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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고양이’ 하면 곧바로 이어지는 표현은 ‘귀엽다’이다. 고양이를 주제로 하거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에서도 주로 귀여움의 화신, 장난꾸러기로 다뤄진다. 하지만 여기 고양이가 귀엽지 않은 게임이 있다. 바로 2월 10일 정식 출시된 로그라이크 뮤제닉스다. ‘아이작’ 시리즈의 개발자 에드먼드 맥밀런의 신작으로도 유명하다
▲ 뮤제닉스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일반적으로 ‘고양이’ 하면 곧바로 이어지는 표현은 ‘귀엽다’이다. 고양이를 주제로 하거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에서도 주로 귀여움의 화신, 장난꾸러기로 다뤄진다. 하지만 여기 고양이가 귀엽지 않은 게임이 있다. 바로 2월 10일 정식 출시된 로그라이크 뮤제닉스다. ‘아이작’ 시리즈의 개발자 에드먼드 맥밀런의 신작으로도 유명하다.
약 30시간 가량 플레이했음에도 3분의 1밖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분량과 콘텐츠를 지녔으며, 짜임새 있는 시스템과 전투 콘텐츠가 재미를 더했다.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고양이가 귀엽게 보였지만, 진행하면 할수록 고양이로 실험을 하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고양이와 동물들이 점점 무섭게 변해갔다.
▲ 뮤제닉스 출시 영상 (영상출처: 에드먼드 맥밀런 공식 유튜브 채널)
고양이 모험을 떠나다, 뮤제닉스
뮤제닉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인 '야옹(Meow)'과 '유전자의(Genics)'를 결합한 용어다. 인간의 유전자 가운데 우수한 것을 선별한다는 반인륜적인 유사과학 '우생학(eugenics)'과도 발음상 유사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철저한 개발자의 의도다. 왜냐하면 교배를 통해 더 강한 고양이를 육성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플레이어에게는 고양이 세트가 주어진다. 게임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플레이어는 '닥터 비니스'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인도로 깨어나며, 그는 자신의 기괴한 실험을 위해 마을 길고양이를 모아오라는 임무를 맡긴다. 플레이어는 허름한 판자집에서 고양이 둘과 함께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선다.
▲ 포켓.. 아니 고양이를 주는 박사님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의 스토리는 도입부와 시스템 전반에서 상당히 기괴한 모습을 선사한다. 때문에 게임의 스토리를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빠르게 게임을 즐기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튜토리얼 전투를 마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며, 하루를 마치면 두 고양이가 교미하는 충격적인 컷신이 나온 후 새끼 고양이를 얻는다. 새끼 고양이는 하루 뒤 성체가 되어 모험에 파견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의 독특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뮤제닉스는 독특한 로그라이크 구조를 지니는데, 바로 고양이를 파견하고 은퇴시키는 식으로 진행된다. 최대 네 명의 고양이를 모험에 내보내고, 만약 안전하게 모험에 성공해 돌아온다면 은퇴하는 식이다. 은퇴한 고양이는 모험에 다시 나갈 수 없다. '모험'이라는 구조로 한정하면 사실상 모든 고양이가 일회용인 셈이다.
▲ '모험' 상자에 고양이를 담아 출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왕관, 모험에 성공한 이들의 상징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괴한 적들과 매력적인 보스
모험은 턴제 로그라이크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테이지 방식을 채택했다. 전투 후 이벤트 스테이지, 보물 상자 등이 이어지고, 각 구역 마지막에는 강력한 보스가 등장한다. 전투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고양이 중 하나가 레벨업하고, 이때 새로운 스킬 획득, 스테이터스 상승 등이 이뤄진다.
전투는 턴제 방식이다. 일반 공격, 이동은 특별한 스킬이 없다면 턴당 1회, 스킬은 마나가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턴제게임에서 우선도와 이동 거리를 결정하는 '스피드' 스테이터스가 상당히 중요하기에 고양이 레벨업이나 아이템 착용에 주의해야 한다. 스킬은 각 캐릭터에 맞게 레벨업시 선택하고, 각자 성능이 다르다.
