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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개구리는 그만, ‘스타2’는 전세계 선수들의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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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국내 e스포츠를 지켜온 ‘스타1’은 사실 해외에 대한 영향력이 적었다. 한국의 경우, 장기간 동안 단일 종목에 집중하며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과 두터운 팬층, 그리고 전문적인 프로팀 구조와 중계 체제를 갖췄으나, 해외의 경우 사전조건이 미비해 해가 지날수록 벌어지는 격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국내 대회에 외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빈도 역시 줄었으며, WCG와 같은 해외 대회의 결승전도 큰 이변이 없는 이상 한국의 집안싸움으로 종결되기 마련이었다. 결국 ‘스타1’이라는 종목에 대해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낀 해외 선수들은 자연스레 다른 종목으로 넘어갔으며, 이로 인해 한국과 외국 프로게이머들의 실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스타1’은 선수를 넘어 ‘국가 대 국가’라는 새로운 대결 구도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창출하는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다면 ‘스타2’는 어떨까? 11월 17일 중국 상하이 엑스포 아프리카관 특설무대에서 개최된 블리자드의 첫 ‘스타2’ 자체 세계대회 배틀넷 월드 챔피언쉽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한 한국 선수 7명은 모두 외국 선수들에게 크게 한방 먹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 그랜드 파이널 32강에서 전승으로 16강에 오른 선수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평가된 A조에 속한 원이삭과 캐나다의 강호 스칼렛(샤샤 호스틴)을 꺾은 장현우, 2명밖에 없다.

 

 


▲ 4승 전승으로 16강에 오른 원이삭(상)과 장현우(하)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장현우는 “일명 죽음의 조를 뚫고 16강에 무사히 진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처음 조 편성을 봤을 때는 정말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좀 우울해지기도 했다”라며 “특히 한국 선수가 아니라 외국 선수들을 더 경계해야 할 정도로 강한 상대가 많다. 이번에 상대한 스칼렛 선수도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 원하는 대로 경기를 하지 못하게 전략에 계속 말려들게 하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장현우가 속한 G조와 함께 이번 그랜드 파이널 32강의 죽음의 조로 손꼽힌 E조에서는 신노열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1,2,차전 모두 해외의 강호로 불리는 ‘스테파노(프랑스, 일리예스 사토우리)’와 ‘아이드라(미국, 그렉 필즈)에게 한국의 송현덕과 신노열이 모두 2:0으로 패해 둘 중 하나가 탈락해야 하는 패자조로 떨어졌다.

 

F조에서 경기를 치른 이원표와 김준호 역시 러시아의 ‘타이탄(올레그 쿱트소브)’에게 각각 1차전과 승자전에서 패해 최종전에서 두 선수가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최종전에서 김준호를 꺾고 16강에 오른 이원표는 “1차전에서 져서 힘들게 진출하게 되었는데, 한국의 김준호 선수를 이기고 올라가서 좀 미안해다”라며 “이번에 전체적으로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오늘 경기를 해보니 우승까지 가는 길에 걸림돌이 정말 많아 이 악물고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차기 라운드 진출을 위해 한국 선수와의 치열한 대결을 펼쳐야만 했던 이원표(상)과 송현덕(하)

 

지난 아시아 파이널에서 우승을 거둔 정윤종에게도 그랜드 파이널은 쉬운 무대가 아니었다.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는 덴마크의 ‘베이비나이트(존 앤더슨)’에게 승자전에서 2:0으로 패한 것이다. 16강으로 가는 마지막 길인 최종전에서 미국의 ‘스태이트(미국, 라이언 비스벡)을 누르고 차기 라운드로 올라온 정윤종은 인터뷰를 통해 “사실 대회에 오기 전에는 8강 안에만 들자, 라고 생각했는데, 16강에 오르게 되니 더 욕심이 생긴다. 다음 경기에는 더 집중해서 꼭 결승에 오르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 D조 최종전을 통해 16강에 오른 정윤종

 

‘스타2’ 글로벌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보다

 

즉, 현재 ‘스타2’는 과거 '스타1'과 달리 한국의 독무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한국 대 한국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스타1’과 달리 진정한 국가대항전을 펼치며 ‘스타2’에 대한 열기를 전세계에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작용한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도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에서도, 잘하자고 격려의 말을 전하거나 자신이 상대한 해외 프로게이머의 정보를 알려주는 등, 같은 나라 선수가 상부상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온게임넷 이승원 해설은 중계방송을 통해 “이번 대회를 지켜보니 한국은 물론 해외 선수들의 기량이 높다는 판단이 선다. 즉, 전세계적인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과거 한국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던 ‘스타1’과는 또 다른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질 것이라 생각해,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16강에 한국은 총 5명의 진출자를 배출하며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차기 라운드에 올라갔다. SKT의 정윤종과 스타테일의 원이삭과 이원표, 팀리퀴드의 송현석, 프라임 장현우 등이 18일부터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에 출전해 우승을 향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 외에도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막바지에 16강 티켓을 거머진 ‘스칼렛’과 GSL 초창기에 출전해 국내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미국의 ‘아이드라’, 한국 선수 2명을 꺾으며 이목을 집중시킨 러시아의 ‘타이탄’과 최근 실력이 급상승하며 현지 팬들의 많은 기대를 얻고 있는 덴마크의 ‘베이비나이트’ 등이 주목할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16강 대진에 형제 간의 대결이 성사된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B조와 G조에서 각각 올라온 스페인의 후안 모레노 듀란과 페드로 모레노 듀란이 그 주인공이다. 8강 진출권을 냉혹한 승부에서 형제 중 누가 승리하게 될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두 형제의 이름에 ‘스타2’에서 ‘캐리건’을 섬기는 인물로 등장하는 캐릭터 ‘듀란’의 성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이처럼 많은 경쟁자를 뚫고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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