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WOW) > 메카리포트 > 특집기사] “필드에 사람이 없다!” 시골섭에서 플레이 하는 기자는 하루에도 몇번씩,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있는 외침이다. 비단, 이 현상은 특정 서버 뿐만이 아니라 현재 열려있는 와우의 모든 서버와 모든 지역에서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온라인 상에서 뿐 아니라, 오프라인 상에서도 PC방 와우저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음을 느낀다. 이에 필자는, 도대체 지금의 와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어떻게 해서 이런 현상을 체감하고 있는 것인지 그 원인을 분석해 보고픈 욕망에 불타 올랐다. 본 특집기사는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해소이자, 해결책에 대한 메카 가족 전체의 탐구이다. 이 글이 필자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메카 가족들의 진지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서두를 열어본다.
리치왕의 분노(이하 리분)의 레이드 인던은 총 네 가지. 낙스라마스를 필두로 울두아르, 십자군의 시험장, 그리고 얼음왕관 성채가 등장했으며, 이러한 던전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게임 안에 구현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각 던전 간, 아이템의 격차가 너무도 크다는 것. 불타는 성전(이하 불성) 초반 레이드 인던인 카라잔의 경우, 불타는 성전의 마지막까지 카라잔 팟은 계속 운영됐었다. 그러나 현재, 리분에서는 낙스라마스는 고사하고 울두아르 팟조차 운영되고 있지 않다. 그저 주간퀘스트를 위해, 혹은 알갈론이 주는 장신구를 먹으러 가끔 모으는 일을 볼 뿐이다.
이는 각 레이드 던전의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낙스라마스와 얼음왕관 성채가 주는 아이템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극명한데, 이렇기 때문에 잠시 게임을 쉬던 사람도 너무도 커진 템의 격차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거나, 곧장 최종 인스인 얼음왕관 성채에 손님으로 진입해 아이템을 모으게 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렇기에 낙스라마스나 울두아르처럼 아예 버려지는 인던이 생기게 된 것이다. 게다가 템 레벨의 상승폭에 비해 레이드 공략 난이도는 그리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도 밸런스 붕괴의 원인 중 하나로, 리분의 최대 특징이자 문제점 중 하나인 `하드모드`의 등장과 함께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졌다. 리분 확장팩을 통해, 유저들은 10인과 25인 인스턴스라는 구분에 더해 일반과 하드 난이도라는 선택지를 재차 고를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십자군의 시험장`의 경우, 한 주에 4번이나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유저들로 하여금 플레이 시간은 늘려주었으나, 신규 콘텐츠를 만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기존 콘텐츠를 재활용 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에 결국 레이드 콘텐츠를 획일화시킨 주범이 되었다. 얼음왕관 성채에서는 이러한 유저들의 불만을 감안하여 일반 난이도와 하드난이도를 따로 플레이 할 수 없도록 변경하였으나 그래도 10인과 25인으로 여전히 나누어져 있어, 그 지루함이 절반으로 줄었을 뿐, 변한 건 크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레이드가 쉬워졌기에 이제 유저들은 조금만 노력을 하더라도 강력한 아이템을 금방 얻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아이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사실, 쉬워진 레이드에 찬성하는 유저들의 목소리 또한 크다. “예전 5시간 넘게 한 네임드만 트라이 하던 때는 정말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것처럼 힘들고 스트레스 받았어요” 라는 한 유저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오리지날의 어려운 레이드는 소위 `그들만의 리그`를 양산했고, 라이트 유저에게는 레이드 콘텐츠를 누릴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그때에 비해 지금은 많은 이들이 정규 공격대를 통하지 않더라도 레이드를 즐길 수 있으니, 이러한 조치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쉬워진 레이드는 하드 유저들이 너무나 빠르게 레이드 인던을 공략해 버리게 된 주범이며, 이 후 그들은 업적과 경험을 요구하게 되어 다시금 라이트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높였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쉬운 난이도의 루비성소 같은 경우, 오픈한지 한 주 만에 유저들은 하드모드까지 정복해 버렸고, 2주차부터 벌써 업적과 경험이 있는 유저들만 모으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
어려운 난이도의 던전은 비록 유저들을 고생시켜 라이트 유저들의 진입을 막기는 했지만, 던전 콘텐츠의 소모속도를 늦춰주는 이점 또한 존재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쉬운 레이드와 골라잡는 공략(어려운 네임드를 패스하거나 일반 모드로 잡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벌써 30%에 육박한 얼음왕관 버프 등으로 인해 리치왕의 분노 마지막 25인 공격대인 얼음왕관 성채 콘텐츠는 남은 것이 없을 정도로 모두 소모되어 버렸다. “분명 예전과 지금, 레이드 콘텐츠의 업데이트 속도는 크게 차이가 없어요. 하지만 아직 대격변은 한참 남았는데 레이드는 전부 클리어되고 모두가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보다시피 레이드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버려진 전장과 투기장에 비하면 이것은 심각하다고 말하기도 민망할 지경. 그렇다면 전장과 투기장의 상황은 과연 어떠할까?
