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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에서 의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다루는 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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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고 그 직업을 체험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사람들의 욕망을 들어주기 위해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직업체험게임’ 으로, 마치 실제 현장에서 자신이 그 직업의 일을 하는 체험을 하게 해주는 전문성을 부여하여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자신이 하는 직업 외에 다른 직업을 체험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번 특집기사에서는 간략하게나마 다양한 직업을 마치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는 게임들을 준비해보았다.

역전재판: 변호사(辯護士/lawyers)

삿대질 하나로 TCG, 대전격투게임까지 참전하는 나루호도 류이치(成?堂 龍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본격 삿대질격투게임, ‘역전재판’ 시리즈는 캡콤에서 제작한 법정 어드벤처 게임이다.

‘역전재판’ 시리즈 는 법정이라는 조금은 특별한 장소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피고를 위해 변호사가 되어 증거를 모으고 검사와 싸우는 게임이다. 게임의 방식은 범행현장에서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목격자 진술을 듣는 ‘현장 파트’ 와,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피해자(피고)를 위해 법정에서 변호를 하는 ‘법정 파트’ 두 개로 나뉜다. ‘역전재판’ 은 법정에 증언을 하러 나온 증인과 변호사의 잘못된 의견을 파고드는 검사의 말을 듣고, 모순점을 찾아 그 부분을 반격하는 일명 ‘말꼬리잡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기에 현실성하고는 거리가 먼 특수 시스템인 ‘영매’ 와 ‘빙의’ 가 함께 한다.

‘역전재판’ 시리즈를 제작한 타쿠미 슈우 디렉터의 “우리 엄마도 할 수 있는 추리 게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게임을 제작했다.” 라는 발언에서 볼 수 있듯, 어렵고 복잡한 법률을 깊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오로지 현실성과 허구성이 함께 공존하는 게임 속 세계의 가상 법률과 법정으로 꾸며진다. 실제 현장 파트 같은 경우 원래는 형사가 하는 임무이며, 법정에 영매사(무당)를 데리고 들어가지도 않고, 말보다는 삿대질로 모든 걸 해결하지는 않는다.


▲변호사는 어떠한 상황에서 삿대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역전재판’ 시리즈에서 배울 수 있는 ‘변호사라는 직업에 필요한 것’ 은 무엇일까? 어떠한 증거품과 커피잔이 날아와도, 채찍에 맞아도, 다리에서 떨어져도 버틸 수 있는 ‘체력’ , 불리한 법정공방에서도 멋지게 삿대질을 하며 “이의있소!” , “잠깐!” 이라고 외칠 수 있는 ‘패기’ ,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절망적인 피고를 끝까지 믿는 ‘마음’ 이 그것이다.

Q : 실제 변호사는 이의있소! 라고 외치며 손가락질을 하지는 않습니다만…
나루호도 류이치 : 당신의 발언에는 모순이 존재합니다! 받아라!!

총성과 다이아몬드: 네고시에이터(交涉人/Negoti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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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갚기 위해 직장에 뛰어든 프리랜서 교섭인 오니즈카 요이치(鬼塚陽一)의 본격유혈사태방지게임, ‘총성과 다이아몬드’ 는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교섭인(협상가, 중재인)이 등장하는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이다.

교섭인이란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협상을 하고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거래를 성사하거나 상황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로, 다른 단어로는 협상가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네고시에이터’ (Negotiator) 라고 불린다. 흔히 중고장터에서 직거래를 할 때 ‘네고사절, 네고해주세요’ 라는 말을 하는데, 여기서의 ‘네고’ 가 바로 이 Negotiation 의 준말이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그 상황이 바뀌게 된다

자신의 경마 빚을 갚기 위해 경찰과 계약을 맺고 제로과에 근무하는 오니즈카 요이치는 어느날 스토커를 조사해 달라는 동료의 부탁을 받는다. 스토커 사건을 조사하면서 야쿠자의 무기거래 의혹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오니즈카 요이치의 절친한 친구 글렌은 야쿠자와 관련된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 일본에 입국하여 함께 사건의 조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용개형을 모시고 싶어하는 트롤과 협상을 벌이기도 한다(물론 패러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범인과 대화를 하게 되고, 다양한 대사 선택지가 등장한다. 이 선택지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현장의 상황이 180도 바뀌기도 할 정도로 교섭 부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또한 자신의 성향에 따라 강압적이나 호의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스토리에 반전이 생기기도 한다. 미려한 O.S.T 와 머리를 쓰게 만드는 시스템, 그리고 스토리가 함께 하는 숨겨진 명작 ‘총성과 다이아몬드’ 는 국내에는 100% 한글화하여 발매 되기도 하였다.

‘총성과 다이아몬드’ 에서 배울 수 있는 ‘교섭인이라는 직업에 필요한 것’ 은 무엇일까? 상대방을 말이라는 무기 하나로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재략’ , 비록 제로과(경찰)에 들어가지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자유(프리랜서)’ , 그리고 경시청에 친구가 있을 정도로 넓은 ‘인맥’ 이 될 것이다.

