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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픈사전] 사기 캐릭터에게 준엄한 철퇴를… ‘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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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픈사전]은 게이머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나 단어의 뜻과 유래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너프 [Nerf]
[명사] 게임 내 오브젝트의 성능을 약화시키는 밸런스 조정
[용례] “이것도 너프해 보시지!”
[유의어] 하향, 칼질 / [반의어] 버프

오랜만에 게임 접속했더니 뭔가 캐릭터는 매가리가 없고 무기가 잘 안 든다면, 당장 패치 내역부터 확인해보라. 열에 아홉은 성능을 약화시키는 밸런스 조정이 있었을 것이다. 남이 꿀을 빨면 어서 고치라고 성토하고, 반대로 내가 잘 나갈 때는 조용히 넘어갔으면 싶은 것이 바로 ‘너프’다.

재미있게도 ‘너프(Nerf)’라는 단어에 하향이란 의미가 전혀 없다. 이건 그냥 모형 무기나 운동기구를 만드는 해외 장난감 상표다. 그런데 고전 MMORPG ‘울티마 온라인’ 유저들이 하향 패치된 무기를 가리켜 “이거 완전 너프에서 만든 장난감이네”라고 비웃은 것이 신조어로 굳어졌다.

밸런스 조정이 다 그렇긴 하지만 특히 ‘너프’는 뜨거운 논쟁을 낳곤 한다. 남들이야 좋겠지만 하향 당한 입장에선 완전 날벼락 맞은 기분이니까. 그래서 일부러 문제의 오브젝트는 내버려두고 상성 관계에 있는 다른 것을 상향해 간접적으로 ‘너프’하기도 한다. 뭐, 결과는 마찬가지지만.

덕분에 게임 커뮤니티에 가보면 누굴 당장 ‘너프’하라느니, 반대로 하지 말라는 삿대질을 쉽게 볼 수 있다. 개발사가 이런 물타기에 넘어갈 경우 약세 캐릭터가 되려 ‘너프’를 얻어맞기도 하는데 이러면 ‘관짝에 못 박는다’고 한다. 만능 접두사 ‘폭풍’을 붙여 ‘포…폭풍 너프’ 당했다고도.

물론 ‘너프’의 서슬 퍼런 칼질도 만능은 아니다. 지나치게 강력한 캐릭터나 무기는 연이은 ‘너프’에도 위용을 잃지 않는다. 아주 관짝에 넣어 못질하고 용접해서 버뮤다 삼각지대에 내다버렸는데 생환하면 답이 없다. 사람이 하는 일이 늘 완벽하긴 힘드니 개발사를 너무 미워하진 말자.

다만 일각에서 밸런스 조정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너프’도 보고되고 있다. 새로운 캐릭터나 무기 업데이트에 앞서 기존 오브젝트를 약화시키는 편법으로 추가 구매를 유도한다는 것. 이는 게임에 애정을 가지고 즐겨온 유저를 기만하는 행위이니 절대 일어나선 안되겠다.


▲ 어떤 개발사도 한국 프로게이머는 '너프' 못한다 카더라 (사진출처: 게임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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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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