오랜 시간, 모두에게 사랑 받아온 PvP 콘텐츠. 블리자드는 불타는 성전에서 투기장을 e스포츠로 키운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1:1과 2:2에서 PvP 밸런스가 맞지 않았던 와우로 e스포츠를 한다는 것은 무리였을까? 투기장 e스포츠 진출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고, PvE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새로운 제작진들을 영입한 리치왕의 분노에서는 투기장 콘텐츠는 완전히 찬밥이 되어 밀려나게 되었다. 이는 레이드 유저와 PvP 유저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결과가 되어 많은 라이트 유저들이 투기장에서 떠나게 되었다. 모든 장비에 개인평점이 필요하게 된 것도 이러한 이탈현상을 가속화 시켰다. 또한 불타는 성전에서 등장한 나는 탈것에 의해 쇠퇴해가던 필드 PvP 역시 이젠 찾아보기 힘든 옛 추억이 되어 버렸다. 주말마다 만들어졌던 많은 수장팟 또한 탈것을 타기 위해 행하는 의도로 변질되어 버린 지 오래. 이제 와우에선 싸우는 유저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이러한 전장의 이탈현상과 부족한 인원 현상을 막아보고자 블리자드 역시 무작위 전장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로 인해 사람이 적어 전장 콘텐츠를 즐기지 못했던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준 것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PVP밸런스와 사람들의 의식은 이미 먼 산으로 떠나버린 상태. 게다가 늦은 전장군 통합도 거기에 한몫 단단히 했으니 블리자드가 이 부분에 있어서 욕을 먹는 것은 변호해 주기도 힘들 것 같다.
오래 되면 썩는 것은 당연한 이치. 이것은 와우 또한 마찬가지여서 오랜 시간 동안 같은 것만 반복해온 유저들은 그 식상함에 지친 상태다. 블리자드는 이러한 유저들을 잡기 위해 자칭 대규모 업데이트라는 루비성소를 내놓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했으니...... “루비 성소요? 그냥 아카본에 네임드 하나 추가한 거랑 똑같죠. 오리때 낙스정도의 레이드 던전정도는 포함시켜줘야 대규모 업데이트라 할 수 있죠.” 유저들은 오리지날때의 낙스나, 불성 때의 태양샘정도의 업데이트를 바라고 있었지, 겨우 네임드 한 명 추가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이러한 조치는 그저 손바닥으로 하늘 막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레이드와 전장 콘텐츠는 이미 말라 바닥만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둘을 제외한 즐길 거리는 충분한가?
