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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숀가면] 앱스토어 선정 ‘2012년 최고의 작품’, ‘더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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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힘에 한계를 느꼈다. 더욱 수련하고 다시 돌아오겠다. - 앱숀가면 레드

 

핑크: 레드가 편지만 남겨두고 사라졌어! 이걸 어쩌지?
블루: 언젠간 이런 일이 일어날 조짐을 느꼈지. 하지만 남박사님이 내말을 듣지 않았어.
옐로우: 수련은 무슨…. 아마 미소녀를 찾아 떠났겠지.
????: 어리석은 녀석들. 너희들은 이제 내가 이끈다.
그린: 누구지??
실버: 나는 앱숀가면 실버. 영웅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등장하곤 하는 그런 히어로지. 다이아몬드를 넘어 플래티넘 등급을 얻기 위해 네트워크 마케팅을…….
남박사: 아무튼 그렇게 됐다네. 이제부터 실버의 말을 잘 따르도록 해주게.
핑크: 말도 안돼!
실버: 물론! 나는 소띠니까 말이 될 수 없지!
블루: 레드가 사라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실버도 정상은 아니군.
실버: 2013년의 시작을 이 실버와 함께 열어보도록 하자고! 미소녀만 갈구하던 앱숀가면은 끝났어! 처음 선정하는 작품부터 나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마.

 

2012년을 빛낸 최고작- ‘더 룸’

 



▲ '방탈출'게임 '더 룸'

 

남박사: 파이어프루프에서 제작한 ‘더 룸’은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패드 전용 퍼즐게임이네. 흔히 말하는 ‘방탈출’ 게임으로 다양한 퍼즐을 풀어나가는 것이 매력이지. 출시된 지 3달이나 지난 작품을 왜 이제야 소개하는지 궁금하다고? 물론 이유는 있다네. ‘더 룸’은 아이튠즈에서 선정한 ‘2012년을 빛낸 최고작’ 중에서 게임 부문에 선정됐음은 물론, 해외 게임매체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작품이지. 2012년을 마무리하고 2013년을 시작하는 오늘 살펴보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네.

 

챕터로 나눠진 미션에서 각각 주어진 퍼즐을 해결하는 방식의 게임은 흔한 편이지만, ‘더 룸’은 미션에 등장하는 장치들의 개연성과 기발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네. 그렇다고 난이도도 너무 높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조금만 머리를 쓴다면 쉽게 몰입할 수 있기도 하지. 그럼 우리 연구소만큼 많은 비밀이 숨어있는 방으로 한번 떠나볼까?

 

그래픽: 세심함이 돋보이는 3D 그래픽

 



▲ 이런 상자에서 시작해



▲ 우주의 느낌이 나는 퍼즐까지!

 

실버: 양파. 가수 양파가 아니라, ‘더 룸’을 모두 클리어한 뒤 느낀 감상이다. 방탈출 게임이라고 하면 계속 어디론가 나가야 한다는 인상을 받기 마련인데, ‘더 룸’은 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퍼즐들을 마주하게 되지. 까도까도 계속 터져 나오는 내 고품격 개그처럼. 특히 3D로 표현된 만큼 이리저리 돌려볼 수 있고, 조작했을 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물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까지 나올 정도야. 게다가 3D의 특징을 잘 이용한 트릭까지 있어서 재미있더군.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다 말하면 나중에 게임을 즐길 사람들에게 폐가 되니 하나만 살짝 말해주지. 멀리 있는 사물과 가까이 있는 사물을 이리저리 조작해 정해진 문양을 만들어내는 트릭이 있는데, 여기에 착시까지 더해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부분은 충격이더군.

 

사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작은 상자에 어떻게 저런 대단한 장치가 다 들어가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지만, 그런 생각도 잊게 만들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해. 처음엔 몰랐는데 게임을 맨 처음 시작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메인화면도 사실은 조작 가능한 오브젝트를 숨기고 있어. 시작조차 치밀하다 이거지. 내 개그처럼. 4개로 이뤄진 챕터를 모두 끝내고 나니 너무 아쉬워서 다음 작품까지 기다리게 될 정도라니, ‘2012년을 빛낸 최고작’에 선정될 만 하지? 2013년도 기대하라고. 계사년답게 계속 사랑받는 개그를 구사해주지.

 

몰입감: 탈출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아쉽다

 



▲ 상자를 열고, 또 열어서 계속 안으로~

 

옐로우: 몰입감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게임이 생각보다 짧아서일까? 한창 몰입하고 있던 와중에 게임이 끝나버리니 아쉬움이 배가 되더군. 전체 플레이시간을 따져보면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 아마도 너무 재미있게 즐긴 게임인데, 허무하게 끝났기 때문일까? 즐겨보던 드라마가 급하게 마지막 회를 맞이하면서, 여운만 진득하니 남기고 가는 느낌이야.

