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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파이터 공개 서비스, 유저 마음 스틸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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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RPG'스틸파이터'의 공개서비스가 8일차에 접어들었다

그라비티에서 서비스하고 엘타임게임즈에서 개발한 기술 ‘스틸’이 가능한 액션RPG ‘스틸파이터’의 공개서비스가 지난 21일(목)부터 시작됐다. 

‘스틸파이터’는 미려한 일러스트와 보스 몬스터의 기술을 훔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를 심어 주었던 게임이다. 초반에는 쉬운 조작감과 시원한 타격감으로 빠른 액션이 생명인 액션RPG의 매력을 잘 구현한 듯 보였지만, 계속 플레이 할수록 곳곳에서 보이는 미완성된 부분과 잦은 버그 등으로 실망감을 남겼다.

펑펑 터지는 타격과 기술 효과 구현은 일품

‘스틸파이터’의 타격감은 괜찮다. 논타겟팅 방식의 범위 공격에 우수수 나가떨어지는 몬스터들과 팡팡 터지는 콤보는 쾌감을 안겨 주어 빠르고 경쾌한 액션RPG의 매력을 잘 살렸다. 또한 던전 곳곳에 타격을 받으면 터지는 폭탄이 배치되어있어 파열음과 함께 터지는 크리티컬 공격은 십년 묵은 체증 내려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막힘 없이 시원하다.




▲ 팡팡 터지는 타격감과 효과 하나는 최고다

더불어 던전 하나하나를 공략하면서 보스 몬스터의 기술을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하며, 각각의 기술은 해당 보스의 특징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가령 거대한 새의 모습을 하고 있는 보스 ‘콕쿠스’는 커다란 날개로 돌풍을 일으켜 플레이어를 제압한다. 이렇듯 보스만이 사용하는 강력한 기술을 플레이어의 기술로 습득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매력적이지만, 그 기술을 꾸준히 성장시켜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내는 것도 ‘스틸파이터’만의 장점이다. 게다가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많은 보스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전투 스타일 정립이 가능하다. 또한, 유저가 원하는 대로 연계기를 설정해 쉴 새 없이 터지는 콤보를 제공하는 것도 ‘스틸파이터’의 큰 매력이다.


▲ 바로 이 때를 노려서 스킬을 빼앗는거다!

매력도 놀라움도 없는 그래픽

‘스틸파이터’의 원화는 상당히 화려하다. 역동적인 자세로 각 직업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를 보고 있으면 인게임 화면도 못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인게임 그래픽은 단순하고 다소 칙칙한 색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더불어 캐릭터 선택 화면도 갈수록 항목이 세분화되고 정교해지는 최근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트렌드를 가볍게 무시해, 캐릭터 머리 스타일이 세 가지를 벗어나지 않고 그 흔한 눈과 코 바꾸기도 없다.

이런 단순한 그래픽이 ‘스틸파이터’의 빠른 액션과 결합해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던전앤파이터’ 처럼 장점이 되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단점으로 남고 말았다. ‘스틸파이터’의 전투는 논타겟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위치 파악이 중요한데, 같은 직업군은 전직을 해도 외견상 큰 차이가 없어 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 캐릭터 구분이 어렵다. 전투 시에 같은 직업군에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파티원이라도 있다면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 결정하기도 힘들다. 


▲ 캐릭터 이름을 띄우지 않으면 확인이 힘들 정도로 쌍둥이 투성이


▲ 분명히 전직했는데도 외견에 차이가 없어

더불어 큰 분위기 변화 없이 유지되는 맵 그래픽은 배경이 게임 완성도에 기여하는 큰 요소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배경을 급하게 메꾸었다는 느낌만 준다. 게다가 다소 명도가 낮은 색감으로 점철된 배경과 건물들은 ‘스틸파이터’가 지향하는 경쾌하고 빠른 게임성과 불협화음을 만들어 이질적인 느낌만 가득하다. 




▲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거긴거 같은데 어디로 가야하오

허울 좋은 장식품, 무투장

최근 한국 게임 시장에 불고 있는 AOS의 열풍을 개발사도 인지한 듯, ‘스틸파이터’는 ‘아레나’를 통해 5:5 대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나뉘어져 있는 라인과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타워, 각 진영의 끝에 위치하고 있는 넥서스로 구성된 ‘아레나’의 맵을 보면, 빠른 속도감의 전투를 ‘L’모 게임의 시스템과 접목시켜 보다 스릴 넘치는 PvP가 구현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과도한 맵 구성은 ‘아레나’의 플레이 시간을 필요 이상으로 늘어지게 만든다. 비등비등한 전력을 가진 진영이 맞붙을 경우 경기는 2시간을 상회할 정도로 길어져 유저를 지치게 만들고 게임 순환도 느리다.


▲ 콘텐츠를 즐기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

무엇보다 유저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아레나’ 자체가 성사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아레나’는 참가 가능 레벨이 20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도, 많은 인원이 필요한 시스템이다 보니 선뜻 양팀 구성이 성립되지 않는다. 5:5 대전이 주 콘텐츠인 AOS게임들과는 달리 경기를 목적으로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부담 없이 빠르게 끝낼 수 있는 타 PvP 시스템과 달리 긴 시간이 필요한 ‘아레나’ 시스템은 빠르게 공격을 퍼붓고 적을 제압하는 액션RPG의 성격과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레나’는 랭킹전과 연습 경기를 지원하지만, 방을 만들고 상대 플레이어가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연습 경기는 접근성이 낮을뿐더러 수요 자체도 없어 자동 매칭을 지원해야 할 것 같은데, 자동 매칭 시스템은 랭킹전 모드에서만 지원된다. 


