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WOW) > 메카리포트 > 특집기사]
"혹시 투기장 좋아하세요?" by 채소연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는 PVP 콘텐츠 중에서도 그 상위에 있는 투기장. 싸움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은 오늘도 이곳에서 검투사를 꿈꾸며 피와 땀을 흘린다. `더 높은 곳에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고민하며 상성을 연구하고 조합을 짜는 사람들. 그러나 상성 없는 최고의 팀을 결성하더라도 서로 호흡이 맞지 않는다면 게임의 PvP가 아닌 현실에서 팀원과의 PvP를 경험하게 될 뿐이다. 예전에 팀원과의 다툼 때문에 투기장을 잠시 접었던 필자는 이러한 진리를 늦게야 깨달았다. 팀의 패배를 항상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며, 팀의 화합보다 컨트롤 향상에만 신경 쓴 나의 부끄러운 모습들... 이제 필자는 예전의 나를 반성하며, 새로운 팀원과 함께 투기장의 세계로 돌아오게 되었다. 과연 우리는 불명예를 씻고, 고평점의 투기장유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2000점의 투기장 평점을 목표로, 발컨들의 도전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2010년 9월 2일을 기점으로 `덤비면 맞는다` 팀은 투기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투기장 팀은 `딜러+힐러 조합`과 `딜러+딜러 조합`의 2가지로 분류되는데, 그렇다면 필자가 플레이 하는 전사와 어울리는 클래스는 어떤 것일까? 전통적으로, 맞을수록 강해지는 전사는 회복드루나 신성기사와 팀을 이루는 일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전사의 구세주로 불리는 회드와의 조합은 1시즌부터 그 강력한 위용을 뽐내왔었다.
그러나 여기서 드루가 야성 특성이라면 어떨까? 물론, 야성드루는 탱커의 튼튼함과 도적의 공격력을 동시에 갖춘 최고의 싸움꾼이다. 하지만 투기장의 야드는 `캐스팅 방해 스킬`의 부재와 `2% 부족한 딜링`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야드는 회오리와 힐이 있기 때문에 최고의 파트너라는 `물개탱되고있네`(이하 물개)의 강력한 주장 덕분에, 우리는 결국 `전사와 야드`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투기장을 뛰게 되었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참으로 다양했다. 동생: "형. 관둬~. 막장조합(생각 없이 만들어진 조합) 하다간 괜히 싸우기만 할걸?" 라는 말부터 C모
기자: "응앙앵님보다 잘해야
해! 아니면 최소한 재미있게 지도록 (!?)" 라는 압박감도 받아가며 만든 팀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성과는 보여줘야 할 터였다. 온갖 비방과 저주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결사의 각오를 다진 채 파이팅을 외쳤다. 순찰대원:
"EE!!!" 과연 오늘은 야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날이 될 것인가, 아니면 실패의 재탕이 될 것인가?
이렇게 만천하에 우리의 존재를 알리며 데뷔했지만 사실 우리는 그야말로 형편없었다. 서리문장으로 사는 아이템 중 "냉혹한 검투사의~"라는 접두어의 아이템을 알고 있는가? 우리가 모을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인 `냉혹템` 은 `얼음왕관 하드모드`가 클리어되는 지금엔 그저 비싼 장식품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의 운과 컨트롤을 믿을 수밖에 없는 셈. 사실 전사와 야드로 투기장을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개월 전, 투기장 무기 한번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우리는 당당하게 투기장에 도전장을 냈고, 한 달만에 망하고 말았다-_-. 2딜 조합의 강점은 강력한 딜링과 매즈, 그리고 캐스팅 방해를 들 수 있는데, 우리는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기 때문.
결국 약팀에게도 연패를 당하며 우리 팀의 평점은 하위권을 맴돌고 말았다. 개인의 컨트롤도 문제였지만 전사 + 힐러 조합으로 플레이하는데 익숙했던 나는, 우리 조합의 장점을 활용하긴커녕, 쉴 새 없이 땅바닥에 눕기 바빴기 때문이다.
