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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3 콘솔판, 완벽한 ‘가정용 게임’으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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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지옥 악마가 콘솔까지 침투했다

지난 3일(화), 블리자드의 간판 게임 ‘디아블로 3’의 PS3와 Xbox360버전이 출시됐다. 이번에 출시된 ‘디아블로 3’ 콘솔판은 원작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콘솔 패드에 최적화된 조작 덕분에 마우스와 키보드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손에 감기고, 특별히 추가된 ‘구르기’ 기능은 게임의 액션성을 더욱 높였다. 더불어 전설 아이템도 높은 빈도로 드롭되어 온라인 경매장이 없는 아쉬움을 메꿔 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PC판에서는 깨끗하게 묘사됐던 그래픽이 콘솔로 옮겨지면서 깨지는 현상이 보인다거나, 멀티플레이를 할 때 각 캐릭터를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 3’ 콘솔판은 충분히 플레이 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었다.

‘디아블로 3’ 콘솔판만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번째,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콘솔판만의 손맛. 두 번째는 같은 스토리와 콘텐츠를 지닌 게임임에도 전혀 다른 게임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조작 스트레스는 거의 제로

‘디아블로 3’ 콘솔 버전의 조작감에 대해서는 이미 이전 체험기에서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패드의 왼쪽 영역과 오른쪽 부분의 역할이 정확히 나누어져, 조작이 조금만 손에 익으면 쉽게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조작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달리고 공격하는 속도감이 생명인 핵앤슬래쉬 장르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 '디아블로 3' 콘솔판 조작 버튼 배치

패드로 ‘디아블로 3’를 플레이하면서 드는 느낌을 굳이 표현하자면, ‘이 게임은 사실 처음부터 패드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아날로그 스틱에 정확하게 반응하는 캐릭터의 움직임, 콘솔의 특성에 맞게 변경된 기술 사용 방식으로 인해 마우스 타겟팅의 부재를 느낄 틈이 없다. 


▲ 타겟팅 버튼으로 원거리 캐릭터도 어렵지 않게 조작 가능하다


▲ 사실 감도가 좋아 방향만 잘 맞춰도 된다
결국 컨트롤의 차이

부두술사의 장판은 캐릭터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을 중심으로 지정된 적 하단에 바로 깔리고, 수도사 역시 시선이 향한 쪽으로 순간이동을 시전한다.(여기에 원거리 캐릭터를 배려해 패드에도 타겟팅 버튼이 존재한다) 더불어 PC판에는 없었던 ‘구르기’가 추가되어 액션성도 한층 강화됐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는 타이밍과 방향에 따라 적의 효율적인 공략이 가능하고, 보스가 사용하는 장판 공격도 수월하게 피할 수 있는 등 콘솔 버전만의 ‘변수’가 추가된 것이다. 이로 인해 게임을 즐기는 내내 키보드와 마우스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패드와 혼연일체가 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 하하하 내 자비없는 장판을 받아라

덧붙여 진동 기능에 대응하기 때문에 듀얼쇼크 패드를 사용한다면,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하거나 적에게 공격을 받을 때 진동이 느껴져 더욱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은 PS3와 Xbox360 전용 패드 간 차이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물론, 실질적인 버튼 배치나 인터페이스가 다르진 않다. 다만 Xbox360의 아날로그 스틱이 PS3보다 묵직해 스틱을 움직일 때 더 힘을 줘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100%같은 스토리, 완전히 다른 게임성

‘디아블로 3’ 콘솔판의 스토리 진행은 PC판과 완전히 똑같다. 떨어진 별을 쫓아 신 트리스트럼(New Tristram)에 발을 들이고, 정의의 천사였던 티리엘과 함께 부활한 디아블로를 무찌르는 것이 플레이어의 임무다. 또한 맵 구성이나 몬스터의 공격 패턴도 변함 없고, 도전 과제 항목 역시 PC판과 다르지 않다. 아이템 역시 PC버전과 동일하게 창고를 통해 모든 캐릭터 간에 공유할 수 있다.