 

솔직히 게임을 하다보면 탈출이라는 느낌보다는 실버가 말했던 것처럼 양파를 까는 것 같아. 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퍼즐을 풀다보니, 다음엔 이 안에 뭐가 또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야. 그런데 이게 웬걸? 마지막에 문 열리는 장면을 보고 어찌나 허탈하던지 말이 안 나오더군. 분명 재미있게 즐기긴 했어.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네.

 

사운드: 조용한 방 안에 흐르는 소름끼치는 소리들

 

▲ 기계들이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가 현장감을 더한다

 

블루: 게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사운드는 일품이다. 신나는 음악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스산하게 부는 바람소리와 나무가 뒤틀리는 것 같은 삐걱거리는 음향은 플레이어를 더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이어폰을 사용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그 현장감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데, 후반에 다다를수록 소름끼치는 효과음이 등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속삭이는 소리나 시계가 똑딱거리는 소리는 은근히 마음을 초조하게 하지. 이것과 관련된 공포증이 있다면 조심해야 할 게임이다.

 

또한, 장치들을 조작할 때 음향도 풍부해서, 열쇠를 돌리거나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 버튼을 조작하는 소리까지 아주 세밀하게 표현돼 있다. 화면을 통해 조작하고 있지만, 마치 내가 실제로 만지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시각과 음향이 조작의 맛을 더한 셈이군.

 

조작감: 눈앞에 있는 물건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 사소한 조작까지 모두 플레이어가 세세하게 해야한다

 

그린: 위에서 이미 말이 나왔네요. 맞습니다. ‘더 룸’에서 느낄 수 있는 조작감은 특별합니다. 그래픽과 소리, 그리고 조작의 삼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지죠. 특히 플레이어가 조작한 만큼만 움직이는 트릭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거대하게 돌아가는 장치까지 있어서 게임을 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확실히 줍니다. 또한 비밀을 풀어나가야 할 대상을 앞에 두고 있으니,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이것저것 눌러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잖아요? 이 게임도 화면을 마구 눌러보면서 숨겨진 것이 있는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냥 마구잡이로 진행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요. 저도 ‘더 룸’을 하다가 막히면 화면을 마구 터치와 슬라이드로 마구 유린했는데, 아뿔싸. 이게 웬걸? 중력센서를 통한 조작도 있어서 기기를 이리저리 굴려야 하는 일도 있더군요. 퍼즐이 풀리지 않아 마구잡이로 하던 제가 부끄러워지던 순간이었어요. 달리 말하자면 아이패드를 붙잡고 있지만, 작은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노는 기분이네요.

 

인터페이스: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만든 다양한 장치들

 



▲ 퍼즐로 가득한 화면에 다른 메뉴가 끼어들 틈은 없다

 

핑크: 박스를 집중 탐구하는 만큼, 그 외에 조작할 것은 많지 않아요. 획득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단축창, 특수한 시점을 갖게 해주는 렌즈, 힌트버튼, 메뉴까지 아주 단순한 편입니다. 사실 퍼즐이 주된 목표인 만큼 그 외에 다른 것들이 복잡할 필요는 없잖아요? 가장 중요한 퍼즐이 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말이에요. 또한, 아이템은 간혹 따로 살펴보면서 조작해야 하는 요소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심하지도 않고, 건드려볼 장치는 많은데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해뒀기 때문에 부담도 적어요. 그린의 ‘작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기분’이라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장난감이라는 것은 가지고 놀면서 스트레스 받아선 안 되잖아요? ‘더 룸’도 퍼즐이니만큼 복잡한 요소가 있긴 한데, 솔직히 어렵진 않았어요. 일정 구간에서 아무것도 해결 못하고 있으면 힌트를 자동으로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인데, 스스로 풀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주면서도 막히는 곳은 최소화 시키려고 한 배려가 돋보이네요. 정말 ‘2012년을 빛낸 최고의 작품’ 다워요.

 

마치며

 



▲ 레드는 수련을 위해 그렇게 떠났다

 

블루: 실버가 오프닝에서 왠 드립을 하기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단 정상이군.
실버: 아마도 내가 어렸을 때 산 정상을 많이 정복했기 때문 아닐까? 정. 상.
핑크: 할 말이 없네요.
그린: 이하 동문이야.
남박사: 레드가 그립나? 찾아보면 미소녀피규어 파는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겠지. 그럼 내가 직접 찾으러 가 볼까?
옐로우: 동작 그만.
핑크: 그 말 취소하시죠.
실버: 역시, 손으로 내린 것 같은 내 핸드드립에 벌써 흠뻑 빠졌나.
블루: 니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
실버: 부끄러워하지들 말라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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