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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시대 이끈 오큘러스 창업자 '팔머 럭키', 떠난다


▲ 오큘러스 VR 공동 창업자 팔머 럭키 (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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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 리프트’로 게이밍 VR 시대를 열어젖힌 팔머 럭키(Palmer Luckey)가 회사를 떠난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을 인수한지 정확히 3년 만이다.

페이스북은 31일(금), 오큘러스 VR 공동 창업자이자 핵심 개발자이기도 한 팔머 럭키의 퇴사 소식을 전했다. 팔머 럭키는 지난 2012년 보급형 VR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 제작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에 나서, 목표액의 10배에 달하는 240만 달러(한화 약 27억 원)을 모으며 업계의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팔머 럭키가 이룩한 펀딩 신화는 게이밍 VR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가속화시켰고, 존 카맥과 같은 유수 개발자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벨브와 HTC,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VR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즈음이다. 2014년 3월, 미래 가치를 타진한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을 23억 달러(한화 약 2조6,000억 원)에 사들였다.

페이스북 자회사로 편입된 오큘러스 VR은 2016년 드디어 ‘오큘러스 리프트’를 출시했다. 당초 보급형이란 약속과 달리 100만 원이 넘는 출고가로 논란이 일었으나, 뛰어난 만듦새만큼은 호평을 받았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올해까지 17만 대 이상 판매되며, 92년생 럭키 팔머는 단박에 VR의 황태자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그러나 페이스북에 합류한 팔머 럭키는 여러 부정적인 이슈도 자아냈다. 지난해 북미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모욕하는 콘텐츠 제작 웹사이트 ‘님블 아메리카’에 거금을 후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님블 아메리카’는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벌거벗은 돼지에 합성하는 등 수위 높은 마타도어로 악명 높은 곳.

같은 해, 제니맥스 미디어가 오큘러스 VR을 기술 도용 및 계약 위반으로 제소하며 팔머 럭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과거 제니맥스에 근무했던 존 카맥이 내부 자료를 무단 유출했다는 것과, 팔머 럭키가 몇 년 전 체결한 비공개 계약 조건을 어겼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팔머 럭키의 혐의가 인정돼 페이스북은 5,790억 원 가량을 내놓아야만 했다.

일련의 사태로 오큘러스 VR은 물론 모회사인 페이스북도 이미지 실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페이스북이 럭키 팔머의 퇴사 이유를 정확히 밝히진 않았다. 페이스북은 “팔머가 그리울 것이다. 팔머의 유산은 오큘러스를 넘어섰으며, 그의 열정은 오늘날 VR 혁명과 산업 구축에 이바지했다. 그가 VR에 헌신한 모든 일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로써 4개월 앞서 퇴사한 브렌든 이리브 전 CEO에 이어 팔머 럭키까지, 오큘러스 VR 창업자가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됐다. 향후 팔머 럭키의 거취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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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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