투기장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내 소개부터 하겠다. 기자는 투기장 3시즌 때 전사와 신기` 조합`으로 투기장 평점 2000점을 눈앞에 두고, 결정적인 실수로 인해 1985점에서 미끄러졌던 경험이 있다. 평점 2천점을 달성해야 투기장 어깨를 얻을 수 있었기에 그날의 일은 아직도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아있다ㅠㅠ. 그 판에서 패배한 후 우리 팀은 곧 해체되고 말았고, 6시즌에 와서야 다시 투기장을 뛰게 되었다.
내 캐릭터인 전사가 사용하는 무기는 `상급 브린트롤` 이다. 물론 어둠한을 착용하면 좋겠지만, 이 브린트롤도 높은 공격력와 생명력 흡수 효과 덕분에 쓸만한 무기이다. (하지만 역시 어둠한이 진리인건 확실하다.) 물개탱되고있네:
순찰님이 어둠한이 없어서 우리가 지는거라고... 팀원인 물개의 장비 역시 나와 비슷하다. 277레벨의 무기와 냉혹템으로 무장한 차가운 사나이... 그러나 그의 문제는 단 한 가지, 바로 투기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화에 나오는 한때는 뒷골목의 왕으로 군림했지만 메이저에서 초보수준인 권투선수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 필드쟁과 전장에서 다져진 싸움 경력은 투기장에선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PvP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보단 낫다고 위안을 삼는 수밖에...아참, 그러고 보니 물개 이 녀석도 그 어느분처럼 마이크가 없다. 문제점이 한가지가 아니었군. 쩝...
이렇게 차가운(냉혹한) 도시드루와 어깨를 모르는 오크. 이것이 우리 투기장 팀의 구성이다. 경험이 부족한 만큼 근성과 노력으로 해보는 수밖에...
세팅을 마친 우리는 드디어 투기장 신청서를 들이밀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웅장한 소리와 함께 투기장의 문은 열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투기장이 열리기 전, 대기하는 순간은 항상 긴장감을 참을 수 없다. 점수는 낮지만 강한 팀을 만나진 않을까? 혹시 운 좋게 상대방팀이 게임에서 팅기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하며 그렇게 1분의 대기시간은 흘러갔다...
드디어 투기장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상대방은 전사와 회복드루로, 무난한 조합의 팀이다. 물론 우리가 싸우기 무난하다는 게 아니라, 그쪽 팀의 구성이 무난하다는 이야기. 여기서 우리 팀의 장점이 한가지 발휘되는데 내 전사에 걸린 `야생의 징표`버프를 보고 우리 팀을 `전사와 회드 조합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투기장을 조금이라도 뛴 유저라면 초상화만 보고 상대방 조합을 예상할 수 있는데, 우리를 보고 `어? 야드와 전사 조합이네?` 라거나 `조드와 전사 조합이네?` 라고 예상할 유저는 없다. 이러한 조합 자체가 속칭 `막장조합` 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딜 1힐의 딜링을 생각하고, 상대방 드루이드는 안심하고 천천히 나오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 2딜 조합이지롱! 은신해 있던 물개의 `암습`을 시작으로 적 전사에게 빠르게 돌진하였다! "이얍, 죽어라! 죽음의 일격!!" 모든 쿨기(재사용 대기시간이 있는 강력한 기술)을 돌린 채 영혼의 딜링이 시작되었다. 물론 상대방 전사는 단단한 판금를 입었지만 이처럼 스턴을 걸고 때리면 제아무리 장사라도 방법이 없다.
