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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사랑 표현에 서투른 아버지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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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에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11월 9일에 출시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게이머들에게 올해 최고의 액션게임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게임은 끝없는 전투와 탄탄한 스토리, 세심한 세계관 설정 등으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인물 간의 서사는 드라마를 보는 듯한 감상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깊이가 있다.

운명에 맞서 북유럽 신화 속 신들과 전쟁을 벌인 크레토스가 아트레우스의 아버지가 되며 운명을 받아들이는 아름다운 서사는 전편의 유작이다. 이번 작은 전작을 기반으로 하여 청소년이 된 아트레우스와 아들을 지키기 위한 아버지의 새로운 서사가 동반됐다. 아트레우스가 청소년으로 성장하며 강력하고 공격적인 서포팅이 가능해졌고, 가끔씩 시점이 바뀌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도 만나볼 수 있다.

예고된 종말 라그나로크가 찾아오는 가운데,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를 비롯한 주인공 일행들은 과연 라그나로크에 맞설 수 있을까? 사실 크레토스가 북유럽 주요 신 모두를 때려잡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 가능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이를 풀어낼 지가 궁금했다. 운명에 맞서는 이들의 결말이 어떻게 됐는지,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통해 직접 북유럽 신화 속으로 떠나보았다.

사이좋은 아버지와 아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이좋은 아버지와 아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토르, 오딘과 얘기 중인 아트레우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토르, 오딘과 얘기 중인 아트레우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예언 중심의 스토리와 특색 있는 캐릭터들

스토리 컷신만 보아도 6시간에 육박할 정도로 장대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는 인물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하며 그 가운데 ‘예언’이라는 코드가 자리잡고 있다. 예고된 예언에 따라 맞서는 인물, 받아들이는 인물, 새 역사를 써나가려는 인물 등 예언을 중심으로 캐릭터들의 모든 행동이 결정된다.

‘최후의 재앙인 라그나로크가 모든 것을 멸망시킨다’는 최초의 예언은 거인족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으며 ‘신들의 구역인 아스가르드가 멸망하는 대신 나머지 구역이 모두 번영하고 티르가 전쟁의 신으로서 활약한다’는 예언은 아트레우스에게 라그나로크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외도 있다. 크레토스는 운명을 거스르려 했지만, 아트레우스를 죽이려 하는 헤임달을 예언대로 죽인 것을 보면 크레토스에게는 자신의 신념보다 아들의 안위가 더 중요했다고 본다. 아트레우스도 운명을 거슬러 아버지를 지켜낸 것을 보면 세계관에서 예언이 모든 것을 결정하진 못하는 것 같다.

이 게임에서는 수많은 캐릭터가 나오며 각각의 특색 있는 성격이 돋보인다. 한 말발 하는 대장장이 드워프 형제 브록과 신드리, 시끄러운 청설모 라타토스크, 크레토스에게 원한을 갖고 있었지만 동료가 된 프레이야, 내내 진지한 모습을 한 번도 볼 수 없다가 라그나로크에 맞서 자신을 희생한 프레이야의 오빠 프레이, 자신의 운명에 맞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나간 앙그르보다 등 여러 캐릭터성이 비춰진다.

미미르(우측 머리). 룬 문자를 읽을 수 있으며 크레토스가 매번 들고 다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미르(우측 머리). 룬 문자를 읽을 수 있기에 크레토스가 매번 들고 다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프레이야(좌측). 크레토스에게 원한이 있었으나 그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일행이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프레이야(좌측). 크레토스에게 원한이 있었으나 그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일행이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라타토스크(청설모). 말이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타토스크(청설모). 말이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잉그르보다(좌측). 자신의 운명에 맞서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앙그르보다(좌측). 자신의 운명에 맞서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악역에게도 서사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데, 특히 크레토스의 적인 토르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등장해 종지에는 토르의 입장도 이입할 수 있게 만든다. 애초에 이 세계관에서는 선과 악을 규정짓는 것이 쉽지 않다. 당장 주인공인 크레토스부터 자신과 자신의 아들만을 위해 움직이는 이기적인 캐릭터로 보이기도 한다.

스토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완벽한 복선 회수다. 초반에 꼬아놨던 실타래가 마지막에 완전히 풀리는 듯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끝과 함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는 듯한 연출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아트레우스와 토르의 싸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트레우스와 토르의 싸움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나중에 다시 만난 그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나중에 다시 만난 그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크레토스가 전쟁의 신으로 추앙 받는다는 마지막 예언을 끝으로 북유럽 신화는 막을 내렸다. 크레토스가 그 예언을 어떻게 받아들였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원하는 대로 그만의 역사를 써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플레이 타임은 총 24시간으로 그리 긴 편은 아니었지만 눈보라가 치는 어떤 광활한 세계에서 살다가 온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진한 여운이 남는다.

몰입감을 위한 여러 장치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에는 아홉 개의 영역이 있고 그 영역들은 모두 두어 시간은 돌아봐야 할 정도로 크다. 그런 게임을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해 신경을 쓴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어디로 갈 지 몰라 주변 지형을 둘러볼 때면 동료가 대사를 통해 가야 할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더불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나 올라갈 수 있는 지형은 문양으로 표시돼 있고,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그 문양을 배경에 잘 녹여냈다.