▲ PC판과 동일하게 창고에 넣어두기만 하면 같은 계정의 다른 캐릭터도 장비 이용 가능


▲ 멋진 흑형 티리엘도 건재

반면 인터페이스나 콘텐츠 구성은 살짝 다른 모습이다. 익히 알려져 있듯 ‘디아블로 3’ 콘솔판에는 온라인 경매장이 없다. 플레이어 간 아이템 교환이 불가능한 것은, PvP를 엔드 콘텐츠로 삼아 장비 강화가 필수인 ‘디아블로’ 시리즈의 특성상 치명적인 선택이다. 블리자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이템 등급당 드롭율을 조정했다. 덕분에 노말 난이도에서도 ‘전설’급 아이템이 종종 등장하고 보석류도 빈번하게 발견할 수 있어, 경매장에 대한 갈증은 일부 해소되는 편이다. 


▲ 직접 잡은 신선한 전설급 무기입니다


▲ 몰려오는 적을 처치하면 아이템도 후두둑


▲ 주황색 글씨만 보면 마음이 설렌다

멀티플레이 모드도 사뭇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PC버전에서는 서로 파티에 속해 있으면 팀원의 위치가 미니맵에 표시되어 자유롭게 맵을 탐험할 수 있었고, 화면을 각각 따로 사용하다 보니 완전히 개인화된 인터페이스를 사용했다. 즉, 파티장 A가 아이템창을 열어도 파티원 B의 화면에 뜨지 않으며 파티원 B가 먼저 마을에 귀환해도 파티장 A는 남아서 던전 탐색이 가능했다. 


▲ 파티장이 고렙이면 레벨 1짜리 파티원도 얹혀 갈 수 있다


▲ 하지만 괜히 최종장이 아니지… 야만용사의 명복을 빕니다

그러나 콘솔 버전은 멀티플레이 모드의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 로컬 멀티와 온라인 멀티를 최대 네 명까지 지원하고, 모든 플레이어는 같은 화면을 공유한다. 곧 파티장 A가 인벤토리를 불러내면 모든 플레이어에게 아이템 창이 뜬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누군가가 게임을 잠깐 멈추면 그 파티에 속해 있는 플레이어 모두 패드를 놓아야 한다. 더불어 단독 귀환이 불가능하고, 일부 팀원이 파티장의 시야에서 벗어나면 강제적으로 파티장 근방에 순간이동하게 된다. 쉽게 말해 개인 플레이를 허용하지 않아 움직임도 호흡도 동료 플레이어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 파티원 인벤토리는 아이템 창을 띄운 후 메뉴를 선택하면 부를 수 있다


▲ 레어템을 P2가 루팅하면


▲ P2가 인벤토리를 열지 않는 이상 다른 캐릭터로는 아이템을 확인도, 선택도 할 수 없다
현실 싸움 날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PC버전과 콘텐츠들의 방향이 미묘하게 바뀌며 전체적인 게임성도 달라졌다. 전설급 아이템을 획득해도 판매할 경매장이 없으며, 휘황찬란한 장비를 몸에 잔뜩 둘러도 PvP를 지원하지 않으니 플레이어끼리 실력을 과시할 일도 없다. 또한 아이템 파밍을 위해 깃발을 꽂고 레어 몬스터만 찾아 날아다니는 플레이도 콘솔 플랫폼에서는 불가능하다. 곧, ‘디아블로 3’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투기장보다는 친구들과 옹기종기 앉아 한 자리에서 즐기는 ‘가정용 콘솔게임’이 된 것이다. 

그래픽, 현세대기의 한계 혹은 최적화 부족


▲ 해상도를 줄이니 깨끗해보이지만, 실제 화면에는 이 수준으로 구현된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그래픽이다. 현세대 콘솔의 특성상 PC보다 낮은 해상도를 지원하다 보니 다소 그래픽이 깨지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멀티플레이 시에는 각종 클래스가 모여 화려한 스킬 이펙트를 연발하기 때문에 캐릭터 하단에 플레이어 정보 표시를 하는데도 식별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식에는 성공했다

‘디아블로 3’ 콘솔 버전은 꽤 괜찮은 이식작이다. PC와는 다른 매력을 가졌고, 콘텐츠와 인터페이스만 살짝 바꿔 편의성도 갖췄다. 원작과 완벽하게 같은 스토리를 다시 플레이한다는 점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콘솔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패드의 손맛은 키보드와 마우스로는 재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블리자드가 이후에도 콘솔게임을 발매한다면, 이식작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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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제작사
블리자드
게임소개
'디아블로 3'는 전작 '디아블로'와 '디아블로 2'의 스토리라인을 계승한 작품이다. 야만용사, 부두술사, 마법사, 수도사, 악마사냥꾼 등 5가지 직업을 지원한다. 무시무시한 악마 및 강력한 보스들과의 전투와 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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