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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기까지 전반적으로 기여한 인물을 흔히 ‘~의 아버지’라 부른다. 국내는 ‘리니지의 아버지’ 송재경 대표가 잘 알려졌고, 해외에선 ‘록맨의 아버지’ 이나후네 케이지와 ‘언리얼의 아버지’ 블레진스키 등이 자주 거론된다. 이들은 개발팀의 얼굴로서 설령 프로젝트를 떠나더라도 계속해서 게임과 묶여 회자되기 마련.
따라서 친정 개발사를 떠난 ‘~의 아버지’들은 으레 앞서 낳은 ‘자식’을 간판 삼아 투자를 받고 신작을 홍보한다. 다만 해당 IP(지식재산권)는 이전 직장에 귀속되므로 핵심 아이디어만 살려서 새로운 작품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독립한 한 개발자가 자신의 대표작과 지나치게 유사한 신작을 선보여 뭇 누리꾼의 질타를 받고 있다.
엔터메이트는 오는 5월 중, 레이드몹이 개발하고 자사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루디엘’을 론칭한다. 레이드몹은 엔씨소프트에서 ‘아이온의 아버지’로 입지를 다진 지용찬 디렉터가 창업한 개발사로, 자연스레 ‘루디엘’도 ‘아이온’의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문제는 어떠한 라이선스 관계도 없는 두 게임이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것.


▲ '아이온'(상)과 유사성 논란을 초래한 '루디엘'(하)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까마득한 고대, 위협적인 ‘용족’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세계가 둘로 쪼개진다. 단절돼버린 두 차원에선 각각 하얀 날개의 ‘천족’과 검은 날개 ‘마족’이 살아가며 서로 대립한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잠재력을 해방하여 날개가 돋아난 ‘데바’가 되며 '어비스'를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과연 어떤 게임의 배경 설정일까? 사실 ‘루디엘’과 ‘아이온’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비록 몇몇 고유명사가 다르다곤 하지만 두 게임이 지닌 서사의 뼈대는 거의 동일하다. 선악을 넘어선 ‘천족’과 ‘마족’의 대결 구도는 물론이거니와 종족 디자인까지 흡사하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심지어 ‘루디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용찬 대표의 인터뷰 영상에서도 “10년 전에 있었던 모 게임과 매우 똑같은데”라며 스스로 유사성을 인정하고 있다.
상술했듯 유명 개발자가 독립하며 대표작의 핵심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은 흔하며 질타 받을 일도 아니다. 이나후네 케이지의 ‘마이티 넘버 9’과 블레진스키 ‘로브레이커즈’도 이러한 경우다. 허나 이들이 적어도 외형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인 것과 달리 ‘루디엘’은 적정한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뭇 누리꾼의 반응이다.

▲ 지용찬 대표 스스로 '아이온'과 유사성을 인정하는 발언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거기다 지용찬 대표의 친정인 엔씨소프트가 올해 안에 ‘아이온’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아이온 레기온즈’를 론칭할 예정이라 상황이 더욱 껄끄럽다. ‘루디엘’이 ‘아이온 모바일’인양 알려지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 이에 엔씨소프트는 “’루디엘’에 대하여선 잘 알고 있고,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라며 “’아이온’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게임”이라고 못박았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이미 비슷한 사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이츠게임즈 모바일 MMORPG ‘아덴’이 자사의 ‘리니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제소한 것. ‘아덴’은 제목서부터 ‘리니지’의 ‘아덴 왕국’을 연상시킬 뿐만 아니라, ‘명황의 집행검’ 등 주요 아이템이 흡사해 문제가 됐다. ‘리니지 M’ 론칭을 앞둔 엔씨소프트로서는 더는 좌시할 수 없었을 터이다.
그러나 엔터메이트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루디엘’의 세계관과 사용한 단어, 외형 등은 특정 게임에서만 쓰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전에도 기제된 단어와 판타지 배경을 느낄 수 있는 객관적인 소재로 세계관을 완성했다. 게임 플레이 방식도 전혀 다르다”고 완강히 ‘아이온’과의 유사성을 부정했다.
▲ '아이온의 아버지' 신작으로 홍보 중인 '루디엘' 플레이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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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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