 및 유저들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3DS의 구매력이 하락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현재 닌텐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상황입니다. 닌텐도는 2010 상반기 결산에서 약 20억엔(한화로 약 2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NDS 시리즈 및 소프트웨어의 판매 저조와 엔고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한편 소니와 MS는 올해 하반기 PS3와 Xbox360의 신규 모션 컨트롤러인 PS 무브와 키넥트를 국내 정식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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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3의 신규 모션 컨트롤로 'PS 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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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을 컨트롤러로, Xbox360의 모션 컨트롤러 '키넥트'

PS 무브는 출시 한 달 만에 미국에서 백만 대가 판매되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SCE의 잭 트레턴 CEO는 “PS 무브가 대부분의 판매점에서 품절되었다. 연말 특수 기간에도 활약해 얼어붙은 게임 시장에 활기를 돌게 만들 것이다.”라고 낙관했습니다. 온몸을 컨트롤러로 활용하는 MS의 키넥트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0년 10대 전자 기기에 게임 콘솔 중 유일하게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지적재산권 논란과 승부조작 사건으로 멍든 국내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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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e스포츠 지적재산권 계약을 체결한 블리자드와 그래택

 2010년 국내 e스포츠는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줄곧 쉴 새 없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그 시작은 지난 5월 곰TV와 블리자드가 e스포츠 지적재산권 독점 계약을 맺으며 시작되었죠. 이를 계기로 본격화된 협회/양 방송사와 블리자드/곰TV의 갈등은 해결점을 찾지 못해 결국 법정 공방으로 치달았습니다. 지난 12월 10일 진행된 블리자드/곰TV와 MBC 게임의 첫 공판에서 MBC 게임 측은 “지적재산권 사용의 적정한 범위를 법원을 통해 판결받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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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의로 끝나지 않은 공방은 결국 법정까지 갔다

관계자들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양 측의 첨예한 대립 구도가 e스포츠 지적재산권로 인한 갈등을 심화시킨 원인으로 작용했다 손꼽혔습니다. 이슈가 터진 5월에서 약 7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나 양 측은 거의 합의를 보지 못하고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진전 없는 대화와 여기 저기서 우후죽순으로 공개된 정보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루머를 낳으며 관계자 및 e스포츠 팬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갔습니다.

현재 양 측은 공판 진행에 필요한 절차를 밟고 서로가 요구한 자료를 준비하며 오는 1월 28일 열릴 2차 공판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5월은 국내 e스포츠 분야에 잔혹한 달이었습니다. 지적재산권 이슈로 진통을 겪는 상황에 승부조작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라 결정타를 날린 것입니다. KeSPA는 6월 7일 관련 선수 11명을 영구 제명하고 e스포츠 대상, 프로리그 개인시상, 위클리&월간 MVP 등 모든 포상 기록을 박탈하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또한 6월에 시작되어 지난 10월 최종 판결이 난 승부조작 공판에서 선수를 포함한 피고인 전원이 집행유예 형을 받으며 사건이 종결되었습니다.

마영전, 게임 대상 6개 부문 석권과 여전한 신작 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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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6개 부문을 싹쓸이한 '마비노기 영웅전'

지스타 2010 개막 바로 전 날인 11월 17일 열린 201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이 대상을 포함한 6개 부분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마영전’은 올해 출시된 게임 중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된 게임에게 주는 대상과 온라인게임의 기술창작상 4개 부문, 인기게임상 온라인게임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습니다. 심사위원단은 ‘마영전’을 독창성과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게임이라 평했습니다.

상을 독식한 ‘마영전’은 지난 년도 게임대상을 휩쓴 ‘C9’의 행보를 연상시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상을 줄만한 마땅한 다른 후보작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점이죠. ‘마영전’은 게임대상 전부터 타 게임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어 무난히 대상에 오르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좋게 말하면 게임 하나 정말 잘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수상을 위협하는 무서운 경쟁작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게임업계는 2010년 온라인게임 시장이 지난 해와 같이 고질적인 신작 기근에 시달렸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기존작들이 차지한 게임 순위 상위에 치고 올라간 신작이 거의 없으며, 올해 OBT 혹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중 관계자 및 유저들의 주목을 이끈 작품은 손에 꼽습니다. 말 그대로 올해 온라인게임은 기존작의 ‘그들만의 리그’만 치열하게 펼쳐진 셈입니다.

비폭력 저항 운동가, 간디의 색다른 모습? - 문명 5 신드롬

국내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디씨인사이드는 지난 14일부터 21까지 ‘2010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넷 이슈’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거기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문명 5’입니다. ‘한 턴만’의 묘미로 여러 게이머들이 잠을 설치게 만든 ‘문명 5’의 영향력은 게임을 하지 않은 일반인의 관심마저 끌어 모을 만큼 엄청난 붐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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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 5를 통해 비폭력주의자에서 Be 폭력주의자로 거듭난 간디

‘문명 5’의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요소는 게임 내 NPC로 등장하는 ‘간디’입니다. 인도 문명의 지도자, ‘간디’는 비폭력 저항 운동가로 알려진 실제 업적과는 달리 호전적인 모습으로 플레이어를 당황시켰습니다. 갑작스럽게 조공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선전포고 후 주변국까지 이끌고 침범하는 강경한 태도로 그 동안 쌓은 ‘평화주의자’의 이미지를 한 순간에 무너뜨렸죠.

