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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베어그릴스 신작, 이것은 게임인가 드라마인가?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무비 '당신과 자연의 대결'이 지난 10일 공개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무비 '당신과 자연의 대결'이 지난 10일 공개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관객 또는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 인터랙티브 무비는 1967년 몬트리올 엑스포에서 상영된 ‘키노오토맷(Kinoautomat)’을 기원으로 한다. 이러한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는 영화에서는 기술적 한계와 만족스럽지 못한 서사 등으로 그리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실험적인 장르로 남았지만, 대신 게임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쳐 비주얼 노벨 등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인터랙티브 무비는 이제 영화보다는 게임에 어울리는 장르다. 그런 상황에 최근 들어 영화와 드라마로 새롭게 인터랙티브 무비를 선보이고 있는 넷플릭스의 행보는 유독 특별하게 여겨진다. 스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마인크래프트: 스토리모드’를 가져온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18년에는 오리지널 콘텐츠인 ‘밴더스내치’를 출시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베어그릴스의 오지탐험 이야기를 담은 ‘당신과 자연의 대결(You vs Wild)’을 공개했다.

▲ '당신과 자연의 대결' 공식 예고편 영상 (영상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

‘당신과 자연의 대결’에서는 이전에 출시됐던 인터랙티브 무비 기반 영화 혹은 드라마에 비해 많은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토리는 잘 짜여 있었고, 주어지는 선택지와 선택에 따라 벌어지는 일들도 꽤 다채로워 흥미를 더했다. 능동적 플레이에 따른 몰입감 역시 게임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았다. 드라마가 아닌 게임으로서 접근하더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정도였다.

베어그릴스와 끊임없는 상호작용, 저절로 몰입하게 되네

‘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베어그릴스의 전작 ‘인간과 자연의 대결(Man vs Wild)’과 마찬가지로 야생 탐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시청자가 이야기 진행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상황마다 시청자에게 선택지가 던져지며, 그 선택에 따라 순조롭게 정글 탐험을 이어나가거나 고난 끝에 조난을 당할 수도 있다. ‘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현재 시즌 1 총 8화까지 공개됐으며, 앞으로 계속해서 시즌이 추가될 예정이다.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이렇게 선택지가 주어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이렇게 선택지가 주어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시즌 1에서 다루고 있는 오지 환경은 정글, 사막, 고산, 동굴 등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 1화와 2화에서는 중앙아메리카 정글을 무대로 한 모험이 펼쳐진다. 정글 한가운데 위치한 마을로 말라리아 백신을 운반하던 의사 한 명이 실종되고, 이 사람을 구출하기 위해 베어그릴스가 시청자와 함께 정글에 뛰어든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단순히 살아남아 문명으로 돌아가기만 했던 '인간과 자연의 대결'과는 달리 특정 목표가 주어진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는 게임적 몰입을 위한 중요 장치 중 하나다.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다 실종된 의사를 구출하고, 무사히 의약품을 정글 속 마을에 전달하는 것이 1,2화 미션목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다 실종된 의사를 구출하고, 무사히 의약품을 정글 속 마을에 전달하는 것이 1,2화 미션목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악어가 우글거릴지도 모르는 강이지만 베어그릴스는 뛰어내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악어가 우글거릴지도 모르는 강이지만 베어그릴스는 뛰어내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드라마를 보며 게임적 재미가 느껴지는 부분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 전개, 캐릭터가 가지는 특성 등 다양한 분기가 갈린다는 점이다. 선택에 따라 단순히 미션 성공과 실패만 갈리는 것이 아니라, 베어그릴스가 처하는 상황이 아예 달라지고 그 대처법도 더욱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모든 선택 하나하나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모험을 시작하기 앞서 준비물을 챙겨야 하는데, 배낭 속 수납공간이 충분하지 못한 관계로 그래플링 훅과 새총 중 선택을 해야 한다. 이는 마치 게임 초반 아이템 선택과 같은 느낌을 주는데, 아이템에 따라 베어그릴스가 앞으로 야생에서 마주칠 어려운 상황과 대처법이 달라진다. 마치 베어그릴스를 캐릭터로 한 어드벤처 게임을 플레이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선택된 아이템이 스토리 완료 시점까지 사용되지 않기도 하며, 이런 상황에 대한 별다른 설명도 없다는 점은 짜임새 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 선택지는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특성 또는 기본 아이템 선택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첫 선택지는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특성 또는 기본 아이템 선택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존 인터랙티브 무비 영화/드라마의 문제점은 서사가 빈약하다는 것이었다. 선택지는 그저 주어진 상황을 넘기기 위한 과정에 불과했기에, 선택은 중요한 몰입 상황에 끼어드는 방해꾼 역할을 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이 선택지의 중요성을 대폭 강조했다.