▲ 1장 1구역 보스 '래디컬 캣'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본야드 맵, 중간 보스에게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런 스킬과 아이템으로 구성된 턴제 전투는 상당한 짜임새를 자랑한다. 등장하는 적들은 맥밀런 특유의 개성이 돋보이는데, 대부분 고양이나 강아지와 같은 실제 동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나 생김새가 기괴하다. 또 일반 몬스터임에도 기믹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고양이 '지킬'은 3턴 동안 계속 도망다닌 후 '하이드'로 변신해 강력한 공격으로 플레이어를 압박하며, 상어처럼 생긴 고양이 ‘샤키’는 일반 공격시 출혈 상태이상을 걸고 출혈에 걸린 적 수만큼 추가 턴을 얻는다.
이런 전략성과 기괴함이 빛을 발하는 것이 스테이지 중간 보스와 메인 보스다. 특히 메인 보스는 서로 다른 기믹과 독특함으로 공략을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첫 스테이지 메인 보스 '래디컬 랫'은 쥐 폭탄을 던지며, 이 폭탄은 다른 폭발이나 불에 닿으면 즉시 폭발한다. 대신 체력이 1이라 터지기 전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스테이지별로 서로 다른 기후 환경이 펼쳐지는데, 엘리에서는 간혹 비가 온다. 이때는 폭탄에 불이 붙지 않아 래디컬 랫은 폭탄을 플레이어 캐릭터에 직접 던진다. 날씨, 기믹과 보스의 상호작용이 다양해 공략의 재미를 더한다.
▲ 1장 본야드 마지막 보스, 공격을 자꾸 피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퀸 히포, 짧은 컷신도 나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수많은 스킬이 빚어내는 유기적이고 흥미로운 육성
뮤제닉스는 여러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복잡성과 함께 재미를 선사한다. 파견되는 네 명의 고양이에는 각각 서로 다른 직업을 달아줄 수 있다. 초기에는 파이터, 탱커, 레인저, 매지션에서 시작하지만, 후에는 네크로맨서, 클레릭, 씨프 등이 더해진다. 직업마다 추가 스테이터스와 스킬이 다른데, 예를 들어 파이터는 근력 수치가 오르는 대신 지능 수치가 떨어지며, 적을 근접 거리에서 공격하거나 이동하는 기술을 다수 보유했다.
각 직업별 수많은 기술이 전투의 재미를 강화한다. 각 직업별로 수많은 스킬이 존재하는데, 레벨업 선택지는 단 넷뿐이다. 또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얻는 액티브 스킬은 무작위이기 때문에, 공격 마법 없는 유틸리티 마법사나 회복 못하는 클레릭과 같은 기괴한 조합도 등장할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배울 수 있는 스킬의 가짓수도 더 늘어난다.
▲ 적을 얼리는 기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레벨업, 패시브 기술 획득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개발자의 독특한 발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직업은 클레릭이다. 일반 공격으로 아군을 치료할 수 있는데, 스킬에는 회복, 버프도 있지만 상당히 기괴한 공격기도 다수 보유했다. 예를 들어 이번 턴에 치유한 만큼 돌진 피해를 입히거나, 잃은 체력에 비례하는 큰 피해를 입히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을 괴롭힐 수 있다.
여러 아이템은 이런 캐릭터 빌드를 한층 더 강화한다. 예를 들어 클레릭은 패시브 스킬로 자신의 채력 재생을 모든 아군에게 적용하는 것을 보유했다. 이후 아군을 회복시킨 수치의 절반을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케어테이커' 패시브를 얻고, 채력 재생을 2 더해주는 히어로의 헬멧을 장착해준다면, 매턴 아군에게 4체력을 회복시키고 자신은 10 이상의 체력을 회복하는 강력한 탱커가 탄생한다. 이런 고양이를 단 한 번의 모험에만 사용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힐러 액티브 스킬, 독특한 것이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특정 구역에 도달하면 새로운 스킬도 등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고양이 교배하는 우생학 시뮬레이터
한 번의 모험이 끝난 고양이는 은퇴해버린다. 이후부터 해당 고양이는 사실상 아이를 낳는 역할과 후술할 특수 이벤트에서만 활용된다. 이때부터 뮤제닉스의 두 번째 핵심 콘텐츠인 ‘우생학 시뮬레이터’가 시작된다. 바로 더 우수하고, 강력한 유전자를 지닌 고양이를 육성하기 위해 교배를 반복하는 것이다.