Q: 그렇다면 말하는 능력은 어디서 배웁니까?
오니즈카 요이치: 네X버에서 ‘뛰어난 협상가는 협상하지 않는다’ 라는 책을 검색해봐라,
대머리 아저씨가 나와서 옥수수로 다이아몬드를 바꾸는 협상 방법을 가르켜 줄 거다.

인간 대 자연: 모험가(冒險家/Adventurer)

먹이사슬의 정점 에드워드 마이클 그릴스(Edward Michael Grylls)가 등장하는 ‘본격단백질음식기행게임’ , ‘인간 대 자연(Man VS Wild)’ 은 미국의 디스커버리(Discovery)에서 방영한 동명의 오지생존프로그램을 게임으로 만든 작품이다.

‘인간 대 자연’ 은 이름보다 베어 그릴스(Bear Grylls)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알려진 SAS(Special Air Service) 출신 에드워드 마이클 그릴스가 산, 바다, 사막, 눈밭 할 것 없이 험난한 장소에서 오직 파이어 스타터와 나이프만 가지고 살아서 빠져 나오는 극악의 생존술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게임이다.


▲그래픽만 좋았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사실 게임 자체를 두고 보자면 시대를 역행하는 그래픽과 무언가 엉성한 주인공 베어 그릴스의 움직임 등이 하나가 되어 최악의 하모니를 이루는, 흔히 말하는 ‘인기 있을 때 찍어 내는’ 그러한 게임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베어 그릴스가 게임 속 해설을 맡아 유저에게 각종 생존기술을 설명해준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산, 바다, 사막, 눈밭 등 각종 오지를 탐험하며 뱀을 잡아먹고 코끼리 배설물의 수분을 쥐어 짜 마시는 극적인 체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의 유일한 장점이다. 혹시 이 게임을 한 후 파이어 스타터와 나이프만 가지고 동네 뒷산으로 뛰어드는 게임메카 유저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원작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더 이득입니다

‘인간 대 자연’ 에서 배울 수 있는 ‘모험가라는 직업에 필요한 것’ 은 무엇일까? 자신의 몸을 숨길 장소나 단단한 밧줄을 만드는 등의 ‘지식’ , 그리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라도 살아 남겠다는 ‘정신력’ 오지에서 살아 남기 위해 벌레, 동물, 심지어는 자신의 소변까지도 마셔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비위’ 가 있을 것이다.

Q: ‘인간 대 자연’ 은 사실 조작된 방송이라고 들었습니다
베어 그릴스: 저기 게임메카 기자가 있네요…  저 놈은 단백질이 풍부하니 오늘 저녁거리로는 충분할 것 같군요

카두케우스: 의사(醫師/Doctor)

직업은 외과의사지만 초능력으로 모든걸 때우는 츠키모리 코우스케(月森孝介)의 본격수술액션게임, ‘카두케우스’ 시리즈는 ‘페르소나’ 시리즈, ‘캐서린’ 등으로 유명한 아틀러스(Atlus)에서 개발한 의료 체험 게임이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키타자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참 외과의사 츠키모리 코우스케가 어느 날 수술 중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극한의 집중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초집도’ 라는 능력을 얻으며 시작된다. 얼마 후 모든 병의 박멸을 목표로 하는 ‘카두케우스’ 조직의 일본 지부는 정체불명의 병마인 ‘기르스’ 의 위협을 뿌리뽑기 위해서 ‘초집도’ 능력을 가진 츠키모리 코우스케를 스카우트 하고, 그리하여 주인공 츠키모리 코우스케는 조직 ‘카두케우스’ 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기르스’ 와의 싸움을 통해 점점 제대로 된 한 명의 의사로 성장해간다.


▲터치 펜으로 또는 위 리모컨으로 수술을 집도하게 된다

‘카두케우스’ 는 닌텐도DS로 처음 발매되어 게임 속 각종 수술 과정(수술이 곧 스테이지)을 터치 스크린과 터치 펜으로 집도하는 플레이 방식을 선보였다. 이는 그 당시 유저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이는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꽤 사실적인 수술 집도와 다양한 부위(신장, 혈관, 팔 등)의 사실적 재현 등 매우 높은 완성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수술액션이라는 생소한 장르에 더불어 정식발매조차 되지 않았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에 철저히 매니아들을 위한 게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역전재판’ 과 마찬가지로 저예산게임으로 시작하여 의외로 성공한 케이스 중 하나로 손꼽히며 북미에도 발매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Wii로도 출시하여 그 인기를 이어갔다.


▲그렇다 그는 주인공에 얼굴도 잘생기고 의사이기까지 하다...