예를 들어 모험을 하다 깊은 골짜기를 만났을 경우 위험을 감수하고 정면돌파를 할 것인지, 아니면 안전하게 골짜기 밑으로 내려가 우회를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게다가 의약품이 상하지 않게 최대한 빨리 전달해야 하는 미션까지 안고 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양 선택지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만약 강행돌파를 할 경우 시간은 단축되겠지만 낡은 이동수단 때문에 베어그릴스가 큰 부상을 입어 미션을 실패할 수도 있다. 우회를 선택할 경우 비교적 안전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중요한 의약품이 상해버릴 수 있다. 플레이어는 베어그릴스가 처한 이야기 전후사정과 각종 상황적 단서를 근거로 최대한 리스크가 적은 선택을 해야 한다. 자연스레 스토리에 몰입하게 되는 구조다.

전달해야 하는 의약품들이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하기 때문에 운송에 유의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전달해야 하는 의약품들이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하기 때문에 운송에 유의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의사들이 의약품을 수송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명 '저온 유통경로', 그러나 평탄하지는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의사들이 의약품을 수송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명 '저온 유통경로', 그러나 평탄하지는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구체적으로 짜여진 서사가 몰입감을 선사해 선택지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처럼 구체적으로 짜여진 서사가 몰입감을 선사해 선택지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엔 미션을 실패하는 배드엔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기자도 1~2화를 플레이 하는 동안 두 번이나 미션실패를 맛봤다. 예를 들어 풀을 베어낼 마체테(정글도)가 없어 참억새 수풀과 늪지 중 늪지를 선택했는데, 갑자기 밀려온 밀물에 고립돼 오도가도 못하고 조난을 당해 미션에 실패한 적도 있다. 한편, 골짜기에 설치된 낡은 밧줄의 안전성이 의심돼 암벽을 타고 오르다가 어이없게 놓친 의약품이 급류에 휩쓸려 사라지는 등 돌발 상황을 겪기도 했다. 다만, 게임 오버가 되더라도 게임에 존재하는 자동저장 기능처럼 직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어, 처음부터 시작하는 허탈한 경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마체테 없이 참억새풀 군락을 뚫기에는 두려워 늪지로 향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체테 없이 참억새풀 군락을 뚫기에는 두려워 늪지로 향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늪지에 빠져 미션실패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늪지에 빠져 미션실패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실수로 놓친 의약품이 유유히 사라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실수로 놓친 의약품이 유유히 사라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경우 정말 불쌍한 표정으로 미션 실패를 맛보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 경우 정말 불쌍한 표정으로 미션 실패를 맛보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베어그릴스가 건네오는 말들을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베어그릴스 설명 하나하나에는 선택지에 대한 힌트가 숨어있기 때문에, 흘러 지나가는 평범한 드라마 대사처럼 생각했다가는 잘못된 선택으로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증거를 모아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 떠올랐다.

베어그릴스가 쉬지 않고 말을 건네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점점 몰입하게 만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베어그릴스가 쉬지 않고 말을 건네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점점 몰입하게 만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충분히 만족스러운 게임으로서의 즐거움

두 번의 실패가 있긴 했지만,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정글을 뚫고 무사히 의약품을 마을에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내 손으로 직접 선택해 만들어낸 결과였기 때문에 매우 뿌듯했다. 단순히 베어그릴스의 모험을 수동적으로 감상하기만 했다면 이런 기분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시즌 1에서는 1,2화 배경이 된 정글 뿐 아니라 만년설과 깎아지른 암벽이 인상적인 인상적인 고산지대와 사막, 동굴 등 다양한 극한상황이 마련돼 있어 해야 하는 행동이 달라지며, 각 화마다 목표도 다르게 설정돼 있다. 또한 앞으로 계속해서 새 시즌이 나올 계획이기에 다양한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션 성공과 함께 느껴지는 쾌감은 매우 짜릿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션 성공과 함께 느껴지는 쾌감은 매우 짜릿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당신과 자연의 대결’을 플레이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이전 화에서 골랐던 선택지 및 결과가 이야기가 이어지는 다음 화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자가 1화 시작지점에서 배낭에 담길 결정했던 그래플링 훅은 결국 1화가 끝날 때까지 사용해보지 못했는데, 1화와 연결되는 이야기인 2화에서 분명 나무를 올라가는 등 사용할 법한 포인트가 있었음에도 사용되지 않았다. 에피소드가 넘어갈 때마다 그 동안 경험에서의 단절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은 세이브 기능이 없는 드라마 플랫폼의 한계로 느껴졌다.

그렇지만 영상 내내 베어그릴스가 유저와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도모한다는 점은 매우 인상 깊었다. 앞서 이야기한 선택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베어그릴스가 그 특유의 입담으로 계속해서 시청자에게 말을 걸어와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플레이 하다 보면 베어그릴스가 내 친구처럼 느껴지게 되며, 그와 내가 함께 맞이할 운명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선택에 신중을 기하게 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넷플릭스 드라마이긴 하지만 게임으로 봐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게임과 영상의 경계가 차츰 흐려지는 지금, ‘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둘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룬 게임이자 드라마다. 넷플릭스의 이러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발전한다면, 나중에는 게임물 등급까지 받는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도를 통한 브리핑은 마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캠페인 즐기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게임과 드라마의 재미를 모두 잡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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