▲ 다양한 영역과 각 영역으로 가는 신비한 관문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원테이크로 진행되는 카메라 워크 역시 몰입을 높이는 주요 장치다. 이를 통해 크레토스 등 인물들의 감정 흐름을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체험하는 기분이 드는데, 여러 모로 구현하기 힘든 부분이었겠지만 확실히 보람이 느껴지는 결과물이 나왔다. 여기에 액션신과 컷신 사이 전환도 굉장히 매끄러워, 게임 내내 연속적인 느낌을 준다.

너무 잦은 전투가 지루할 때 쯤엔 맵 곳곳에서 퍼즐이 등장해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해준다. 퍼즐은 창의력을 요구하지만 합리적인 난이도기에 답답합을 상회하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크레토스의 세 가지 무기로 오브젝트를 태우고 옮기고 부수고 얼려가며 이동을 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퍼즐이 대부분이다.

오브젝트를 불태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브젝트를 불태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들은 못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들은 못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신무기로 더 깊이 완성된 액션

전작에서 크레토스의 무기로 등장한 리바이어던 도끼와 혼돈의 블레이드뿐만 아니라 드리우프니르의 창이 라그나로크에서 신무기로 나왔다. 이 무기는 크레토스가 헤임달로부터 아트레우스를 지키기 위해 얻은 창으로, 무한히 늘어나는 반지로 제작했기 때문에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다.

드리우프니르 창의 사용방법은 근거리 무기로 사용하는 방법과 창을 여러 개 꽂은 뒤에 터뜨리는 방법이 있다. 적뿐만 아니라 바닥에 꽂아도 터뜨릴 때 주위에 적이 있다면 대미지가 들어간다. 이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헤임달의 능력을 고려한 것이다.

이 창이 처음 제작됐을 때는 리바이어던 도끼나 혼돈의 블레이드가 훨씬 셌지만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압도적 위력을 보여줬다. 투척하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리바이어던 도끼와 달리 무한으로 던질 수 있기 때문에, 근거리 전투 특화였던 초반과 달리 후반에는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 적절하게 사용해 더 날렵해진 보스들을 제압하기 쉬워졌다.

창을 던져서 맞출 때의 타격감은 평범하지만 터뜨릴 때의 통쾌함은 평범한 타격감이 아쉽지 않을 정도다. 처음에는 한번에 5개의 창을 꽂을 수 있지만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면 꽂을 수 있는 창의 개수도 늘어난다. 새로운 무기가 등장하면서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늘었다. 예를 들어 벽에 창을 꽂아 창을 잡고 절벽을 넘어가는 방법이 생겼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가 이동 방법에도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트레우스는 전작과 같이 매발톱 활을 사용한다. 크레토스를 플레이 하고 있을 때도 아트레우스가 매발톱 활을 날리도록 조종할 수 있다. 아트레우스를 플레이 할 때 매발톱 활은 원거리 공격뿐만 아니라 근거리 공격을 할 때도 쓰인다. 원거리 무기로 사용시 활시위를 오래 당기고 있을수록 충전이 되며 3단계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매발톱 활을 하늘에 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매발톱 활을 하늘에 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PS5 독점작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섬세한 듀얼센스

이 게임은 PS5 독점작으로서 낼 수 있는 최고의 효과를 플레이어에게 선사했다. 시각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즉각적으로 물리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서 전투를 다방면으로 즐길 수 있게 도왔다.

먼저, 트리거 버튼을 누를 때 물리적인 타격감이 손가락에 느껴질 정도로 듀얼센스의 진동을 제대로 구현했다. 예를 들어 적을 때릴 때는 가벼운 진동이, 무거운 오브젝트를 옮기거나 파괴할 때는 묵직한 감각이 느껴졌다. 심지어 밧줄을 집라인처럼 타고 내려갈 때는 오돌토돌한 질감이 듀얼센스에 전달될 정도였다.

스마트한 에임 보정 시스템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듀얼센스는 마우스보다 화면 이동을 조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임 두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이 때 빛을 발한 것이 에임 보정 시스템이다. 아트레우스가 화살을 쏠 때나 크레토스가 무기를 투척할 때 에임 보정 시스템을 통해 편리하게 적을 소탕할 수 있었다.

빠른 로딩속도도 PS5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는 아홉 개의 영역으로 통하는 문을 지나면 새로운 세계가 등장하는데, 로딩이 굉장히 빠르다. 이것은 PS5나 초고사양 PC에서만 가능한 퍼포먼스다. 그 덕분에 게임에 몰입이 깨지지 않고 빠르게 다음 세계로 이동할 수 있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전체적으로 잘 만든 액션 게임이다. 게임 자체의 볼륨이 크다 보니 잡몹의 재탕이 있다는 액션 게임 특유의 단점도 있었지만 흥미진진한 보스와의 전투, 아름다운 세계,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 등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완성도 있었다고 본다.

무엇보다 서투른 부성애의 아버지와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표현하기 힘든 사춘기 아들의 관계는 삭막한 북유럽 신화 속에서 잔잔히 웃음짓게 만든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운명을 풀어나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늑대 썰매를 타고 있는 부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늑대 썰매를 타고 있는 부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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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산타모니카스튜디오
게임소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간판 액션게임 ‘갓 오브 워’ 시리즈의 5편이다. 북유럽을 무대로 했던 전작의 후속작이며, 전작으로부터 시간이 흐른 후를 배경으로 한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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