‘간디’의 활약은 플레이어의 입을 타고 각종 패러디를 통해 일반 네티즌들 사이로 흘러 들어가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한 플레이어가 올린 ‘옥수수를 내놓지 않으면 유혈 사태가 일어날 것입니다.”라는 패러디가 가장 큰 파급력을 과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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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혈'과 '유희열'은 과연 무슨 관계?
네티즌이 배포한 '유희열 사태' 패러디물

그 대표적인 예가 KBS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진행자 유희열의 이름이 ‘유혈’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을 잡은 네티즌이 유희열과 게임 속 간디의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를 인터넷을 통해 배포한 사건입니다. 이에 유희열은 지난 21일 방송을 통해 ‘간디 의상을 입고 나오겠다’고 발언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약속은 검토 과정에서 취소되어 이뤄지지 않았으나 ‘문명 5’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폭발적이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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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 5'를 하다 시즌 2 예선을 놓쳐버린 이정환이
'스타2'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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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 5'를 수험생에게 전파하며 경쟁자 제거를 노렸던 한 네티즌의 게시물

비록 ‘문명 5’에 쏟아진 모든 관심이 게임으로 직결된 것은 아니지만, 오랜 침체기에 허덕이던 PC 패키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공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금 거래를 슬로건으로 건 황제 온라인! - 각 게임사의 노이즈 마케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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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계형 온라인게임! 현금 거래 허용 마케팅으로 논란을 일으킨 '황제 온라인'

어느 회사에게나 자사가 출시한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해 매출을 올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게임 업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죠. 하지만 2010년 게임업계는 무리한 마케팅 전략으로 물의를 빚는 사건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게임 내 현금 거래 허용과 100% 자동 사냥을 슬로건으로 건 ‘황제 온라인’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힙니다. ‘황제 온라인’의 퍼블리셔, IMI은 음지에 위치한 아이템 현금 거래를 양지로 끌어올려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현금 거래를 통한 생계형 온라인게임’이라는 홍보 문구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금 거래를 지양하는 국내 게임 업계의 전반적인 움직임에 반목하는 전략입니다. 게임위 역시 ‘현금거래’를 도입하면 재심의하겠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밝혔습니다. 결국 IMI는 ‘현금 거래’ 부분을 삭제하고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아 ‘황제 온라인’을 상용화 시켰습니다. 관계자들은 IMI가 ‘현금거래’와 같은 민감한 사항을 전면으로 내세워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렸다는 평을 내렸습니다.

건전한 이미지 구축보다는 이슈 메이킹에 몰두한 과도한 마케팅 전략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드라고나 온라인’의 라이브플렉스는 지난 7월, 일본의 유명 AV 배우 아오이 소라를 홍보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1억 연봉을 걸고 홍보를 펼친 ‘아이리스 온라인’도 게임과 상관 없는 내용으로 시선을 사로잡아 유저를 현혹했다는 질타를 피해가기 어려웠죠. 올해 7월, ‘스타2’를 출시한 블리자드 역시 불법 옥외광고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베일에 쌓인 기대작, 속속들이 정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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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즈컨을 통해 악마 사냥꾼을 공개한 '디아블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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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 2010에 첫 시연 버전을 공개한 '블레이드 앤 소울'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2011년을 고대하게 만드는 주요 기대작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블리자드는 지난 8월 블리즈컨 2010에서 ‘디아블로 3’의 마지막 직업 ‘악마 사냥꾼’을 공개해 각종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도 지스타 2010에 최초 체험 버전을 공개하고 2011년에 CBT를 비롯한 서비스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죠. 또 다른 작품 ‘길드워 2’는 게임스컴 2010에 최초 시연 버전이 공개되어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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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월 11일 OBT를 시작하는 '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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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차 CBT에서 항해 콘텐츠를 공개한 '아키에이지'

NHN의 대작 MMORPG, ‘테라’ 역시 지스타에서 확 바뀐 시스템을 공개한 후 CBT를 실시했습니다. ‘테라’는 2011년 1월 11일 OBT를 시작합니다. ‘리니지’의 송재경 대표가 총괄하고 ‘룬의 아이들’로 대중적인 인기를 손에 넣은 전민희 작가가 시나리오를 담당한 XL 게임즈의 ‘아키에이지’는 올해 2차례의 CBT를 거쳐 게임을 유저들에게 공개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다가오는 2011년에는 밝은 소식만 가득하길!

이렇게 2010년 게임계의 주요 10대 뉴스를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기자 입장에서 기사를 쓰며 신바람 나는 뉴스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좋지 않은 소식도 두루 있었네요. 부정적인 기사를 작성하는 중에는 관계자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오르며 착잡한 심정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다가오는 2011년에는 기자 입장에서도 웃음이 절로 나는 밝은 소식만 가득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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