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2일 곰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월드오브탱크 코리안 리그'(World of tanks Korean League, 이하 WTKL)' 4강 2주차 경기에서 'DRAKI-헤츨링의 반란'이 'e-MONEY'를 4대0으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DRAKI-헤츨링의 반란은 오픈 시즌 예선 오후조 경기에서, e-MONEY는 월드오브탱크의 국내 정식 서비스 이후 열린 첫 클랜 챌린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력이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두 팀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DRAKI-헤츨링의 반란은 지난 16일에 열린 '워게이밍 창립 15주년 특별 토너먼트'결승전에서 '살모사'에게 패배를 당해 오늘 경기까지 영향을 끼치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두 팀의 격돌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낳았다. e-MONEY는 우선 수비 진형을 갖추고, 상대의 전략을 보고 대응하는 플레이에 강하다. DRAKI-헤츨링의 반란은 단단하고 안정적인 e-MONEY의 벽을 뛰어난 공격 전개 능력으로 무너뜨렸다. 매 경기마다 e-MONEY가 공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유리한 전장에서 전투를 벌인 것이다. 이러한 지능적인 플레이는 완벽하게 먹혀들었고, DRAKI-헤츨링의 반란은 1차전 무승부 이후 4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오늘 결승 진출에 성공한 DRAKI-헤츨링의 반란은 6월 29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같은 클랜 소속의 'DRAKI'와 결승전을 벌인다.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같은 클랜의 형제팀인 만큼, WTKL의 그 어느 경기보다도 치열한 명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WTKL 4강전에서는 4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승리한다. 만약 무승부가 반복되어 9세트까지 경기가 진행되면, 해당 시점의 세트 스코어를 기준으로 승부가 판가름난다. 만약 세트 스코어마저 동점이라면 모든 경기의 생존 전차 티어 합계를 기준으로 승패를 결정한다. 맵과 전차 우선 선택권은 첫 경기에는 코인 토스로, 2차전부터는 이전 경기에서 패한 팀에게 주어진다. 전차 선택은 우선권을 얻은 팀부터 2대씩 교대로 선택한다.
이어서 WTKL 오픈 시즌 4강 2경기의 세트별 전개 과정과 주요 장면을 살펴보자.
1차전: 엔스크, 무승부
코인 토스를 통해 맵 선택권을 얻은 e-MONEY는 시가지와 평지가 절반씩 혼합된 맵인 엔스크를 1차전의 무대로 선택했다. 이러한 특성 탓에 엔스크에서는 중전차에 힘을 실어 근접전에 대비하는 전차 조합과, 경전차와 자주포를 선택하여 기동전에 무게를 두는 조합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전장이다.
전차 우선 선택권을 얻은 e-MONEY가 꺼내든 카드는 중전차와 경전차, 자주포가 모두 혼합된 형태의 전차 조합이었다. 중전차를 주요 거점에 배치하여 수비에 주력하고, 경전차로 시야를 확보하여 자주포로 기선을 제압하는 전략이었다. 이에 DRAKI-헤츨링의 반란은 관측 범위가 넓고 기동력이 뛰어난 'T69'를 3대 선택하는 독특한 조합을 택했다. T69 3대로 상대의 움직임을 확실히 파악하면서, 기회를 포착하는대로 돌파하겠다는 의도였다.
전차 조합에서 예고한대로 DRAKI-헤츨링의 반란은 화력이 좋은 중전차들은 본진에 두고, T69와 경전차들을 앞세워 서쪽 시가지를 정찰했다. e-MONEY는 동쪽 평지에 배치된 자주포를 중심으로 수비 라인을 구축, 경기는 동서전쟁의 양상으로 흘러갔다.
