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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 된 韓 게임 시장, 2분기에도 새 성장동력 없었다

올해 2분기 국내 게임업계는 새 성장동력 없이 정체된 느낌이 강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 올해 2분기 국내 게임업계는 새 성장동력 없이 정체된 느낌이 강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올해 2분기 주요 게임사 실적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번 분기에 호실적을 거둔 곳도, 작년 동기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곳도 피해갈 수 없는 공통분모가 있다. 뭔가 새롭다고 느낄만한 신규 성장동력은 느껴지지 않은 것이다. 작년 동기보다 좋은 2분기 실적을 낸 곳 역시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했다기보다 기존 IP 범위를 넓혀 수익성을 개선한 것에 더 가깝다.

8월 12일 기준 자사 실적을 발표한 게임사 중 올해 2분기에 작년보다 확실히 좋은 성적을 거둔 곳은 펄어비스, 그라비티, 위메이드 3곳으로 압축된다. 세 회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동기보다 성장했으며 펄어비스의 경우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IP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 그라비티는 ‘라그라로크’ 등 기존 IP가 매출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펄어비스의 경우 2분기 전체 매출 중 62%를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달성했으며, 위메이드 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중국에 출시된 ‘미르의 전설’ IP 신작 7종과 이번에 인식된 ‘미르의 전설 3’ 중국 토열티다. 그라비티 역시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작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신작이 매출을 견인했다기보다 기존 IP를 확장해 작년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 왼쪽부터 '검은사막', '미르 트릴로자',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펄어비스/위메이드/그라비티) 

기존 ‘믿을맨’만으로는 부족했던 넥슨과 엔씨소프트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올해 2분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선 넥슨은 2분기 매출도 작년 동기보다 13% 늘고, 반기 최대 매출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이번 분기 넥슨 매출을 견인한 주역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피파 온라인 4’다. 작년에 출시한 ‘피파 온라인 4’ 매출이 2017년 2분기 ‘피파 온라인 3’를 넘겼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다른 두 게임은 넥슨을 15년 간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뉴비보다는 올드비 강세가 두드러진 2분기였다.

아울러 넥슨 입장에서 불안요소는 중국 ‘던전앤파이터’ 매출이 작년 2분기보다 낮앗고, 오는 3분기에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로열티 매출이기에 비용이 적게 들어 영업이익 면에서 유리하다. 이러한 중국 ‘던전앤파이터’가 하향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기존작이 선전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 회사 성장을 바라보기는 어렵다.

▲ 차이나조이 2019 텐센트 부스에 자리한 '던전앤파이터' 전시 공간 (사진제공: 넥슨)

엔씨소프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2분기에 엔씨소프트는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9% 줄었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믿고 쓰는 ‘리니지’ 성과는 작년보다 좋았다. ‘리니지M’이 책임지고 있는 모바일매출은 물론 PC ‘리니지’와 ‘리니지 2’도 작년 2분기보다 매출이 뛰었다. 이처럼 ‘리니지’ 형제가 분전했음에도 엔씨소프트는 작년 2분기보다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큰 부분은 ‘블소 레볼루션’처럼 자사 게임으로 다른 회사가 만들어 서비스하는 게임을 중심으로 한 로열티 매출이 작년 2분기보다 44.2% 줄었다. 작년 2분기에는 924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516억 원에 그쳤다. 아울러 ‘블소’, ‘아이온’, ‘길드워 2’ 등 ‘리니지’ 시리즈를 제외한 PC 게임 매출도 작년 동기보다 뒷걸음질쳤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도 새로운 매출원이 절실하다.