‘카두케우스’ 에서 배울 수 있는 의사라는 직업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수술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치료를 계속하는 ‘초집도(집중력)’ , 여러 병마들과 싸우기 위한 ‘의료지식’ , 그리고 시리즈 몇 개만 거치니까 천재의사가 되는 어딜 가더라도 ‘나는 주인공이다’ 라는 느낌이 팍 나는 ‘성장능력’ 이라 할 수 있다

Q: 제 얼굴의 견적은 어떨까요?
츠키모리 코우스케: …… 응급 환자군요 빨리 카두케우스 팀을 소집하세요

쿠킹마마: 요리사(料理師/Cook)

어머니가 해주시는 요리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본격 반찬투정방지게임, ‘쿠킹마마’ 시리즈는 닌텐도DS로 발매된 요리체험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닌텐도DS로 발매하여 ‘카두케우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터치 스크린과 터치 펜을 활용한 플레이 방식과 다양한 요리 사전을 지원하여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특히 한식, 중식, 양식을 넘나드는 다양한 메뉴와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요리 사전은 구입자로 하여금 단순한 게임이 아닌 요리 백과 사전을 구입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이후 일명 ‘마마’ 시리즈라 하여 일본에서는 농사에 가구제작까지 다 할 수 있는 다양한 타이틀이 출시하기도 했고, 이후 iOS 어플리케이션으로도 발매하여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쿠키폰이라는 풀터치폰(스마트폰 이전에 나오던 터치폰)에 탑재되어 발매했으며, 닌텐도DS로 후속작이 정식발매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필자도 활동하는 모 게임 동호회에서
이 게임을 보고 음식을 만들다가 어머니의 음식의 소중함을 알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쿠킹마마’ 에서 배울 수 있는 ‘요리사라는 직업에 필요한 것’ 은 무엇인가? 사실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시리즈를 통해 캐릭터로 등장하는 ‘엄마’ 가 얼마나 대단한 일들을 해오고 있는가 하는 부분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메뉴, 식단에 할 것 없이 모든 메뉴를 할 수 있는 ‘센스’ 와 다양한 요리도구를 다룰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이러한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주시는 어머니를 향한 ‘감사’ 라 할 수 있다.

Q: 어머니, 이 게임을 참고하여 가재살 튀김과 루골라에 샴페인 비네거 드레싱과 도미살로 만든 바닷가재 무스를 만들어 주세요
어머니: 닌텐도DS로 맞아볼래?

전차로 GO: 기관사(機關士/Engineer)

제대로 즐기려면 타이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의 전용 컨트롤러를 구입해야 하는 본격 철도덕후설레는게임, ‘전차로 GO’ 시리즈는 1997년 아케이드로 발매된 후, 그 인기에 힘입어 PS1, PC, WS(원더스완), PS2, PSP 등으로 발매된 철도노선운전게임이다.

‘전차로 GO’ 는 일본의 산요 신칸센, 야마노테선, 도카이도 본선 등 실제 존재하는 열차와 노선을 유저가 운행하며 역에 서고 달리는 것이 전부인 게임이다. 게임이라기보다는 실제 기관사들의 열차 시뮬레이션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나 사실적인 게임 방식과 선로(주변) 풍경 구현 덕분에 국내에서는 철도 동호회의 바이블로 알려지게 되고, 그 인기 아닌 인기에 힘입어 국내 게이머가 일본의 야마노테선을 현지인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조금은 웃긴 상황도 펼쳐지곤 하였다. 아케이드로 발매된 ‘전차로 GO’ 시리즈는 실제 철도의 운전석을 그대로 옴겨 놓은 체감형 게임기로 제작되어 있어서 PC, PS2로 이식된 시리즈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타이틀의 가격이 두 배가 넘는 철기 컨트롤러를 구입해야 했던 단점도 있었다.


▲우리가 말하고 싶은 '사실성' 은 그래픽이 아닌 게임 자체 플레이를 의미합니다

이후 노선이나 그래픽, 시스템 등이 계속해서 추가되고, 신규유저를 위한 각종 편의 시스템도 도입 되었지만, 너무 사실성을 강조한 나머지 일반인들은 그 재미를 느낄 수 없어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때문에 지금은 iOS어플리케이션이나 닌텐도DS로 간간히 발매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전차로 GO에서는 열차로 드리프트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패러디)

‘전차로 GO’ 에서 배울 수 있는 ‘기관사라는 직업에 필요한 것’ 은 무엇일까? 똑같은 노선을 매일 반복하여 운행해야 하는 기관사의 특성상 말 그대로 그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정신’ , 복잡한 운전석을 조종하고 조작할 수 있는 ‘운전실력’ , 그리고 속도를 조절하며 역마다 멈추며 사람을 타고 내리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공간지각능력’ 이 그것이다.

Q: 한국에 정식발매 한다면 ‘지하철로 GO: 서울 지하철 2호선’ 이 되겠군요?
기관사: 지하로 다니니 ‘암흑으로 GO’ 가 어울리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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