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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2, '피로감'이라는 유일하지만 치명적인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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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2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 아이온 2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기자의 20년 게임 인생에는 항상 MMORPG가 빠지지 않았다. 첫 게임이었던 메이플스토리를 시작으로 던전앤파이터, 아키에이지, 테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블레이드앤소울 등 유명한 MMORPG라면 짧게라도 즐겨왔다. 이처럼 오랜 시간 MMORPG를 즐겨온 만큼,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그렇기에 지난 19일 출시된 아이온 2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우려되는 점도 많았지만, 출시 전부터 엔씨소프트에서 여러 차례 라이브를 통해 자신감을 내비쳤기에 ‘이번만큼은 준수한 게임으로 완성되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컸다. 기대 반 걱정 반인 상태로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플레이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플레이를 계속할수록, 상당한 피로감이 기자를 점점 지치게 만들었다.

감탄 나오는 그래픽과 전투, 지루한 육성이 아쉽다

앞서 언급한 대로, 아이온 2의 첫인상은 꽤 만족스러웠다. 아이온 1편도 그래픽이 좋은 편이었지만, 17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쳐 한층 세밀해진 캐릭터 디자인과 컷씬 그래픽이 초반부터 상당한 몰입감을 줬다. 특히 초반부에 날개를 펼치며 활강하는 컷씬은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였고, 제작진이 그래픽과 연출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느껴졌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그래픽과 연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직도 기억에 남는 그래픽과 연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투 역시 합격점이었다. 총 12개의 스킬을 쉴 새 없이 난사할 뿐 아니라, 기절이나 넘어짐 등 특정 상태이상에 빠진 적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 연계기가 단조로움을 덜어냈다. 여기에 빠른 공격 속도와 화려한 타격 효과가 더해져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출시 초반 지적됐던 공격 모션도, MMORPG 특성상 화면을 최대한 줌 아웃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 스킬을 난사하는 속도감 있는 전투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이어진 캐릭터 성장 과정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아이온 2 레벨링의 핵심은 메인 퀘스트로, 열두 주신으로부터 권능을 부여받은 존재 ‘데바’, 천족과 마족으로 분열된 데바의 대립, 인간과 용족의 분쟁 등 꽤 심오한 세계관을 담았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인물들이 단면적이고, 서사 깊이도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메인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했을 때, 딱히 기억에 남는 인물이 없었다.

반복적인 퀘스트로 인한 지루함도 컸다. 큰 틀에서 봤을 때, 메인 퀘스트는 대화-조사-사냥의 반복이다. 가끔 던전이나 보스가 등장해도, 특별한 기믹 없이 단순 사냥에 불과하기에 이러한 굴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약 20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셈이기에, 흥미도 급격히 떨어졌다. 

▲ NPC와 대화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냥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냥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오브젝트를 조사한다. 퀘스트의 95%가 이 과정을 반복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브젝트를 조사한다. 퀘스트의 95%가 이 과정을 반복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각종 버그가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동 이동을 눌렀더니 캐릭터가 특정 구간을 빙글빙글 돌기만 하거나, 건물 문이 열리지 않아 진행이 막히기도 했다. 한번은 원정 던전 최종 보스를 처치했음에도, 클리어로 판정 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공략한 적도 있었다.

수많은 콘텐츠, 그 뒤 숨어 있는 높은 피로감

우여곡절 끝에 최대 레벨인 45레벨을 달성한 뒤에는 ‘이제 엔드 콘텐츠 좀 즐길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런데 45레벨을 찍자마자 수많은 엔드 콘텐츠가 한 번에 해금됐다. 초월, 악몽, 각성전, 어비스, 투기장, 토벌전 등 너무 많은 콘텐츠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다 보니, 이를 하나하나 파악하고 규칙을 숙지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최대 레벨 달성 후 '늘어나는 무기'를 얻기 위해 수없이 클리어했던 원정 던전 '불의 신전', 물론 못 먹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고성능 장비인 '늘어나는 무기'를 얻기 위해 수없이 클리어한 원정 던전 '불의 신전', 물론 못 먹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르게 해석하면 즐길 거리가 많다는 뜻이기에,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라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즐겨보려 했다. 그러나 콘텐츠 대부분이 원활하게 즐기려면 전투력 1,500을 넘겨야 했고, 악몽 등 파티 콘텐츠는 전투력이 낮을 경우 파티 가입조차 힘들었다. 이로 인해 전투력을 올리는 방법을 찾아보니, 봉인 던전과 지역 퀘스트, 일명 ‘깃털’이라 불리는 주신의 흔적 등 일명 ‘내실’을 해야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봉인 던전과 지역 퀘스트를 다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암담했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하다 보니 캐릭터를 한 땀 한 땀 키우는 맛이 쏠쏠했다. 스킬 레벨과 일종의 특성 포인트인 ‘데바니온’을 획득하며, 효율적인 스킬 트리를 연구하고 능력치를 배분하는 재미도 있었다.