DRAKI-헤츨링의 반란의 T69 3대는 서쪽 시가지를 통해 e-MONEY의 본진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e-MONEY의 수비진이 단단해 돌파를 시도할 수 없었고, 경기 시간이 2분 남은 상황에서 본진으로 물러났다. 경기 종료 1분전 티어 차이 판정승을 노리고 e-MONEY가 공격을 시도했으나, 1티어 'T1 Cunningham' 1대를 파괴하는데 그쳐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2차전: 엔스크, DRAKI-헤츨링의 반란 승리
2차전 역시 1차전과 동일한 맵, 전차 조합으로 진행됐다. 경기 초반의 진행 과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양팀은 맵을 동서로 양분하고 대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 1차전과 다른 모습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DRAKI-헤츨링의 반란이 전방에서 정찰중이던 e-MONEY의 1티어 경전차 'T1 Cunningham'을 파괴한 것이다. 이후 e-MONEY는 또 다른 경전차 T-50-2까지 파괴당하자, 전방에서 시야를 확보할 방법을 잃고 말았다. 이처럼 전방에서 시야를 확보할 경전차를 잃어버리면, 상대의 진격로를 예상할 수 없다.
결국 눈이 멀어버린 e-MONEY는 더 이상 수비 진형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시가지에 배치된 DRAKI-헤츨링의 반란의 전차를 발견하고 진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북쪽에서 접근하던 DRAKI-헤츨링의 반란의 전차에게 측면을 내주면서 큰 피해를 받았다. 결국 DRAKI-헤츨링의 반란은 1차전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된 경기를, 정찰 전차를 먼저 제압하고 진격에 나서는 침착한 플레이로 풀어나갈 수 있었다.
▲ e-MONEY(화면 위 붉은색)의 전차를,
측면에서 노리고 있는 DRAKI-헤츨링의 반란의 'AMX 50 100'
3차전: 비행장, DRAKI-헤츨링의 반란 승리
2차전의 무대는 엄폐물이 적은 맵인 비행장이었다. 맵의 특성에 맞게 양팀 모두 자주포 1대와 기동력이 좋은 전차로 팀을 구성했다. 다만 e-MONEY는 기동력과 연사 속도가 빠른 'Lorraine 155. 51'을 선택한 반면, e-MONEY는 기동력과 연사 속도가 떨어지는 대신 화력이 좋은 'M40/M43'을 택했다.
경기 초반부터 경전차와 중형전차들의 정찰전과 자주포의 화력 싸움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e-MONEY는 정찰용 1, 2티어 전차를 던지면서 주력 전차를 자주포로 공격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자신들의 자주포가 더 앞선 화력을 지녔기 때문에 살을 내주고 뼈를 깎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DRAKI-헤츨링의 반란의 자주포는 경전차의 움직임보다도 빨랐다. e-MONEY의 경전차가 접근하는 낌새를 보이자마자, 자주포로 먼저 파괴해버린 것이다. 이는 곧 e-MONEY의 전략이 실패했음은 물론 2차전과 마찬가지로 시야가 제한되어 앞으로의 힘싸움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자주포 싸움에서 승기를 잡은 DRAKI-헤츨링의 반란은 주 병력을 이끌고 북쪽으로 전진에 나섰다. e-MONEY가 이에 응전하기 위해 전진하자, 남쪽으로 8티어 경전차 'AMX 13 90' 1대를 우회시켜 e-MONEY의 본진까지 급습했다. e-MONEY는 일부 전차를 회군시켰으나 점령 저지에 실패하여 2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 기동력이 빠르고 차체마저 작은 경전차를 자주포로 잡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DRAKI-헤츨링의 반란은 그 어려운 과제를 성공시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4차전: 힘멜스도르프, DRAKI-헤츨링의 반란 승리
3차전 자주포 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e-MONEY는 시가지형 전장인 힘멜스도르프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e-MONEY의 힘멜스도르프 승률은 33%, DRAKI-헤츨링의 반란은 100%다. 즉, e-MONEY는 힘멜스도르프가 자신있다기보다, DRAKI-헤츨링의 반란의 자주포에 부담을 느껴 힘멜스도르프를 선택한 것이다.