각 고양이의 기술, 능력치, 돌연변이 등은 무작위로 자식에게 유전된다. 돌연변이의 경우 이벤트 스테이지나 교배를 통해 획득하는데, 얼굴에 이상한 약을 맞았다거나, 기괴한 사건이 일어나 형태가 변한다. 예를 들어 눈에 뿔이 자라는 돌연변이는 명중률을 떨어뜨리는 블라인드 상태이상을 주는 대신 공격력을 높인다. 디메리트가 없는 강력한 돌연변이도 있는 만큼, 스테이지 진행을 통해 최대한 고양이를 키우고 살려 집으로 돌려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 눈에 뿔이 달린 돌연변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쭉쭉 늘어나는 고양이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교배가 이렇게 마냥 낭만적으로 끝나지만은 않는다. 근친교배를 지속하면 선천적인 장애를 얻어 태어날 확률이 늘어난다. 또 밤에 고양이들은 간혹 서로 싸우며, 이때 운이 없으면 고양이 하나가 죽기도 한다. 열심히 유전 형질을 갈고 닦은 고양이가 황당하게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여러가지로 혈압을 높인다.
은퇴한 고양이는 다른 곳에도 사용할 수 있다. 우선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집에 입양을 보낸다. 게임에서는 사라지는 셈인데, 일정 수 이상의 고양이를 공급하면 주택 관련 버프를 제공한다. 또 특정 지점을 넘어서면 강력한 ‘하우스 보스’들이 집으로 찾아온다. 지정된 날 파견을 보내면 하우스 보스와 싸우게 되며, 이때는 은퇴 고양이들도 참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은퇴 고양이 파견을 염두해 뒀기 때문에, 보스의 공격력이나 체력이 상상을 초월하게 높다.
▲ 다른 주민들에게 보내 새로운 기능을 해금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녀가 우리 집으로 찾아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이 끝나지 않는다
뮤제닉스의 다양한 시스템은 유기적으로 맞물려 엄청난 플레이타임을 자랑한다. 1장 3구역을 클리어하고 나면 이벤트가 등장하고, 이를 성공하면 2장이 열린다. 2장이 열리고나면 하우스 보스가 등장하고, 이를 클리어하고 2장을 클리어한 뒤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다음 장이 열린다. 본 기자는 1장 3구역 보스를 수도 없이 잡았음에도 그 다음 이벤트에서 빈번히 낙방하거나 조건을 알지 못해 18시간이 되어서야 2장을 열 수 있었다.
특히 고양이를 계속해서 성장시킨 뒤 교배하는 것 자체도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며, 전투 역시 턴제고 상당한 난도를 자랑하는 만큼 매 모험마다 약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끊임없이 추가되는 새로운 콘텐츠는 잘 짜인 시스템과 맞물려 그 자체로 재미를 전한다.
다만 그만큼 일부 이벤트나 콘텐츠가 운에 좌우되고 이에 스트레스를 불러오기도 한다. 일부 이벤트 스테이지는 각 구역의 플레이 향방을 아예 바꿔놓는데, 예를 들어 1장 3구역 동굴에서는 간혹 맵에 허수아비가 출현한다. 이 허수아비는 999체력에 공격할 때마다 무작위 생물에 피해를 1씩 여러 차례 입히는 가루를 내뿜는다. 때문에 무작위 다단 히트 공격으로 육성하던 마법사 고양이가 하수아비만 공격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난항을 겪었고, 매력적인 스킬을 보유해 꼭 살리고 싶었으나 스테이지 보스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 살아 돌아오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저 허수아비가 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또 싸운다 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운은 로그라이크에서 본래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다만 뮤제닉스에서는 그 긴 플레이타임과 방대한 콘텐츠 때문에 운이 작용하는 지점이 많았고, 때문에 간혹 피로를 느끼기도 했다. 물론 시도와 최적화를 통해 운마저도 조절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개발자의 의도로 보인다.
뮤제닉스는 수많은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매력적인 로그라이크게임이다. 한 게임을 깊이 파고드는 것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할 정도의 재미를 보장한다. 다만 로그라이크나 턴제 전투가 익숙하지 않다면 높은 난도나 복잡한 시스템의 진입 장벽이 있다. 또 맥밀런 특유의 귀여움과 기괴함이 섞인 고어 연출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피할 것을 권장한다. ‘아이작’ 시리즈와 비교하면 사람에 따라서는 더 순화됐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하우스 보스 기요티나의 적나라한 첫 컷신은 상당한 충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