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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 전망 ① 모바일] 스마트폰 2천만 시대, 업계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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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모바일 게임시장 굽어 보자. 2009년 11월 28일 KT를 통해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대한민국은 애플발 아이폰 소용돌이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 들었다. IT강국이라는 허상을 믿고 돌도끼만 닳도록 갈다 잡스가 몰고 온 탱크에 초토화된 격이었다.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대한민국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이런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것은 역시 모바일게임 업계였다. 피처폰 게임은 매년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스마트폰 등장 이후 모든 것이 혼란에 빠져버렸다. 이대로 피처폰 게임을 계속 개발하자니 시장은 이미 스마트폰 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대세를 따라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자니 아직 분위기만 들떠 있을뿐 국내에서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전심의제도로 인해 국내시장은 개방도 되지 않았으며 피처폰과 비교해 스마트폰 보급률은 미미했다. 실제로 09년도 12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은 약 80만명 수준으로 전체 핸드폰 가입자의 1.67%에 불가했다. 분위기만 믿고 뛰어들기에는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차이가 너무나 컷다.

2009년, 스마트폰 태동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조사한 국내모바일시장 규모(단위, 억)

마냥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었던 모바일업계가 한줌 희망을 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서비스 확대였다. 글로벌 앱스토어 시장 규모는 국내 피처폰 시장을 다 떼어주고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을 만큼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스마트폰 게임 평균 개발 기간은 약 8개월. 2009년 국내 모바일업계는 다소 소극적이지만 리스크가 적은 선에서 스마트폰 시장에 발을 살짝 담근다.

당시 애플발 스마트폰 여파는 `모바일시장 규모와 성장률 그래프`를 보면 좀더 뚜렷하게 알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시장은 성장률은 ▲05년도 19% ▲06년도 23.3% ▲07년도 5.4% ▲08년도 21.%로 매년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인기가 본격적으로 가열되었던 09년도에는 -14.5%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원인을 분석해보면 이 기간 동안 영세 모바일 업체는 대거 이탈했으며 메이저 회사에서는 다작보다는 프렌차이즈 작품을 공들여 출시함에 따라 전체 모바일 게임수가 감소한 것이 전체 매출에 영향을 줬다.

09년 모바일게임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긴 했지만 이 시기는 매출만으로 성장률을 평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모바일게임 개발사에서는 09년도 중반부터 서서히 피처폰 게임 비중을 줄이고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려는 세대교체 시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 앱스토어가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의 기회의 땅으로 부각됨에 따라 영세 모바일게임사들이 잇따라 앱스토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피처폰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하락한 탓이 주요 원인이다.

 

 


▲컴투스의 분기별 매출 추이

2010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 생태계 변화

2009년이 스마트폰 시장 태동기였다면 2010년은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는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얼마나 성장했을까? 사실 이 시기는 국내 모바일 업체들이 소위말하는 잘나가는 게임의 후속작은 피처폰으로 그대로 공급하고 신작들은 앱스토어에 조금씩 선보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투트랙` 전략의 시험 단계였다.

국내 모바일업계의 대표 주자였던 `컴투스` 역시 이런 시도를 진행했으며 2010년 1분기 10억원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매출은 불과 1년만에 230% 성장하며 33억으로 끌어 올렸다. 같은 시기 게임빌 역시 스마트폰 매출을 210% 끌어 올려 세대교체로 인한 리스크를 최대한 막았다. 피처폰 게임 축소로 인해 전체 매출 감소는 어쩔 수 없지만 해외시장을 매출 비중을 증가 시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땐 충분히 의미있는 매출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은 또, 국내 메이져 게임업체들이 모바일시장에 눈독을 들이던 시기였는데 네오위즈가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지오인터렉티브`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오인터렉티브는 `네오위즈 모바일`로 사명을 변경하고 곧바로 스마트폰 개발을 공식화 했으며 네오위즈 게임즈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비롯 연내 20개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 게임업계의 큰 손 NHN도 지난해 11월 `게임 사업 전략 간담회`을 통해 향후 3년간 스마트폰 게임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혀 조금 늦었지만 과감하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독보적은 IP를 보유하고 있는 넥슨모바일도 올해초 사업전략을 발표하면서 `언리얼엔진`을 활용한 스마트폰 3D 게임 및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활용한 SNG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메이저업체에서 너도나도 모바일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미래성장 동력의 큰 축이 스마트 시장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이미 누적판매량 1억만대를 돌파 했으며 안드로이드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패드 등 글로벌 IT 업체에서 나서서 스마트 시장에 띄우고 있다. 딱히 뛰어들 이유가 있다고 하기보다는 안 뛰어들 이유가 없는 시장이다. 빅뱅, 대격변, 지각변동, 각종 수식어가 총 동원되었던 2010년은 그렇게 이듬해로 바톤을 넘겨준다.

