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협회 “총기 난사 사건 원인은 폭력 게임 때문”

전미총기협회가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으로 폭력게임을 지적해 ‘책임회피’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의 웨인 라피에르 부회장은 21일(현지시각)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미국 내 총기규제에 대한 여론이 끊이지 않자, 기자회견을 열어 협회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웨인 부회장은 ‘킨더가든 킬러’라는 온라인 슈팅 게임을 제시하며, 이처럼 별다른 이유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게임이 난무해 오늘날의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디오게임을 “타락한 산업”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며, “이들이 살인을 삶의 일부분처럼 장난스럽게 그려내면서, 폭력을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처럼 판다”고 설명했다. 또, 방송 미디어에도 이런 비정한 문화를 확산시킨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NRA가 총기 난사 사건의 대응책으로 제시한 것은 교내 무장경비 배치였다. 웨인 부회장은 “총을 든 악인을 제지할 수 있는 건 총을 든 선인"이라며, 이를 위해 NRA는 국가 시범적인 차원의 학교 방어 프로그램(National Model School Shield Program)을 적극 지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학교 방어 프로그램이란 교내에 은퇴 경찰이나 자원봉사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훈련받은 무장 경비를 배치하는 것이다.

웨인 부회장은 “샌디훅 초등학교에 무장 경비가 있었다면, 26명의 순고한 목숨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NRA의 답은 더 많은 총을 배치하는 것뿐”이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기자회견이 종료되자 정치, 교육, 언론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맹렬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NRA로부터 막강한 지지를 받는 미국 공화당 소속 의원들도 비판 세력에 가세할 정도.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학교에 무장 경비를 배치한다고 학교가 안전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 A&M 국제대학의 크리스토퍼 J. 퍼거슨 교수 또한 “NRA는 실제 총이 아니라 가상의 총에 총기 난사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거슨 교수는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실제 청소년의 폭력성에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 결과로 청소년 폭력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건 압박감, 우울감, 가정폭력, (비행)친구와의 관계 등으로 게임은 전혀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부모 대표로 나선 수지 드 영은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학부모가 학교에 총을 배치하는 것을 반대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그것도 모를 정도의 바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사회에 공포가 확산되면서 아비규환 상태나 마찬가지다.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여 범국민적인 애도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미국 전 지역에서는 총기 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일은 애틀란타에서, 21일에는 펜실베니아 주, 앨라바마 주 등지에서 총기 사건이 벌어져 10명 가까이 사상자가 속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