수세에 몰린 e-MONEY는 맵 북쪽 본진 부근에 모든 전차를 배치하여 수비 태세를 갖췄다. 반면 세트 스코어에서 앞서나가는 DRAKI-헤츨링의 반란은 자신있게 전차를 넓게 배치, 주요 거점을 틀어막고 e-MONEY를 더욱 구석으로 몰았다.
이후 교전없이 대치 상황이 경기 종료 1분전까지 이어졌다. 4차전이 무승부로 마무리되면 세트 스코어에서 밀리고 있는 e-MONEY에게 좋을 것이 없었다. 결국 e-MONEY는 모든 병력을 모아 진격에 나섰으나, 맵 전역의 주요 거점을 장악하고 수비 진형을 갖춘 DRAKI-헤츨링의 반란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결국 교전에서 밀린 e-MONEY는 후퇴하기 시작했고,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DRAKI-헤츨링의 반란은 내구도가 거의 남지 않은 e-MONEY T69 1대를 포착, 끝까지 추격하여 경기 종료 직전에 파괴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남은 전차 티어 합계가 8이상 벌어지면서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 경기 종료 직전에 e-MONEY의 T69 파괴에 성공한 DRAKI-헤츨링의 반란
만약 이 순간에 전차를 파괴하지 못했다면, 4차전은 무승부가 되었을 것이다
5차전: 와이드파크, DRAKI-헤츨링의 반란 승리
대회 규정상 4선승제인 준결승전에서는 9세트까지 진행되면 해당 시점의 세트 스코어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된다. 즉, 5차전에서 3대0으로 밀리는 e-MONEY는 5차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경기를 이어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벼랑끝에 몰린 e-MONEY는 5차전의 무대로 와이드파크를 택했다. 와이드파크의 남쪽 지역은 시가지, 북쪽은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자주포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두 팀은 모두 중전차 위주의 전차 조합으로 정면 힘싸움을 예고했다.
이번 경기를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e-MONEY는 맵 중앙의 언덕 뒤에 숨어 대치를 이어가다, 경기가 중반에 이르자 맵 서쪽으로 우회하여 DRAKI-헤츨링의 반란의 본진을 급습했다. 일부 정찰 병력으로 본진 점령을 시도하면서, 주 병력은 후방의 시가지에 매복시켜 점령 저지를 위해 회군하는 상대 전차를 노리는 전략을 사용했다.
e-MONEY의 의도대로 본진을 급습당한 DRAKI-헤츨링의 반란은 회군을 시작했다. 하지만 본진 부근에 남아있던 DRAKI-헤츨링의 반란의 T1-Cunnigham이 이를 모두 파악해, e-MONEY의 예상과 달리 전투 진형을 갖추고 침착하게 회군할 수 있었다. 월드오브탱크에서 정찰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플레이였다.
결국 e-MONEY의 매복 전략은 실패했고, 침착하게 진형을 갖추고 돌아온 DRAKI-헤츨링의 반란과 정면 대결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최후의 전면전에서 DRAKI-헤츨링의 반란은 다시 한번 완벽한 공격 전개 능력으로 e-MONEY를 제압했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 본진 부근의 건물에 숨어 e-MONEY의 움직임을 정찰한 T1-Cunningham
1티어 전차의 정찰이 얼마나 게임에서 크게 작용하는지 보여준 예다
▲ 4대0 스코어 완승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DRAKI'
[4강 2경기 결과 및 다음 경기 예고]
4강 2경기 결과
- [승] DRAKI-헤츨링의 반란 (4) : (0) e-MONEY
<결승전 경기 정보>
DRAKI vs DRAKI-헤츨링의 반란 (4선승제)
일시: 6월 29일 17:00
장소: 영등포 타임스퀘어
축하무대: 걸그룹 '시크릿'
글: 게임메카 김상진 기자 (에레하임, wzcs0044@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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