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이 흘렀다. 어찌 보면 짧아 보일 수 있지만, 한 게임의 흥망성쇠가 정해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이온은 이 기간 동안 맏형 리니지와 동생 블레이드앤소울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결과 엔씨소프트는 급성장 할 수 있었으며, 아이온은 가문의 든든한 버팀목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명실공히
엔씨소프트를 급성장 시킨 원동력은 아이온이다
하지만 지난 3.0 업데이트 이후, 아이온은 다소 침체기를 겪었다. 하우징이 등장했지만 아이온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라이트 유저들을 배려한 일일 퀘스트는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또한 게임의 업데이트가 중구난방으로 진행된 것 역시 악수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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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은 라이트 유저와 여성 유저에게 인기 있었지만, 다소 어울리지 않는 컨텐츠였다
이런 상황에 빠져있던 아이온이 결국 방향을 선회했다. 잔 재미를 주는 컨텐츠를 버리고 진심으로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들만 업데이트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이 바로 3.5 업데이트 ‘티아마트에 맞선 자’다.
만족스러운
컨텐츠 추가와 유지 보수
중견 게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새로운 활력소가 될 신규 컨텐츠와, 기존 컨텐츠의 유지 보수다. 이 부분에서 아이온의 이번 업데이트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새롭게 등장한 신화 등급 무기들과 영웅 등급의 늘어나는 무기들은 유저들에게 던전을 공략해야 할 동기를 부여했다. 비슷한 성능의 아이템이 넘쳐나 침체된 아이온 던전 공략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신화 등급 무기는 등장하자마자 그 높은 성능으로 유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영웅 등급 늘어나는 무기는 오랫만에 등장한 만큼 PvP 유저들에게 큰 환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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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무기와 신화 등급의 무기,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이템만 추가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투기장은 다른 서버 유저와의 전투를 전면에 내세우며 유저들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각 서버에서 날고 긴다는 유저들의 전투를 보고 싶다는 꿈이 이뤄진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컨텐츠와 함께 동기 부여가 되자, 유저들은 게임에 자연스레 녹아 들며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지난 3.0 업데이트에서 컨텐츠를 덜렁 던져주기만 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발전된 모습이다.
또한, 새로운 컨텐츠 외에도 유저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눈에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일일 퀘스트의 대거 삭제다. 3.0 업데이트 이후 꾸준히 추가된 일일 퀘스트는 유저들에게 재미보다는 부담감만을 안겨주는 컨텐츠였다. 이런 일일 퀘스트를 대거 삭제하거나, 주간 퀘스트로 변경해 유저들의 부담감을 한 층 줄였다. 이 외에도 개편된 시공의 균열과 추가된 레기온, 하우징 과업 등 유저들이 불만을 가졌던 부분이 하나씩 고쳐지고 있다. 오래된 게임에 가장 필요한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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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추가되는 차원의 소용돌이, 모 게임과 비슷한 것 같지만 아이온이 먼저 나왔다
동생에
비해 너무나 못난 형, 아이온의 스토리 진행
게임 내 컨텐츠 자체는 만족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쓰러지는 `티아마트`는 가장 난폭하다고 소문난 `용제`다. `용제`란 데바 공통의 적인 용족을 지배하는 제왕, 즉 최후의 적이나 다름없다. 배트맨 다크나이트의 ‘조커’나 슈퍼맨의 ‘렉스 박사’처럼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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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와 티아마트의 비중은 비슷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 비치는
모습은?
그렇다면 게임 내에서 용제는 그 높은 비중만큼 잘 구현되어 있을까? 대답은 ‘아니오’다. 오히려 아이온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스토리보다 새로 나온 신화 등급의 아이템과 늘어나는 무기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아이온 초창기에 스토리를 강조하려고 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너무 다른 상황이라 어안이 벙벙하고 아쉬울 따름이다. 여기에 동생 블레이드앤소울이 몰입감 있는 이야기로 유저들을 모으는 것과 비교되면서 이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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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허무하게 쓰러진 티아마트,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사춘기의
열병은 끝났다. 이제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뿐
아이온을 사람과 비교했을 때 지난 3.0 업데이트는 일종의 사춘기라 할 수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답게 재미있을 것 같은 컨텐츠는 모두 게임에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그 컨텐츠가 아이온과 어울리는가의 여부를 뒤로 한 채 말이다. 이렇다 보니 당연히 아이온 특유의 분위기는 흐트러지고 게임의 색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사춘기의 방황과 열병을 제대로 겪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 사춘기의 열병을 훌훌 던져버리고 게임의 방향을 확실하게 정했다. 자질구레한 컨텐츠를 추가하는 것보다, 진심으로 아이온을 즐기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확실히 이전에는 컨텐츠가 부족해도 드라웁니르 동굴 앞에서 천족을 기다리거나, 시공의 균열로 들어가 마족을 학살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그리고 어비스에서 쉴 새 없이 전투를 벌이며 아이온의 세계에 몰입했었다. 앞으로 아이온이 추구하는 것은 그 시절로의 회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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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벤트에서의 천, 마족 전투 장면. 이 장면을 실제로 체험할 날이 머지
않았다
이번 3.5 업데이트는 앞 서 말한 재미있던 아이온으로 돌아가겠다는 개발진들의 의지가 듬뿍 담긴 업데이트다. 물론 완벽하지는 못했다. 스토리는 죽어버렸으며, PvP가 완벽히 살아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체되어 있는 아이온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한 점, 이것만으로도 이번 업데이트가 높이 평가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된다.
글: 게임메카 노지웅 기자 (올로레, abyss22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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