2011년,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스마트폰 2,000만 시대... 그러나?

자 이제 2011년이다. 해외 시장에 급성장함에 따라 국내 시장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이다. 오픈마켓 자율등급분류를 골자로한 게임법 개정안이 마침내 통과되었고 이에 대한 시행령이 가시화 됨에 따라 업계는 굳게 닫힌 국내 오픈마켓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매출을 해외 매출과 맞바꾸며 성장했던 모바일업계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일만한 뉴스다. 경사는 또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지난 3월 기준으로 ▲SK텔레콤은 550만명 ▲KT는 380만명 ▲LG유플러스는 110만명으로 1,000만 가입자를 가볍게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2,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소비 주요 연령대라 불리는 10~30대가 스마트폰에서는 전체가입자의 70%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이 또한 호재인 셈이다.

연말까지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 명 확보, 국내 오픈마켓 게임카테고리 오픈, 스마트폰 게임 대량 공급. 당장 눈앞에 열거된 팩트만 종합해도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그물만 던지면 대박을 낚을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펼쳐진 것처럼 보인다. 자. 정말 그럴까?

안타깝게도 이런 장밋빛 전망은 절반만 맞다.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불안요소는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 자체에 있다. 스마트폰은 이미 전화기의 용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다. 지금까지 피처폰은 전화 아니면 게임, DMB 정도로 기능이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통해 열 수 있는 정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해짐에 따라 핸드폰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조사한 스마트폰 활용목적 통계 

행정안전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스마트폰 연령대별 이용 현황’을 보면 이러한 사실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 자료에 따르면 10대만 오락활동(모바일게임, 음악, 영화 감상)이 높았을 뿐 20~40대는 정보획득, 이메일, SNS 활동에 높은 순을 차지했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구입자 60%에 해당하는 20~30대 사용자들은 결코 게임을 스마트폰 활용 목적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는 말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를 게임시장의 호재로 마냥 낙관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1인개발자 부터 대기업까지 너도나도 뛰어드는 시장분위기 때문에 경쟁이 지나치게 심해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글로벌 오픈마켓 시장은 게임개발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들었다고 해서 흥행하는 단계는 지나버렸다. 국내 모바일업계 관계자는  "8~9개월 개발한 게임도 오픈마켓에 올려 놓으면 일주일 정도면 성공인지 아닌지 판가름 날 정도로 경쟁이 심해졌다"며  "1인 개발자의 대박 신화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로또 당첨되는 것과 비슷한 확률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1년 5월 현재까지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수는 약 50만개로 전체 카테고리 가운데 게임이 15%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드로이드마켓은 이보다 미치지 못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엔 애플 앱스토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미래 전망

경쟁도 심하고 불안요소도 여러 있지만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그 어떤 시장보다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시장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아직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주류 메이저 회사들이 앞다투어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개발사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사실 스마트폰게임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뚜렷한 성공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미 많은 개발사들이 이런 기회를 활용해 ‘수익모델의 다변화’, ‘터치기반 컨트롤 최적화’, ‘소셜 플랫폼과 연동’ 등 게임 내외적인 변화를 주고 있으며 게임에 있어서 만큼은 장르적인 흐름을 먼저 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iOS 운영체제로 발매돼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 받았던 액션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이런 흐름을 잘 읽은 대표적이 게임으로 게임자체 퀄리티도 물론 훌륭했지만 터치기반 디바이스의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액션 장르’ 훌륭하게 개발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향후 모바일게임시장은 성공한 흐름에 빨리 편승해 물량으로 따라잡는 방법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플랫폼, 하드웨어, 장르의 흐름을 누가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붙잡느냐가 중요한 성공의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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