▲ 다들 가디언이 무서워서 결전을 피하는 거라고 믿고 싶다

1:1 PvP 콘텐츠인 ‘결전’ 역시 랭킹전 외에는 자동 매칭이 지원되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유저가 무투장에서 대기하고 있는지 리스트도 표시되지 않아 방을 만들고 상대가 입장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리거나 랜덤 매칭이 될 때까지 하염없이 버튼만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1분 간격인 자동 매칭 버튼을 1시간 동안 누르며 기다려도 한 번도 ‘결전’이나 ‘아레나’를 경험할 수 없을 만큼 사람이 없다. 두 명의 유저만 있어도 경험 가능한 ‘결전’ 조차 이 정도라면 가히 ‘스틸파이터’의 유저 대부분이 무투장을 즐기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무투장 홍보와 튜토리얼 메뉴 추가, 접근성 강화 등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AOS를 모델로 한 진영 대결을 내놓은 건 참신할 지 모르나, 게임을 할 수 있어야 그 재미를 보여 줄 수 있을 것 아닌가.

다듬어지지 않은 퀘스트 동선이 아쉽다

‘스틸파이터’의 레벨업은 주로 퀘스트로 진행된다. 퀘스트는 인스턴스 던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곳곳에 해당 레벨에 맞는 다채로운 아이템들이 배치되어 있어 레벨업이 어렵지는 않다. 또한 굳이 포탈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단축창으로 던전에 입장할 수 있는 등 인터페이스는 최근 많은 RPG들이 채택하고 있는 편리한 방식을 사용했다.


▲ 움직일 필요 없는 편리한 이동 인터페이스
 
그러나 ‘스틸파이터’의 퀘스트와 전투는 편리한 인터페이스의 장점을 과도하게 남용해 오히려 지루함만 남았다는 느낌이 든다. 마을을 하나만 만들어도 ‘포탈’을 통해 모든 던전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은 유저도 편리하고 개발사도 다른 마을을 디자인 할 필요가 없어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보다 게임의 세계관에 푹 몰입할 수 있도록 하려면 탄탄한 시나리오와 그에 부합하는 필드와 배경 전환 역시 필수적인데, 이 게임에는 그런 부분이 전무하다. 스토리는 개연성이 없고, 퀘스트는 물 밀듯이 밀려오는데 목적 숙지가 되지 않는다. 어떤 퀘스트가 메인 시나리오인지 서브 스토리인지 표기가 없고 퀘스트창에 혼재되어 있으며, 심지어 부탁하는 NPC들의 이유도 지극히 개인적이라 나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 들어 유쾌하지 않다. 최근 유료아이템까지 판매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완성도를 보여주니 실망스럽기만 하다.


▲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시키고 있잖아


▲ 퀘스트 중요도 정도는 표기해 주면 좋겠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한 던전에서 평균적으로 3가지 정도의 퀘스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아무리 재미있는 던전이라도 반복되다 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노말, 하드, 마스터, 오리진으로 나뉘어진 난이도도 그 간극이 미미하다. 최고 난이도인 ‘오리진’의 몬스터들만 조금 버겁게 느껴질 정도이며, 나머지 세 난이도들은 몬스터의 체력이나 패턴, 수도 큰 차이가 없고 도전과제도 똑같아 퀘스트 인터페이스 보강과 난이도 차이 개선 등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 같은 던전을 반복해야 한다면 난이도별 차별화는 필요하지 않겠나

제발 서버 좀 관리해 주세요

사실 서버 관리 문제는 그라비티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다. 그라비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았던 ‘라그나로크’ 역시 잦은 서버 점검으로 유저들의 불만을 샀고, 후속작 ‘라그나로크 2’ 역시 서버 관리 부실의 불명예를 벗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스틸파이터’ 역시 서버 상태가 불안정했고 버그도 속출했다.


▲ 버그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서버 최초 542626 레벨 달성

일례로 ‘스틸파이터’에서는 서비스 개시일인 21일부터 22일까지 특정 시간에 접속하는 모든 유저에게 문화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벤트 진행 시간에 예정에 없던 서버 점검이 실시되어 유저들의 불만을 샀다. 더불어 레벨이 오르면 안내창이 뜸과 동시에 게임이 자동으로 종료되는 등의 오류도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서버 상태가 원활하지 않으면 플레이어들의 의욕을 떨어트릴 수 밖에 없다. 서버 문제는 꾸준히 지적 받았던 문제인 만큼 그라비티 측에서 적극적으로 개선 의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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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AOS
제작사
엘타임게임즈
게임소개
'스틸파이터'는 액션 RPG와 AOS가 결합된 장르를 채택한 게임이다. 게임에는 '슬레이어'와 '스트라이커', '아이언가드', '하플링드래곤' 등 4가지 직업이 등장한다. 강력한 보스 몬스터의 스킬을 스틸해 활용...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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