그 대답은 아쉽게도 `No` 다. 얼마 전, 와우메카 유저리포트를 통해 투고 되었던, "워크래프트 5년. 가슴에 남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클릭하면 본문으로 이동합니다.) 라는 글은 이 점을 잘 짚어내 주고 있다. 이전까지 블리자드는 안퀴라즈 이벤트, 낙스라마스 침공 등 월드 이벤트를 많이 준비했었고, 이러한 것들은 세기말에 질린 유저들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담당했었다. 하지만 리분에서는 이러한 이벤트는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예전 이벤트의 재활용 등으로 인해 기존 유저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 작년과 똑같이 반복되는 소규모 이벤트로 말미암아 유저들은 이벤트에 아예 흥미를 잃고 참여조차 안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블리자드의 야심작,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가 얼마 전 오픈 베타에 들어갔다.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의 최신작이 공개된 것이니 만큼 많은 유저들이 열광하였으며 이중에는 와우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와우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스타2`를 즐길 수 있는 특전을 주었듯이 와우와 `스타`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다. “현실 ID 업데이트 후로 많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는데, 요즈음에는 `스타2`에서 만나는 친구들이 많아요. 저랑 투기장을 즐기던 사람도 `스타2`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현재 투기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라는 유저의 말처럼, 한국에 있어 와우저를 위한 `스타2`의 무료 제공은 `스타크래프트`에게는 홍보와 흥행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와우에게 있어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것. 실제로 와우를 즐기다 스타2를 즐기는 유저의 경우는 많으나, 스타2를 즐기다가 와우를 즐기게 되는 유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와우를 위협하는 것은 비단 `스타2`만이 아니다.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다른 MMORPG 게임 또한 와우저들을 이탈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옛날, 자칭 `월드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쟁작`을 표방했으나 이슬처럼 사라져 버린 수준미달의 게임들과는 달리, 오늘날의 MMORPG 게임들은 화려한 그래픽과 훌륭한 게임성으로 와우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게임들은 비록 와우를 벤치마킹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지만, 와우의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고 게임의 장점들을 승화시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마치 와우가 최초에 다옥(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과 에버퀘스트의 장점을 따와 지금의 전성기를 이룬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와우는 과연 어떠한가? 점점 떨어지는 PC방 점유율과 인기 순위, 대기자가 뜰 정도였지만 지금은 초보존이 텅 비어있는 와우의 모습...... 블리자드는 그때의 도전정신을 잊고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와우에서 새롭게 즐길 거리는 무엇이 있을까? 오리지날 와우에서는 불타는 성전을 앞둔 세기말, 명예템을 모두 풀어버리는 초 강수를 두었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성공하였다. 그 당시 명예템이라는 것은 최고의 레이드템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그야말로 꿈의 장비였기 때문에 이를 착용해 보고자 많은 레이드에 지친 유저들이 전장으로 몰려들게 되는 효과를 얻었었던 것.
이처럼 `리치왕의 분노`에서도 대격변까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이 시급하다. 블리자드가 아무리 대격변을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유저들을 잡아놓지 않는다면 게임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작위 투기장이나 평점 전장을 미리 업데이트 하는 것은 어떨까요? 레이드에 지친 유저들에게 전장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기존 유저들도 다시 돌아오게 만들 수 있고요. 또한 블리자드 로써도 대격변에 바로 적용하기 위험한 콘텐츠이므로 미리 연습해 본다는 의미도 있고요” 현재의 와우에는 ‘목적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단순한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게임이 아닌 실제 생활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MMORPG에서는 특히 게임의 목적이나 추구하는 바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좋은 장비를 맞춘다`거나 `새로운 몬스터를 상대한다` 등 이러한 게임의 목적이 없다면, 마치 현실의 목적이 없는 것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래는, 오리지널 CBT부터 와우를 플레이 했다는 어느 유저의 말이다. "그래도 와우니까 플레이 합니다. 현재, 블리자드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좀더 유저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우리의 의견도 수용해 줘 새로운 즐길 것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어요. 찬밥 신세인 한국 및 다른 나라들의 피드백도 수용해 주고요"
아직 대격변이 정식으로 적용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그때까지 블리자드에게는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주어 남아있는 유저들의 이탈을 막고 신규 유저들을 영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누구 말마따나 엄마 격인 본 서버가 살아나야 아들인 대격변이 따라서 흥하지 않겠는가? 글_게임메카
윤 용 기자 (순찰대원, lycnis@gamemeca.com) |
-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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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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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
- 블리자드
- 게임소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토대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의 4년이 지난 후를 배경으로 삼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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