▲ '리니지'는 선전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부재했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성장보다 버티기에 집중한 컴투스와 게임빌

컴투스와 게임빌도 기존작으로 버티는 2분기를 지냈다. 게임빌은 작년 2분기보다 매출이 15% 상승했으나 매출을 견인한 주역은 ‘별이되어라!’, ‘빛의 계승자’와 같은 기존작이다. 여기에 영업손실폭은 작년 동기보다 커졌다.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 워’를 앞세워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0.1%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1.3% 줄었다. 특히 컴투스의 경우 지난 2월에 액티비전 대표작을 원작으로 한 ‘스카이랜더스’ 신작을 글로벌에 출시했으나 그 효과는 미비했다.

▲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 워'의 뒤를 이어줄 차기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제공: 컴투스)

네오위즈도 작년 동기 수준의 실적을 내는데 그쳤다. 매출은 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 감소했다. 네오위즈 입장에서 뼈아픈 점은 해외 매출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2분기에는 스팀에 출시한 ‘블레스’ 성과가 반영됐으나 올해는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동력이 없었다. 작년 수준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PC와 모바일 보드게임을 바탕으로 국내 매출이 24% 늘어난 것이다. 보드게임은 네오위즈가 기존부터 주력해온 분야라 생각하면 새 성장동력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웹젠, 데브시스터즈, 조이맥스는 기존작을 뒷받침할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며 우울한 2분기를 보냈다. 웹젠은 ‘뮤’ IP 부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매출은 11.3%, 영업이익은 27.5% 감소했다. ‘쿠키런’으로 대표되는 데브시스터즈는 작년 2분기보다 영업손실폭이 커졌으며, 조이맥스 역시 신규 매출원을 찾지 못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IP 중심으로 경직되는 매출 구조, 이대로 괜찮은가

종합적으로 올해 2분기 게임사 실적을 관통하는 주제는 IP다. 펄어비스, 그라비티, 위메이드는 자사 IP를 바탕으로 호성적을 거뒀고,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기존작이 분전했으나 작년 2분기보다 더 큰 성장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게임빌, 컴투스 역시 뚜렷한 성과를 냈다기보다 기존에 회사를 책임지던 게임으로 버티는 시기를 보냈다.

물론 IP는 게임사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 게임서도 주요 시리즈를 중심으로 매출을 견인해왔다. 아울러 인지도가 높은 IP는 실패할 우려를 줄이면서, 일정 이상의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믿음직한 카드 중 하나다.

다만 IP를 중심으로 매출 구조가 굳어질 경우 시장은 활기를 잃을 우려가 크다. 시장 가능성이 높은 IP만 건재하고, 새 활로를 뚫어줄 신작 유입이 없는 것이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는 ‘허리가 없는’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자체 IP가 탄탄한 회사만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밀려나며 시장 다양성이 악화되는 것이다.

▲ 기존 IP만 살아남는 시장은 게임사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게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넷마블과 카카오, 연비가 좋지 않았던 새 성장동력

물론 2분기 중 부지런히 신작을 냈으나 그 효과가 미비했던 곳도 있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 개의 대죄’, ‘BTS 월드’ 등 굵직한 신작을 바탕으로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6.6% 감소한 넷마블,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가 큰 성공을 거뒀음에도 ‘배틀그라운드’ 매출이 감소하며 2분기 게임 매출이 줄어든 카카오다.

이 두 게임사의 올해 사업을 구조적으로 살펴보면 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앞서 이야기한 신작 3종이 모두 타사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모바일 매출 증가에 따라 애플, 구글 등에 지급할 수수료도 올라가는 구조에 IP 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카카오 역시 게임 매출의 경우 자체 개발보다 퍼블리싱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기에 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새 성장동력을 달기는 했으나 연비가 좋지 않은 것이다.

▲ 큰 한 방을 보여준 '일곱 개의 대죄'도 넷마블 자체가 아닌 외부 IP라는 한계가 있다 (사진제공: 넷마블)

반대로 다른 회사에 IP를 파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좋지만, 회사 성과가 타사 게임 성패에 좌우된다. 올해 2분기 로열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급감한 엔씨소프트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IP를 사오거나, IP를 파는 것 모두 단타로는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회사 자산이라 할 수 있는 IP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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