▲ 입맛에 맞춰 데바니온을 분배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효율적인 스킬 트리를 고민하는 재미는 분명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효율적인 스킬 트리를 고민하는 재미는 분명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얼마 못 가 지루함이 다시 커졌다. 가장 큰 원인은 육성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반복성이다. 우선 봉인 던전은 이전에 등장했던 장소가 재사용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이미 깬 던전에 실수로 잘못 들어왔나?’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으며, 클리어 목표도 단순 몬스터 처치나 조사가 전부였다.

지역 퀘스트에서도 메인 퀘스트와 동일한 문제점이 보였다. 등장 인물이 대부분 메인 퀘스트 주요 NPC일 뿐 아니라, 서사도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깊이가 다소 부족했다. 여기에 퀘스트 수행 지역과 NPC 위치 간의 동선이 불친절해, 이동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일일 던전 역시 길이가 길고 단순해 지루함을 유발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강화 재료 수급을 위한 일일 던전 역시 길이가 길고 단순해 지루함을 유발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내실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면 성장 체감도 꽤 되는데다가, 다른 MMORPG에도 여러 콘텐츠를 플레이하며 성장치를 채우는 것은 흔히 있다. 다만 게임 하나에 쏟을 시간이 부족해지는 시장 흐름을 토대로, 기존보다 '짧고 굵은' 플레이를 방향성으로 잡고 가는 최신 MMORPG 트렌드와는 다소 맞지 않는다.

실제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레이드보다 적은 인원으로 아이템을 맞춰나갈 수 있는 5인 콘텐츠 ‘쐐기’를 도입했고, 로스트아크는 ‘아크라시아 투어’라는 내실 완화 시스템을 더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아이온 2의 내실은 채워가는 재미는 확실하지만, 다소 올드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적극적인 소통 유지하며 완성도 보완하기를

아이온 2는 확실한 강점을 가졌다. 던전 및 보스에 어려운 기믹을 최대한 배제해 전투 부담을 낮추는 한편, 수동 전투와 후판정을 도입해 손맛을 살렸다. 여기에 권장 전투력을 넘으면 눈에 띄게 전투가 수월해지는 등 전투력 상승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여, 캐릭터 육성에 끊임없는 동기를 부여한다. 많은 유저가 우려하던 P2W(Pay-to-win) 요소가 거의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엔씨가 출시 전부터 자신감을 내비쳤던 게임치고는,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얕은 스토리 서사와 반복적인 육성 과정이 지루함을 자아냈고, 플레이를 방해하는 각종 버그는 ‘너무 급하게 출시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결론적으로 만약 누군가가 기자에게 “그래서 아이온 2 할 만한가요?”라고 묻는다면, “조금만 나중에 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당장은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지만,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라이브 방송을 3번이나 진행할 정도로 제작진이 유저 소통에 적극적이다. 실제로 방송을 통해 내실 난이도 완화와 버그, UI 등 수많은 개선을 예고했으며, 아이온 2만의 색깔도 분명하기에 잠재력은 충분하다.

일주일 사이 3차례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일주일 사이 3차례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출처: 아이온 2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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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2 2025년 하반기
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아이온 2는 아이온을 계승하는 MMORPG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천족과 마족 사이 종족 대전이 중심 소재로 다뤄진다. 전투는 후판정을 중심으로 각종 스킬을 사용하며, PvE 콘텐츠와 던전 보스전에 집중한다. Rv...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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