전사의 피가 3분의 2 이상이 깎인 후에야 상대방 드루는 허겁지겁 은신을 풀고 나와서 힐을 하려 했다. 어딜 감히! 우선 물개의`회오리` 스킬로 적의 힐을 방해한 후, 계급장으로 회오리 효과를 제거한 드루에게 `위협의 외침`스킬로 공포상태에 빠뜨려버렸다. 이제 마무리만 남았을 뿐, 여유롭게 `칼날폭풍`을 돌아, 마지막까지 반항하는 적 전사를 차가운 땅바닥에 눕혀버렸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하나뿐인 필살기! 일명 `낚시 후 쌈 싸먹기` 이다. (아마 이 기사가 나간 후 써먹기는 어려울 것 같다.-_-) 멋지게 해냈군!. 하지만 사실 이때 전사를 죽이지 못했다면 금새 역관광 당해 떡실신 당하는건 시간문제다. 힐러가 있는 조합은 잠시라도 방심하면 적이 금세 만피가 되기 때문. (그리고 우리는 실력이 막장 급이니 더더욱 방심할 수 없다^^)
예전부터 깃발전을 거듭하여 어느 정도 힐러전에 노하우가 생긴 나였다. 하지만, 왜 투기장에선 오그 앞마당의 허수아비가 아닌 검투사 급의 유저들만 만나는 걸까? 그것은 실로 우주의 신비, 혼돈 오브 카오스다. 으악!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 드루가 되살리기로 전사를 살리는 것을 허용할 뻔했다. 투기장에서 방심은 금물! 만약 다 이긴 판에서 지기라도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한 번의 패배는 올라갔어야 할 점수를 잃는 것이기에, 만약 15점을 잃었다면 실제 잃는 점수는 30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정신적 충격 때문에 그날의 투기장 플레이가 꼬여버리는 일도 흔하다 그래서, 투기장에서 점수를 올리고 싶다면 아슬아슬하게 지거나, 방심해서 지는 판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상성 상 불리하거나 현격한 차이로 지는 것은 괜찮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비슷한 실력에 비슷한 조합의 팀이라면 반드시 밟고 올라가야 한다." 라는게 우리 전장군 2위로 검투사를 찍은 동생의 조언이다.
첫 팀을 이기고 다음 팀, 흑마와 도적 조합을 간단히 이겼다. 얏호~ 신난다!! 확장팩`불타는 성전` 시절엔 흑마의 `공포` 스킬로 인해 드루가 흑마를 이기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리치왕의 분노`에 들어 드루에게 공포를 무시하는 스킬인 `광폭화` 가 생긴 후, 오히려 야드가 흑마에게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상성이 뒤바뀐 것! 하지만 고평점대의 흑마는 역시 무서운 존재니 방심은 금물이다.
역시나, 너무 만만히 생각했다가 당하고 말았다. 선돌진(적에게 먼저 돌진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흑마의 도트를 먼저 허용한 것. 뒤이어 들어오는 도적의 연속기는 너무나도 아팠다 ㅠㅡ. 결국 어쩔 수 없이 도적의 `급소가격` 타이밍에 계급장을 사용하였다. 원래 계급장은 상대팀에 도적이 있다면 `실명` 타이밍에 쓰려고 아끼는 편이지만, 이미 도트가 들어와 있으니 `실명`에 걸리진 않을 터였다. 하지만 흑마한테 달려들었을 때는 내 전사는 이미 피가 절반밖에 남지 않은 상태. 과연 이 상태로 이길 수 있을까?
우선 전사의 회복스킬인 `분노의 재생력`으로 체력을 회복한 후, 물개에게 회오리를 요청하고 흑마를 계속 공격하기로 하였다. 순찰대원:
물개야!! 도적
회오리!! 도적 회오리!! 여기서 말하는 글라디우스는 투기장 필수 애드온으로, 적의 직업과 생명력은 물론이고 계급장의 사용 여부 등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한 애드온이다. 하지만 아까 말했지만 물개 이 녀석은 애드온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순간적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 아놔~
순찰대원: 우와 얘네 대체 몇 번째 만나는 거야? 오래 투기장을 플레이 하다 보면 만났던 팀을 다시 만나는 일은 다반사다. 특히 인원이 적은 2:2 투기장은 그런 일이 더욱 자주 일어나게 된다. 오늘도 그 법칙은 적용되어 같은 팀을 여러번 만나게 되었는데, 그 중 우릴 제일 괴롭히는 녀석은 `검무흔(가명처리)`이란 도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상성상, 도적은 전사를 이기기 힘들지만 이 도적은 `파열`과 `독`으로 감염시키고 도망치는 전법을 사용, 멋진 컨트롤로 내 전사를 엄청나게 괴롭혔다.(멋진 컨트롤이라 쓰고 얍삽하다고 읽는다) 우리는 이팀에게 연패했고, 3번째 만남에 들어서야 드디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격렬한
전투로 우리
편 드루와 상대방 흑마는
이미 사망했고 나와 도적만 남은 상황! 서로 `쿨기`(재사용 대기시간이 긴 강력한
기술)는 다 ㎢
|
특집기사 >